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전국 시군구 300회 연속 강연 현장 이야기입니다. 전국에서 300회 연속으로 강연을 하다 보니 온갖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집니다. 우리들의 인생사가 복잡 다사한 것처럼 질문 내용도 가지각색입니다.
어떤 분은 아내와 5년간 성생활을 하지 못해 본인도 성욕을 잃어버렸고, 혹시나 부인이 바람이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질문했습니다. 지금까지 저도 법륜스님의 수많은 강연을 따라 다녔지만 부부 간의 성생활에 대한 질문은 처음이었습니다. 청중들은 민감한 질문에 박장대소 하고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법륜스님은 전혀 당황하는 기색 없이 아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주어 또 한번 청중들을 웃음 바다로 빠트렸습니다. 읽다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오실 겁니다.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 질문자 : 5년 전에 18살 된 아들을 잃었어요. 아들의 49재를 지내던 중에 불교를 만나게 되어 그 인연으로 아침마다 108배를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전화위복이 되어서 지금은 마음의 평정을 많이 찾았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슬픔이 가시지 않았어요.
그 때 이후 아내와 성생활을 5년째 못하고 있습니다. 이걸 제가 여기서 말하기가 좀 그렇지만 너무 고민이 되어서 물어봅니다. 처음엔 집 사람도 저 이상으로 슬펐겠죠. 그래도 남자는 성욕이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몇 번 요구를 하다가 집 사람이 거부를 해서 안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상대가 싫은 건 하기 싫고 저도 하고 싶지만 안했습니다. 계속 안하고 지금까지 있습니다. 지금은 저도 성욕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전혀 생각이 없어요. 한 5년 안했으니까요. 이제 다른 걱정이 생깁니다. 나는 괜찮은데 우리 집사람이 혹시 바람나지 않을까. 그게 염려스러워요.
그리고 머리가 자꾸 빠져요. 저는 한 이부 정도 완전 빡빡 밀고 한 이부 정도 싹 고르고 싶은데 아내와 딸이 절대 반대합니다. 머리 감고 아침에 풀풀 날리면 보기 싫거든요. 확 깎아버리고 싶은데 눈치를 많이 줍니다.
- 법륜스님 : 머리 빠지는 문제와 성적인 문제, 이 두 가지 문제네요. 스님이 들어 봤을 때는 두 가지 모두 스님 생활하는 데는 굉장히 유리한 조건이예요. (청중 웃음) 머리는 자꾸 자라니까 깎기가 힘든데 저절로 빠지니 빈자리도 많고 얼마나 좋아요? 면도할 때 면도날이 절반도 안 들죠. 승려들은 성적인 욕망 때문에 힘든데 자기는 저절로 없어져 버렸으니까 이것도 아주 좋고요. (청중 웃음)
그러니 항상 이렇게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사는 게 낫지 뭣 때문에 불편하게 살아요? 똥이 방에 있으면 오물이지만 밭에 가면 거름이 됩니다. 자기는 지금 신체 조건이 절에 오면 딱 살기 좋게 되어있네요. 절에 들어오세요. (청중 웃음)
절에 들어가겠다고 생각하면 부인이 바람나도 걱정이 안 되요. 절에 들어간다고 하면 부인이 또 잔소리 할 텐데, 바람나면 내가 없어져주니 얼마나 좋아요? 오늘부터 부인에게 ‘빨리 좀 바람이 나라’ 그래야 내가 절에 들어갈 수 있지요. 이렇게 생각하면 아무 걱정도 안 되지요.
- 질문자 : 아내가 바람이 나면 바로 머리 깎고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 (질문자 웃음)
- 법륜스님 : 하하하. 좋은 생각이에요. 지금 절에 들어가면 부인이 나한테 원망하잖아요? 부인이 바람이 나면 그 때 절에 들어오면 되요. 바람이 안 나면 같이 살고요. 바람이 나면 절에 들어오시고요. 이렇게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이것을 해탈이라 하는 겁니다.
- 질문자 : 아, 말씀 들으니 마음이 굉장히 편해집니다. (청중 웃음)
- 법륜스님 : 머리가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면 머리 빠지는 게 신경 쓰이죠. 그런데, 머리 깎는다고 생각하면 머리 빠지는 거 신경 쓸 필요가 없게 됩니다. 똥이 방에 있으면 오물이 되지만 밭에 가면 거름이 됩니다. ‘머리 빠진다’, ’성욕이 없다‘ 이것은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똥은 오물도 아니고 거름도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인연에 처하느냐. 방이라는 인연에 처하면 오물이라고 해서 버려야 될 대상이 되고, 밭에 가면 거름이라고 해서 필요한 대상이 된다. 그것처럼 머리가 빠진다 이 자체는 방에 있는 상태란 말이예요. 그러니까 오물 취급을 받죠. 그러나 밭에 가면 필요한 게 되듯이 머리를 깎는 게 중심이 되면 좋은 게 되요.
