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편찮아서 병수발을 해보신 분은 잘 아실 겁니다. 병수발이란 게 얼마나 힘든 일이란 것을. 투병 기간이 햇수를 거듭하여 오랜 기간 지속된다면, 그것을 감내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늘 법륜스님 즉문즉설에서는 남편이 병원에 7년이나 누워있는데, 자신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 벌을 받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 하는 여성분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 답답한 심정도 충분히 공감되었고, 스님의 답변도 참 좋았습니다.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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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 : 남편이 병원에 7년이나 누워 있습니다. 처음에 남편이 급성 암으로 쓰러졌을 때 무척 힘들어했어요. 몇 달 만에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어 목에 구멍을 뚫어 음식과 공기를 넣었는데, 그것도 불가능해지자 배에까지 구멍을 뚫어 음식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병원비를 벌기 위해 남편이 운영하던 가게도 나가야 했고, 병 수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 힘들었습니다. 또 중환자실에만 있으면 괜찮은데 병실을 옮기면 계속 한 사람이 붙어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가게도 운영할 수 없는 형편이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스님, 제가 전생에 무슨 잘못을 저질러서... 이렇게 오래... 남편이 병원에 누워 병 수발을 해야 하는 겁니까?

▶법륜스님 : 과연 전생의 잘못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남편이 아픈 것과 전생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아무것도 안 해도 됩니까? 그렇지는 않아요. 부부가 인연을 맺고, 서로 사랑하며 서로 돕기로 했는데, 지금 남편은 늙었고, 또 병들어 있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바로 이때 아내가 남편을 정성껏 도와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이게 부부예요.

그런데 이분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게 하기 싫다는 겁니다. 전생에 무슨 죄를 지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지금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지금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 게 문제지, 전생은 문제가 아닙니다.

남편이 건강할 때는 내가 없어도, 도와주지 않아도 잘 살아갑니다. 그때는 내버려두는 것도 사랑의 표현이에요. 그러나 지금은 내가 없으면 남편은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이때는 도와주는 것이 사랑의 표현입니다. 도움이 필요할 때 돕지 않는다는 것은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지금 내가 괴로운 것은 사랑을 못 받아서가 아니라 사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질문자 : 7년이나 누워 있었는데요?

▶법륜스님 : 7년이 아니라 앞으로 10년을 더 누워 있더라도 마찬가지예요. 이것은 햇수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지금 남편은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만 도울 뿐이지, 지금까지 몇 년을 병수발을 했건 그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그렇다면 왜 이런 갈등이 생겼을까요? 사랑으로 결혼한 게 아니고 이해관계에 따라 결혼했기 때문입니다. 이익을 보려고 결혼했기 때문이에요. 남편이 건강하고 돈도 잘 벌면 뜯어먹을 게 좀 있죠? 그래서 이것을 사랑이라고 착각하며 사는 것이고, 남편이 돈도 못 벌고 병들고 늙으면 어때요? 더 이상 뜯어먹을 게 별로 없고, 심지어 내 걸 줘야 합니다. 그건 손해날 일이어서 싫다는 겁니다. 이것은 사랑이 아니에요.

이분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렇습니다. 여러분이 결혼하려고 사람을 만나러 갈 때 이것저것 따지지요? 이렇게 따지는 이유는 뭘까요? 얼마나 뜯어먹을 게 있는가를 보는 겁니다. 한 사람 잘 잡아가지고 평생 뜯어먹고, 평생 덕 보려고 고르고, 또 고르는 거예요. 이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그래서 나는 여러분들이 사랑이 어쩌고저쩌고 하면, ‘쳇, 웃기고 있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분은 지금 남편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에 갈등이 온 겁니다. 시간도 내줘야 하고, 봉사도 해줘야 하고, 돈도 계속 들어가요. 그래서 지금 귀찮은 거예요. 그래서 고민이 되는 겁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이런 생각을 하는 겁니다.

