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어제였습니다. 연평도 사건 이후 처음으로 북한 취약계층을 위한 구호물품들이 북한으로 들어갔습니다. 남북관계의 악화 일로 속에서 굶어서 죽는 북한 어린이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정치적 문제는 정치로 풀지 않고, 인도적 지원마저 정치적 압박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죄 없는 북한의 어린이들만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어제 인천항에서는 국제구호단체 JTS에서 준비한 각종 구호물품들이 배를 타고 북한으로 들어갔습니다. 세부 품목을 보면 북한 9개 시·도, 53개 시설 고아원, 양로원, 특수학교 12,000여명에게 두유 36만개, 이유식 10톤, 분유 19톤, 각종 겨울용품 등 총 20피트 컨테이너 31개 분량입니다.
먼저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구호물품 전달을 축하하며 추천 꾸욱 눌러주세요.
△ '더 주지 못해 미안해' 12,000여명 북한어린이에게 보내는 2011년 첫 번째 선물!
2011년은 MB정부 들어서 4년째 해로 남북관계의 단절과 경색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붕괴론에 근거한 대북 압박정책이 원인이지요. 그래서 이곳 JTS에서는 정치적 이유로 굶주려 갈 수 밖에 없는 북한 어린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아 '더 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주제로 캠페인을 벌이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북한 전역의 53개 고아원 시설 어린이들에 대한 지원을 펼칠 예정입니다.
△ 지난 5월5일 어린이날 많은 연예인들과 함께 굶주리는 북한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모금행사를 벌였었지요. 하지만...
△ 정부의 불허 방침으로 창고에 쌓여만 가고 있었던 어린이 두유.
최근 통일부에서는 영유아, 노인, 장애인, 임산부 등의 취약계층에 대한 식량 및 기초의약품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재계한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JTS를 비롯한 6개 단체의 반출을 허용하였지요.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취약계층 주민의 인도적 지원까지 불허한 조치가 있은 뒤 5개월여 만에 정부에서 제한적이나마 인도적 지원을 재개한다고 발표한 부분은 환영할 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발표가 실질적으로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를 위한 노력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듭니다. 이번에 JTS에서 통일부로부터 승인받은 물자는 연평도 포격사건 다음날인 작년 11월 24일 북한의 고아원으로 지원하기 위해 준비하였다가 남포로 보내기 하루 전에 취소되어 인천항에 계류된 물품 중 일부일 뿐입니다.
4월 정부의 인도적 지원발표 이후 북한의 고아원․양로원․장애인 학교에 보내기 위해 신청한 밀가루 등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하면서 반출을 허가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밀가루가 지원되어야 실질적인 식량 지원이 가능한데 말이죠. 현재는 두유, 이유식, 분유의 극소수의 제한된 물품만 허가가 난 상황입니다. 아직도 수많은 민간 구호단체들의 수입 억에 달하는 구호물품들이 창고에 쌓여만 가고 있습니다....
△ 북한 황해북도 사리원 애육원(체육복지원) 어린이들의 간식시간
(2010년 JTS가 지원한 두유, 밀가루를 먹고 있습니다)
고아원, 양로원, 장애인 특수학교의 사정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JTS는 지난해 3월 북측과 합의한 이후 각 분기마다 정기적으로 밀가루, 두유, 분유, 어린이 이유식 등 기초식량 및 생필품, 교육기자재 등을 지원하였는데요. 작년 한해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이들 어린이들의 영양 상태는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은 눈으로도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영양이 개선된 것이 느껴졌구요. 북측의 각 시설에서도 아이들이 발육상태가 좋아지고 건강해졌다고 다들 고마워했고, JTS 활동가와 많은 후원자들도 아이들의 영양상태가 개선된 것에 함께 기뻐하였습니다.
△ 황해남도 해주 육아원 급식시간(2010년 JTS 두유 지원)
사진을 보시면 아이들의 발육상태가 매우 양호해지고 있죠?
그런데 지난해 10월말 지원이후 지원이 중단되어 올해 2월 이후 3개월 가까이 식량지원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고아원, 양로원에 몇 달째 지원을 못하다보니 걱정이 많이 됩니다. 특히 가장 힘든 겨울철과 춘궁기로 넘어드는 시기에 식량지원이 끊기어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모든 일에는 굴곡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 간에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놓일 때 남남일 경우에는 서로 외면하고 피해버리는 방법이 가장 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 간의 관계는 쉽게 자르고 외면한다고 끝나버리는 관계가 아닙니다. 남북의 관계도 같은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살고 있는 한, 언젠가 남북이 통일되어 하나가 되던 분단이 계속되든 영원히 함께할 수밖에 없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관계라면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신뢰를 형성하였으면 합니다. 혹 상대가 실수를 하던 잘못을 하던 넓은 아량으로 받아주었으면 합니다. 서로간의 신뢰는 때로는 많은 시간을 요하고 힘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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