성적 욕망도 마찬가지예요. 부인이 바람나는 것도 내가 같이 살려면 바람나는 게 걱정거리가 되죠. 그런데 내가 절에 들어가려고 하면 부인을 놔 주는 게 되어서 바람나는 게 좋은 일이 되죠.
어떤 상황이든 세상에는 좋은 것도 없고 나쁜 것도 없고 다만 그것일 뿐입니다. 이걸 ’공(空)‘ 이라 그래요. 그러나 그것이 좋은 일이 되고 나쁜 일이 되는 것은 내가 무엇을 의도하느냐에 따라서 그것이 좋다고도 되고 나쁘다고도 되는 거다. 이걸 ’일체유심조‘ 라 그래요. 한번 따라 해 보세요.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그 행복과 불행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니네.
딱 놓아버리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이걸 해탈이라고 그래요.
머리 문제는... 나는 깎아버리면 좋겠는데 애들이 싫어하니까 내가 절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같이 사는 사람 비위를 좀 맞춰야 되요. 상대가 반대하면 그냥 그러고 다니시면 돼요. 굳이 모자를 쓰고 숨길 필요가 없어요. 그냥 벗고 다니면 돼지요. 나이가 많아 보이면 어떻고 적게 보이면 어떻고, 그게 무슨 상관이예요? 지금 나이에 처녀들이 쳐다봐서 연애 할 것도 아니고요. (청중 웃음)
- 질문자 : 그건 맞는데요. 어린애들이 저 보고 “저 아저씨 왜 저래?” 한 번씩 그러거든요...
- 법륜스님 : “왜 저래?” 하면 “머리 빠졌어” 그러면 되지요. (청중 웃음)
사실대로 말하면 되지요. 그런 것을 눈치 보면 계속 숨겨야 되요. 탁 깨 버리면 문제가 없어요. 스님도 이빨 별로 안 좋잖아요. 저 보고 이빨 고치라는 사람도 많은데, 그냥 딱 드러내 놓고 살면 스님 캐릭터가 되는 겁니다. 사람들이 저를 못 알아 봤다가 알아 봤을 때는 이빨을 보고 알았다 그래요. (청중 웃음) 긴가 민가 했는데 이빨을 보니 맞더라. 이렇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것을 놓아버리고 사는 게 좋아요. 왜냐하면 이빨은 보기 좋은 것도 필요하지만 이빨의 기본 기능은 음식을 씹는 겁니다. 코의 기본 기능은 숨 쉬는 것이고요. 코가 높으냐 낮으냐 이것이 기본 기능이 아니예요. 눈은 보이는 게 기본 기능이예요. 눈이 커야 좋다 그러지만 먼지만 잘 들어가요. (청중 웃음) 작을수록 잘 보이고 좋은 거예요.
성적인 문제에서 부인이 바람 날까봐 걱정이 된다고 하셨잖아요. 그럴 때는 이렇게 하는 게 좋아요. 부인과 성적인 접촉은 아니더라도 스킨십을 자주하면 좋아요. 외출할 때 손을 잡는다든지, 가끔 포옹을 해 준다든지, 성적인 것은 싫어하니까 이렇게 해보세요. 지금처럼 완전히 떨어져서 외로움을 타면 자기가 걱정하는 것처럼 바람이 날 수도 있잖아요.
- 질문자 : 경상도 처녀가 돼서 그런지 스킨십 자체는 별로 안 좋아합니다. 손만 데어도 좀 그렇습니다. (청중 웃음)
- 법륜스님 : 성추행 수준으로 하면 안 되고요. 싫어하니까요. (청중 웃음) 아무 때나 가서 무조건 껴안고 이게 아니라 분위기 봐서 손도 잡아주고 같이 걸어도 주고 이런 식으로요. 그렇게 하다보면 나중에 부인도 성적 욕망이 생기는데, 이제는 자기가 안 일어난다 그게 걱정이죠? 그때는 저한테 오면 제가 또 치료법을 가르쳐 드립니다. (청중 웃음)
- 질문자 : 네. 감사합니다.
한바탕 웃고 나니 질문자도 마음이 가벼워져서 생글생글 웃고 있었고, 청중들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뜨거운 박수를 치고 있었습니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의 묘미가 이런 것이구나 느껴졌습니다. 결국 행복도 내가 만들고 불행도 내가 만든다... 이런 뜻이죠. 참 쉬운 말 같지만 나의 구체적인 고민 속에서 이것을 깨닫기란 쉽지 않죠. 그런데 질문자는 법륜스님과 묻고 답하는 속에서 이 진리를 깨달은 것입니다. 그리고 마음이 한없이 가벼워진 것이죠. 아들을 잃은 슬픔에 5년간 성생활도 못하고 성욕을 잃어버리고 머리도 빠지고 그랬지만, 발상을 전환하면 이것이 도리어 나에게 유리한 조건이 될 수가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법륜스님의 말씀을 들으면 우리는 ‘누구나 어떤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 즉문즉설을 통해 역동적인 삶의 희망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웃음과 함께요.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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