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에게 '통일' 이야기를 하면 되돌아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야, 통일이 밥 먹여주냐?" 이런 질문을 받을 때 마다 참 난감했습니다. 통일을 위해 일한다며 평화재단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음에도 명쾌하게 답변을 못했습니다. 단순히 같은 민족이니까 같이 합쳐야 된다가 아니라 왜 통일을 해야 하는지, 통일하면 무엇이 이익이 되는지 설명해내지 못하는 제 자신이 답답하곤 했습니다. 


저는 법륜스님 즉문즉설에서 그 명쾌한 해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난감해했던 질문 "통일이 밥 먹여주는가?" 를 한 청년이 법륜스님에게 질문했습니다. 너무나 절실했던 질문이이었기에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특히 남북관계가 전쟁 위기로까지 치닫는 요즘, 이 글이 그런 갈등들을 멈추는데 작은 도움이 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과연 통일이 밥 먹여줄까요? 저는 이와같이 들었습니다.  

 

- 질문자 : 통일이 밥 먹여주나요? 통일이 되어서 북한  주민들이 들어오게 되면 일자리가 더 줄어들게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 법륜스님 : 통일이 되면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거라고 봅니다. 우선 북한을 대대적으로 개발해야 하니까요. 물론 북한 인력으로 가능한 것들도 있겠지만, 도로, 철도, 통신, 전기 등 주요 인프라를 설계하고 건설하는 전문가들이 많이 필요하죠. 또 수많은 건물도 지어야 하고 하천 방재도 해야죠. 북한에 남한의 여러 기업들이 들어가게 될 테니 일자리는 절대적으로 엄청나게 늘어날 겁니다.

 

국가연합 수준의 통일 과정에서는 노동력을 한꺼번에 풀어서 이동하게 할 수 없습니다. 북한 체제는 그것대로 굴러가야 하니까 북한 노동자들이 남한에 한꺼번에 몰려오게 해서는 안 되죠. 하지만 남한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은 올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 동남아나 중국에서 오듯이 허가를 받아 남한에 와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죠. 이럴 경우 현재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하고 있는 일자리에 북한 노동자들이 들어올 수 있겠죠. 남한 주민의 일자리를 크게 빼앗는 것이 아니니 심각한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질문자 : 남한은 지금 고령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합니다. 고령화된 노인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젊은 경제인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셈입니다. 통일이 되면 이 문제는 어떻게 될까요?

 

- 법륜스님 : 북한도 저출산에 속합니다. 식량난 때문에 아이를 낳아서 제대로 키울 수 없으니까요. 낳는다 하더라도 아이들이 제대로 자라지도 못합니다. 그런데 남한과 달리 북한은 생존권만 보장해주면 출산 문제도 훨씬 빨리 극복되겠죠. 제대로 먹고 살기만 해도 출산 의욕이 생길 겁니다.

 

노동력을 노동력답게 사용해야 한다는 노동효율 측면에서도 통일은 시급합니다. 지금 북한 주민들은 비생산적인 일을 하는 데 노동력을 낭비하고 있어요. 하루 한 끼를 먹기 위해서 산야를 헤매고 이삭을 줍고 풀을 뜯고 있잖아요. 노동생산력이 하루 1000~2000원도 안 되게 그냥 낭비된다는 거죠. 이 노동력을 산업생산에 제대로 활용한다면 엄청난 부를 창출할 수 있겠죠.

 

- 질문자 : 북한 개발도 어떤 모델로 개발할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 법륜스님 : 환경문제까지 고려해서 지속가능한 개발을 해야 합니다. 북한은 남한이 개발하면서 생겼던 부작용까지 감안해서 정책을 수립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겠죠. 남한도 1960, 70년대에는 돈이 없으니까 우선 급한 대로 임시로 개발을 한 뒤에 나중에 부수고 나서 또 개발하고 그랬잖아요. 예를 들면 산에 나무를 심을 때 돈이 부족하니까 일단 아카시아부터 심어 산사태를 방지하고 나서, 나중에 다른 나무들로 교체하고 그랬어요.

 

통일된 뒤 북한을 개발할 때는 어차피 우리나라 땅이니까 우리가 자본을 갖고 우리 경험을 교훈 삼아 처음부터 제대로 개발할 수가 있죠. 북한 자체적으로 계획을 세우면 우리처럼 난개발을 할 위험이 있어요. 북한 개발은 남북 경제공동체 차원에서 함께 하고, 정치체제는 당분간 북한 체제를 유지해주는 방식으로 가야겠죠. 마치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어 흡수됐지만 그전의 사회경제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처럼요.

