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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언제쯤 통일이 될까요?" 스님의 답변

우리나라는 과연 언제쯤 통일이 될까. 정말 궁금하지 않나요. 물론 나는 그런 데엔 관심없다 이러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긴 하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생각 해보셨을 겁니다. 최근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통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더 많아진 듯 하지만, 결국 언젠가는 통일을 향해 나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역사적인 필연이 아닐까 싶습니다. 1000만명에 달하는 이산가족 분들은 통일이 그만큼 더 절실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요.

과연 언제쯤 통일이 될까. 정말 궁금해왔던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오늘 법륜스님을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법륜스님은 스님이시기도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이 분야에서 활동해 오시며, 여러 가지 정책 제안과 연구결과를 발표해 오신 평화 활동가이기도 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스님의 대답을 듣고 공감이 많이 되었는데, 여러분들께도 소개합니다.  

[질문]

언제쯤 통일이 되겠습니까?

[답변]

언제쯤 통일이 되겠느냐? 점쟁이에게 물어 보듯 하지 말고 통일을 하려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는 관점을 갖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는 우선 인도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을 하려면 함께 살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게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지요. 그리고 다음으로는 정치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민족적 비전을 가지고 통일을 담보할 역량을 갖는 것이 최고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통일의 여건은 성숙되어 있지만, 통일을 담보할 주체 세력이 없는 상황

통일의 여건은 성숙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통일을 담보할 주체 세력이 현재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주체 세력이 있었어도 주변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정반대입니다. 통일의 환경은 많이 좋아졌는데, 이 문제를 주도할 주체 세력이 없습니다. 특히 주변 강대국들을 다룰 수 있는 외교 역량과 상대편을 포용해 낼 수 있는 정치세력이 우리에게 없기 때문에 이 상태로는 통일이 되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태라면, 통일의 환경이 오더라도 통일을 달성할 주체 세력이 없어서 분단이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중국으로 흡수되면, 분단은 영구 상태로 가게 될 것

그러면 결국 북한은 중국에게 의지해서 체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갈수록 국력이 강성해 질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분단은 영구 상태로 가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통일에 대한 주인 의식과 북한에 대한 책임 의식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보수층은 북한에 적대적이기만 하지 북한을 포용할 주인 의식이 없고, 진보층은 북한에 우호적이지만 역시 비판적 문제의식을 가지고 통일에 접근하는 주인 의식이 없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시대적 과제인 통일을 책임지고 달성해야겠다는 주인 의식입니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제대로 준비 한다면, 4,5년 안에 통일의 시기가 다가올 것

북한 인민들이 처해 있는 고통과, 체제유지에 관한 북한 지배층의 고민까지도 우리가 해결해 주려는 주인 의식이 우리에게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통일은 우리에게 그리 어렵지 않게 다가올 것입니다. 현재 북한 사회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만 준비가 되면 통일은 아주 가까운 시기에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준비만 제대로 한다면, 늦어도 4, 5년 안에는 통일의 분기점을 넘어 설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으로 봅니다.

북한이 강성대국에 진입한다는 2012년을 기점으로, 2, 3년 내에 통일의 적절한 시기가 다가올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시기는 우리가 가만히 앉아 있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 통일에 대한 책임의식과 주인 의식을 가지고 준비를 해야 기회를 우리 것으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인도 아니고 전문 활동가도 아닌 일반 국민들이 주인 의식을 가지고 통일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할 때, 그것이 정치적인 문제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고통에서 해방시키고 희망을 줄 수 있겠느냐는 목적에서 개인적인 문제와 구조적인 문제를 변화시키는 노력을 하자는 것입니다.

개인들이 통일 문제에 관심 가지도록 꾸준히 변화를 이끌어 가야

정치권이 통일의 주체세력이 되지 못하는 현시점에서는 국민들이 직접 통일문제에 관심을 갖고 추진세력을 만들어 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모두들 제 살기도 바빠서 이런 시대적 과제를 인식도 하지 못하고 있고, 설사 인식을 했다 하더라도 책임의식을 가지고 행동하지 못하지요. 그러므로 먼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본인들의 괴로운 인생문제가 어느 정도라도 먼저 해결되어야 합니다. 점차 본인의 문제가 해결되면 대승적으로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이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만, 이 변화라는 것이 금방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누군가가 꾸준히 변화를 이끌어 가야지요. 또 남쪽뿐만 아니라 북쪽도 준비가 되어야 합니다.

현재, 북한 주민들도 불만이 많이 올라와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그들도 조금씩 의식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중인데, 불만이 있다고 하여 바로 정치적 변화로 나아가는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도 정치인들의 오류로 인해서 힘들고 못살겠다고 아우성치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바로 정치운동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이러한 사회 변화는 처음에는 아주 느리게 점진적인 변화를 가지고 오지만 갈수록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지요. 지금 그렇게 되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남북한 우리 민족이 처해 있는 문제에 대해 국민들의 각성이 좀 더 높아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국민 스스로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통일은 빠른 시일 안에 현실화 될 것

우리 민족은 역사적으로 보면 나라가 어려울 때 마다 의병이 일어나 나라를 구했습니다. 지금은 통일 의병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의병이란 자기 일이 아닌데도 나라를 위해 스스로 군인이 되고, 군자금을 대고, 전략을 세우고, 목숨을 바쳐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민족의 시대적 과제인 통일문제는 주인의식이 부족한 정치인들에게만 맡겨 놓지 말고, 우리 국민들 스스로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통일의병으로 참여하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러면 통일은 생각보다 훨씬 빠른 시일 안에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동안은 개개인의 괴로운 인생문제 해법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는데, 오늘은 한국 사회의 최대 과제인 통일 문제에 대한 스님의 말씀을 들어보았습니다. 개인들은 자신의 고민이 해소되면 조금씩 사회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 자연스런 이치일 것입니다. 저도 제 앞가림에만 허덕거리며 살다보니 이런 통일문제에는 관심을 가지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오늘 스님 말씀을 들으니, 통일은 주인의식이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나가야 하는 일인데, 주인의식 없는 정치인들에게 맡겨두고, 나 몰라라 무책임하게 지내온 것은 아닌가 반성이 많이 되네요.

남북관계가 지금처럼 악화된 상태로 계속 간다면, 북한이 중국으로 흡수되는 것은 시간문제일듯 합니다. 얼마전 무산 철광을 비롯한 수많은 지하자원 개발권이 중국으로 넘어갔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거든요. 북한이 중국으로 흡수되는 것에 저는 반대합니다. 비록 손실이 있겠지만, 남한이 북한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일시적으론 손실처럼 느껴지지만, 통일 한반도의 비전을 생각해 본다면 엄청난 이익일 것입니다. 스님은 빠르면 4,5년 안에 통일이 현실화 될 것이라고 하시는데,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가지고 내가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작은 일거리들을 찾아봐야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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