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장하준 교수의 신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의 출간기념 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장하준 교수가 귀국하자마자 기자들의 모든 관심은 한미FTA에 대한 그의 생각에 집중되었습니다. 많은 질문들이 한미FTA에 대한 장 교수의 생각을 물었는데, 대답은 간명했습니다.
장하준 교수 "한미FTA 폐기.. 이미 늦었다고 생각"
"한미 FTA는 이미 국회에서 비준을 한 만큼 폐기하기엔 이미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루빨리 복지국가를 실현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미 FTA는 해서는 안 되며 1등 국가를 포기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협상 때부터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폐기하는 것은 이미 어려운 상황입니다.“
장하준 교수는 한미 FTA는 현실적으로 폐기하는 것은 이미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장하준 교수 귀국 후 기자회견. 한미FTA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습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비롯 야권 쪽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한미 FTA 폐기를 강력하게 정책으로 내걸고 있는 상황에서 장 교수의 이와 같은 대답은 많은 반향이 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한미FTA를 현실적으로 폐기하는 것이 이미 어렵다면,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를 다시 물어봤습니다.
“대신 실업자 재교육, 최저 생계보장, 주거 이전 보조 등 복지제도를 통해 생산체계를 정비해 FTA에서 소외되는 계층을 위한 보완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합니다.
부자에게만 세금을 더 걷는 것으로는 안 되며 중산층을 비롯해 온 국민이 세금을 더 내야 할 것입니다.
부자들의 세율이 선진국은 물론이고 브라질 등 중진국보다 낮은 만큼 부자들이 먼저 모범을 보였으면 합니다.“
현실적으로는 FTA에서 소외되는 계층을 위한 보완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장 교수의 주장에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에서 주장하는 한미FTA 전면 폐기는 좀 지나친 주장이라는 견해를 저도 갖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최근 청년들 스스로 청년문제를 해결하고자 창당한 청년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해 보았습니다.
장하준 교수 "청년당 창당? 청년들에게 정말 미안하죠."
장하준 교수는 이번에 새로 낸 책에서 진보든 보수든 경제민주화를 해결하는데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의 실패는 고스란히 청년 세대의 짐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청년당에 대한 장하준 교수의 답변입니다.
“청년당 창당이요? 청년들에게 정말 미안하죠. 40대 50대 되는 많은 사람들은 사실 자기가 잘 한 것도 없는데 좋은 시절에 태어나가지고 적당히 공부해서 적당히 대학 다니면 직장도 얻어서 잘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청년들은 아르바이트에서부터 시작해서 온갖 인턴까지 해도 취직할까 말까한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힘들다고 이야기하면 너희가 열심히 안 해서 그런 것이며 너희가 꿈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만 말합니다. 정말 기가 찹니다. 이 점에 대해서 젊은 세대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정말로 저희 세대에도 굶은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었거든요. 지금 젊은 세대들은 온갖 노력을 해도 도저히 보상을 못받는 상황에 놓여 있잖아요. 40대 50대가 못해서 이렇게 된 것에 정말 미안하다는 생각 밖에 없어요. 그런 상황을 어떻게라도 다같이 잘 사는 나라로 만들어보기 위해서 이렇게 복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말 몇 마디 한다고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청년 문제에 대해서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청년당 창당..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줄곧 미안하다고 반복했습니다. 기성 세대로서 녹록치 못한 환경을 물러진 것에 대한 미안함을 거듭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청년당 창당이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청년당을 위해 응원의 메시지를 당원들에게 전해 주라며 친필로 남겨주었습니다.
장하준 교수가 남겨준 청년당 응원 메시지.
사실 청년당에 대해 이렇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남겨주실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예전에 청춘콘서트에서도 안철수 교수가 했던 “미안합니다. 힘을 내십시오” 라는 메시지와 같은 마음결이 느껴져서 가슴이 따뜻해졌습니다.
어제 3월19일 날짜로 청년당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정식 창당 인준을 받고 등록이 공고되었습니다. 이제 청년당이 생겼으니 청년들이 마음껏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소통 창구가 생긴 것입니다.
장하준 교수의 메시지처럼 한미FTA는 현실적으로 폐기하기 어렵더라도, FTA를 통해 소외되는 계층들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복지 정책들을 견고하게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들도 이번 총선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적극 내어서 구조적인 문제로 고통이 더 가중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청년당이 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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