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주일에 한번 절에 나가서 법회를 듣습니다. 절에 다니면서 남자인 저로써 항상 궁금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왜 절에는 여성들이 많을까?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이 한번쯤은 의문을 가져보았을 겁니다. 제가 다니는 정토회라는 절도 80%가 여성입니다. 남자들은 불교에 관심이 없어서 그렇다는 막연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뭔가 풀리지 않는 의문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스님께 여쭈어 보았더니, 속시원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답을 해주신 분은 정토회에서 즉문즉설 법회를 하고 계신 법륜스님입니다.

질문 :

절에 오시는 분 중에 주부나 연세 드신 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왜 그럴까요? 남성들보다 여성들이 깨달음이나 종교에 더 관심이 많은 것일까요?

법륜스님의 답변 :

첫째, 낮에 여성이 많은 것은 지금 우리나라에 직장에 다니지 않는 전업주부 여성들이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저녁 법회에 오면 남성들도 많습니다. 둘째, 남성들은 인생살이를 살 때 힘들고 어려우면 그것이 자기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노력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여성에 비해서 그렇다는 말입니다. 반면 여성은 뭐가 안 되면 남한테 의지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원래 불법은 이렇게 의지한다고 해서 누가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고 가르치기 때문에 절에 여성이 많을 이유는 없습니다. 그런데 남성들은 자기 인생의 고민이 있을 때 혼자서 해결해 보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반해 여성들은 남한테 의지해서 해결하려는 생각이 많다 보니, 남성보다 여성이 더 종교를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게 꼭 나쁜 현상일까요?

정토회 경우, 여기에 오는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자기 문제를 스스로의 성찰을 통해서 해결하게 합니다. 그 결과, 예전에는 남성은 직장에 가고 여성은 집에 있으니까 여성이라서 손해보고 사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여성이라서 수행하기 좋고 법문 듣기 좋고 복짓기 좋고 봉사하기 좋은 환경을 가졌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다음 생에도 또 여성으로 태어나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한 생각을 돌이켜 보니 자신은 참 좋은 조건에 놓여 있더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공부가 되면 자기실현을 위해 봉사하고 살려고 합니다.

주어진 조건에 유리한 점이 있으면 그것을 만끽해야 하는데 거기서 다른 것을 찾기 때문에 나쁜 환경이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환경 자체가 좋고 나쁜 것은 없습니다. 추운 겨울에 수영하고 싶다니까 환경이 나쁘죠. 추운 겨울에 스키 타겠다면 그것은 아주 좋은 환경이 됩니다. 봄에 벚꽃을 보거나 진달래 볼 생각은 안 하고 단풍을 봐야겠다고 생각하니까 힘들고 고달프고 효과도 별로 없는 거예요. 단풍은 기다렸다 가을에 보면 돼요.

결과적으로는 내가 원하는 대로 내 식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생긴 병들이에요. 이럴 때 기도하면 뭐하고 명상하면 뭐하고 업이란 걸 알면 뭐하고 상담하면 뭐하겠어요? 그런 기술은 만 번 익혀봐야 결국 계속 재발하는 병과 같은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치료해야지요.

우리가 좋은 법문을 듣거나 ‘깨달음의 장’ 같은 데에서 느끼는 기쁨을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나 장관 같은 사람들은 누리지 못합니다. 부자들이나 높은 사람들, 인기인들은 이렇게 좋은 법문을 듣고 인생의 희망을 갖는 기회를 갖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진리에 접근하기 힘든 거예요. 그렇다고 그들을 구제하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에요. 돈과 지위와 인기라는 것이 자기가 아니라 허상이라는 것을 알고 그것만 내려놓는다면 언제든지 진리의 길에 들 수 있지요.

