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고향을 향해 달려가는 차들로 고속도로는 정체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고향으로 가는 기분이 영 좋지만은 않은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부모님의 유산 때문에 형제들이 모이기만 하는 싸우는 경우이지요. 저도 어렸을 적에는 삼촌들끼리 유산 문제로 얘기 나누다가 언성이 높아지고 얼굴 붉히는 것을 여러번 본 적이 있습니다. 오늘 법륜스님 즉문즉설에서는 유산 문제로 형제들 간에 다투어서 힘들어하는 분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즐거운 추석 연휴이지만, 형제들 간의 갈등으로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연휴를 보내시는 분들에게 스님의 말씀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질문)
추석이면 온 가족이 모이는데, 그때마다 이런저런 안 좋은 소리들을 듣게 됩니다. 주로 유산 얘기, 돈 얘기인데 그런 얘기들을 들으면 마음이 산란해 기도가 잘 안 되고 가족들이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으면 자식으로서 응당 슬퍼해야 하는데, 돈 문제로 서로 다투는 것이 마음 아팠습니다.
사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3년 8개월 동안 병원생활을 하셨는데 자식들한테 단 한 푼도 금전적인 부담을 주지 않으셨거든요. 그런데 그 고마움을 다른 형제들은 모르는 것 같아 야속합니다. 유산 때문에 가족 화합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답변)
재산 가지고 안 싸우기를 바라는 것이 더 큰 욕심
‘야, 어떻게 저렇게 많이 받고도 또 더 달라고 하지? 나는 한 푼 안 받고도 달라는 소리조차 안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그것은 그 사람이 나빠서라기보다는 사람의 마음이 그런 것이라고 이해하십시오. 그런 인간의 정상적인 심리를 외면하고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면 자신의 인생만 괴로워지지요.
재산 가지고 싸우는 게 욕심이 아니고 재산 가지고 안 싸우기를 바라는 것이 더 큰 욕심입니다.
스님의 첫 답변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재산 가지고 싸우는 것은 당연한 인간의 심리이고, 안싸우기를 바라는 것이 더 큰 욕심이라고 말씀 하시는데, 망치로 뒷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아, 그렇구나.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형제들이 화합하기를 바라는 마음 조차도 욕심일 수 있겠구나. 만약 싸우지 않기를 바라면, 싸우는 형제들이 미워지고, 그러면 나 또한 형제들과 원수가 될테니까요. 스님은 이런 걸 어리석음이라 한다 그랬습니다. 질문하시는 분은 스님의 답변을 듣고, 얼굴이 환해지시면서 그러셨습니다. “그럼, 형제들은 아무 문제도 없고, 고칠 것도 없네요” 스님도 환하게 웃으시며 “그래, 맞아” 그러셨습니다. 괴로움은 욕심에서 생겼고, 어떻게 한생각을 돌이키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명쾌하게 알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도 그러셨나요? 가족들을 따뜻히 이해하는 마음으로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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