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여론조사를 봐서는 상승이나 하락하는 추세를 짐작하기 어렵다. 여론의 향방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KBS 미디어비평(11월 17일 방송)은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에 여론 변화 최선 추정치를 의뢰하여 그 결과를 발표했다. 여론 변화 최선 추정치는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주요 일간지와 방송사에서 언급한 52개 여론조사 결과에서 극단치를 제거하고, 조사 결과를 평균하는 등 보정 작업을 거친 것을 말한다. 아래 그래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금방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 여론 변화 최선 추정치 : 극단치를 제거하고, 조사 결과를 평균하는 등 보정 작업을 거친 결과를 의미
여론변화최선추정치 추세선(위)에 따르면 안철수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그래프가 보여주는 추세는 서로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 구간에서 안철수 후보가 상승하면 박근혜 후보가 하락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상승하는 출마선언 직후에서 9월 28일까지 A구간에서 박근혜 후보는 지지율이 하락한다. 반면,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하락하는 9월말(추석 전후) B구간에는 박근혜 후보 지지율이 상승한다. 10월말 D구간과 E구간에서도 상승과 하락이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안철수 후보로 지지층이 이동할 경우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빠진다는 뜻이다. 반면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은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 변동과 관계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민주당 고정 지지자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안철수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동일한 지지층을 일부 공유하고 있다는 말이다.
위 그래프처럼 유사한 정도를 보기 위해 안철수 추세선을 뒤집은 결과를 보면 거의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안철수 후보와 박근혜 후보는 동일한 지지층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박근혜 후보쪽에서 안철수 후보쪽으로 표가 이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문재인 후보쪽으로 단일화 될 경우, 이런 변화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것은 실제 12월19일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만이 박근혜 후보 표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본선에서 안철수 후보만이 박근혜 후보 표를 가져 올 수 있어
여기에 더해 안철수 후보는 아직까지 20대 30대 젊은층에 대해 가장 높은 지지율을 갖고 있다.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젊은층들은 안철수 후보가 나올 때 더 많이 투표장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만약 안철수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투표를 대거 기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젊은층은 투표에 대한 의무성 보다는 자신이 관심 있어하는 사람을 찍으러 투표장에 나오는 특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도 무당층만 구분해서 지지율을 살펴봐도 아직까진 세 후보 중에 안철수 후보가 가장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다.
이런 점들을 보면 박근혜 후보를 이기기 위해서는 야권에선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 하는 것이 훨씬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박근혜 후보에 대해 1%라도 더 경쟁력 있는 사람으로 단일화하는 것이 유리하다.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서로 선의의 경쟁도 해야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박근혜 후보를 이기고 정권교체를 이뤄내는 것에 더 큰 방점이 찍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단일화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후보에게 질 수 있다. 단일화 협상 과정에 이런 부분도 함께 검토되어야 하고, 또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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