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출간된 법륜스님의 ‘새로운100년’이라는 책을 읽어보셨나요? 얼마 전 이 책을 읽었었는데요.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것 같아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을 상상에 잠겼었습니다. 안개로 뒤덮여 있었던 통일 문제가 선명하게 다시 반짝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제, 그러니까 역사적인 6.15 공동선언이 있었던 6월15일에 법륜스님과 오연호 대표가 책 <새로운100년>을 주제로 북콘서트를 열었습니다. 책에 대한 깊은 감명을 받은 저는 바로 참가신청을 하고 북콘서트가 열리는 대학로 sh홀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책 속의 대담자 두 분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일까, 게다가 청중들에게 직접 질문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서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법륜스님은 양평에서 희망세상만들기 강연을 마치고 바로 달려왔다고 했는데, 올해 1월부터 150회가 넘게 강연을 매일 이어오고 있어서 목소리가 많이 쉬여 있었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질문 하나 하나에 정성을 다해 답변해 주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잔잔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오죽 했으면 오연호 대표가 법륜스님에게 3분만 답변할 시간을 드리겠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정성을 다해 ‘새로운 100년’ 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주었습니다.
15일 오후 서울 대학로 SH아트홀에서 열린 법륜 스님과 오연호 대표의 < 새로운 100년 > 북콘서트 현장.
오연호 대표의 질문에 정성껏 답변하고 있는 법륜스님.
공동체 전체의 과제가 무엇인지 알아야합니다. '통일 의병'이 필요합니다.
2시간 동안 문답이 이뤄져서 이곳에 모든 내용을 다 전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 기억에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 몇 가지만 요약을 해서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초반에는 오연호 대표가 책의 핵심 내용에 대해 주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새로운 100년을 위해 2012년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는데,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법륜스님은 막힘없이 동북아 정세를 쭈욱 이야기하며 왜 2012년이 중요한 해인지 거듭 강조했습니다.
“새로운 100년을 위해 2012년이 중요합니다. 중국의 급격한 부상은 세계가 예측했던 것보다 속도가 더 빠릅니다. 중국 중심으로 세계 질서가 잡혀버리면, 지난 시기 미국의 절대적 영향력 때문에 통일이 어려웠듯이 중국의 영향력 때문에 통일이 어려울 수가 있어요. 이러한 세력 교체기에 남쪽은 미국 때문에, 북쪽은 중국 때문에 통일은 커녕 평화도 유지하기 어려운 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미국은 물러나고 중국은 부상하는 틈바구니에 지금의 10년이 흘러가고 있는 겁니다. 누군지는 말 안 하겠지만 지난 5년은 벌써 다 까먹었어요. (청중들 웃음 하하하)
다음 5년을 또 까먹으면 기회가 없어져요. 평화를 정착시키고 한반도 통일의 확실한 기초를 다질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 문제를 풀 지도자가 2012년도에 선출되어야 한다는 것이예요.
통일 문제뿐만 아니라, 현재 한국 안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데 이것을 2~3년 내에 해결하지 못하면 민중의 불만이 커져 사회적 혼란이 오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사회적 비용을 엄청나게 물어야 해요. 민중의 불만이 표출되기 전에 재빨리 이를 완화하는 개혁을 해줘야 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세력 교체기에 통일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지금 찾아왔는데, 벌써 5년을 까먹었고 이제 5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씀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12월에 선출하게 되는 대통령이 그 어떤 대통령보다 중요하다는 말씀으로 들렸는데요. 과연 지금 대통령 하겠다고 출마선언을 준비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이런 역사적인 인식을 하고 있을까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이런 안목이 없는 대통령을 뽑게 되면 통일이 굉장히 요원해질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해서 걱정되었습니다. 신문에 나오는 정치인들의 말과 행동을 보면 이런 시대 인식이 별로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 북콘서트에 정치인들도 좀 왔으면 좋으련만, 주위를 둘러보니 평범한 청년대학생 직장인들 뿐이네요. ㅠ
다시 오연호 대표가 질문했습니다.
“지도자의 조건으로 제시한 "통합의 리더십"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 주시죠.”
작년 겨울, 안철수 현상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을 때 법륜스님은 지도자의 조건으로 ‘통합의 리더십’에 대해 강조한 바 있습니다. 왜 통합의 리더십인지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공동으로 살 수밖에 없어요. 우리 모두를 위해서 내부 개혁을 해야 해요. 그러나 한쪽의 정치세력을 갖고는 더 이상 개혁이 불가능합니다. 정말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머리 맞대고 둘러앉아 거국 내각을 구성해서, 1보씩 양보해서 합의점을 찾아야 합니다. 강정마을부터 쌍용차, 한진중, 원자력 발전소, 4대강, FTA...이런 문제들에 대한 합의점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필요하죠. 이는 곧 남북 간의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지도자는 어디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도 아닙니다. 국민이 각성된 만큼 지도자도 나오고 세상도 바뀌어요. 극우와 극좌가 아닌 중간에 있는 사람들은 다수인데 역사의 변화에 아무런 기여를 안 해요. 새로운 시대에는 깨어있는 사람들이 늘어나 행동을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균형 잡힌 발전을 할 수 있어요.“
진보든 보수든 서로 물고 차우는 모습을 우리는 늘 보아왔습니다. 그런데 남한 내부의 이런 갈등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또 통일을 위해서도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견해를 달리하는 서로 다른 세력들이 어떻게 서로 합의해 나가도록 조정자 역할을 할 것인가. 지금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이 정치를 향해 바라고 있는 점을 꼭 찝어서 이야기해 주는 것이 바로 이 ‘통합의 리더십’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친구들도 정치에 대해 물어보면 대부분 “이제는 그만 싸웠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거든요.
