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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사무소를 찾아가서 무슨 일을 도와주면 좋겠는지 물었더니, 직원 분이 아직 복구를 하지 못한 지하 건물들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처음 동사무소를 찾아갔을 때, 저랑 함께 간 정토회 긴급구조단 봉사자들은 80%가 여성들이었는데, 주민분들이 여성은 큰 도움이 안된다고 고개를 저으시더라구요. 군인들이 와야해, 군인들은 왜 안와... 하시며 아시워하시더라구요. 그래도 저희들도 열심히 잘 할 수 있어요 하며 복구현장을 따라나섰습니다.
▼ 오전에는 도로가에 모아둔 흙덩이들을 제거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물은 빠진지 오래 되었지만, 흙덩이들은 도로가 가로수 아래에 군데 군데 쌓여있어서 수해의 잔해를 느끼게 했습니다. 군대 시절 삽질의 힘을 발휘하여 으쌰으쌰... 감동 받은 것은 여성 봉사자분들이 정말 열심히 삽질을 해주셨다는 것~
▼ 오후에 찾아간 곳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이었습니다. 지하주차장 전체가 흙탕물로 꽉 들어찼다고 합니다. 양수기를 돌려서 물을 일단 다 빼내고, 물 속에 잠겨있던 차량들을 레커차량을 이용해서 밖으로 당겨내었습니다. 차량 주인 분이 망연자실 하시는데, 보상은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걱정이 많이 되더라구요.
▼ 양수기로 돌려도 빠지지 않는 바닥에 고인 흙탕물은 모두 사람의 손으로 퍼내야 했습니다. 큰 널빤지를 밀어서 진흙들을 한 곳으로 모으고, 모인 진흙들은 포대 자루에 삽으로 퍼서 담아서 하나 하나씩 직접 손으로 들고 밖으로 옮겼습니다. 100평 남짓한 주차장이었는데, 손으로 퍼나른 진흙만 해도 엄청난 양이었습니다.
허리가 아파오고 냄세가 진동했지만, 함께 모인 자원봉사자들의 얼굴은 웃음꽃이 활짝 피어있었습니다. 이런 게 자원봉사의 힘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수해를 입은 주민들의 아픈 마음을 느낀 사람들이 모였고, 그 속에서 큰 힘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돈 주고 시켰으면 조금 하다가 아마 다 도망갔을 겁니다.
▼ 지하주차장을 마무리하고, 독거노인 한 분이 사신다는 지하 단칸방을 찾아갔습니다. 가정집에서 입은 피해는 정말 더 가슴 아팠습니다. 티비, 냉장고 등 비싼 가전제품들이 모두 못쓰게 되었고, 주인 아주머니가 하나라도 쓸만한 것을 찾으려고 애쓰시는 모습이 참 안쓰러웠습니다.
▼ 오후 4시쯤, 방배4동 수해복구를 마치고 개포동 구룡마을로 향했습니다. 구룡마을에서는 대학생들과 청년 봉사자들이 중심이 되어 무너진 축대를 쌓는 일을 했는데, 결과가 궁금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튼튼하게 축대가 쌓여져 있었습니다. 사실 김제동씨가 트위터에서 모집한 봉사자들과 함께 작업을 하다가 끝마치지 못하고 간 일감이었는데, 다행히 끝마무리를 지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파란 천으로 덮은 곳이 새로 쌓은 축대입니다.
▼ 구룡마을은 판자촌 동네인데, 지난 20년 동안 해마다 침수 피해가 있었던 마을이었다고 합니다. 자원봉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마을 주민 한 분이 오셔서 눈물을 보이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셨습니다.
"내가 20년 동안 수해를 입어왔지만, 이렇게 열심히 봉사하고 간 사람들은 처음 봤다. 대부분 조금 하다가 말고 다 가버렸다. 그런데 깔끔하게 마무리도 다 해주고 애써주시는 것에 너무나 고맙다..."
저도 순간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저를 비롯한 봉사자들은 좋은 마음으로 그냥 재미있게 한 일이었을 뿐인데, 이렇게 크게 감동을 하신다니... 오늘 하루가 참 보람있게 느껴졌습니다.
▼ 집으로 돌아가는 길, 20년 동안 수해를 입어 왔다던 구룡마을 판자촌 동네를 물끄러미 뒤돌아 보았습니다. 판자촌 너머로 대한민국 최고 부자들이 산다는 타워팰리스가 보입니다...
이 판자촌 주민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생겼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다행히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닿을 수 있었기에, 이곳 주민들이 "그래도 세상은 따뜻하다"는 위안을 얻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보았습니다.
▼ 일반 봉사자들 뿐만 아니라, 연예인 김제동과 한지민은 구호단체 JTS와 함께 이곳 구룡마을 주민들과 수해피해가 심각했다는 경기도 광주시 주민들에게 쌀 1200여 포대를 전달했다고 합니다. 직접 쌀포대를 지고 수재민들의 집을 방문하여 전달해 주는 모습에 잔잔한 감동이 일었습니다.
세상은 이런 사람들이 있어 참 따뜻하다... 온 몸에 진흙을 묻히고 악취가 나는 곳에서 땀을 뻘뻘 흘렸지만, 마음만은 훈훈해지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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