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추석 명절입니다. 하지만, 친척 간의 갈등이 심한 집안이라면, 큰집에 가기 싫으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저희 집도 삼촌의 사업 실패로 아버지와 돈문제가 발생해 갈등이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삼촌은 추석이지만 큰집에 오질 않으십니다. 오랜만에 친척들이 모이는 즐거운 명절이지만, 오히려 불편한 자리가 되기도 하는 것이 추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 여러분께 소개할 법륜스님 즉문즉설은 돈 문제로 동서와 갈등을 겪고 있는 분의 질문입니다. 큰집에 가기도 싫고 얼굴도 마주치기 싫은 상황에서 스님께 질문했고 스님의 답변이 참 좋았습니다.  


[질문] 

저는 동서와 갈등이 심합니다. 동서들은 형편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저는 정말로 제 힘껏, 물질적으로 또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합니다만 동서들은 항상 “너희만 잘살고 편하면 다냐? 형제가 그래도 되냐?" 고 하면서 부족해 하고 서운해 합니다. 

추석이지만 이제는 큰집에 가기도 싫고 얼굴 마주치기도 싫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답변]

인생은 선택입니다. 자기 좋은 대로 하면 됩니다. 

가기 싫으면 안 가면 되요. 아주 쉽습니다. 그럼 안 가면 모든 게 해결되느냐? 그건 아닙니다. 안 가서 모든 게 해결되었다면 나한테 물을 필요도 없이 안 갔겠지요. 해결이 안 되었기 때문에 나한테 물은 겁니다. 우선 남편이 가라고 하겠지요. 그런데도 안 가면 부부간의 갈등이 생깁니다. 또 형제간에 교류를 안 하면 마음이 무척 불편합니다.  

이런 모든 것을 감안해서 자신이 선택을 하면 됩니다. 안 갔을 때 생기는 여러 불편한 문제들을 다 받아들일 수 있다면 안 가도 되고, 그게 싫으면 여러 불편함을 감수하고서 가야 되는 겁니다. 인생은 선택입니다. 어느 게 더 좋으냐? 그런 건 없습니다. 나한테 물을 것도 없이 자기 좋은 대로 하면 됩니다. 

갈 형편이 되면 가고, 못 갈 형편이면 안 가도 된다고 열어 놓아야 속박되지 않는다

그런데 왜 나한테 물었을까요? 이래도 문제고 저래도 문제니까 물었겠죠. 만나서 잔소리 들으면 싫으니까 다음에는 안 가게 되고, 안 가게 되면 또 남편이 뭐라고 하니까 다투게 되고, 그래서 다음에 또 가게 되고, 가면 또  갈등이 생기니까 그 다음에는 안 가게 되고 이런 일이 되풀이 됩니다. 특히 ‘간다’고 정해 놓으면 가기 싫을 때 고민이 생기고, ‘안 간다’ 이렇게 정해 놓으면 가야 될 상황이 될 때 고민이 생깁니다. ‘간다, 안 간다’ 이런 결정은 자신을 스스로 속박하는 게 됩니다. 그러니 가고 안 가는 것을 미리 정해 놓지 마세요. 갈 형편이 되면 가고, 못 갈 형편이면 안 가도 된다고 열어 놓으라는 겁니다. 그래야 자신을 속박하지 않습니다.

어려울 때 동서가 도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일어나는 마음

그럼 어떻게 해야 괴롭지 않을까요? 상대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면 됩니다. 나는 잘살고 형님 집이 조금 못 산다고 할 때 못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기가 어려울 때 동서가 도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형님이 잘살면 동생은 형님이 동생을 도와줘야 된다고 생각하고, 동생이 잘살면 형님 집에서는 잘사는 동생이 큰집에 신경을 써 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누구나 일어나는 마음입니다. 그러니까 그 입장에 서서 보면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고 이해해야 됩니다. 그렇게 안 느끼게 하려면 재산을 딱 잘라 절반을 형님한테 줘 버리면 됩니다. 그럼 형님 집이 나보다 재산이 많기 때문에 이런 말은 절대 안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결하기는 싫은 거예요. 재산을 떼 주기는 싫은 겁니다. 