한때 정치인들과 상담을 많이 했습니다. 공천 떨어진 사람, 선거에 떨어진 사람, 장관 떨어진 사람 등등. 정권이 바뀐 후에 이런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 잘 나가던 사람들에게 깨달음의 장도 권유하고 상담도 해줬습니다. 사실 떨어졌으니까 그래도 깨달음의 장에 갈 생각도 할 수 있는 것이고 저와 상담도 하는 것이지 당선됐으면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습니다. 4년 동안 권력을 쥐고 행세하는 것보다 한마디 조언 받고 한번 인생을 돌이키는 것이 그의 평생에 더 큰 재산이 될 수 있는데 어리석은 중생은 그것을 잘 모르죠.

하늘에서 법의 비가 내리지만 중생은 다 제 그릇 따라 얻어 갑니다. 여러분들은 아주 좋은 조건에 있는 겁니다. 수행을 하면 여성이 전생에 복을 많이 지어서 이렇게 불법 만날 인연을 맺게 된 줄 알게 됩니다.

여성들은 전업주부로서의 시간적 여유, 남한테 의지하는 습관 등으로 남성에 비해 절에 더 많이 오게 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남성은 직장에 가고, 여성은 집에만 있으니까 여성이라서 손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스님의 말씀처럼 여성이라서 수행하기 더 좋고, 종교활동 하기 더 좋고, 봉사하기 더 좋은 환경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생각해보면, 여성으로 태어난 만큼 종교활동 하기 좋은 환경도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주부님들이 이런 긍정적인 생각으로 헛되이 흘려보내기 쉬운 낮 시간을 종교활동 등을 통해 더욱 보람차게 보내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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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pe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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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upark.co.kr BlogIcon 연한수박 2010.02.04 20: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교회에 다닌답니다. 그런데 교회도 여성분들이 더 많은것 같아요~
    지난번에 추천평 남겨 주셨던데 인사가 늦엇네요~ 감사합니다.

  2. 오지훈 2010.06.16 00: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종교활동이 아니라 깨달음의 시간이라고 하는 편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은 늘 손가락을 보려하니까요.

  3. 유선주 2010.07.02 11: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이왜어려울까요?

  4. cshui 2010.07.18 14: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자들의 의지하는 습관 탓이라기보다 남의 말을 들으려는 자세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5. juneheebug 2010.08.07 06: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님이 올린 두편의 글을 읽는동안 내가 풀지못해 힘들어하던 매듭들을 풀수있을거 같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사는곳은 절이 없습니다.있긴하지만 2-3시간 운전해서 가야 될만큼 멀리있구요.
    길상사란곳이 있다죠,다시서울로 가게된다면 그 사찰에 꼭들리고 싶네요.
    물론 법회도 참석하구요.좋은글 고맙습니다.

  6. dzzd 2010.10.28 1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이없네요-_-; 그저 웃음만

  7. 친구 2011.08.14 2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워낙 남편들이 나쁜사람들이 많아서 고통을 당하며 살다보니 종교에 의지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큰거죠. 원래 나쁜인간들은 종교에 의지하지 않아요.
    자신이 악마니까..

  8. 소도둑 2011.09.15 13: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운 겨울에 수영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니 환경이 나쁜것이다..
    참 단순하면서도 너무 많은 깨우침이 있네요
    감사합니다..

  9. 훌커 2012.02.20 14: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엔 참 나쁜 여자들이 참 많지요.

    착한 척하지만 위선적인데다가 자기 고집이 한없이 세어서 자기가 틀렸다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않아요.

    • 선플 2012.07.09 12: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자들에게 상처 좀 받으셨던 모양입니다.
      절대 인정하지 않지는 않아요.
      회개하고 산답니다.
      남편 죽으면 무슨소용이 있겠습니까
      옆에 숨쉬고 살아 있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죠.

  10. BlogIcon 오르신말씀 2012.07.09 12: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은 인터넷으로 이런 좋은 글들을 만날 수도 있고, 좋은 강연을 마음만 먹으면 동영상으로 얼마든지 들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복받은 것이ㅈㅣ요. 남편에게 '당신덕분에 이런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 군요. 감사합니다.'라고'당신은 훌륭하싶니다'라고 회개기도 합니다.^^ 남 욕하면 다 자기가 그 과업 받는거 아시죠? 다들. 선플합시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