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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이 다를 때, 명쾌한 해법

요즘 청년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얘기 중에 하나가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라는 고민입니다.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는 먹고 살 수가 없을 것 같고 그렇다고 그냥 돈을 벌기 위해서만 사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이 사이에서 갈등하는 친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술자리에서도 저는 뚜렷한 답변 하나 제대로 해주지 못했어요. 다만, 이런 고민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이 있다면 많은 청년들에게 큰 도움이 될텐데.. 하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강연을 들으러 갔다가 이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얻었습니다. 법륜스님의 지혜에 또다시 탄복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눕니다.

 

 

저는 법륜스님의 답변을 이와 같이 들었습니다. 

 

- 질문자 : 4학년 대학생입니다. 졸업을 앞두고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 중에서 도대체 어떤 것을 선택해야 좋은 선택인지 알고 싶어요. 물론 양쪽 다 후회는 남겠지만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그리고 놀이처럼 일을 하라고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는 꿈이 굉장히 많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너무 많고요. 꿈을 위해서 어떻게 나아가야 될까요?

 

- 법륜스님 :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 중에 어는 쪽을 선택할 건지 보다 우선 ‘밥 먹고 사는 일’을 먼저 선택하세요. 생존이 먼저입니다. (청중 웃음)

 

한 50만원 정도 벌면 생존은 되죠? 그 정도에서 시작해서 그 이상이 된다면 좋아하는 것도 겸하면 좋지요. 세상에서 돈을 벌려면 잘하는 것을 해야 돈을 받겠지요. 좋아하는 것을 해서 돈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죠?

 

첫 번째 단계는 잘 하는 것을 먼저 시작해야 돼요. 그래야 밥을 먹고 사니까요. 두 번째 단계는 밥 먹으면서 좋아하는 걸 겸해요. 좋아하는 일을 겸해서 하다가 좋아하는 일만 하고도 굶지 않고 살 수 있다면 그 때 옮겨가면 돼요. 처음부터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려고 하지 말고요. 자기는 뭐를 잘하고 뭐를 좋아해요?

 

- 질문자 : 좋아하는 쪽은 제가 심리학과이다 보니까 그쪽으로도 나가고 싶고요. 잘하는 쪽은... 제가 봉사활동을 굉장히 안 좋아해서 그런 일에 맞지 않다는 걸 깨달아서 오히려 경영학과를 같이 복수전공 하고 있어요. 심리학을 전공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할 것 같아서 봉사활동을 했었어요.

 

- 법륜스님 : 심리학을 하는데 사람을 사랑하는 게 중요하다고요? 아니에요. 심리학을 하려면 자기 마음이 작용 하는 것에 대해서 늘 궁금해 하면 돼요. ‘어? 마음이 이래 작용하네. 마음이 저래 작용하네. 생각은 이런데 마음은 절로 가네.' 이렇게 자기 마음이 작용하는 것을 신기해 하면서 늘 관찰하면 돼요. 이렇게 자기를 실험으로 하면서 한번 해보고 두 번 해보고 그러면서 심리학 책을 봐야 돼요. 심리학 책을 먼저 보는 것은 지식 밖에 안 돼요. 자기가 체험하면서 자기에게 일어나는 것을 견주어 보고 평가해 보고 해야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 말해도 ‘저 사람 제대로 공부 안 하고 쓴 것이구나' 딱 발견 할 수 있단 말이에요. 안 그러면 ‘이 사람들 진짜 연구 잘했구나! 이거까지 알았네?' 이렇게 될 수도 있고요. 그렇게 공부를 해야 살아있는 공부가 돼요.

 

이런 공부는 직장 다니면서도 할 수 있어요. 왜? 자기 마음은 언제나 작용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자기가 이제 정하면 돼요. 노가다 하면서도 겸할 수 있고, 직장 다니면서도 겸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겸해서 하다가 이것을 가지고 자기 성과를 내고 그걸 갖고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고 상담해주고 그러면서 약간 수입이 생기면 어때요? 밥벌이 하는 직장은 관둬버리고 옮겨가면 된다 이 말이에요.

 

그러니까 잘 하는 것을 해야 하냐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하냐 이러지 말고 일단 밥 벌이를 시작해야 됩니다. 사회에 첫 발을 들일 때는 세상에 필요한 일을 내가 해야 돼요. 왜? 세상에 필요한 일을 해줘야 돈을 주거든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돈을 주나요? 안 줘요. 내가 좋아하는 일은 내가 돈 내고 해야 돼요. 물건을 옮겨주던지 짐을 덜어 주던지 세상에 필요한 일을 해줘야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세상이 필요한 일은 내가 잘해야 돈을 받겠죠? 할 줄 모르면 돈 주나요? 안 줘요. 그러니까 잘하는 일을 먼저 시작하고, 거기서 좋아하는 일을 부전공으로 하다가 좋아하는 일로 옮겨가면 삶이 노동에서 놀이로 전환할 수가 있습니다.  

 

- 질문자 : 꿈이 많은 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해주세요.

 

- 법륜스님 : 그런데 그건 꿈이 아니고 제가 볼 때는 욕심이에요. 이것저것 다하고 싶은 건 욕심이에요. 왜냐하면 사람이 이것저것 다 할 수가 없어요. 또 한편으론 너무 걱정을 하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도전을 하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20대에는 너무 성공하려고 하지 말고 만약 몇 가지 문제가 있더라도 그냥 해보는 것이 필요해요. 욕심을 내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이러지 말고, 하나를 하면서 거기에 연관 되는 다른 걸 해보는 게 좋습니다. 인생 상담을 하다가 상담하는 중에 청소년 문제가 발생하면 청소년 문제를 하고, 또 거기에 알코올 중독자 문제가 생기면 또 알코올 중독자 문제를 하고 이렇게요. 너무 복잡하게 연관 없이 하면 그걸 욕심이라 그러는 겁니다. 이것저것 한번 해보세요.

 

- 질문자 : 스님, 감사합니다.

 

질문한 친구가 환하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습니다. 옆에 앉은 한 청년이 “명쾌하네” 라며 수근거렸습니다. 저에게는 가장 명쾌하게 부분이 ‘단계적 접근법’ 입니다. 보통 이런 고민을 하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나머지는 포기해라 이런 식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법륜스님은 노동이 놀이로 전환되어가는 단계적 접근법을 제시한 것입니다. 일단 스무살이 넘었으면 자기 생존은 자기가 책임져야 하니 밥벌이를 먼저 해라. 그리고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면 밥벌이와 좋아하는 일을 병행해라. 그러다가 좋아하는 일만 갖고도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으면 그 일로 옮겨가라. 처음부터 무턱대로 아무 기반도 없이 좋아하는 일을 향해 덤벼들면 밥벌이를 해결하지 못해 힘들어질 수 있는데, 법륜스님이 말해준 방식대로 한다면 여러 가능성을 놓고 연착륙 하는 것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귀담아 들었으면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진로 문제로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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