형님한테 내 재산을 좀 주면 좋겠지만, 내가 욕심이 너무 많아서 못 주는 것 

그래서 생긴 어쩔 수 없는 과보입니다. 결국 형님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나한테도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내가 욕심이 많다고 하는 형님 말이 맞는 말입니다. 형님이 “너희만 잘살면 되느냐”고 하는 말이 맞습니다. 형제간에 자기만 잘살면 되겠습니까? 같이 잘살아야죠. 

그러니까 형님한테 내 재산을 좀 주면 좋은 줄 알긴 아는데 내가 욕심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주지 못 할 때는 형님한테 불평을 들어도 내가 욕먹을 짓을 했다고 생각해야 됩니다. 그럼 욕을 얻어먹어도 불편한 마음이 없습니다. 지금 그 욕을 듣지 않으려고 하니까 큰댁에 갈 자유를 잃어버린 것이지, 욕을 기꺼이 먹을 마음을 내면 큰집에 마음고생 없이 갈 자유가 생깁니다. 

욕하는 형님을 이해하고 욕을 다 받아들이면, 돈도 손실이 안 나고 마음도 자유롭다

그런데 돈도 손해 안 보고 정신적으로도 감옥에 안 갈 방법이 없겠느냐는 것이 이 질문의 요지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욕하는 형님을 이해하고 욕을 다 받아들이면 돈도 손실이 안 나고, 마음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불편하지만 참는 것이 아니라 ‘아이고, 형님 지당한 말씀입니다. 저라도 그렇게 말했을 겁니다.’ 이렇게 받아들이면 몇 번을 들어도 견딜 만합니다. 본인이 원하는 대로 재산도 잃지 않고 말입니다.

참는 것이 아니라 “형님 지당한 말씀입니다. 저라도 그렇게 말했을 겁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경제적 손실을 조금 감수하고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나은가, 그렇지 않으면 돈을 움켜쥐고 마음이 불편한 감옥에 사는 것이 나은가, 이것은 본인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이래도 문제고 저래도 문제가 될 때 고민을 합니다. 하지만,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동서들과 사이좋게 지낼 것인가, 돈을 움켜쥐고 마음이 불편한 감옥에 살 것인가, 결국 본인이 선택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선택에 따른 과보를 기꺼이 받아들일 마음자세를 가진다면, 괴로움은 사라질 것입니다. 선택은 해놓고선 그 선택에 따른 과보는 안받으려고 할 때 괴로움이 발생하는 것이죠. 

어려울 때 가족들이 도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가지게 되는 자연스러운 마음입니다. 그동안 추석 연휴에 돈 문제로 불편한 마음들이 있었다면, 이번 추석에는 상대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이해하는 마음으로 대화해 본다면, 그 불편한 마음들이 조금씩 사라지는 뜻깊은 추석 연휴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아래의 추천 단추를 눌러주세요. 
제 글의 업데이트 소식을 받고 싶으면 @hopeplanner 를 클릭 팔로우해주세요. 
신고
Posted by hopeplanner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DJ야루 2010.09.21 15: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형님한테 내 재산을 좀 주면 좋겠지만, 내가 욕심이 너무 많아서 못 주는 것.
    갈등의 원인을 정확히 짚어 주셨네요.
    오늘도 좋은글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2. 홍영란 2010.09.25 1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너무 잘 읽고 갑니다. 보는 내내 머리가 명쾌해졌습니다.^^

  3. BlogIcon ha 2015.09.28 23: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세상만사가 돕고산다고 다해결되고 사이좋게만 지내야하겠습니까 사이안좋은사람이랑은 만나지 않는게 더좋을때도 있지요.
    핵심을 돈주고사이좋게or돈안주고마음의감옥 이라고 상당히 편향되게 마음의감옥 이라고 까지 말씀하셨는데... 맨처음에 말하듯이 나름도와주었는데 "너 혼자만 잘살면 다냐?" 이건 그냥 질투와 도움의 강요입니다. 자신이 도움받았는걸 몰랐을수도 있다한들 저런태도는;;
    자기가 땀흘려 번 돈을 기본적 예의도 없는데 빌려주는것은 언어도단일뿐더러,돈이란 기회비용의 잃음입니다. 돈이 그저 속세의 물건이라 생각할수있지만 그것은 노력과 재능의 산물이자 미래를 위한 기회비용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의견이 중요하겠지만 저라면 상종도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