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대한민국 최초의 청년당 창당을 꿈꾸며 밤을 새워가며 열심히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모레 창당대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먼저 축하부터 해주세요.^^
누구 하나 월급을 주는 사람도, 칭찬해 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가끔 “가능성도 없는 짓을 뭐하러 하냐?“ 라며 꾸짖는 사람은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청년당’을 꼭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한 이유가 있었기에 몸은 고되어도 정말 보람 있고 즐겁습니다. 하루하루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지난 2월12일 청년당을 창당하겠다고 국민들 앞에 약속한 이후로 꼬박 한 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2주 만에 당원 6,740명을 모집하며 청년들과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주저했습니다. 과연 누가 당원 모집을 해줄까. 우리나라처럼 정치 불신이 강한 나라에서 말이죠.
그러나 당원 모집을 위해 자신 있게 대학과 거리로 나갔습니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때론 정치적 불신이 너무 깊었지만, 때론 너무나 크나큰 응원을 해주었습니다. 시민들의 정치적 불신은 기성 정치인들이 보여준 그릇된 행동들에 대한 원성이었습니다. ‘너네들도 결국 그렇게 되지 않겠느냐’ 하는 말씀이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대화를 해보면 더 근본 마음은 ‘그래도 청년들이 희망이다. 너네가 바꿔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기대와 바람으로 변해갔습니다. 저 혼자만 해도 수백명의 시민들과 직접 대화를 나눠보며 ‘아, 정치 불신이 깊은 만큼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도 참 크구나’ 하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항상 청년들이 변화의 씨앗이고 시작이었습니다. 청년들은 기성 정치인들과는 달리 가진 것 없고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기득권의 유착관계를 끊고 과감하게 변화를 단행하려면 이해관계가 없는 세력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2011년 제가 온 청춘을 바쳐 함께 했던 청춘콘서트. 그리고 청춘콘서트의 멘토들이 청년들에게 남긴 말, 말, 말.
저는 정치에는 정말 무관심한 사람이었습니다. 신문을 볼 때도 정치면을 일단 읽지도 않고 무조건 넘기고 살아온 저였습니다. 그 놈이 그 놈이다는 생각으로 외면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랬던 저가 이렇게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청년당 가입과 창당을 위한 자원봉사까지 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바로 ‘청춘콘서트’입니다.
저를 비롯하여 청년당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청년들이 청춘콘서트에서 안철수 교수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고, 가장 감동받은 말이 있습니다.
“말과 글이 그 사람이 아니고 삶과 행동이 그 사람입니다. ‘나 하나가 행동 한다고 달라지지 않아’ 이런 생각들이 결국은 사회를 바꾸지 못하게 합니다. 공동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사회문제를 점진적으로 해결해나가면 사회구조도 바뀝니다. 불평만 하는 것은 인생 낭비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함께 행동해야 합니다.”
- 청춘콘서트 2011.9.8. 구미에서 안철수.
행동하는 청년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제 주위에 많은 친구들은 사회에 대해 불평불만을 많이 합니다. 힘들다고 말이죠.
작년 1년 동안 33개 지역을 순회하는 청춘콘서트를 모두 따라 다니며 전국의 청년들을 만나보았습니다. 뒷풀이 자리에서 청년들이 가장 많이 하소연했던 말은 “꿈을 꿀 수 없다. 힘들다.” 였습니다.
청춘콘서트2.0에서는 김제동이 마무리에 항상 이 말을 강조했습니다.
“20대를 넘은 30대 기성세대로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가 가지고 있는 돈이든 재능이든 함께 나누고 돌아다니며 여러분과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후배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십시오. 그렇게 퉁 칩시다. 아시겠죠? 여러분들은 저한테 미안할 것 없습니다. 다만 후배들에게 그런 좋은 세상을 물러주지 못한다면 저에게 미안해 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서로의 노력을 합쳐서 빨리 가는 게 목적인 도로가 아니라, 함께 서 있는 것이 목적인 길 위에서 그렇게 늘 같이 또 만납시다.”
- 청춘콘서트 2011.11.11. 광주에서 김제동.
청춘콘서트2.0에서 김여진이 했던 말 중에서 제 가슴에 가장 남는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계속 요구만 해요. 이거 해결해 주세요. 저거 해결해 주세요. 나빠요 라고 말만 한다고 고쳐지지 않아요. 개선해 나가야 해요. 각오를 하셔야 해요. 여러분들이 고통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개선해 나가야 하는 것이지 나빠요 나빠요 한다고 해서 절대 고쳐지지 않아요.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 청춘콘서트 2011.12.7. 서울에서 김여진.
제가 너무나 감동을 받았던 말들이었기에 제 블로그에도 고스란히 적어 두었고, 청춘콘서트 현장에서도 제 수첩에 선명하게 적어 둔 말들입니다.
이런 멘토들의 메시지에 큰 감동을 받고 2012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한해 청춘콘서트를 하며 사회변화를 위해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주위를 둘러봤더니 아직 우리들의 삶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오히려 4.11 총선을 앞두고 기성 정치권에서는 청년들을 상품화해서 이용해 먹는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청년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진정성은 그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청춘콘서트3.0은 어떻게 할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기정 정치인들에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청년 문제를 청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강한 결기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청춘콘서트에 게스트로 참석한 많은 정치인들은 그저 듣기 좋은 말만 늘어놓았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 안주해 있지 저 같은 청년들과 서민들의 삶은 모른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무언가 변화가 필요했고, 행동이 필요했습니다.
