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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에게희망을

박영선 vs 선대인, 민주당의 경제민주화 의지는?

어제(26일) 저녁, 명동 카톨릭회관에서 열린 경제민주화를 위한 토크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99% 국회점령 프로젝트에서 주관한 이 토론회에는 통합진보당 유시민 대표,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 한국개발연구원 유종일 교수, 세금혁명당 선대인 대표, 한겨레신문 곽정수 기자가 출연하여 ‘경제민주화’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3시간 남짓한 토론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과연 지금 민주통합당이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이냐?” 하는 논쟁이였습니다. 민주통합당 측에서 나온 박영선 의원과 민주통합당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 부족을 정면 비판한 선대인 대표의 신랄한 논쟁이 굉장히 뜨거운 수위까지 올라갔습니다. 덕분에 청중들은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경제민주화경제민주화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는 선대인 대표, 박영선 의원, 유시민 의원, 곽정수 기자.

민주통합당 공천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며 얼마 전 최고의원직을 사퇴한 박영선 의원이 오히려 민주통합당을 방어하는 모양새를 취해서 좀 의외이긴 했습니다. 당연히 민주통합당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그 쪽 안에서는 굉장히 개혁적인 분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뜻 밖 이였습니다.

- 선대인 : "유종일 교수가 끝내 낙천됐습니. 김진표, 박기춘 등은 버젓이 공천하고 당 경제민주화특위 위원장인 유종일교수는 낙천하는 민주당. 민주당이 말과는 달리 재벌개혁과 민생경제 살리기에 관심 없다는 것을 생생히 보여준 것입니. 민주통합당 지역 공천보다 더 황당한 게 비례 공천입니다. 정대화(교육-사학비리), 박창근(환경-4대강), 이해영(통상), 이상이(복지) 등 입바른 소리하는 최고의 개혁적 전문가들이 다 떨어졌습니다. 민주당, 김진표 같은 썩은 고기 던져주고 유권자들이 왜 안 먹느냐고 하지 마세요. 우리도 유종일 정대화 박창근 이해영 이상이 같은 신선한 고기 좀 먹어보고 싶다고 하는 게 그렇게 죄입니까?"

- 박영선 : "선대인 소장님이 민주통합당을 강하게 공격하고 김진표 대표를 짤라라 이렇게 이야기하면 그 강도만큼 새누리당에는 경제민주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심어집니다. 18대 때는 경제민주화가 이슈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특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새누리당에 공천되는 일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슈화가 되니까 새누리당에서 방어막을 미리 친 것이죠. 새누리당과 재벌들의 커넥션은 정말 무시하기 힘듭니다."

- 선대인 : "제가 김진표 아웃을 외친 것과 새누리당에 재벌개혁 반대론자가 영입되는 것과 무슨 상관이죠?"

- 박영선 : "김진표 대표 한 사람을 계속 공격함으로써 마치 민주통합당이 경제민주화를 안하는 것처럼 일반 국민들에게 이미지를 심어주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 할수록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에서 이번에는 경제민주화를 단단히 챙기고 들어오겠구나 해서 반대론자들을 더 많이 심습니다. 반대로 우리 민주통합당 입장에서는 김진표 대표를 짜르라는 목소리가 너무 강하니까 김진표 이외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철저하게 방어하는 세력들이 침투하기 시작합니다. 결과적으로 원하는 일이 점점 후퇴하게 하는 역작용이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 선대인 : "그것이 민주당 자체의 문제이지 제가 문제인 건가요? 박영선 의원은 그나마 민주당 안에서 재벌개혁을 주장하시는 분이고 깨어 있으신 분이거든요. 이런 분이 이 정도 밖에 말씀을 못하세요?" 

- 박영선 : "그만큼 경제민주화가 힘든 일입니다. 여러분들의 상상을 초월할 겁니다. 어떤 법이 재벌의 코털을 건드리는 법이면, 심지어 제 동창들과 해외에 있는 친구들에게까지 전화가 옵니다. ‘영선아 내 부탁 하나만 들어죠. 그 법 있잖아. 그거 하면 안돼. 우리 회사에서 너한테 꼭 전화해야 된다고 했어.’ 이 정도로 압박의 강도가 심합니다. 선대인 소장님이 밖에서 쳐주는 것이 굉장히 좋습니다. 저희 민주당에게 자극이 되니까요. 그런데 너무 민주당만 밉다고 하지 말고 진짜 미운 이 커다란 덩어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큰 말씀도 한 마디씩 해주면 좋겠습니다."

