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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스님에게 성욕 다스리는 법 물어봤더니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300회 연속 강연 중 152번째 강연 현장을 찾았습니다. 서울 동작구 아트홀 봄에서 열린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은 600여명의 청년들이 자리를 빼곡이 메운 채 청년들의 다양한 인생 고민과 법륜스님의 촌철살인의 답변으로 2시간 반 동안이나 진행되었습니다.

 

제 또래 친구들의 질문이여서 그런지 저의 고민과 맞닿은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특히 요즘 저는 성적 욕구가 많이 일어나서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젊으니까 자연스럽게 생각은 하는 편은데, 여름이 되고 짧은 치마에 속살은 내비치는 여성들이 길거리에 너무 많이 보이니까, 불쑥불쑥 성적 욕구가 마구 일어나서 주체할 수 없는 정도가 될 때도 있었습니다. 때마침 오늘 즉문즉설 강연에서도 한 젊은 남성이 자신의 성욕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 질문을 해서, 법륜스님의 답변이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스님에게 성욕을 다스리는 법을 묻는 게 참 외람된 행동일 수도 있는데, 법륜스님은 즉문즉설이라는 것은 어떤 이야기라도 꺼내놓고 상담을 하는 자리라고 하시며 가볍고 이 친구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해 주었습니다. 

 

법륜스님법륜스님에게 성욕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질문하고 있는 청년.

 

- 질문자 : 템플스테이를 하고 나서 욕심을 없애면 나아질 것이란 말이 마음에 와 닿아서 욕심을 버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오늘 점심에 카레가 나왔는데 너무 많이 퍼서 후회를 하는 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욕심을 버리려고 하는데 행동은 그렇게 안 됩니다.

 젊어서 그런지 특히 성적인 욕구가 많이 올라옵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선에서 행동하려 하지만, 편안한 사람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주체하지 못하는 성적욕구를 감춰야 하는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지금도 제 마음을 모르겠어요. 자신이 없고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결혼도 힘들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성욕을 잘 다스릴 수 있나요?
 
- 법륜스님 : 사람이 욕심을 내는 것은 자연스러움이에요. 나쁜 게 아닙니다. 왜냐하면 욕심을 내고 사는 세계에 내가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요. 거기에 나도 모르게 물들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물들은 겁니다. 카레를 먹고 싶은 건 자연스러움입니다.

 

그런데, 과식을 해서 잘못했다 느꼈으면 그 다음에는 ‘욕심에 무조건 따라갔을 때 나한테 손해이구나’ 이렇게 자각을 하게 되죠. 욕심이 나빠서가 아니라 욕심을 따라갔을 때 나에게 불이익이 오니 절제를 해야겠다 이것을 자기가 깨닫게 되는 거예요. 그것이 되풀이되면서 절제가 될 때도 있고, ‘욕심에 눈이 어두워서 내가 놓쳤구나. 그래서 나를 해치는구나’ 이렇게 생각해서 다음엔 내가 욕심에 안 어두워야 되겠다. 욕심을 내면 안되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자기를 싫어하게 되요. 그러다 안고쳐지면 자기를 미워하게 되요. 욕심을 내는 건 자연스러움입니다. 불이익이 없으면 그냥 하고 불이익이 오면 절제를 해서 자기가 조절해야 돼요. 그게 조절이 안 되면 과보를 받게 됩니다. 손해를 받게 되요. 손해가 커지면 고쳐져요. 지나가던 어떤 여자를 껴안아서 붙잡혀서 감옥 3년 살았다 이러면 조절이 되요. 그 강도에 따라서... 불이익을 크게 못 느끼니깐 안고쳐지는데. 불이익의 강도가 세면 조절이 되겠지요.

