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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나 살기도 바쁜데 통일까지?" 법륜스님께 물었더니

오늘은 광복절 67주년입니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로부터 독립하여 광복을 맞이한지 벌써 67년째를 맞이했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광복은 큰 기쁨이었지만 이어진 외세의 개입과 전쟁과 분단의 상처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온전히 치유되지 못하고 불안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불완전한 광복절이 아닌 진정한 광복절을 맞이하려면 분단을 극복하고 남북이 평화적 통일을 이뤄야 할 겁니다. 그래서 광복절을 맞이하여 다시 ‘분단’과 ‘통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하지만 제 주변을 돌아봐도 그렇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통일이 전혀 가슴에 와닿지 않고 멀고 먼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당장 내 먹고 살기도 바쁜데 무슨 통일까지 생각하고 사느냐 이야기들을 하죠.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300회 연속 즉문즉설 강연에서도 이런 질문들이 자주 쏟아져 나옵니다. 아마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런 비슷한 생각들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한 청년이 법륜스님의 ‘새로운100년’ 책을 읽고 와서 스님에게 꼭 묻고 싶었다며 간절히 손을 들며 질문했습니다. 

 

- 질문자 : 요즘 젊은 사람들은 역사 의식과 통일 의식을 가지지 않고 살아갑니다. 지금 당장 살기 바쁘고 취업 걱정, 돈 걱정, 학교 걱정, 시험 걱정 등 여러 걱정 속에 사로 잡혀 살고 있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지내다가 법륜스님을 뵌 이후로부터 많은 가치 의식이 바뀌었는데요..
 “지금 당장 나 먹고 살기도 바쁜데 어떻게 통일까지 관심 가지냐?” 하는 사람들이 제 주변에도 열에 아홉입니다. 제 생각과 의식을 얘기하면 오히려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봅니다. 저 같이 이제라도 좀 깨치고 의식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이런 사람들에게 의식의 변화를 하게끔 도와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 법륜스님 : 청년 실업, 반값 등록금 문제 등 이런 현안에 해당되는 것은 다수 지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래에 해당되는 문제는 다수 지지는 못 받습니다. 다시 말하면 일제시대에는 독립 운동이 시대의 과제였는데 일제시대에 우리 국민 우리들이 다 독립운동 했을까요? 아니에요. 10%도 안하고 1%도 안했을 거에요. 그러나 이런 시대적 과제는 한 10%의 지지만 받으면 사회적으로 큰 폭풍을 일으킵니다.  꼭 전체 다수 대중의 지지를 안 받아도 되요.
 
 그런 것처럼 이 통일이라는 문제도 우리 국민 모두가 다 통일 운동에 나서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요원해 집니다. 그러니깐 자기가 볼 때 젊은이 열 명 중에 아홉 명은 현안에 빠져 있지만 한 명 정도는 얘기하면 약간 눈뜰 수가 있다. 열 명을 다 끌고 가려고 하지 말고 열 명 중에 한 명 정도는 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마라. 열 명 중에 아홉 명 만나보니 다 그렇더라 해서 모든 젊은이가 다 그렇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절대 그렇지가 않다. 왜? 자기가 지금 증명해 보이고 있잖아요. (청중들 하하하 웃음) 그죠?

 

- 질문자 : 네. 맞습니다. 하하하.

 

- 법륜스님 : 개인이 열심히 노력해서 자기 분야에서 자기가 원하는 걸 이루면 성공이라 말할 수 있습니까? 내가 판사가 되어야 되겠다 해서 법대 가서 고시 합격해서 판사 되고 부장 판사 됐다 하면 성공이라 말 할 수 있어요? 그렇지 않습니다. 판사 해 보니깐 별거 아니더라 이런 뜻이 아닙니다. 
 
