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려하는데 만약 부모님이 반대하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사랑을 선택하자니 불효하는 것 같고, 효도를 선택하자니 사랑을 잃을 것 같은 생각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입니다. 결혼은 일대일 만남이 아니라 가족과 가족의 만남이기에 때론 원만히 성사되기가 매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오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에서는 부모님의 결혼 반대로 중대한 고민에 빠진 분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오늘도 스님의 대답은 정말 명쾌했고, 귀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부모님이 결혼을 반대해서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그 내용을 소개합니다. 


[질문] 

여러 해 동안 만나온 남자가 있습니다. 남자 나이가 많다고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몰래 만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 말씀드리지 못한 것이 어찌 보면 내가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지금은 부모님의 반대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어떻게든 시간이 좀 지나면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답변]

나이 차이가 많이 날 때는 그만큼 단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결혼하세요

나이가 열 살 차이 나도 되고, 스무 살 차이 나도 되고, 서른 살 차이 나도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이 차이가 크면 나중에 나이 차이로 인해서 갈등이 생긴다는 걸 생각하셔야 합니다. 만약 여자가 서른이고 남자가 쉰이라면, 지금은 괜찮아요. 서른 살이고 쉰일 때는 큰 차이를 못 느껴요 그런데 여자가 마흔이 되고 남자가 예순이 되면 문제가 생깁니다. 여자가 쉰이고 남자가 일흔 살이 되면 이제 문제가 많아집니다. 우선, 그걸 아셔야 해요 그런데 수행을 하면서 수행자로 생활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생활 방식으로 살아갈 때는 여러 가지 갈등이 생길 것입니다. 

다음으로, 어른들이 반대를 할 때는 이유 없이 괜히 반대하는 게 아니에요. 인생을 오래 살아 보고 난 경험에 근거해서 반대하는 경우가 있고, 관습적으로 반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관습적으로 반대하는 경우는 세월이 흐르면 관습이 바뀌니까 괜찮은데 어른들의 오랜 인생 경험에 의해서 반대를 할 때는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 허락을 받지 않고 결혼해도 괜찮지만, 부모에게 어떤 지원도 기대해서는 안돼

또, 지금은 부모님의 반대를 이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는데 이기면 안 됩니다. 자식이 부모를 이기면 어떡해요? 이건 내 생각을 관철시키겠다는 뜻 아닙니까? 반면에 내 맘대로 하겠다고 생각하면 부모님 승낙 받을 생각도 하지 말고, 부모님께 결혼식 비용을 지원받을 생각도 하지 말고, 결혼 후에 부모 도움을 얻을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나이가 스무 살 넘었으면, “부모님, 제 인생은 제가 살겠습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제가 책임을 지겠습니다.” 하고 말하면 부모가 당장은 기분이 나쁘겠지만 안심합니다. 그런데 자기 멋대로 결혼을 하면서 부모한테 승낙도 하고 돈도 내놔라 하는 건 잘못된 것입니다. 돈을 준 사람은 돈 준 대가로 권리를 가지려고 합니다. 돈을 준다고 해서 뭐든지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도 문제지만 돈을 주는 사람에게도 권리가 좀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해요. 근데 선택은 자기 마음대로 하고 부모한테 돈도 내놔라, 결혼식도 올려 달라, 승낙도 해라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내가 내 돈 내서 결혼식 치르고 내가 다 책임지고 해도, 부모 뜻을 존중해야 해요. 그런데 부모한테 다 얻어서 하려 하면서 부모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부모자식을 떠나서 인간으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부모의 지원을 얻어야 되겠다 생각하면, 부모님의 의사를 존중해야

20세가 넘으면 성인이죠? 성인은 인생에 대한 선택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동의나 승낙을 얻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도 예의로 부모의 동의를 얻어서 하면 더 좋고 부모하고 뜻이 안 맞으면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됩니다. 대신 어떤 지원도 기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원해 주는 것은 부모의 자유입니다. 거기에 대해서 털끝만큼이라도 섭섭한 생각을 갖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닙니다. 그리고 부모의 승낙이 필요하고 부모의 재정적인 지원을 어느 정도 얻어야 되겠다 생각하면, 돈 내는 사람의 의사를 존중해야 합니다. 부모자식을 떠나서도 이게 세상 이치예요. 

‘사랑을 지키려니 불효가 되고, 효도하려니 사랑을 잃는다’ 는 건 핑계이고 욕심

이 질문 하신 분은 부모님이 반대를 하셔도 자기 뜻대로 하고 싶다는 것인데 하고 싶으면 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을 원망하거나 부모님께 기대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부모님을 이기려고 해요. 부모한테 이겨서 뭐 하려고 그래요? 이기려고 하면 안돼요. 이기겠다는 생각도 하면 안됩니다. 저도 출가할 때 부모님이 모두 반대했어요. 그래도 저는 이 길 왔잖아요? 다만 자기 뜻대로 하려면 다른 어떤 것도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그냥 머리 깎고 중 되듯이 집을 떠나 버리듯이 그렇게 나오든지 그렇지 않으면 부모 의사를 존중해야 합니다. 사랑을 지키려니 불효가 되고, 효도하려니 사랑을 잃는다는 이런 문제가 아니에요 그건 공연한 핑계예요. 두 가지를 다 채우려고 하는 욕심이고 핑계지요. 그 사람이 좋으면 딴 기득권을 다 포기해야 해요. 사랑을 위해서 왕위도 포기하는데, 부모 유산 받고 부모 동의 받는 것 정도는 깨끗이 포기해야지요. 그렇지 않고 부모 덕을 조금 보려면 부모의 의견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것이 인간의 도리예요. 

