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법륜스님 즉문즉설

“꿈이 없어요. 답답합니다” 법륜스님의 답변

주위에서 “너는 꿈이 뭐냐?”고 자꾸 묻습니다. 그런데 정작 나는 아무런 꿈이 없습니다. 이런 질문을 들을때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난감하지요. 꿈이 없으니까 뭔가 내가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춘기 시절부터 이런 문제로 고민이 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제 법륜스님 즉문즉설을 들으러 갔다가 이 고민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얻고야 말았습니다. 한 친구가 법륜스님에게 참으로 괴로운 표정으로 꿈이 없어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며 하소연을 했습니다. 법륜스님의 대답은 너무나 심플하고 간명했습니다.

 

 

저는 이와 같이 법륜스님의 대답을 들었습니다.

 

- 질문자 : 저는 꿈이 없어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법륜스님 : 꿈이 없으면 좋은 거예요. 꿈이란 건 허황된 것 아니에요? 멍한 것 아닙니까? 잠잘 때는 잠을 자야지요. 꿈이 자꾸 꿔져서 문제지 없는 게 뭐가 문제예요?

 

- 질문자 : 꿈이 없으니까 그냥 육체만 있는 것 같고, 제 머릿속에 영혼이란 게 없는 거 같아요.

 

- 법륜스님 : 그런 게 헛꿈이예요. 육체만 있는 게 아니라 정신이 다 있어요. 자기가 없는 것 같이 그렇게 느끼는 것이지요.

 

- 질문자 : 꿈이 없으니까 생활이 멍해지는 듯한데, 그게 연속 되니까 답답함이 가슴 속에 있어요.

 

- 법륜스님 : 어떤 사람은 꿈이 너무 많아서 어느 것을 해야 될지 몰라 괴로운 사람도 있거든요. 자기는 없으면 선택 안 해도 되고 얼마나 좋아요? 좋은 점도 있지 나쁜 점만 있는 거 아니예요. 아침 먹었어요? 안 먹었어요?

 

- 질문자 : 안 먹었습니다.

 

- 법륜스님 : 점심은 먹었어요?

 

- 질문자 : 먹었습니다.

 

- 법륜스님 : 저녁은 먹었어요?

 

- 질문자 : 먹었습니다.

 

- 법륜스님 : 하루 두 끼나 먹었네요. 그럼 됐어요 사는데 아무 지장 없어요.

 

- 질문자 : (환하게 웃으며) 예. 감사합니다.

 

- 법륜스님 :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자꾸 하니까 옛날에 선문답에도 이런 게 있어요. 자꾸 찾아와서 부처가 어쩌니 저쩌니 온갖 이야기를 만들어 얘기 하니까 “차나 한 잔 하고 가시게.” 이랬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물어본 겁니다. “밥 묵었나?” “예.” “그럼 됐다.” 이 뜻이 뭐예요? 쓸데없는 생각 그만하라는 뜻입니다. 북한에는 밥도 못 먹어서 죽겠다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자기는 지금 밥 먹잖아요. 그냥 괜히 생각을 짓는 거예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있는 대로 하면 되고, 하고 싶은 게 없어도 없는 대로 필요한 일 하면 돼요. 직장은 나가요? 안 나가요?

 

- 질문자 : 작년 8월에 사표 냈습니다. 지금 쉬고 있습니다.

 

- 법륜스님 : 쉬고 있으니까 그렇게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요. 직장에 다니면 멍하든 어떻든 아침에 출근해야 되지요. 주어진 일을 해야 되겠지요. 저녁에 퇴근하고 피곤하면 또 자야 되겠지요. 그럼 문제가 없어져요. 지금 아무것도 안 하고 혼자서 공상을 하니까 문제지요. 할 일 없으면 저한테 오면 제가 일거리 많이 줄게요. 밥 먹고 놀면 안 돼요. 뭐든지 해야지요.

 

꿈이 없는 것은 아무 문제없어요. 어릴 때부터 자꾸 “꿈이 있어라” 가르치니까 그런 겁니다. 꿈은 있으면 있고 없으면 없고 그래요. 장래희망이 없으면 좋아요. 그런데 “너는 왜 장래희망이 없냐?” 자꾸 이러니깐 애들이 ‘뭘 희망해야지? 뭘 만들어야지? 뭐가 될까?’ 이러다가 저한테까지 와서 물어요. 제 대답은 간단하지요. “뭐 되고 싶니?” “생각이 없는데요.” “잘 됐다. 그렇게 살면 돼.” 이렇게 탁 얘기해 줍니다. “꼭 뭐가 되어야겠다.” 이게 오히려 더 문제예요.

 

청중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꿈이 없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에 제 뒤통수를 한대 펑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늘 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꿈이 없으면 오히려 더 좋은 것이라니...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이었습니다. 곰곰이 이 말을 곱씹어보니 '꿈이 없으니까 오히려 필요한 일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해나갈 수가 있게 되고 좋은 점도 많은 것이구나' 이렇게 새로운 관점으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법륜스님은 항상 모든 주어진 조건을 ‘있는 그대로 보기’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관념을 갖고 있다면 스님은 꼭 그렇게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탁 돌이켜 줍니다. 살아가다보면 인연 따라 이 일을 하게 되기도 하고 저 일을 하게 되기도 할 것입니다. 꼭 무엇이 되어야한다는 정해진 틀에 자신을 가두지 말고 그런 틀들을 툭 터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이일 저일 마음껏 해나가야 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아이들에게도 꿈이 뭐냐고 자꾸 강요하지 말아야겠다는 반성도 드네요.

 

이 글이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이 글을 함께 나누고 싶다면 아래 view 추천을 꾸욱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