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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성욕 어떻게 다스려야 하나요?" 스님의 답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전국 100회 강연이 벌써 45회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제 거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네요. 어제도 즉문즉설 강연은 600여명의 청년들이 자리를 빼곡이 메운 채 청년들의 다양한 인생 고민과 법륜스님의 촌철살인의 답변으로 2시간 동안이나 진행되었습니다.

 

제 또래 친구들의 질문이여서 그런지 저의 고민과 맞닿은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특히 요즘 저는 성적 욕구가 많이 일어나서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고민이 많습니다. 젊으니까 자연스러운 것이라 받아들이는 편인데, 여름이 되고 짧은 치마에 속살은 내비치는 여성들이 길거리에 너무 많이 보이니까, 불쑥불쑥 성적 욕구가 일어나는 건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때마침 즉문즉설 강연에서도 한 젊은 청년이 자신의 성적 욕구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스님께 질문을 해서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스님에게 성욕을 다스리는 법을 묻는 게 참 외람된 행동일 수도 있는데, 법륜스님은 즉문즉설이라는 것은 어떤 이야기라도 꺼내놓고 상담을 하는 자리라고 하시며 가볍게 웃으시면서 이 친구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해 주었습니다. 스님의 이런 모습도 참 감동이었습니다.

 

- 질문자 : 얼마 전 템플 스테이를 하고 나서 욕심을 없애면 나아질 것이란 말이 마음에 와 닿아서 욕심을 버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오늘 점심에 카레가 나왔는데 너무 많이 먹고 후회하는 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욕심을 버리려고 하는데 행동은 그렇게 안 됩니다.


 젊어서 그런지 특히 성적인 욕구가 많이 올라옵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선에서 행동하려고 하지만, 편안한 사람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주체하지 못하는 성적 욕구를 감춰야 하는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지금도 제 마음을 모르겠어요. 자신이 없고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결혼도 힘들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성욕을 잘 다스릴 수 있나요?
 
- 법륜스님 : 사람이 욕심을 내는 것은 자연스러움이에요. 나쁜 게 아닙니다. 왜냐하면 욕심을 내고 사는 세계에 내가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요. 거기에 나도 모르게 물들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물든 겁니다. 카레를 먹고 싶은 건 자연스러움입니다.

 

그런데, 과식을 해서 잘못했다 느꼈으면 그 다음에는 ‘욕심에 무조건 따라가면 나한테 손해구나’ 이렇게 자각을 하게 되죠. 욕심이 나빠서가 아니라 욕심을 따라갔을 때 나에게 불이익이 오니 절제를 해야겠구나 이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그것이 되풀이되면서 절제가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가 있게 되죠.

 

‘욕심을 내면 안 되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자꾸 자기를 싫어하게 되요. 안 고쳐지면 자기를 미워하게 되요. 욕심을 내는 건 자연스러움입니다. 불이익이 없으면 그냥 하지만, 불이익이 오면 절제를 해서 자기가 조절해야 돼요. 그게 조절이 안 되면 과보를 받게 됩니다. 손해를 받게 되요. 손해가 커지면 고쳐져요. 지나가던 어떤 여자를 껴안아서 붙잡혀서 감옥 3년 살았다. 이러면 저절로 조절이 되요. 불이익을 크게 못 느끼니까 안 고쳐지는데 불이익의 강도가 세면 조절이 되겠지요.

 

자기도 지금 스스로 이렇게 깨달은 겁니다. 템플스테이 하기 전에는 ‘내가 욕심을 부리고 있구나’ 이 사실도 몰랐는데 이걸 알게 된 것도 깨달음입니다. 욕심을 부리면 그 결과가 나쁘다는 것을 알았잖아요. 욕심을 자각하고 놓쳤구나 이걸 계속 되풀이 하고 연습되면 돼요.

 

욕구는 두 가지 방법으로 대응을 할 수 있어요. 담배 필 경우를 예로 들어볼께요.

 

첫 번째는 피워버리면 욕구가 사라져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또 욕구가 일어나요. 이게 반복 되요. 그래서 우리는 욕구의 사슬에서 못 벗어나는 겁니다. 욕구에 내가 메여 사는 겁니다. 이런 성질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욕구가 일어날 때 알아차리는 겁니다. ‘내가 담배 피우고 싶은 욕구가 일어나는구나’ 이렇게 알아차려요. 그렇지만 안 피우는 겁니다. 이를 악 다물고 억지로 ‘안 피워야지’ 이러면 굉장히 고통이 따라요. 그러나 다만 ‘욕구가 일어났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거예요. 끌려가지 않고 피우지 않고 계속 지켜보는 거예요. 그러면 이 욕구는 증폭이 됩니다. 못 견딜 정도로 증폭이 되요. 그렇지만 가만히 앉아서 그 욕구를 지켜보면서 어떤 정신 작용이 일어나는지 재미있게 살펴보세요. 욕구가 1시간 10시간 계속 가는 게 아니에요. 10분 20분이 지나면 저절로 꺾여서 사그라지게 되요.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일어납니다. 

 

담배를 피워도 욕구가 일어났다가 다시 사라지지만, 담배를 안 피워도 욕구가 영원히 지속됩니까? 사라집니까? 사라집니다. 그러다가 다시 일어나고 사라지고 반복이 되는데, 첫 번째 보다 두 번째가 더 약하게 일어납니다. 그래서 담배를 안 피우고도 능히 극복할 수 있는데 이 첫 번째 고비를 대부분 못 넘겨요.

 

그러니까 욕구를 나쁘게 생각하면 안 돼요. 젊은 청년이 성적 욕구를 부정하다고 생각하면 안돼요. 성적인 욕구가 일어나는 걸 수행 삼으면 돼요. ‘아, 지금 욕구가 일어나구나’ 하면서 욕구가 일어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세요. 성적인 욕구가 나의 의식이나 나의 몸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가만히 지켜보세요. 그러면 이것이 정신적으로 어떤 위험한 생각까지도 막 옮겨가요. 이 욕구라는 것이 자기를 성취시키기 위해서 이런 식으로까지 극성을 피우는구나. 그러다가 어느 순간 욕구가 탁 죽게 되요.

 

이것은 억압하는 것과는 성격이 완전히 달라요. 이것을 ‘알아차리기’와 ‘지켜보기’ 라고 해요. 나쁘다 좋다가 아니라 이것은 신체의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결혼을 하면 자연스럽게 표출을 해도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욕구를 지켜봐서 거기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는 길도 있어요. 조건에 따라 선택을 하는 겁니다. 욕구를 너무 부정시하지 마세요.

 

- 질문자 : 예 감사합니다.

 

청중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그동안 성적인 욕구로 고민하던 제 머리 속도 한결 시원해진 기분이었습니다. 무조건 참는 것이 아니라, 또 무조건 욕구대로 따라가는 것도 아니라 ‘알아차리기’와 ‘지켜보기’를 통해 욕구가 점점 사라져가는 경험을 할 수 있겠구나. 이렇게 제3의 방법도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꾸준히 연습하고 다스려 나가보면 욕구를 성숙하게 다스리는 제 모습을 만들어 갈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니 마음이 밝고 가벼워졌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성적 욕구로 고민하는 이 땅의 젊은 청년들에게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