남편이 다른 여자랑 외도를 했다면 정말 이혼하고 싶겠지요. 하지만 이혼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 아이들 때문입니다. 아이를 위해서는 이혼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남편과는 더 이상 같이 살고 싶지 않기 때문에 많은 갈등을 하게 됩니다. 오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에서는 남편의 외도로 이혼하고 싶지만 아이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어느 여성분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스님의 대답이 참 명쾌했고 대답을 들은 여성분도 마음이 많이 밝아지셨습니다.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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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 : 결혼생활 10여년 만에 남편의 외도로 헤어질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믿음이 깨어진 상태에서 더는 같이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툭 털고 나오지 못하는 건 초등학생 아이 때문입니다. 제가 키우고 싶으나 남편은 아이는 절대로 안 된다고 고집합니다. 그 아이가 남편과 살게 되면 중요한 시기에 공부도 놓칠 것 같고 아이의 마음도 많이 아플 것 같아서 걱정이 됩니다. 남편에게서 마음은 떠나 있으나 아이 때문에 떠나지 못하는 상황인 저에게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 법륜스님 :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1. 툭 털고 나오는 방법
첫째, 툭 털고 나오는 방법입니다. 툭 털고 나올 때 아이가 걸린다는 건 거짓말입니다. 아이 때문에 마음이 아파서 못 나온다는데 , 왜 제가 매몰차게 그것을 거짓이라고 하는가? 그것은 정말 아이를 생각한다면 헤어질 생각 자체를 말아야 합니다. 헤어지려고 생각했다면 이미 아이는 안중에 없다는 얘기에요. 이걸 꿰뚫어보고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아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이분은 엄마고 이분은 아빠고 어느 쪽도 버릴 수가 없어요. 두 분이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격려하고 살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두 분이 싸우면 아이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되겠어요?
지금 아이가 입을 마음의 상처가 얼마나 클지 헤아리는 것이 중요하지, 애를 지금 내가 데려오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건 아이를 걱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아이를 걱정한다면 헤어질 생각을 말아야 하는 거예요. 내가 아이를 보살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면 이것보다 더한 어려움과 고난이 있더라도, 같이 살면서 아이를 보살피는 길을 택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미 헤어지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헤어지되 아이 핑계는 대지 마세요. 아이는 아빠하고 살도록 하세요. 자기 불편하다고 마음대로 하는 못된 엄마 밑에서 아이가 자라면 아이 교육상 더 나쁩니다. 남편에게 “여보, 아이는 당신이 키우는 게 좋겠소.”하시고 아이에게도 “얘야, 네가 자식인데도 불구하고 내 인생이 더 중요하고 내 성질, 내 기분이 더 중요해서 너를 버리는 엄마 밑에 네가 와서 함께 산들 너한테 무슨 본보기가 되겠냐. 그러니 엄마는 잊어버리고 아빠하고 살아라.” 이렇게 얘기해 주세요. 그래야 헤어질 때 아이에게 좋습니다.
아이를 서로 키우겠다고 다투는 것은 아이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재물 가지고 다투는 것과 똑같습니다. 이런 거짓 마음에 휩싸이지 말고 좀 냉철해 지셔야 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하려면 모든 것은 다 내 잘못이라고 생각해야지, 남편이 외도를 했기 때문에 내가 헤어진다는 주장을 하시면 안 돼요. 결혼할 때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인생에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우리는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겠다고 약속 했잖아요. 제가 볼 때는 ‘나한테 그렇게까지 약속해 놓고 어떻게 다른 여자를 쳐다볼 수 있느냐.’ 하고 생각하겠지만 남편 입장에서는 ‘그렇게 약속을 해 놓고 니가 이런 핑계를 대고 나하고 헤어지자니 말이 되느냐.’ 이렇게 볼 수도 있어요. 그 여자가 너무 예뻐서 한눈을 팔았다는 핑계나 남편이 외도를 해서 도저히 못 살겠다는 핑계나 똑같은 핑계에 불과합니다.