특히 오연호 대표는 법륜스님이 책 속에서 언급한 통일의병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스님이 <새로운 100년>에서 언급한 "통일 의병"에 대해 굉장히 인상이 깊었습니다.”
법륜스님은 통일의병이 모든 걸 버리고 나서야 하는 부담스러운 것이거나 그러지 못했을 때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며, 통일의병이 무엇인지에 대해 쉽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던 내가 사는 공동체 전체의 과제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우리 시대의 과제가 통일이라면, 여러분들이 어느 분야에서 일하든지 통일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게 의병입니다. 모든 걸 내려놓고 통일에 전념하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자신의 삶 속에서 통일에 도움이 되도록 다만 일부라도 기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진정한 성공을 위한 것입니다.”
직장을 버리지 않고도 직장 생활 속에서도 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는 말씀이 마음의 부담감을 덜어주었습니다. 작게는 돈을 기부하는 것에서부터 내가 참여할 수 있는 것을 오늘부터라도 시작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북한 인도적 지원을 통해 북한 주민의 민심을 장악하면 통일에 대한 선점 효과가 있습니다.
이어서는 즉석에서 청중들로부터 질문을 주고 받았습니다. 일명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사회문제편이 되겠습니다. 통일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청중들에게 질문을 받는다고 하자, 여기저기서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법륜스님에게 질문하는 청중. 법륜스님과 오연호 대표가 질문을 듣고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 청중 : 대북지원과 관련된 보수세력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법륜스님 : 무조건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되나, 안 되나 모니터링을 해야 해요. 모니터링만 합의되면 남북한 갈등,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인도적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에서는 '유용' 핑계를 대는데 유용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가 아니라 안 주기 위해서 유용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논의의 초점을 흐리고 있거든요.
통일의 핵심은 북한 주민의 민심을 북한 정부가 장악하느냐, 남한 정부가 장악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인도적 지원을 통해 북한 주민의 민심을 장악해야 통일의 선점 효과가 있게 돼요.
- 청중 : 최근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북한인권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법륜스님 : 북한인권이 열악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것과 인권법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아무 실효성 없는 법을 만드는 게 북한 인권 문제에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인권이라는 것이 자칫 잘못하면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청중 :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요?
- 법륜스님 : 3대 세습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과, 그것을 인정하고 교류하는 것은 다른 차원입니다. 우리 가치관에서는 3대 세습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하지만, 우리와 다른 상대를 인정하고 교류 협력해야 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조를 인정 안 하지만, 외교 관계에서 그 체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과 마찬가지이지요.
어떤 질문에도 명쾌한 대답이 쏟아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오연호 대표가 법륜스님에게 마무리 멘트를 요청했습니다.
"이래 살아도 한 세상, 저래 살아도 한 세상 아닙니까? 어차피 이렇게 살 바에야 뭐라도 하나 하면서 살면 좋지 않을까요? 선배들은 독립운동도 하고 민주화 운동도 했잖아요. 우리는 선배들이 해내지 못한 통일을 한번 이뤄봅시다. 미국과 중국의 국제 정세를 읽고 이것 자체가 벌써 머리가 아픈 게 아니고, 세계인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의의 틈바구니 속에서 통일을 일궈보자. 이런 생각 자체가 사고의 세계를 넓혀가게 된다. 그러면 자아가 넓어집니다.
이런 정도의 일이라면 이 생에 한 번 해볼 만하지 않겠어요? 사람은 꿈을 향해 달려나갈 때 기쁩니다. 밥을 못 먹어도 좋고 사는 게 재미가 있어져요. 그런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여러분과 함께."
마지막 법륜스님의 이 메시지가 저의 가슴을 또한번 콩닥콩닥 뛰게 했습니다. 청중석에서 큰 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통일문제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법륜스님만큼 확연하게 전모를 파악하고 있는 분도 아마 찾기 힘들 것입니다. 답변들을 들으며 법륜스님에게서 가장 많이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항상 균형잡힌 시각에서 무엇이 진실인가 접근한다는 것입니다. 무엇이 진정으로 민중들의 고통을 해결하는 길인가 하는 측면에서 늘 접근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법륜스님은 진보로부터도 비난 받고, 보수로부터도 비난 받습니다. 양쪽으로부터의 공격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20년 동안이나 한결같이 통일에 대한 실천활동을 해왔다는 것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2시간 동안의 질문의 대답을 집중해서 들으며 새로운 100년에 대한 상상력으로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습니다. 온갖 역경을 넘어설 수 있는 비전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는 선지식이 있다는 사실이 무척 감사하게 다가왔습니다.
<새로운100년> 북콘서트는 어제 서울을 출발로 해서 대구, 광주, 울산, 대전, 부산을 경유하여 마지막 서울까지 전국 순회를 한달 동안 이어나갑니다. 물론 무료 강연입니다. 지역에 계신 분들도 많이 참여하시면 좋겠네요. 특히 7월9일 마지막 서울 북콘서트에서는 시골의사 박경철과 조국 교수가 게스트로 함께 한다고 합니다. 더욱 기대되네요. 참고로 일정과 장소 알려드릴께요.
- 광주 6월 27일(수) 오후 7시, 김대중 컨벤션센터 4층 컨벤션홀 (문의: 010-4807-7144)
- 울산 6월 30일(토) 오후 7시, 울산상공회의소 7층 대회의실 (문의 : 010-4160-9387)
- 대전 7월 3일(화) 오후 7시 기독교연합봉사회관 연봉홀 (문의 : 010-4807-7144)
- 부산 7월 4일(수) 오후 7시, 장소 미정
- 서울 7월 9일(월) 오후 7시, 장소 미정
<새로운 100년> 북콘서트 참가 신청하기 : [클릭] (무료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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