 

자기가 그런 것도 깨달은 거예요. 템플스테이 하기 전에는 그것도 몰랐는데 ‘내가 욕심을 부리고 있구나’ 이걸 안 것도 깨달은 거예요. 그것의 결과가 나쁘다는 것을 알았잖아요. 욕심을 알고 자각하고 놓쳤구나 이걸 계속 되풀이 하고 연습되면 되요.

 

욕구는 두 가지 방법으로 대응을 할 수 있어 요. 첫 번째는 담배 필 경우, 피워버리면 욕구가 사라져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또 욕구가 일어나요. 이게 반복 되요. 그래서 우리는 욕구의 사슬에서 못 벗어나는 거예요. 욕구가 내가 메여 사는 겁니다. 이런 성질이 있고요.

 

두 번째는 내가 욕구가 일어날 때 알아차리는 겁니다. ‘내가 담배 피우고 싶은 욕구가 일어나는구나’ 이렇게 알아차려요. 그런데 안 피우는 겁니다. 그냥 이를 악 다물고 안 피워야지 이러면 굉장히 고통이 따라요. 그러나, 다만 ‘욕구가 일어났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거예요. 끌려가지 않고 피우지 않고 계속 지켜보는 거예요. 그러면 이게 증폭이 됩니다. 증폭이 되면서 못결딜 정도로 증폭이 되요. 그래도 가만히 앉아서 그 욕구가 증폭이 되면서 어떤 정신 작용이 일어나는지 재미있게 지켜보면 이게 한 시간 열 시간 계속 가는 게 아니예요. 10분이 지나건 20분이 지나면 이게 저절로 꺾여서 그만 두게 되요.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일어나요.

 

이걸 지켜보면 피워도 욕구가 일어났다가 다시 일어나지만, 안 피워도 욕구가 영원히 지속됩니까, 사라집니까? (사라져요) 그러다가 다시 일어나고 반복이 되는데, 첫 번째보다 두 번째가 약하게 일어납니다. 그러기 때문에 안 피우고도 능히 극복할 수 있는데 이 첫 번째 고비를 대부분 못 넘겨요.

 

그러니까 그러한 욕구를 나쁘게 생각하면 안 돼요. 젊은 청년이 성적 욕구를 부정하다고 생각하면 안돼요. 성적인 욕구가 일어나는 걸 수행 삼으면 돼요. ‘아, 지금 욕구가 일어나구나’ 그러면 스님이 이야기하듯이 그 욕구가 일어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세요. 성적인 욕구가 나의 의식이나 나의 몸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가만히 지켜봐요. 그러면 이것이 정신적으로 어떤 위험한 생각까지도 막 옮겨가요. 이 욕구라는 것이 자기를 성취시키기 위해서 이런 식으로까지 극성을 피우구나. 그러다가 어느 순간 욕구가 탁 죽게 되요.

 

이것은 억압하는 것과는 성격이 완전히 달라요. 이것을 ‘알아차리기’와 ‘지켜보기’ 라고 해요. 나쁘다 좋다가 아니라 이것은 신체의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그것이 결혼을 하면 자연스럽게 표출을 해도 되고 또 그렇지 않으면 그것을 지켜봐서 거기로부터 자유로워도 되고요. 조건에 따라 선택을 하는 겁니다. 욕구를 너무 부정시하지 마세요.

 

- 질문자 : 예 감사합니다.

 

청중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그동안 성적인 욕구로 고민하던 제 머릿 속도 한결 시원해진 기분이었습니다. 무조건 참는 것이 아니라, 또 무조건 욕구대로 따라가는 것도 아니라 ‘알아차리기’와 ‘지켜보기’를 통해 욕구가 점점 사라져가는 경험을 할 수 있겠구나. 이렇게 제3의 방법도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꾸준히 연습하고 다스려 나가보면 욕구를 성숙하게 다스리는 제 모습을 만들어 갈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고민이 사라지니 마음이 밝고 가벼워졌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성적 욕구로 고민하는 이 땅의 젊은 청년들에게 법륜스님의 답변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듯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