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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우수한 운동선수가 되고 싶은데 자신이 없어요

런던 올림픽이 어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대한민국 선수들은 전세계 선수들과 기량을 겨뤘고 세계 5위라는 값진 성과를 일구어내어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사실 이런 감동이 있기까지 국가대표 선수들 개개인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땀 흘려 고생했을까요? 이루 말할 수 없는 각고의 노력을 했을 겁니다. 그래서 메달 색깔에 관계없이 선수들 모두의 땀방울에 큰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장에서도 이렇게 운동선수가 되어서 값진 성공을 꿈꾸는 한 여학생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마침 올림픽이 막 끝난 시점이라 많은 분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지금도 금메달의 꿈을 꾸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을 많은 유망주들이 있을 것입니다. 뛰어난 운동선수가 되려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법륜스님의 명쾌한 즉문즉설이 그런 꿈을 가진 친구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상 밖의 충격적인 답변이었지만 질문한 친구는 너무나 큰 도움이 되었다며 환한 표정을 지어 훈훈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 질문자 : 저는 한국여자 골프협회 선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브투어’라고 야구로 빗대어 말하면 마이너리그죠. 비록 지금은 마이너리그에 있지만 제 꿈과 열정까지도 마이너리그라고 생각하지는 않구요. 큰 꿈과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제 분야에서 땀 흘리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현실을 직시하다 보면 제가 많이 뒤쳐져 있는 것 같고 꿈이랑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고 제 꿈 때문에 가족들이 희생되는 것 같고 그런 것들 때문에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거든요. 하지만 의구심보다 제 신념이 강하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을 있으리라 확신도 듭니다. 이 과정에서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스님의 응원의 메세지를 듣고 싶습니다.

 

- 법륜스님 : 포기하시지요.

 

- 질문자 : 더 하고 싶습니다.

 

- 법륜스님 : 벌써 질문할 때 심리 상태를 보면 그 정도 갖고는 우수한 선수가 되기 어렵습니다. 우수한 선수가 되려면 집중력이 엄청나야 됩니다. 아무 생각도 안 나고 아무것도 눈에 안보이고 오직 거기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성공할까 말까 이런 생각도 안들 정도로 집중이 있어야 문리가 트이고 한 단계 돌파가 일어나는 거예요. 될까 안될까 통밥을 굴리는 건 벌써 욕심을 내는 거예요.

 

 능력보다 결과를 더 많이 얻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에 지금 고뇌가 되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공연히 가족한테 피해주지 말고 여기서 적당하게 자기 원칙들을 갖고 나가는 게 낫다. 내 말을 듣고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게 좋아요.

 

 그런데 여기서 자기가 다시 해보려고 하면 딱 1년만 정해가지고 “부모님 도와주십시오. 1년 해보고 안 되면 포기하겠습니다.” 하고 시간을 딱 정해야 돼요. 친구 만나느니 뭐 먹느니 어쩌니 저쩌니 이런 건 딱 버리고 목숨 걸다시피 몰두를 해서, 그게 되면 하고, 안 되면 포기를 해야 돼요.

 

 집중을 안 하고 늘 끌고 가거든요. 그러면 인생낭비 하고 주위사람 피해를 끼쳐. 내가 볼 때는 지금 포기하는 게 낫다. 두 번째는 그래도 도전을 하겠습니다 한다면 시간을 정해라. 6개월이면 6개월, 1년이면 1년 딱 정하고 그 안에 안되면 무조건 포기다. 그러면 그 안에 내가 죽기 살기로 온 힘을 다해서 핑계 없이 몰두를 해봐서 그게 되면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정해 놓고도 오늘 마음 다르고 내일 마음 또 다르고 조금 피곤하면 딴 생각하고 또 딴 생각하고 이러면 안 되요.

 

- 질문자 : 스님 말씀이 예상과는 달리 다소 충격적 이기긴 하지만, (대중들 웃음) 올해 목표가 그거였거든요. 1년 안에 지금 모든 걸 다 쏟아 부어서 한다는 것이었는데...

