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콘서트 멘토였던 김제동과 청춘콘서트 서포터즈가 중심이 되어 창당한 청년당이 만났습니다. 어제 대구 경북대학교의 한 강의실에서 청년당의 선거유세팀인 '청춘봉고 유랑단'과 김제동이 작은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김제동은 이날 간담회에서 3일째 일정을 수행하고 있는 '청춘봉고 유랑단'에게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청년당은 청춘봉고를 타고 전국 17개 지역을 순회하며 100개 대학의 청년들을 만나고 있는데, 그 첫 번째 도시인 대구에서 김제동의 격려와 응원을 받은 것입니다.
김제동이 청년당을 방문하여 격려와 응원을 하고 있다. ⓒ희망플래너
청년당을 방문하여 응원 메시지를 전하는 김제동. ⓒ찍샤 스티브
김제동의 청년당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에는 깊은 애정이 묻어 나왔습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안 가져 주니까 힘들지요? 연애를 해보면 한 사람의 마음도 얻기가 힘든데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얻겠습니까? 저는 여러분들이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길을 걷은 과정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결과만 자꾸 생각하지 마세요.”
우선 청년당이 언론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이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현실에 대해 위로를 건넸습니다. 이에 김제동의 청년당 지지 발언을 듣고 싶었던 한 청년당 당원이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어느 정당이 가장 좋아요?”
“저는 고향이 제일 좋아요. 하하하”
부담스러울 수 있는 질문을 김제동은 재치있게 받아넘겼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는 30분이 넘도록 계속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직접 행동하고 있는 것인데, 사실 반값등록금 이런 거 지금 당장 개선되리라고는 여러분들 스스로도 힘들다고 생각하잖아요? 결과는 제쳐놓고 함께 걸어가는 이 과정 자체를 먼저 즐겼으면 좋겠어요.
잠을 하루 4시간 자면서 다닌다면서요? 저도 20대 때는 술 먹느라 4시간 자고 그랬죠. 하하하. 연애편지 쓰면 밤샘해도 안 피곤하잖아요. 연애편지 쓰는 마음으로 다녔으면 좋겠어요.”
청년들이 기성정치권에 도전하는 이 과정 자체가 굉장히 힘든 길일 수 있지만, 과정 자체를 즐기고 연애편지 쓰는 마음으로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는 격려였습니다. 빡빡한 일정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는 청년들이 많이 안쓰러웠던 것 같습니다.
청년당의 선거운동팀 '청춘봉고유랑단'을 응원 방문한 김제동. 환하게 웃고 있다. ⓒ찍샤 스티브
김제동과 간담회를 하고 있는 청년당. ⓒ찍샤 스티브
김제동 "청년 문제는 곧 우리 사회의 문제"
“청년당에 대해 국민들은 청년들의 문제만 다룬다 이렇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여러분들이 청년의 문제만을 다루는 건 아니잖아요. 청년문제는 청년을 아들딸로 둔 어머니 아버지들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청년들이 결혼을 하는 거니까 여러분들의 아들딸 문제이기도 합니다. 청년문제는 우리 사회의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여러분 스스로에게 먼저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청년문제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는 스스로에게 먼저 자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습니다. 더 나아가서 응원의 메시지도 전했습니다.
“일단 저 한 사람(김제동)의 응원을 확보했잖아요.”
뜨거운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일단 김제동의 응원 하나를 확보했으니 얼마나 잘하고 있는 것인가 자부심을 더욱 다져준 것이죠. 큰 힘을 얻은 청년당 친구들의 여러 가지 질문들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즐겁고 재미있고 유쾌한 컨셉으로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유권자들을 즐겁게 할 수 있을까 조언 부탁드려요.”
“말을 들을 때 강요받는다는 느낌이 들면 기분이 별로 안 좋죠? 봄꽃도 예뻐라 강요하면서 피지는 않잖아요. 아무리 좋은 취지를 가져도 사람들한테 강요받는다는 느낌을 받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제가 어느 절에 갔더니 맛보아 주세요 하더라구요. 열심히 음식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이고 그 음식을 먹고 맛있게 드시는 것은 음식을 먹는 사람의 몫이죠. 그거까지 관여해서는 안 되는 거죠. 맛보아 주세요 이런 마음을 가지면 그 마음이 그대로 전달될 겁니다.”
“어린 것들이 뭘 아냐 이런 분들이 많아요.”