'남편의 외도'를 빌미로 '칼자루를 내가 쥐었다.' 하는 심정으로 이것을 막 휘두르는데 그 칼에 아이들이 다치고 있다는 걸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러니 헤어지려면 핑계대지 말고 내가 결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을 참회하고 뉘우쳐야 합니다. 내가 어떤 경우에라도 남편을 아끼고 사랑하겠다고 약속하고서 내가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는 걸 보니 약속은 내가 어긴 거예요. 남편은 외도를 했지 이혼하자고 하지는 않잖아요. 약속을 어긴 건 아니네요. 그러니까 내가 깊이 참회를 해야 됩니다. 내 인생만 중요하게 생각해서 남편이고 자식이고 안중에 없는 이런 내가 애를 데려다 키우면 얼마나 잘 키우겠어요? “안녕히 계십시오.” 한 뒤 참회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2.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방패막이가 되어 주는 길
두 번째 길은, 정말 아이를 생각한다면 남편을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방패막이가 되어 주는 것입니다. 마치 누가 총을 쏘면 내가 아이를 안고 대신 총을 맞듯이 남편으로부터 오는 어떤 어려움도 아이에게 영향이 안 가도록 하세요. 생글생글 웃으면서 항상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해서 아이가 볼 때 우리 집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그렇게 하는 것이 아이를 보살펴 주는 거예요. 진정으로 아이를 생각한다면 그런 마음을 내야 합니다. 그런 마음을 내면 남편이 나를 두들겨 패고 죽인다 하더라도 아이를 위해서 매를 맞고 아이를 보살펴야 하는데, 때리는 것도 아니고 욕하는 것도 아니고 밖에 가서 남편이 좀 놀다 오는 정도는 아무 문제가 안 되죠.
문제라고 생각하면 엄청난 문제지만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건 아무 문제도 아니에요. 여기 지금 아무 문제도 없는 사람 중에 실은 남편이 외도하고 있는 경우가 많을 거예요. 또 여러분들이 문제가 있다고 남편하고 싸우는 사람 중에 실제로 남편이 외도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거예요. 이게 다 내 마음의 문제에요.
이혼을 하든 안 하든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행복하냐가 문제지요. 남편이 나만 보고 살아야지, 다른 사람을 보면 함께 못 산다고 생각하면 이유를 막론하고 “안녕히 계십시오.” 해야 돼요. 미워할 이유는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부부관계는 무슨 소유 경쟁을 하는 것 같아요. 결혼했다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밧줄로 목을 칭칭 옭아매잖아요? 서로 그러잖아요?
혼자 사는 제가 뭐 때문에 결혼해서 또 다른 여자 데리고 사는 그런 남자를 두둔하겠어요?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문제는 고뇌할 만한 가치가 없다는 거예요 남편의 사생활이니까 내버려두든지, 그런 것이 싫으면 “안녕히 계십시오.” 하든지 가볍게 결정해야 되는 문제예요. 심각하게 머리 싸매고 고민할 문제가 아니란 말입니다. 아무리 작은 일도 심각하게 생각하면 엄청나게 심각한 일이 되고, 아무리 큰일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까 지금 질문하신 분도 외도 같은 건 생각하지 말고 내가 혼자 사는 게 나을지, 그래도 같이 사는 게 나을지 생각해 보고, 판단을 내려야 나중에 헤어져도 후회가 없어요. 질문을 들어 보니 야단 좀 맞고 그냥 살 테니까 야단 좀 쳐 주세요, 이런 뜻 같이 들리네요.
스님의 말씀은 단순 명쾌했습니다. 복잡했던 고민이 실타래가 풀리듯 술술 풀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남편의 외도로 마음 아팠을 여성분의 심정도 충분히 공감이 되었지만, 결국 혼자 사는 게 나을지 그래도 같이 사는 게 나을지 그 판단은 스스로 내려야하는 상황이지요. 이 때 아이들 핑계를 대거나 하지말고 나의 선택의 문제로 돌이켜 볼 줄 알아야, 나중에 후회가 없게 된다는 말씀이였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 때문에 이혼 못하고 힘들게 산다든지, 남편의 외도 때문에 결국 이혼할 수 밖에 없었다든지, 제 아이 제 남편을 결국 원망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니까요. 원망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본인의 선택에 대한 책임의식을 분명히 가지는 것이 중요하겠다 싶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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