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결혼은 요즘 종종 보게 됩니다. 예전에는 거의 보기 드문 풍경이었지만, 시대가 변한 만큼 나이 차이에 구애 받지 않는 결혼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면 일반적인 결혼 보다는 주위의 반대가 거셀 수 밖에 없겠죠. 극심한 반대를 무릎쓰고 결혼에 성공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오늘 법륜스님 즉문즉설에서는 남편과 스무살 넘게 나이 차이가 나고, 이로 인해 주위사람들의 반대가 걱정되는 분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스님이 내어주신 해답은 무엇이었을까요.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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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저는 40대 여성입니다. 이혼 경력이 있고 아이도 둘 있지만, 지금은 20대 청년과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가에서 반대가 심할 것 같아 매일 밤마다 걱정하고 있습니다.
▶법륜스님 : 요즘 연상연하 커플이 많아졌습니다. 지금까지는 남자가 여자보다 나이가 조금 많은 결혼을 정상적으로 봤어요. 하지만 육체적으로나 여러 가지 면에서 볼 때 남자가 여자보다 나이가 많은 게 꼭 정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남자가 군대에 가고 경제적인 기반을 잡는 것 때문에 생긴 문제입니다.
옛날에 결혼할 때는 대부분 여자가 남자보다 두세 살 많았어요. 조선시대에는 남자가 열네 살 정도 되고, 여자는 열일곱 살 정도 되었을 때 결혼하는 것이 관습이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주로 부인이 좀 어린 신랑을 동생 돌보듯이 키워서 신랑으로 삼았어요. 이처럼 시대에 따라 결혼 연령이 달라졌기 때문에 본인만 좋다면 나이 차이에 그렇게 구애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남녀가 사랑을 하는 데 나이 차이가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남녀가 만날 때 남자의 나이가 더 많아야 한다는 법도 없으니 타박할 일은 더더욱 아니에요. 다만 현실적으로 결혼을 생각할 때는 쉽지가 않습니다. 부모 세대는 아직 연상연하 커플에 대해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면 결혼 과정이 평탄치 않을 거예요.
우리나라에서는 결혼할 때 두 사람의 마음만 맞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주위도 동조를 좀 해줘야 큰 어려움 없이 이루어집니다. 만약 주위 사람들이 축하해 주는 결혼이 아니라면 결혼 당사자들의 마음이 굳건해야 합니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하려면 그 대가를 치를 만큼 의지가 강해야 합니다. 만약 40대 남녀가 둘 다 재혼인 경우라면 주위의 영향을 덜 받고 결혼할 수가 있습니다. 주위의 반대가 적다는 뜻이죠.
그런데 이 경우 상대가 20대 청년이면 남자 쪽 집안에서 반대가 심하겠죠? 나이 차이가 스무 살이 넘는데다 여자는 이혼 경력이 있고 아이도 둘이 있어요. 그러니 당연히 반대가 심할 겁니다. 결혼을 성사시키려면 이런 역경을 각오해야 하는데, 이 여성은 이미 양가의 반대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설사 각오를 단단히 했더라도 결혼이 성사되는 게 아니에요. 상대인 청년이 반대를 이겨나갈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럴 수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지금 서로가 만나서 좋아하는 것은 정신적인 것보다는 육체적인 것일 확률이 더 높아요. 왕위도 버리는 정도의 정열이면 몰라도, 웬만한 사람은 주위의 반대에 부딪히면 정신적으로 힘들어합니다. 갈등이 심각해지면 이 경우 남자 쪽에서 망설이게 됩니다. 그러면 여자는 남자에 대해 실망하고 미워하게 될 확률이 높아요. 만약 한 차례 이혼하고 다시 결혼까지 생각한 사랑이 실패하게 되면 어떨까요? 자학 증세가 생기기 쉽습니다. 상대를 미워하는 것뿐 아니라 ‘내 인생은 왜 이런가’ 하고 비관하기 쉬워요.
그러니까 지금 사귀고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혼은 두 사람의 뜻도 중요하지만 주위의 뜻도 중요하니까 사귀는 것으로만 끝내려면 공개하지 말고 조용히 사귀고, 이것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결혼하는 쪽으로 가려면, 안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정확히 알아야 됩니다.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계속 밀어붙이다 보면 지금 사귀는 남자 쪽에서 고통을 겪게 되고, 결국에는 주저앉게 될 가능성이 커요. 그것이 결국 여자에게 큰 상처가 되기 때문에 상대를 너무 밀어붙이지 않는 게 좋습니다.
설령 결혼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이 결혼은 지속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남자가 40대쯤 되고, 여자가 60대가 되면 필연적으로 깨지게 됩니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여자는 남편이 젊기 때문에 여자 문제로 늘 초조해하거나 불안해하며 남은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좋아도 10년 후가 굉장히 불행할 수 있어요. 나이 차이를 감추기 위해 성형수술을 해야 하고, 옷도 젊은 사람처럼 입어야 하고, 머리카락도 염색을 해야 하고, 끊임없이 젊어 보이려고 갖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또한 늘 상대를 믿지 못해서 정신적 고통을 겪을 수도 있어요. 이 때문에 이 결혼은 행복보다는 화를 불러올 위험이 훨씬 더 큽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마음을 정리해 나가는 게 좋아요. 지금은 관계를 유지하더라도 청년이 나이가 들어서 결혼할 때가 되면 오히려 자기 또래와 결혼할 수 있도록 양보해 주는 게 나을 수 있어요. 그것이 오히려 사랑을 오래 간직하고 다가올 불행도 막는 방편이 될 수가 있습니다.
이 경우와 반대로 남자의 나이가 스무 살 가량 많은 것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나중에 여자가 40대, 남자가 60대가 되면 심각한 부조화가 생겨요. 젊은 여자들은 나이 많은 남자하고 있으면 또래와 함께 있는 것보다 편안해합니다. 아무래도 나이든 사람은 “그래, 그래” 하면서 다 수용해 주니까 아주 편하게 느끼는 거예요. 또 나이가 많으면 또래보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경우가 많아 물질적인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이런 장점이 있는 반면,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이 장점만큼 반드시 다음에 단점이 나타나게 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인연과보가 반드시 따릅니다. 그러니까 연령 차이가 많이 나는 관계는 윤리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작은 기쁨이 미래에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살펴야 합니다.
처음에 제가 이 질문을 들었을 때는 나이가 뭐 중요하냐, 사랑만 있으면 되지...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스님의 말씀을 들을수록 제 생각이 짧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결혼을 성사시키려면 역경을 각오해야 하는데, 이 여성은 이미 양가의 반대를 두려워하고 있고, 설사 각오를 단단히 했더라도, 상대인 청년이 반대를 이겨나갈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럴 수 있을지 의심스럽고, 지금 서로가 만나서 좋아하는 것은 정신적인 것보다는 육체적인 것일 확률이 더 높다는 말씀이셨습니다. 게다가 결혼 하더라도 청년이 40대가 되면 여성분은 60대가 되어버리는데, 이 때도 정말 문제가 되겠구나 공감이 팍팍 가더군요. 지금부터 마음을 정리해 나가고, 청년이 나이가 들어서 결혼할 때가 되면 오히려 자기 또래와 결혼할 수 있도록 양보해 주는 게 훨씬 낫겠다는 데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습니다. 스님의 지혜로운 말씀에 잔잔한 감동이 밀려옵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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