“그 사람들도 다 어린 것들이었어요. 하하하. 상처가 안 될 순 없겠지만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잖아요. 여러분들도 선거운동 하는 사람들 욕하고 다녔잖아요. 이제 입장이 바뀐 거예요. 그럴 수 있겠다 생각하세요. 반대로 격려하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이런 마음으로 가지면 조금 낫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 한 것은 여기까지다. 그 다음 몫은 사람들에게 맡겨라.
남녀 간의 연애가 있지만, 정치인들은 5천만과 연애를 해야 해요. 절대 안 쉬워요. 이걸 알고 시작해야 해요. 힘들 거예요. 하지만 저는 20대에 이런 일을 한 번도 못해봤어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부럽고 진심으로 자랑스러워요.
니들이 뭘 아냐 그러면 모른다 그러세요. 그러나 하나는 안다. 우리는 지금 뭔가를 하고 있다 그러세요. 그거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겁니다. 그러니 재미있게 하세요. 또 재미없지만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일은 재미없어도 해보는 겁니다.”
우리는 지금 뭔가를 하고 있다 이것 하나만으로 충분한 거다 이 말이 청년당 친구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나 봅니다. 또 한번 뜨거운 박수가 텨져 나왔습니다. 한편 김제동은 자신의 솔직한 고민도 함께 들려주었습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 노재 때가 시발점이었어요. 그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오로지 그냥 슬프다는 그 감정 하나였죠. 그 이후에 반값등록금 등 여러 가지 현안이 있었는데, 제가 이야기하는 것이 기사에 나고 하면서 되게 괴로웠어요. 그냥 조용히 웃기는 사람으로 살려고 했는데... 사실 사람들에게 떠밀려온 경향도 없지 않아요. 지금도 사회참여를 하고 싶다는 생각과 피하고 싶은 마음이 51대 49입니다.”
청년당 친구들에게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저도 김제동이 이렇게 가슴 깊은 고민을 하고 있을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무대 위에서는 굉장히 당당한 모습이었는데, 속으로는 남모를 고민이 많은 것입니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해주는 모습에 잔잔한 감동이 일었습니다.
“최근 방송3사가 파업했는데 그쪽에서 연락이 왔을 때 '왜 예능할 때는 한 번도 안 부르다가 파업할 때만…' 하는 생각도 들었었어요. 거기서 불러서 가면 또 '종북이다, 탈북자 인권 문제는 어쩔 거냐'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요. 그런데 그걸 왜 나한테 묻는지요. 하하하.”
방송3사 파업 콘서트를 할 때 이런 마음도 있었을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20대 보면 30대로서 미안한 마음 들어"
“지금 20대를 보면 30대 기성세대로서 정말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봤을 때는 여러분들은 진짜 좋은 일, 훌륭한 일, 큰 일을 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무언가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스로에게 훌륭한 자산이 될 겁니다. 여러분들은 이미 7000명 당원의 지지를 얻고 있잖아요.”
“이번 총선에서 70만표를 받아야 정당이 유지될 수 있어요. 아니면 해산됩니다. 제동이형 팔로워 숫자만큼만 투표해 주면 유지될 수 있을텐데요...”
“하... (한숨...) 해산하고 또 다시 만들면 되잖아요. 제 팔로워들은 저를 욕 할려고 하는 사람들이예요. 하하하.”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지만, 정당 만들어보니까 너무 힘들어요. 다시 해산하고 다시 만들 생각하면 정말 암울합니다. 꼭 유지해야 해요.”
“꼭 유지해야 한다면 유지할 수 있게 해야죠. 트위터에서라도 리트윗 많이 해드릴께요.”
큰 박수와 함께 간담회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소박했지만 진솔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4.11총선에서 정당 투표 기호17번을 배정 받은 청년당. 김제동의 응원을 받고 기념촬여. ⓒ찍샤 스티브
청년당, 김제동의 응원을 받고 함께 기념촬영. ⓒ찍샤 스티브
이날 간담회가 끝난 후 청년당 청춘봉고유랑단원들은 경북대학교에서 짧게 선거운동을 하고 오후 5시에 부산으로 출발했다. '청춘봉고 유랑단‘은 4·11총선의 격전지 부산에서 선거운동을 이어갈 계속 이어갈 예정입니다. 부산에서는 고리 원자력 발전소를 방문하고 녹색당을 만나 간담회를 갖습니다. 기성 정당들이 서로 경쟁하는 것과는 달리 녹생당과 청년당은 서로 화합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하네요. 이 외에도 청년당의 기발하고 재미있는 선거 운동들이 곳곳에 펼쳐지고 있는데 자세한 소식은 다음 포스팅에서 또 전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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