요지는 이렇습니다. 이번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천에서 경제민주화에 가장 앞장섰던 유종일 교수가 공천에서 탈락했습니다. 그러므로 선대인 대표는 민주통합당이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비판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박영선 의원은 너무 민주통합당만 미워하게 되면 새누리당에게 유리하게 된다며 너무 민주통합당을 미워하지 말아달라는 메시지를 준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저는 박영선 의원에게 좀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새누리당에게 이겨야 하니까 민주통합당을 비판하면 안 된다는 것인데, 이건 너무 진영논리에 갇힌 사고이기 때문입니다. 상대를 이겨야 하니까 우리를 비판하지 말라는 것인데, 그럼 민주통합당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점들은 덮고 가자는 것인지 묻고 싶었습니다. 비판 받을 것은 마땅히 비판받고 잘못한 점은 고쳐나갈 때 국민들에게 더 큰 신뢰감을 주는 것 아닌가요?

한미FTA를 추진한 것도 노무현의 참여정부인데 여기에 대해 잘못을 사과하는 사람은 현 야권에서 제가 본 적이 없습니다. 자신들의 과거 잘못에 대해서 깨끗하게 반성하고 새로운 비전을 보여줘야 국민들이 신뢰를 할 수 있는데 유야무야 그냥 덮어두려 하는 것 같아서 아쉬웠습니다.

이에 대해 한겨레신문 곽정수 기자님이 다시 일침을 놓았습니다.

- 곽정수 : "이렇게 가다가는 국민들이 선거 날 누구를 찍어야 될지 모르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희망을 찾으려면 지금의 문제점을 과감히 국민들 앞에 드러내야 합니다. 우리가 쇠를 불에 달구어서 망치로 두드리는 이유가 쇠가 부서지라고 그러는 게 아니거든요. 좋은 강철이 나오라고 그러는 겁니다.

 희망을 찾으려면... 첫째, 야권에서 정치지도자들이 국민들이 실망한 점들에 대해서 솔직한 반성과 사과가 있어야 합니다. 둘째, 양당 지도부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 때 임명된 모피아 출신 경제 책임자들을 임명하지 않겠다는 원칙적인 표명도 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개혁과 관련한 중요한 몇 가지 자리들인 금융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국세청장, 검찰청장 여기에 대해서 예상 각료 후보들을 미리 제시할 수 있다고 봐요. 국민이 믿고 선임할 수 있는 근거를 주자는 거죠. 통합진보당도 개혁의 동반자이자 감시자 역할을 해줘서 국민들에게 신뢰를 보여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선대인 대표가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마무리 발언을 해주었습니다.

- 선대인 : "5살짜리 훈이가 무상급식 700억원 쓰는 게 아깝다고 망국적 복지포퓰리즘이라 그러다가 물러났죠. 그런데 우리나라 복지 지출 예산이 OECD 국가 중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꼴찌예요. 이런 나라가 무슨 복지 포퓰리즘 인가요? 한국에서 진짜 포퓰리즘은 토건 포퓰리즘입니다. 4대강은 말할 것도 없고요. 지금 지방에 차가 안 다니는 유령 도로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한 두군데가 아니거든요. 서울시에서 지하철 9호선 2단계 담합 막아서 아낀 돈만 1000억 이예요. 이런 식으로 얼마든지 아낄 수 있거든요. 이걸 제대로 하지 않고 건설업체 재벌들 퍼주면서 돈이 없다고 하는 거예요.
 저는 부자 증세라고 표현하지 않아요. 응당 거둬야 할 세금을 거두지 않고 있는 거예요. 저는 가장 큰 부분이 자산에 대한 세금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한국에 부동산 가격은 GDP 대비 6.5배 정도 되거든요. 미국은 1.5배 정도 되요. 그런데 미국은 부유세가 1%정도 되고요. 우리는 0.1%도 안됩니다. 부자들이 무엇으로 돈을 법니까? 다 부동산 투기해서 돈을 벌잖아요. 그런데 여기에 세금을 안 거둬요. 수십 조원의 세금을 더 거둘 수 있어요. 한국판 버핏세는 자산, 자본 이득에 대한 과세가 아니예요. 버핏이 이야기한 거는 자산, 자본 이득에 대한 과세예요. 그런데 이것이 한국에 오면 왜 자꾸 소득세, 법인세 이야기로만 흘러가는지 이해를 못하겠어요. 조세 정의가 강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어요."