 

북한에 대한 개발이 시작되면 상당히 속도가 붙을 겁니다. 북한은 개인 소유이 땅이 거의 없으니까 우리처럼 토지에 대한 보상이 필요 없잖아요. 그러니 개발 경비가 적게 들고 속도감 있게 진행할 수 있을 거란 말이죠. 그래도 약 20년간 건설을 해야 남한의 70~80퍼센트 수준이 될테니 설계를 아주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북한 개발에 따른 개발이익 환수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개발업자들에게도 일정한 이익을 보장해줘야겠지만 주요하게는 북한 주민들에게 이익이 골고루 돌아가게 하고, 또 민족 전체의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사전에 철저한 대비책이 있어야겠죠.

 

- 질문자 : 국방비는 어떻게 될까요? 남한의 한 해 예산 중에서 10%가 국방비라고 하는데...

 

- 법륜스님 : 북한은 GDP의 30퍼센트 정도를 국방비로 쓰고 있어요. 분단 유지 비용, 혹은 체제 방어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든다고 할 수 있죠. 통일이 되면 이 부분이 엄청 절약되겠죠. 첫째는 군인을 대폭 감축할 수 있잖아요. 군대 가서 근무하는 기간을 줄여줄 수도 있겠죠. 의무병은 기간을 많이 줄여주고 대신에 국가의 상시 방어체계를 위해서는 유급 직원인 모병제로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통일 이후에도 우리가 일본이나 중국에 대응도 해야 하니까 무조건 군인 수를 줄일 수는 없을 겁니다. 그래서 통일을 바탕으로 한중일 경제공동체를 추진하고, 동북아의 지역적인 다자 안보체계가 확보돼야만 추가로 우리 국방비가 줄어들겠죠. 또한 분단에 따른 체제선전비도 많이 줄어들 겁니다. 외교에서도 체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선전비를 적지 않게 쓰고 있거든요.

 

- 질문자 : 통일이 되면 남북사회가 갖고 있던 경직성도 완화되지 않을까요?

 

- 법륜스님 : 그렇습니다. 사상적인 자유가 신장되면서 신바람이라고 할까. 어떤 기(氣) 같은 것이 우리에게 굉장한 기운과 자신감을 주겠죠. 창조성이 더욱 발휘될테니 문학이든 자연과학이든 경제든 세계 수준으로 올라갈 겁니다. 사람이란 자신감을 갖게 되면 굉장한 힘을 발휘하거든요. 통일이 한국 사람들에게 그런 기운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뿐 아니라 이산가족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고, 납북자, 국군포로, 장기수 등 전쟁과 분단이 만들어낸 희생자들의 아픔을 다 청산할 수 있겠죠. 우리로서는 어쨌든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고 분단되고 전쟁하고 갈등했던 지난 100년의 상처를 완전히 청산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고 나서 새로운 100년을 향한 설계를 해나갈 수 있겠죠.

 

통일이 되면 우리가 해외에 나갔을 때 열등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겠죠. 그리고 해외에 있는 700만 동포들이 새롭게 갖게 될 자신감은 굉장할 거예요. 그동안 해외에서는 한반도 이야기만 나오면 늘 부정적인 이미지였잖아요. 북한에 대한 말을 꺼내면 핵문제, 아사, 인권침해, 전쟁 가능성 이야기가 나오죠. 외국인에게 코리아에서 왔다고 하면, 노스(North)인지 사우스(South)인지 묻잖아요. 그것이 코리아라는 국가 상표 이미지가 엄청나게 훼손됐음을 말해주는 거예요. 통일이 되면 이런 이미지도 개선되어 상품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겁니다.

 

통일이 되면 가장 빨리 혜택을 피부로 느낄 사람들은 북한동포들이고, 두 번째가 바로 해외동포들입니다. 이들이 기를 펴고 살 수있으니까요. 또한 동포들이 떳떳하게 북한에도 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남한 쪽에서만 북한에 개발 자금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해외동포들로부터도 올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 개발 비용은 지출이 아니라 투자라고 봐야 합니다. 통일 비용은 소모성 소비가 아니라 미래의 이익을 창출하는 투자로 생각해야 합니다. 통일이 오히려 판을 키워 우리에게 밥 먹여준다는 것을 알면 오히려 갈등의 실마리가 풀리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 질문자 : 아, 감동입니다.

 

