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술을 먹고 행패를 부려서 너무 괴롭다는 하소연을 종종 듣습니다. 그것 때문에 부부싸움 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고요. 어렸을 적 저희 집도 아버지 술먹는 것 때문에 조용한 날이 별로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술먹고 들어오신 날이면 방에 문닫고 숨어있는 날도 있었습니다. 오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에서는 남편의 술주정 때문에 30년이나 힘들게 살아왔고 이제는 이혼하고 싶다는 어느 주부님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런 고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스님의 지혜로운 말씀이 참 감명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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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 : 남편은 젊어서부터 일이 생길 때마다 술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것이 습관이 되어 결혼 후에도 서운한 일이 있으면 이성을 잃을 정도로 술을 마시고 가구를 부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고는 아침이 되면 아주 순한 양이 되어 아내에게 싹싹 빕니다. 술에 취해 행패를 피우고는, 그 다음날 자고 일어나면 잘못했다 그럽니다. 하지만 일주일 있다가 또 술을 먹고 들어와서 행패를 부린 세월이 30년이나 됐었습니다. 이제는 정말 이혼하고 싶습니다.

▶법륜스님 : 결혼할 때 맑은 정신으로 사랑 고백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술 한잔 먹고 와서 고백하는 사람도 있어요. 술 먹고 사랑 고백을 하는 사람은 술 취한 김에 한 게 아니고 어린 시절의 어떤 경험 탓에 말이 밖으로 잘 안 나오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술을 먹고 약간 마비가 돼야 말이 나오는 거예요.

평상시에는 말이 없다가 술에 취하면 말을 하는 사람의 행동을 잘 살펴보면, ‘아, 저 사람은 결혼하면 술주정할 소지가 있구나’ 이렇게 짐작할 수가 있어요.

이때 정말 그만 살고 싶으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안 살면 됩니다. 나온 집으로 안 들어가면 되잖아요. 그런데 이제 그만 살고 싶다고 제게 의논을 했다는 것은 진짜 이혼을 하겠다는 거예요, 아니면 남편을 좀 고쳐서 살고 싶다는 거예요? 좀 고쳐서 살고 싶다는 소리예요. 그러니까 술 먹고 좀 실수하는 것 빼고는 남편이 괜찮다는 얘기예요.

행패를 부리긴 해도 아침에 일어나서는 잘못했다고 싹싹 빌고, 직장도 있으니 돈도 벌어다주잖아요. 그런데 술 먹고 행패 부리는 것 하나가 문제인 거예요. 그래서 버리려니 아깝고 가지려니 이제 지겨운 겁니다. 이것은 남편 문제가 아니라 내 이해관계예요. 내가 이해타산을 하고 있는 거예요.

만약에 남편이 술 먹고 살림살이를 부수는데다 돈도 못 벌고 아침에 일어나 빌지도 않고 성격도 더럽다면 어떻겠어요? 나한테 묻지도 않고 떠났을 거예요. 그리고 남편이 다 좋으면 나한테 묻겠어요? 나한테 물을 정도면 좋은 점하고 나쁜 점이 반반 정도 된다는 얘기예요. 진짜 결정하기 어려우니까 묻는 거예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반반이니까 사실은 어떤 결정을 내려도 반반이에요. 산다 해도 미련이 남고, 헤어져도 후회가 됩니다. 만약 이렇게 이혼을 하고 나면 남편의 좋은 점이 부각돼요.
이런 경우는 어떻게 결정하면 좋을까요? 이때는 동전의 앞뒷면에 이혼이냐, 아니냐를 쓴 다음에 던져서 나오는 대로 하면 됩니다.

왜 그럴까요? 어차피 확률은 반반이기 때문이에요. 여러분이 이럴까 저럴까 망설인다면, 어떤 쪽으로 결론을 내든 어차피 반반인 거예요. 여러분이 밤잠을 안 자고 결론을 내리려고 해도 결론이 안 나는 것은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거예요. 그만큼 결론이 안 난다는 것은 이해관계가 반반이라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연구해도 이익이 별로 없고, 단박에 결론을 내더라도 손해가 별로 없어요. 이때는 아무 쪽으로나 결론을 내려도 됩니다. 다만 어떤 결론을 내든 이익과 손실이 반반이기 때문에 이익을 취하게 되면 손실을 감수해야 해요.

그래서 이것은 선택에 따르는 책임의 문제이지,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에요. 이런 의미에서 아무렇게나 선택해도 된다는 얘기예요.