처음엔 남편이 쓰러진 게 걱정이었는데 그 상황이 7년째 이어지다 보니 남편이 오래 사는 게 걱정이 된 거예요. 산소 호흡기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몇 년씩 이어지면 어쩌나 하는 고민까지 하게 된 겁니다. ‘차라리 남편이 빨리 죽었으면’ 이렇게 생각하다가 죄의식을 느낄 때도 있었고, ‘안 죽고 오래 살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남편이 죽어도 문제고, 살아도 문제였어요. 바로 이게 중생세계예요. 늘 이래도 문제고, 저래도 문제예요.

이때 아내로서 어떤 마음을 내는 게 옳을까요? 이분이 남편을 돕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남편을 돌볼 수 있는 것은 살아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닙니까. 저 사람은 죽어가고 있고, 나는 살아 있습니다.

반대로 내가 환자로 누워 있고, 남편이 나를 간호해 주는 게 나아요?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간호하는 게 나아요? 그래도 간호하는 사람이 낫잖아요. 그러니까 내 처지가 남편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요. 그리고 정성껏 간호를 해야 죽든 살든, 어떤 일이 벌어지든 자식과 일가친척에게 떳떳하고, 내 자신에게도 떳떳합니다. 그러니 다른 걱정은 하지 말고, 그냥 ‘오래만 살아주십시오’ 라고 기도하세요.

▶질문자 : 스님, 오래 살면 큰일인데요.

▶법륜스님 :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그냥 ‘누워 있어도 되니까 그저 오래만 사십시오’ 딱 이렇게 기도하세요.

처음에는 별로 안 내키시겠지만, 그래도 이 기도문대로 기도하세요. 이때 ‘아무래도 좋으니까 살아만 계십시오’라고 기도했는데도 죽은 것은 내 탓이에요? 그 사람 탓이에요? 그 사람 탓이에요. ‘아이고, 이렇게는 못 살겠다. 죽든지 살든지 해라.’ 이렇게 해서 죽으면 누구 탓도 있어요? 내 탓도 있는 거예요. 이건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이게 다 내 문제가 되고, 그럼 내 마음을 어떻게 치료할 거냐 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에요.

어리석은 사람은 늘 잘못을 저지르고 후회하고 또 잘못을 저지르고 후회합니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해서 후회 없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상대가 어떤 도움을 요청할 때 싫어하는 마음으로 억지로 하면 좋지 않습니다. 5리를 가자고 하면 확 10리를 가주는 마음을 내는 것이 좋아요. 그것이 수행자의 자세예요. 이때 누가 행복해질까요? 바로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지는 거예요.

스님은 항상 우리들의 마음이 후회 없이 늘 행복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5리를 가자고 하면 10리를 가주는 마음을 내어라. 성경 구절에 있는 말씀인 것 같은데, 질문자의 고통을 한 방에 해결해 주신 명쾌한 말씀이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내 편하자고 한 행동으로 후일 큰 고통을 받기도 하고, 지금은 좀 힘들지만 나중에 큰 행복을 가져다는 주는 일을 할 때가 있습니다. 행복과 불행은 다 스스로가 만든다는 말씀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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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pe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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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diaryprinting.tistory.com BlogIcon @hungreen 2010.11.04 19: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케이블을 통해 예전에 몇번 봤어요.
    볼때마다 스스로 반성하게 되네요.

  2. 2010.11.07 14: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aegahgh 2011.10.13 06: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집안에 환자가 있으면 큰 걱정거리지요..
    집안에 가장이 저러고 7년동안 누워있다면 집안 초박살나는건 시간문제..
    시엄니도 시외할머니 누워계신지 딱 1년쯤 되니 언제 돌아가시나? 힘들어하시던데....
    ㅠㅠ...
    자기 자식이 언제 죽나?? 하며 죽기만 기다리는거 아셨을꺼에요...
    자식들 힘들어 할까봐 그렇게 빨리 가신거 같기도 하네요..
    막상 갑자기 돌아가시니까 시엄니도 황당해하시는거 같고....그럴꺼면 더 잘 하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