다시 마지막 청춘콘서트에서 박경철 원장이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앞으로는 청년 여러분들이 스스로 만들어 가셔야 합니다.”
- 2011. 9. 9 대구 청춘콘서트에서 박경철.
처음에는 멘토들에게서 서운한 마음도 컸습니다. 청년들에게 "행동해야 바뀐다"며 누누히 행동을 강조했던 분들은 뒷짐 지고 빠지고, 이제 청년들만 행동하기 위해 거리로 나가야 하는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멘토들은 이것으로 충분히 역할을 다해 주었다. 우리는 청춘콘서트를 통해 충분한 위로와 공감을 받았다. 이제 우리가 나서자고 말이죠.
이런 시기에 청춘콘서트를 함께 했던 몇 몇 친구들 사이에서 ‘청년당’을 만들자는 제안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청년당을 만들자는 제안에 청춘콘서트에서 만난 소중한 친구들이 하나둘 참여하기 시작했고, 어느새 30명이 넘는 친구들이 자기 직장을 그만두고, 휴학을 하고 상근자원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언론에서 청년당을 많이 받아주지 않아 외부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청년당을 만들어가는 청년들의 열기는 정말 대단합니다.
△ 청년당을 알리고 당원 모집을 하기 위해 거리에서 대략 12,000여명의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청춘콘서트를 100% ‘자원봉사’와 ‘재능기부’로 운영하였듯이, 청년당도 청춘콘서트의 정신을 계승하여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헌신과 열정이 모이다 보니, 돈을 쓰는 기성 정당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감동들을 참 많이 경험합니다.
밤11시가 넘었지만 퇴근하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월급 하나 주지 않는데도 말이죠. 신기하죠? 일찍 퇴근하라고 아무리 재촉을 해도 퇴근을 안 합니다. 돈을 받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니고 이 일에 내가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일 하는 게 재미있기 때문이지요. 왜? 자원봉사이니까요. 과로를 하다가 몸이 아프면 주위에 알리고 쉬면 됩니다. 굉장히 자유롭지만 굉장히 적극적입니다.^^
매주 주말에는 워크샵을 진행합니다. 정책을 토론하는 워크샵, 선거를 준비하는 워크샵 등등 밤을 새어 가며 무박2일 동안 합니다.
△ 청년당의 당원 모임인 '애정촌'의 모습. 매일 저녁 7시에 사무실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매일 저녁에는 당원 모임인 ‘애정촌’이 사무실에서 열립니다. 당원들이 놀러 와서 서로의 고민을 마음껏 이야기하다가 돌아갑니다. 많은 당원들이 이 ‘애정촌’ 모임을 참 좋아합니다. 세상에 대해서 하소연하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풀어 놓을 곳이 없었는데, 그런 공간이 생겨서 너무 좋다고 합니다.
홈페이지 만드느라 한달 밤을 꼬박 샌 친구도 있습니다. 홈페이지(http://chungple.org)에서는 당원가입을 온라인으로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e총회’라고 해서 후보, 당명, 정책 결정을 모두 당원들의 직접 참여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놀이터’라고 해서 일반 시민들도 청년당에게 다양한 정책들을 제안하고 자신의 하소연을 털어놓고 갈 수 있습니다. 소위 정책 포털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듯합니다.
△ 지난 2월12일 발기인 대회 이후 딱 한 달만인 3월13일에 드디어 창당대회를 합니다.
모레는 창당대회를 홍대클럽에서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창당대회를 준비하느라 또 밤을 새고 있습니다. 청춘콘서트에 출연해 주었던 나꼽사리 선대인 소장, 우석훈 교수를 비롯 많은 분들이 축사를 하러 온다고 합니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농민 분들이나 자영업으로 생계를 꾸려가며 정말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고 계신 분들도 초청하여 그분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도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청년들이 청년들의 이익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에게 더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활동을 시작하기 위해서 입니다. 이렇게 될 때 청년들이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청년들에게 희망을 전해주자는 청춘콘서트의 소박한 꿈이 청년당 창당의 꿈으로 이렇게 자연스럽게 흘러왔습니다. 처음부터 의도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31살이라는 나이에 제가 정치라는 공간에서 활동하게 될 줄은 상상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신문을 볼 때도 ‘정치’면은 무조건 넘겨버리는 저 였습니다.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로 마음이 아팠고 청년들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시작했던 청춘콘서트가 청년이 자립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으로 이어졌고, 이 꿈이 청년당 창당으로 이어져 온 것입니다.
청년 문제는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청년이 자립할 수 있어야 부모 세대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습니다. 청년들의 아픔이 부모 세대의 아픔과 그대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모레 창당대회를 앞두고 밤늦게 까지 일을 하고 있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제가 그냥 물었습니다. 왜 이렇게 열심히 하냐고. 이렇게 대답합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우리 같은 청년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 나도 그렇다.”
얼마전 강용석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한 마포을 지역에 출마를 선언한 청년당 권완수 후보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단순히 열정과 마음만 앞서는 그런 청년들이 아닙니다. 정책에 대해서도 정말 많은 고민과 연구를 했습니다. 이제 다음 포스팅부터는 청년당이 제안하는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꿀 정책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정책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창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청년당을 만들어가는 청년들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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