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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대중 앞에서 말하는 게 힘들어요, 어떡하죠?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전국 시군구 300회 연속 강연 중 154번째 동작구 강연장에 다녀왔습니다. 법륜스님은 이번에도 역시 호쾌한 즉문즉설로 강연장(아트홀 봄)을 찾은 많은 청년들의 고민들에 답해주며 지혜로운 말씀들을 들려주었습니다. 청중들로부터 가장 뜨거운 박수를 받았던 질문과 답변 한 가지를 함께 나눕니다.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시군구 300회 연속 강연 일정

http://cafe.daum.net/hopestory100/JVRZ/10

 

스무살 정도 되어보이는 여대생이었는데, 대인공포증을 갖고 있어서 학교에서 발표수업도 하기 힘들고 늘 사람들의 눈치나 평가에 연연하게 된다는 고민이었습니다. 법륜스님은 대뜸 질문한 친구를 무대 위로 불러 내어서 큰 용기를 북돋워 주었는데요. 돌발적인 상황에 청중들이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곧 뜨거운 박수로 화답해 주었습니다.

 

- 질문자 : 저는 대중 앞에서 말하는 게 힘들어요. 대인공포증을 가지고 있어요. 학교에서 발표 수업을 할 때 무서워요. 준비한 것에 반도 못하고 내려옵니다. 열심히 도전하면 고쳐질 수 있다고 해서 경험을 많이 쌓았는데도 별로 효과가 없어요. 모르는 걸 말해야 해서 떨리는 게 아니라 대중들의 눈이나 평가에 자유롭지 못하다 생각해요.

 

- 법륜스님 : 질문자만 그러는 게 아니예요. 얘기 하는 거 들어보니 양호해요. 별거 아니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정도인데, 그 보다 훨씬 잘해야 하는 망상을 가지고 있어요. 환상과 우월감을 가지고 있어서 그 정도 떨리는 걸 감당을 못하는 거예요. 어떤 사람은 울어버리고 아무 말도 못하는 사람도 있어요.


 어떻게 극복하는지는 직접 해보면 되요. 여기 무대 위로 올라오세요. 떨지 말고 노래 한번 불러 봐요. 단박에 해버려야 되요.

 

(무대 위로 질문한 친구가 부끄러운 듯 올라갔습니다.)

 

법륜스님무대 위에 올라간 질문자. 그리고 법륜스님.

 

- 질문자 : 여기서 이 노래를 불러도 되나요?

 

- 법륜스님 : 아무 노래나 괜찮아요.

 

- 질문자 :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 

                당신의 삶 속에서 사랑 받고 있지요... ♬ (청중들 뜨거운 박수!)

 

- 법륜스님 : 그런데 이 정도면 평균 수준 되요, 넘어요?

 

- 청중들 : 넘어요. (청중들 박수!)

 

- 법륜스님 : 이렇게 연습하면 되요. 누구나 대인공포증은 있어요. 스님도 있었어요. 어릴 때 이게 너무 심해서 오줌이 마려울 정도로 심했어요. 그래서 극복 하려고 거지 흉내를 내보려고 했어요. 백일만 미친 흉내를 내면 고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도저히 못했어요. 그래서 나를 봤어요. 지금은 두려움이 거의 없어졌는데, 마음은 아직도 어릴 때 습관이 남아있어요.  계속 하다보면 조금씩 개선이 되니깐 너무 걱정 말아요.

 

- 질문자 : 감사합니다.

 

- 법륜스님 : 자꾸 빼고 이러면 극복이 안 되요. 제가 노래하라고 했지 무슨 노래하라고 했어요? (그냥 노래하라고 했어요) 잘하라고 했어요? (안했어요.) 

 
 아는 것만 부르면 되거든요. 그런데 자기도 모르게 잘하려고 하는 것이 무의식 세계에 들어있어서 자꾸 망설임이 생깁니다. 자기가 별 볼이 없다, 별것 아니다 이런 생각을 자꾸 내서 연습을 해야 되요. 


 나는 이런 사람이다는 환상이 강한 사람은 현실의 자기를 못 마땅해요. 환상 속의 자기에 우월의식이 생기는 거예요. 이게 지나치면 사람을 안 만나고 자기를 죽여 버리려고 해요. 그게 자살이에요. 현실의 자기를 받아들이는 게 공부에요.


 현실의 나를 인정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안주가 아니라 이것부터 받아 들여서 이것을 출발으로 해서 앞으로 가야 된다. 이렇게 극복을 해야 합니다.

 

법륜스님 즉문즉설질문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는 청중들.

 

청중들의 환호와 박수 속에서 질문자가 무대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글로는 현장의 분위기가 모두 전달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참으로 마음이 푸근해지는 풍경이었습니다. 부끄러워하는 질문자는 큰 용기를 갖게 되었고 청중들은 더 큰 용기를 북돋워주기 위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 대인공포증이 자신만이 짊어진 큰 고뇌라고 생각했던 질문자는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두려움을 갖고 있으며, 이렇게 무대 위에서 노래를 가볍게 불러본 것처럼 하나하나 연습해 나가면 이런 두려움도 언젠가는 소멸되리라는 자신감이 생긴 것입니다. 나름대로는 큰 고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이렇게 공개적으로 꺼내어 놓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고민이 아니게 되어버리는 것을 경험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내가 바라는 나’와 ‘현실의 나’의 격차가 크면 클수록 괴롭게 된다는 사실도 참 명쾌하게 다가왔습니다. 현실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바로 그곳에서 출발하면 조금씩 개선을 해나갈 수 있다는 말씀이 마음을 참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