 일제시대 때를 예를 들어 볼께요. 소학교에서 공부 잘하고 중학교 가서 공부 잘해서 경성제대 법대 가서 고시 공부 해서 검사 되어서 부장 검사까지 됐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에 해방이 딱 됐어요. 그럼 이 사람은 뭐가 됩니까? 친일배가 되지요? 왜 이런 일이 생깁니까? 자기는 진짜 나쁜 짓 안 하고 열심히 해서 성공을 했는데 왜 결과가 어느 날 아침에 친일배가 됐느냐?

 

 그것은 삶이 내 혼자 사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나에게는 나에게 소중한 목표가 있지만 나와 더불어 사는 우리 모두에게도 공통의 목표가 있다는 거예요. 그 공통의 목표가 무엇이냐? 그것을 우리가 시대적 과제라 그래요. 그 시대적 과제가 일제시대 때는 뭐예요? 독립이에요. 그러기 때문에 나라의 독립에 기여하지 않으면 즉 시대적 과제에 기여하지 않으면 친일배가 되는 일이 생길 수가 있다는 거예요. 판사직과 검사직을 버리고 독립 운동에 뛰어 들면 시대적 과제에 온 몸으로 참여하는 것이지만, 그러기엔 희생이 너무 많이 치러질까 두렵기도 하지 않습니까? 그죠?

 

- 질문자 : 네.

 

- 법륜스님 : 그래서 개인의 이익을 못 버린다 하더라도 자기 인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려면 검사나 판사를 하면서도 자기 받은 월급 가운데 일부를 독립운동 군자금으로 쫌 내던지, 자기가 판검사를 하면서 독립운동 하는 사람이 재판받을 때는 약간 형량을 낮춰주던지... 뭔가 이렇게 나라의 독립에 작은 기여를 해야 된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갑자기 독립이 된다 했을 때 자기의 개인적인 성공이 바뀐 시대에는 결국 실패가 되는데 그 때 시대적 과제에 헌신했던 것이 그 빚을 탕감시켜 줘서 그의 인생을 비참하게 만들지 않게 된다.

 

 일제시대에 그런 문제가 있었지만 이 사람은 사실 이런 이런 좋은 일을 했다 해서 무마가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제가 협박을 좀 해야 되겠어요. (청중들 웃음) 누구나 다 이 시대의 과제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알아야 된다. 내가 농사를 짓든 의사를 하든 변호사를 하든 무엇을 하든 나는 정치인이 아니니깐, 나는 운동가가 아니니깐 이렇게 말하면 안 됩니다.

 

 이 시대의 과제가 통일이라는 것을 알고 거기에 전적으로 투신을 하던지, 하지만 그것은 인구의 10%도 안 된다. 그러니 나머지는 거기에 조금의 기여들을 해야 된다. 주력군이 되던지 아니면 의병이라도 되어야 된다. 군자금만 내도 의병이거든요. 이런 조그만 장소를 제공해 주셔도 의병의 역할을 하는 겁니다. 그렇게 참여를 해야 된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진짜 자기의 성공을 성공답게 마무리 지을려면 개인의 목표만 열심히 해야 되는게 아니라 공동체의 과제도 함께 참여해 줘야 된다.” 이렇게 이야기해 주세요. 그런 면에서 저도 언제나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 질문자 : 감사합니다.

 

청중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깊은 역사의식과 지혜에서 나오는 참으로 명쾌한 답변이었습니다. 특히 일제시대에 비유해서 설명해 준 것이 가슴에 크게 와 닿았습니다. 개인이 성실히 노력해서 판검사가 되었어도 공동체의 목표에 기여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친일배가 될 수 있다는 비유에 정신이 번뜩 차려졌습니다. 아, 그렇구나. 하지만 판검사를 하더라도 나라의 독립에 작은 기여를 하면 개인의 성공을 더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통일도 그런 것이구나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일제시대 때 시대적 과제가 독립이었듯이 분단된 우리나라의 시댁적 과제는 통일입니다. 모든 국민들이 통일에 헌신할 수는 없을 겁니다. 각자 자신의 직장에서 열심히 살아가되 공동체의 목표인 통일에 작은 기여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금씩 힘을 모아나가면 되는 것이구나. 명쾌하게 정리가 되고 마음도 가벼워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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