 

- 법륜스님 : 그런데 자기가 모든 걸 다 쏟아 부어서 한다고 생각만 했지 실제 삶이 그렇게 온전히 집중이 됩디까? 또 뭐도 보고 뭐도 하고 이래저래 다 챙겨가면서 합디까?

 

- 질문자 : 저는 나름대로 억제 했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노력을 하고 있는 상태고요. 그래서 더 격려를 받고 싶어서요...

 

- 법륜스님 : 나름대로 노력해서는 안 되요. 나름대로 노력해서 어떻게 돌파를 합니까? 아예 타고나서 저절로 되는 사람이 아닐 때는 나름대로 노력하면 안 되요. 나름대로 노력하는 수준 갖고 어떻게 되겠어요? 혼신의 힘을 다 해야지요. 내가 생각해도 내가 감동의 눈물이 막 날 정도로 해야 돼요. 코치나 부모님이 내가 몰두하는 걸 보고 옆에서 감동 합디까, 감동 안합디까?

 

- 질문자 : 감동은 하셨지만 무한한 감동은 으흐 (질문자 웃으면서) 안 한신 것 같아요. 

 

- 법륜스님 : 그러면 안되요. 내가 안 하겠다 해도 옆에서 막 해라고 할 정도로 감동을 해야되요. 얘길 딱 들어보니 집중이 덜 되고 있다 이런 얘기에요. 그러니까 오늘 얘기 듣고 자기 습관대로 하면 안 된다. 자기 생긴대로 놀라면 그만두던지, 아니면 목표를 향해서 내 습관을 뛰어 넘어서 도전을 하려면 오늘 이 시간 이후로 생각을 완전히 달리 먹어야 돼요. 나름대로 노력한다는 그런 것 갖고는 안돼요. 딱 시간 정해서 그 안에 해보고 안 되면 버린다. 이렇게 몰두를 해야 돼요. 집중력이 놓아져야 타파가 일어나는 거예요. 그래야 확 달라지는 거예요.
 
 성냥불 켤 때 슬 슬 500번 문질러도 불이 안 납니다. 탁 하면 한 번 켜도 불이 나듯이 500번 문지르고 그 다음에 탁 켜고 불이 나니가 ‘아, 501번 째 불이 나구나’ 그렇지 않습니다. 시간 끈다고 좋은 거 아니에요. 문제는 얼마나 집중하느냐입니다.

 

그리고 가족으로부터 독립해야 돼요. 지금 몇 살이에요?

 

- 질문자 : 지금 24살이요.

 

- 법륜스님 : 골프에 24살이면 벌써 늦지요.

 

- 질문자: 아직 한창입니다.

 

- 법륜스님 : 늦어요. 그러니까 한창이 되려면 이미 20대 초반에 돌파를 해야 하는데, 계속 연습해서 대기만성 하려면 집안이 아주 넉넉하면 그럴 수도 있겠지. 벌써 집안에서 희생이 되는 것 같다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충분하지 못하다는 얘기 아닌가요?

 

- 질문자 : 네.

 

- 법륜스님 : 그러니까 어떻게 할래요? 오늘부터 탁 포기하고 그 재능으로 골프 가르치고 돈 벌이 해서 집안도 같이 돕고 이렇게 해서 살래요, 시간 정해놓고 몰두 해 볼래요?

 

- 질문자 : 몰두하겠습니다. 지금 벌써 머리를 밀었습니다. 저한테 지금 두 가지 방안을 주셨잖아요. 포기하거나, 정말 혼신을 다해서 하거나. 1년 뒤에 제가 모습으로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청중들 큰 박수)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가 오래 계속되었습니다. 사실 좋은 말로 위로하고 격려해줄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법륜스님은 이 친구에게 따끔한 송곳으로 더 큰 위로와 격려를 해주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문한 친구는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응원해 달라고 스님에게 요청했지만, 스님은 질문한 친구의 그런 의지심을 보고 약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쪽으로 강하게 답변을 한 것 같습니다. 따뜻한 위로만이 자비심이 아니라 따끔한 충고도 큰 자비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크게 느껴 마음이 훈훈해졌습니다. 참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질문한 친구도 큰 용기와 지침을 받은 것 같아 참 좋아보였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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