어떤 사람하고 살든 괜찮지만, 어느 것을 얻고 어느 것을 포기할지 명확히 결정

내가 가난한데 부자하고 결혼하면, 혹은 나보다 학벌이 월등하게 높고 경제력이 월등하게 높은 남자랑 결혼하면 사실은 죽을 때까지 종살이를 각오해야 합니다. 그 돈 좀 얻어서 폼 잡고 좋은 곳에 사는 대신에 남편한테 기죽어서 살아야 해요. 그런데 아내가 돈 벌어서 남편한테 줘 가면서 살면, 남자가 돈도 못 번다고 불평하지만 가만히 보면 제 맘대로 큰소리 치고 삽니다. 다 장단점이 있어요. 그러니까 어떤 사람하고 살든 다 괜찮아요. 그런데 각자 인생의 목표가 있죠. 어느 것을 얻고 어느 것을 포기할거냐를 정해야 해요. ‘그래, 종살이 좀 하면 어때, 나는 잘 먹고 잘사는 게 좋다’ 하면 그렇게 살고, ‘천금을 줘도 종살이는 싫다, 내가 대장하고 싶다.’ 할 때는 선택을 달리 해야 해요. 그럴 땐 예를 들어 자기보다 다섯 살이나 열 살 어린 남자와 결혼해야 합니다. 동생처럼 달래가며 돈도 내가 내고 큰소리 빵빵 치고 살 수 있죠. 하지만 큰소리 친 대가로 나중에 늙으면 고생은 좀 합니다. 

부모가 욕해도 ‘죄송합니다’ 해야지, 대드는 마음을 먹으면 안 됩니다

이 질문을 하신 분은 결혼하실 때 두 가지를 생각하셔야 합니다. 부부의 나이 차이에 대한 생각은 문화적이고 관습적인 것이지만, 오랜 세월 동안 나이가 비슷하거나 연령 차이가 적은 사람들이 결혼해온 것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이 차이가 많이 날 때는 그만큼 단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결혼해야 합니다. 둘째, 부모 허락을 받지 않고 해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기대는 끊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가 욕해도 ‘죄송합니다.’ 해야지, ‘뭐 하나도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욕을 왜 해요.’ 하고 대드는 마음을 먹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부모의 지원을 조금 받으려 하거나 부모의 승낙이나 축복을 받으려면 부모의 의사를 존중해야 합니다. 막연히 ‘시간이 지나면 부모가 승낙해 주겠지.’ 그래서 ‘내가 이길 거야.’ 하는 태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건 어리석은 생각이에요. 부모를 이겨서는 안 됩니다. 부모님께 마음을 숙여야 합니다. 

스님께서 핵심을 짚어 주셨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랑과 효도 두 가지를 모두 성취하려고 하는 것은 욕심이라는 사실. 둘 중에 어느 것을 포기할 것인지 명확히 해야하고, 절대 부모님을 원망하거나 대드는 마음을 갖지 말라는 것. 결혼도 내 마음대로 하고 싶고, 부모님의 지원도 함께 받고자 하는 건 욕심이다. 선택을 명확히 하되, 절대 부모님을 원망하지는 마라. 여러분들은 어떠셨나요? 우리 인생에는 항상 선택과 그 과보가 함께 있습니다. 선택은 해놓고 과보는 안받으려고 하니 늘 괴로울 수 밖에 없지요. 합당한 선택을 하고, 그 과보를 기꺼이 받으려는 마음을 낸다면, 우리 앞에 주어지는 역경들을 담담히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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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pe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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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카라의다이어트 2010.09.16 10: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좋은 말씀 올려주셨군요.
    서른살 때는 괜찮지만
    나중에 쉰 살이 되면, 나이차가 큰 것이 갈등이 된다.
    정말 일리있는 말씀이네요.

  2. 하늘나리 2010.09.16 10: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랑을 지키려니 불효가 되고, 효도하려니 사랑을 잃는다’ 는 건 핑계이고 욕심

    전 이 말이 가장 와닿네요.
    결국 자신이 선택해야 하고, 그 선택에 따른 과보는 자신이 져야 하는 것인데,
    선택만 하고 과보는 안받으려고 하니 ... 고민이 될 수밖에요.

  3. 문화혁 2010.09.16 10: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혼도 안하신 스님이 별 상담을 다 하시네.
    그래도 나름 일리있는 말씀들...

  4. ㅋㅋㅋ 2010.09.16 13: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래서 불교가 좋다...

    믿음을 강요하지 않고 순리대로 깨닮음을 주시는 ...

  5. Favicon of http://selfcentered.tistory.com BlogIcon 노리사랑 2010.09.16 18: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믹샵 베타테스터로 선정되신 분들 블로그를 둘러 보는 중입니다.

    저도 운 좋게 베타테스터로 선정이 되어 그제 광고를 달았는데...


    즐거운 하루되세요.

  6. 매돌 2011.08.28 1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님, 고맙습니다. 이걸 타자하실래 얼마나 수고하셧겠어요.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것같애요. 정말 고맙슴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