질문자가 크게 감동하며 환한 웃음을 보였습니다. 명쾌하고 구체적이고 선명한 비전을 제시해주는 답변이었습니다. 통일은 지난 100년에 대한 성찰적 청산과 새로운 100년에 대한 창조적 설계라는 말에 제 가슴이 콩닥 콩닥 뛰었습니다. 결국 통일이 저절로 밥 먹여주는 것이 아니라 통일된 한국이 어떤 사회인가에 따라 우리가 먹는 밥의 질도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런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저도 작은 기여를 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함께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통일이 밥 먹여주냐고 질문했는데, 결국 통일이 밥 먹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이 밥을 먹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법륜스님, 윤여준 등 대한민국 최고의 강사진이 열강하는 평화재단 ‘평화리더십아카데미’가 3월21일(목) 개강합니다. 작년에 저도 수강했었는데, 법륜스님의 통일 강의와 윤여준의 정치 리더십 강의는 정말 최고 중의 최고였다고 자부합니다. 이건 제가 보증을 하겠습니다!!! 한국사회의 미래에 대한 소명의식 갖고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모든 분들, 지금 신청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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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pe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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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mongu.net/ BlogIcon 미디어몽구 2013.03.12 08: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법륜스님 정말 명쾌하시네요.
    비전적 통일을 제시해주는 분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2. nevermind 2013.03.12 1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북한이 지금처럼 심술(?)부릴때마다 금융시장에서 손실이 엄청납니다. 그 돈의 아주 일부분 정도인..남아도는 쌀이나 우유줘서 일단 먹여놓는게 미래의 노동력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이걸 퍼주기라고 하는 사람들이 지지하는 정당은 왜 그리 군대들을 안가시고..다녀온 사람들 보고는 종북이라고 하고 아이러니 하네요 ㅎ

  3. 뚜야 2013.03.12 15: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은 통일글이 아니라 연방제에 관한 글이네요...
    통일이 되었다면 북쪽의 정권이나 남쪽의 정권은 통합되어야 합니다... 즉 하나의 정부이죠... 그런데 이 정부가 거주이전을 불합리하게 북한에 대해서만 적용한다면 차별에 의하여 그것은 폭동의 원인이 될 뿐입니다...
    모든 글의 내용 전제가 선연방제 후 통일을 전제로 한 거 같은 데... 일부러 연방제 이야기를 뺀 것인지... 아니면 연방제 자체를 모르는 것인지... 통일을 넘 쉽게 생각하네요...

  4. Favicon of http://blog.daum.net/lee2062x BlogIcon 몽돌 2013.03.12 18: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말씀 감사히 잘 들었습니다~
    어찌보면 어려운 문제, 말씀을 참 쉽게 잘 풀어서 하셨지만 언론매체등에서는 흔히 접할 수 없는 내용이죠.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네요~^^

  5. 글쎄요 2013.03.13 0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통일이 된다고 일자리가 저 스님의 말처럼 막 늘어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북한을 개발해야 하니까요,,,라고 이유를 드셨는데 개발(?)은 민간이 하는것이고 개발이 안 된곳은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습니다.
    북한에 정부가 개발을 한다고 한다면 그것을 다 국민 세금으로 한다는 건데 당장 복지예산도 모자라서 이곳저곳에서 세금을 더 걷으려고 하는게 우리나라 현실인데 북한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여력같은 건 없죠.
    통일이 된다고 해도 대기업 위주로 대형마트같은 유통망, 아파트 등의 위주로 개발이 될거고 그 과정에서 약간의 일자리는 생겨나겠지만 정규적이고 전문적인 일자리가 아닌 일용적이고 소모적인 단순인력이 필요하게 될 것 같네요.
    독일같은 세게에서 손꼽히는 부자나라도 통일하고 나서 얼마나 힘든 시기를 겪었는데 우리나라가 통일한다면 그것의 몇배는 힘들겠죠.
    통일이야 되어야 할 일이지만 저렇게 세상에 대해 모르시는 성직자분이 주먹구구식으로 얘기하시는 거 같아서 공감이 안되네요.

  6. widow7 2013.03.13 07: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명박처럼 공구리에 미친 사람이야말로 통일에 목을 맸어야 했어....북한엔 사방에 공구리칠 곳 투성이니까. 건설과 부동산에 미친 사람들이야말로 통일에 환장해야지, 북한 뚫려봐, 투기할 데가 어디 한둘이냐. 다문화에 현혹된 놈들이야말로 통일에 미혹되어야지. 핏줄만 한민족이지, 문화가 이질적이라서 통일되는 순간 다문화야. 북한 남자들은 동남아조선족 대신에 3D업종에 종사시키면 되고 북한여자는 남한총각들한테 붙여 버리면 그만인거다. 통일되는 순간 한국은 6,70년대 개발경제로 돌아가는거다. 성장률도, 생활수준도, 모든 게. 박정희에 환장한 사람들, 통일되면 그런 수준이 되어버리니 좋지 아니한가.

  7. BlogIcon 새끼늑대 2013.03.13 11: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이네요.

    북한정권의 붕괴 혹은 그와 상응하는 충격적인 통일은 모두에게 독이되겠지만,

    비록 사악한 정권일지라도 북한 공산당을 당분간 유지시키면서 북한 스스로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준후 통일로 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입니다.

    혹자는 북한 공산당을 다 죽이고 도려내야 한다고 말하는데 전세계 최극빈에다가 대량살상무기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을 그런 식으로 취급하는 것은 남북한 공멸이죠.

    좀더 이성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8. BlogIcon 가시고기 2016.06.13 03: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느 정도의 소비가 있어야 생산도 되는 법. 북한의 구매력으로 인프라가 조성되는 게 아니라 북한의 지하자원으로 인프라가 구성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