이분의 속마음은 ‘솔직히 남편을 버리고 싶지는 않고, 혹시 고쳐서 쓰는 법은 없을까?’ 하는 거예요. 이런 걸 뭐라고 한다구요? 욕심이라고 합니다. 다 자기 편한 대로만 하려는 거예요.

“이 문제를 어떻게 풀면 좋을까요?”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해도 좋으니까 동전을 던져서 나오는 대로 하십시오.” 이게 제일 현명한 답입니다.

두 번째로 “고쳐서 살 수는 없을까요?” 하고 물으면 “없습니다”가 대답입니다.

그렇다면 “살려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하고 물으면 “받아들이고 사십시오”가 정답입니다.

남편과 살려고 하면 남편의 일을 문제 삼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좋은 면을 보고 살되, 일주일에 한 번 남편의 마음을 들어주는 날을 정하는 거예요.

“남편이 들어오자마자 살림을 때려 부수면 어떻게 해요?”라는 마음이 들 거예요. 이렇게 술 먹고 행패를 부리는 사람에게 살림을 부수지 않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겁니다. 남편이 들어오자마자 “술상을 다시 봐올까요?” 이렇게 물어봐주면 행패를 부리지 않습니다. 동시에 일주일에 한 번씩 남편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조금씩 얌전해집니다.

남편이 술 먹고 살림살이를 때려 부수고 예전에 했던 얘기를 또 시작하는 것은 어린 시절에 어떤 이유로든 심리가 억압되어 그렇습니다. 말을 할 때 부모님에게 야단을 맞았든지 선생님께 야단을 들었던 경험 때문에 뭔가 말을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에요. 이런 까닭에 입 밖으로 말이 잘 안 나오는 겁니다. 이런 사람은 평소에 말수가 없어요.

이처럼 평소에 말이 없고 억압된 심리를 갖고 있는 사람이 화가 나면 무섭습니다. 술을 먹고 취하면 무의식의 세계로 넘어가면서 말을 하게 되기 때문에 계속 옛날  이야기를 반복하게 되요.

이런 사정을 아는 아내라면 처음부터 남편이 술 한잔 먹고 넋두리할 때 “여보 무슨 이야기인지 나한테 말해 봐요”라고 하면서 “재미있다”고 받아 줄 거예요. 그러면 남편의 무의식 속에 맺힌 것이 풀어지면서 달라집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한번 해보세요.

자, 이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방법은 헤어지든지, 함께 살든지 이익과 손실이 반반이라는 사실을 아는 겁니다. 따라서 어떤 선택을 하든 나머지 손실을 감수해야 해요.

계속 살겠다고 결론을 내면, 상대를 뜯어 고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수용하는 거예요. 3일에 한 번이나 5일에 한 번, 또는 일주일에 한 번 ‘남편 이야기 들어주는 날’을 정해서 내 인생의 계획표에 넣어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남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수용하는 거예요. 그러면 남편의 폭력도 강도가 약해집니다.

‘이 사람이 술주정을 해도 내가 수용해 버리면 굳이 이혼하고 파출부 하는 것보다 낫지 않나?’

이렇게 상황을 받아들이면 남편을 데리고 살 수 있습니다. 이건 지혜예요. 이 조그마한 문제를 수용하지 않고 남편을 버리려고 하면 애들도 문제가 되고, 경제적인 문제도 생기잖아요.

결혼생활 30년이 됐으면 이제 나이가 예순 살이 다 되어 가는데, 주름살 있는 여자가 또 결혼하기도 쉽지 않죠. 그러니까 내 마음에 다 들지는 않지만 적당하게 고치고 수용해서 사는 게 훨씬 지혜롭지 않겠어요?

지혜롭게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 다시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아버지의 술주정으로 30년 고생한 저희 어머니에게도 이 글을 보여드렸더니, 어머니가 “맞는 말씀이다” 하시며 막 웃으시네요. 술 먹고 넋두리 하는 사람들은 어렸을 적에 억압심리가 많기 때문에,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 그 억압성이 많이 풀리게 됩니다. 폭력까지 휘두르는 사람이었다면 그 강도도 약해지고요. 내 마음에 다 들지는 않지만 수용해서 사는 게 그래도 훨씬 지혜롭지 않겠느냐는 스님의 말씀에 질문하신 분도 크게 공감이 되신 듯 고개를 연거푸 끄덕이며 “감사합니다” 합니다. 여러분들도 많은 도움이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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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pe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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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ezorigami.tistory.com BlogIcon 종이언니 2010.11.30 17: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는 술주정 하는 남자들 참 많았지요.. 요즘은 많이 줄었을거 같은데.. 잘 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