역시 선대인 대표는 세금혁명당 대표답게 조세 정의를 통해 경제민주화가 이뤄질 수 있음을 강조해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충격적인 발표를 하나 했는데요. 곧 기자회견도 할 거라 하네요. 바로 최근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사가 담합해서 국민의 돈을 털어간 것에 대한 집단 소비자피해 배상 소송입니다.

- 선대인 :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그리고 SK, KT, LG 통신 3사가 담합을 해서 여러분들 휴대폰 한 대 당 20~30만원씩 털어 먹은 것 아시죠? 다 재벌 독과점의 문제거든요. 여러분들 호주머니에서 다 털어 간 겁니다.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 예정입니다. 휴대폰 가격 담합에 대해서 소비자 피해를 배상 받는 집단 소송을 추진할 겁니다. 여기에 기금이 모아지면 재벌들의 돈을 받지 않는 언론인, 학자, 법조인 이런 분들을 지원하는 재단도 만들 겁니다."

청중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재벌들의 독과점과 착취가 굉장히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들은 이들과 커넥션이 결탁되어 있어서 아무런 행동들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분노마저 들었습니다. 그동안 재벌개혁을 그렇게 주장했지만, 왜 실현이 되지 않는지 그 정경 유착의 고리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어 좀 씁쓸했습니다.

경제민주화 토론회의 간단한 하이라이트 영상입니다. 열띤 토론의 현장을 영상으로 보시죠.^^ 글보다 현장감이 더욱 생생합니다. (아이폰으로 촬연 편집한 것이라 화질이 좀 떨어지는 좀 양해바랍니다. 목소리는 잘 들립니다.^^)

정말 열띤 토론이 계속되었습니다.

마지막에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했던 이동걸 교수가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 이동걸 : “지금 20대들은 우선 입시경쟁에 치입니다. 대학을 가도 등록금 비싸니까 알바하기 바쁘고, 등록금 대출 받으면 상당수는 졸업하기 전에 신용불량자 되요. 취직을 해도 정규직 못 되고 비정규직 되고요. 어쩌다가 정규직 되어도 신입사원들 월급이 제일 먼저 깍기고요. 우여곡절을 겪으며 정착을 했더니 이 사회가 점점 노령화 되니까 노인부양비가 굉장히 올라갑니다. 이제 젊은이들 2명~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되요. 과거에는 10명이 1명을 부양했거든요. 그러니 청년들이 부담해야 할 세금도 올라갈 수밖에 없구요. 세금도 고갈되면 청년들은 연금도 받을 수가 없어요. 평생 일하고도 노후가 보장되지 않는 세대가 지금 20대 30대입니다.
 이것을 고치는 첫걸음이 청년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게 반값등록금 해주는 것입니다. 복지 재원을 확충해서 젊은이들이 자기 생산성과 능력을 높일 수 있게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2050년쯤에 대한민국 경제가 붕괴합니다. 붕괴하지 않으려면 복지를 확충해야 합니다. 복지 확충은 청년들을 위한 기성세대의 필수적인 의무입니다.
 대한민국 근대사에서 제일 비참한 세대가 20대 30대입니다. 여러분들의 삶을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지 마십시오. 여러분들이 결정하십시오.”   

대한민국 근대사에서 가장 비참한 세대가 20대 30대라는 말씀이 정말 뼈아프게 들렸습니다. 재벌들과 밀착된 기성 정치인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길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미래를 우리 손으로 결정해 나가자는 메시지였습니다.

경제민주화를 위한 토론회에 청년당은 토론에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왜 청년당이 필요한지... 왜 청년 문제를 청년 스스로의 손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 다시 한번 절실하게 느끼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민주통합당 비례대표에서 탈락한 경제민주화 특위 위원장인 유종일 교수를 보며, 그리고 기성 정치권의 한계를 이야기해 주는 선대인 대표를 보며, 그리고 민주통합당이 국민들 앞에 자신들의 실수에 대해 깊은 반성이 없다고 지적한 곽정수 기자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기성 정치권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새로운 세력만이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청년당이 그것을 위한 작은 씨앗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보았습니다.

어제 저녁 토론회가 끝나고 곧바로 밤새 작성한 글입니다.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아래 view 추천 단추를 꼭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