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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법륜스님 “2013년 새해 마음가짐은 이렇게”

 

 

201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다들 각오도 하고 계획도 세우며 의지를 다지고 있을 텐데요.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즉문즉설로 많은 대중들의 고뇌를 치유해 온 법륜스님의 메시지가 궁금하지 않나요? 1월2일 서울 서초동 정토회관에서는 시무식과 함께 법륜스님의 새해 법문을 듣는 자리가 열렸습니다.

 

어제(1일)는 울산 현대차 철탑농성장을 찾아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노동자들을 격려한 법륜스님이 이번엔 많은 대중들을 향해 새해를 맞는 마음가짐에 대해 말했습니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여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는 데에 법륜스님의 말씀이 여러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법륜스님법륜스님이 2013년 새해를 맞이하여 대중들에게 첫 법문을 하고 있다.

 

법륜스님이 법상 위에 올라가 신년 법문을 시작했습니다.

 

“2013년 계사년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본래 시작도 없고 끝도 없지만, 또 우리는 이렇게 시작과 끝을 만들어놓고 한해를 보내고 또 한해를 맞습니다.

 

한 생각 일으켜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일이라는 게 너무나 복잡합니다. 그러나 한 생각 쉬고 본래 자리로 돌아가 보면 이 세상에는 아무 일도 없습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애인이나 부부 관계라 하더라도, 또 사랑하는 부모 자식 관계라 하더라도, 아무리 절친한 친구관계라 하더라도, 내가 옳으니 니가 옳으니 하면서 자기 생각에 빠져서 살펴보면 많은 차이가 있고 도저히 함께 못할 많은 이유들이 있고, 또 아무리 해결할래야 해결할 수 없는 그런 복잡한 관계가 됩니다. 그런데 한 생각 쉬어버리면 철 천지 원수인 사람도 사실은 아무 문제가 없고 사람과 저 산천초목까지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조용한 곳에서 마음을 쉬면 다만 들숨과 날숨만 있고 천지 우주 간에 아무 것도 없는 텅 빈 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사실은 이 텅 빈 자리가 본래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그곳을 고향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것이 자기 본래자리다. 그런 곳에서는 나도 없고 너도 없고, 내 것도 없고 네 것도 없고, 내가 옳다 너가 옳다 할 것도 없다. 그곳에는 중생도 없고 부처도 없고, 그 자리에서는 사람과 사람 아닌 것도 차이가 없다. 그러기 때문에 옛 스승들은 그런 자리를 부처라 불렀다. 그런 자리에 설 때 우리가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첫번째로 강조한 말씀은 한 생각 일으키면 온갖 갈등이 생기지만, 한 생각 쉬어버리면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쁘게 살다가도 제 자리에 앉아 들숨과 날숨을 지켜보며 나와 너가 없는 본래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즉, 지난 한해 온갖 일들을 겪으며 힘들어 했더라도, 연말연시를 기해서는 고요한 시간을 가짐으로 해서 본래의 자기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떠신가요? 다들 고요하고 평화로운 새해를 맞이하고 계신가요?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계가 중생계이다 보니까 한 생각을 일으켜서 이 세상을 바라보면 나와 너가 구분이 되고 옳고 그름의 시비가 분명하고 내 것과 네 것이 구분이 되는 그래서 삼라가 만 가지 상이 되는 그런 세상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세상에서는 그른 것을 버리고 옳은 것을 세우고, 악을 버리고 선을 세우는, 소위 말하면 세상에서의 ‘정의’를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앞서 말한 고요한 평화를 가졌다 하더라도 현실에서는 늘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하며 이 사회의 '정의'를 부지런히 실현해 나가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이 두 가지가 모순되는 것 아니냐 하실 것 같은데, 법륜스님은 결국 이 둘은 하나로 통일되어 있음을 다시 정리해 줍니다.

 

“텅 빈 자리가 ‘공’의 세계라면 이렇게 시비가 분명한 현실 세계를 ‘색’이라 하는데, 이 두 세계가 본래 다른 세계가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진정한 수행자는 언제나 본래 자리로 돌아갈 줄 알고, 또 언제나 현실 속에서 만 가지로 몸을 나툴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서 우리는 부처님의 본래 가르침인 이 텅 빈 자리로 돌아가서 태평성대를 누리는 것을 바탕으로 깔고, 그 기반 위에 이 세상에서 중생의 아픔을 치유하는 만 가지 행을 그 때 그 때 필요한 데로 몸을 나투며 해야 한다.

 

세상의 필요에 의한 일을 본분이라는 이름을 내세워서 회피하거나 망설이는 것도 맞지 않고, 또 세상에 나가서 필요에 따른 일을 하다가 오히려 거기에 안주하거나 때가 묻는다면 이는 더더욱 아니다. 어떤 일이든 일이 끝나면 본래 자리로 돌아와서 청정함을 유지해야 한다. 물이 갇혀 있게 되면 고요하다가 또 낙차를 만나게 되면 폭포가 되어 흐르는 것처럼.”

 

이렇게 텅 빈 자리와 시비가 분명한 현실세계를 인연에 맞게 오가며 필요에 따라 적절히 잘 해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법륜스님은 다음의 4줄 문장을 참석한 대중들 모두가 함께 따라 하도록 했습니다. 법륜스님 먼저 한줄씩 말하고 대중들이 이어서 큰 소리로 따라했습니다.

 

“지은 인연의 공덕은 없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모양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은 인연의 과보는 피할 수가 없다.
 깊은 산속 깊은 바다 속에 숨는다 하더라도.”

 

이 말씀은 지난 한해 열심히 노력한 일들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좌절하지 말라는 겁니다. 지은 인연의 공덕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모양으로 나타나지 않지만,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나타나게 된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불교에서는 이를 ‘인과법’ 이라고 부릅니다. 인과법을 믿으면 천하에 두려울 일도 좌절할 일도 없다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공덕을 쌓아놓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과보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장 결과가 드러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일희일비 하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나쁜 인연을 지었다면 반드시 나쁜 과보를 받게 된다는 사실을 미리 알 것이니 기꺼이 그 과보를 감내할 수가 있다는 것이지요.

 

“지인 인연의 공덕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것이 내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모양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저축이 되어 있다가 나타난다 이런 얘기예요. 우리가 나쁜 인연을 짓게 되면 그 과보는 피할 수가 없다. 지금 안 나타난다 하더라도. 도망갈려고 해도 도망갈 수가 없다. 그래서 나쁜 인연을 지었으면 나쁜 과보를 기꺼이 받아들어야 하고, 좋은 인연을 지었으면 그 공덕이 지금 안 나타난다고 실망해서는 안 된다. 그런 인연법을 깊이 믿으시고 새해 새날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대중들의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새해 일출2013년 1월1일 첫 일출 모습 (울산 앞바다. 경남 양산시)

 

아마도 많은 분들이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 아쉬움과 회한이 많으실 겁니다. 특히 최근에는 얼마 전 대선이 끝난 후유증으로 ‘멘붕’에 빠졌다는 사람들을 많이 만납니다. 이런 분들에게 법륜스님의 이 새해 법문은 가장 좋은 치료약이 될 것 같습니다. 비록 결과가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할지라도, 우리 사회의 변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한 흔적들이 있다면, 그 과보는 다른 때 다른 모양으로 언젠가는 나타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죠.

 

법륜스님의 새해 법문을 계기로 다시 힘차게 시작하는 2013년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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