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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골치 아픈 북한, 중국으로 흡수되면 좋을까요?

오늘은 6.25 전쟁이 일어난지 6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강대국의 개입으로 많은 희생을 치르고도 결국 분단이 되고 말았습니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전쟁을 잠시 멈춘 정전 상태에 있습니다. 오늘 6.25를 맞이하여 더욱더 분단의 현실이 가슴 아프게 다가옵니다.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전국 시군구 강연에서도 이런 분단의 현실과 북한문제에 대한 질문이 아주 가끔 나옵니다. 대부분은 인생 고민에 대한 질문이지만, 현정부 들어서서 남북관계의 단절로 여러 가지 갈등요인들이 붉어져 나오는 것에 대한 우려섞인 질문들이 나올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법륜스님은 어떤 질문보다도 열정적인 답변을 합니다.

 

최근 남한에서는 북한이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세습이 된 것에 대한 비판이 많았죠. 6.25 전쟁 62주년을 맞이하여 우리 대한민국의 보다 나은 미래를 생각할 때 향후 북한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좋을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법륜스님의 답변이 참 명쾌했습니다. 

 

 

- 질문자 : 북한에 대해서 질문을 드리려고 합니다.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세습이 되었습니다. 북한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향후 통일에는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지, 우리와 북한과의 관계는 어떻게 변하는지 궁금합니다.

 

- 법륜스님 : 북한은 우리와 같은 민족이지만 정치 체제가 다른 사회지요. 우리가 뭐라 한다고 해서 북한이 우리 말을 듣는 것도 아니고 영향을 받는 것도 아니라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런 북한하고도 교류와 협력을 하는 게 우리 민족 전체에 이익이 되는지, 모든 걸 단절하고 싸우는 게 우리한테 이익인지 생각해 봐야 하지요.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는 왕조 국가니까 외교 관계를 끊어버리는 게 우리한테 이익인지, 왕조 국가라도 외교 관계를 맺고 석유를 수입하는 게 나은지 이걸 잘 봐야 된다는 말이지요. 이건 북한이 잘했다 잘못했다는 얘기가 아니라,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은 북한 그들의 문제라는 말입니다. 남북 간에 교류와 협력을 하는 게 이익이냐, 북한의 저런 체제하고는 관계를 끊어버리는 게 이익이냐, 이것은 우리가 선택할 문제입니다.

 

북한이 점점 더 체제가 불안정해지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지게 됩니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통일이 될 가능성은 희박해집니다. 그러니 북한 체제가 어떻든지 그건 우선 차치해 두고, 민족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는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면 좋을지 부터 생각해 봐야 합니다. 북한에 있는 이천만 동포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되겠는가 하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후계자를 아들에게 세습하는 북한 체제가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우리가 그 체제를 비난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북한을 비난하는 우리의 모습은 부인이 술 마시고 들어오는 남편을 두고 저 남자는 가정도 안 돌보고 술만 먹고 바람이나 피우고 돌아다니는 나쁜 놈, 죽일 놈 하고 욕하는 것과 같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그 술주정꾼이 내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욕을 하면서도 이혼을 안 하는 것은 그래도 남편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기 때문이지요.

 

그것과 마찬가지로 저렇게 골치 아픈 북한이 중국으로 흡수되어 버리면 좋을까요? 북한이 중국에 흡수되는 걸 한국 사람들은 찬성할까요? 아니지요. 북한이 아무리 문제가 많고 애를 먹여도 중국에 흡수되면 절대 안 되고, 우리 민족, 우리나라로 남기고 싶은 거잖아요. 그러니 북한을 비난하는 건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통일 할 수 있느냐를 연구해야 합니다. 싸우는 게 통일에 도움이 되겠느냐, 그래도 교류와 협력을 넓혀 가는 게 통일로 가는 빠른 길이겠느냐, 이걸 고민해야 합니다.

 

이렇게 볼 때, 후계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것이 앞으로 북한의 체제 안정성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누구든 지도자가 바뀌게 되면 북한 시스템이 현재보다는 개방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북한은 당분간 혼란이 가중될 것이고. 그런 혼란을 겪으면서 긍정적으로 변화해 갈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통일의 기회가 주어지기도 하고 분단 고착화로 가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지금 북한은 식량이 없어 사람들이 굶어죽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북한의 정치 체제 같은 것하고는 관계없이 일단 굶주리는 북한 주민을 도와야 합니다. 소말리아에서 사람들이 굶어죽는다면 소말리아가 사회주의든 회교국이든 이런 걸 따지지 말고 일단은 식량을 지원해야 합니다. 이게 바로 인도주의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정치체제가 어떻게 되든 그것은 별개의 문제고, 굶어죽는 사람이 있으면 우선 살려야 된다는 겁니다. 북한을 돕는 데에 이런 인도주의적 관점으로만 보면 되지 북한 체제가 이러니저러니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이웃 중 어떤 가족이 식량이 없어서 굶어죽어 가고 있으면 그 사람이 선한가 악한가를 따지지 않고 우선 음식을 주는 것처럼 말이에요.

 

북한의 정권 세습이 문제가 많지만 그렇다고 교류를 하지 않고 단절하는 것은 문제다 라는 지적에 많은 공감이 갔습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왕조국가이니까 교류를 끊어버리는 게 이익인가, 북한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라는 말씀이 참 쉽고 명쾌한 비유로 들렸습니다. 또, 아무리 골치 아픈 북한이지만 중국으로 흡수되어 버리는 것을 원하느냐, 이 질문도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막연히 미워할 것이 아니라 미래 비전적인 관점에서 통일을 바라봐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7번째로 인구 5천만명 국가로 진입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많은 언론들이 저출산 문제와 장기적인 성장 침체를 걱정하며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었습니다. 하지만 우려만 내어놓지 명확한 대안을 말하는 곳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법륜스님의 답변을 들으면서는 남북이 만약 평화적인 통일을 하게 된다면 인구가 다시 7천5백만으로 사이즈가 커지고, 이것은 한국경제가 다시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되며, 경제가 침체되는 것에 대해서도 북한개발 특수라는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게 되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법륜스님은 <새로운 100년>이란 책을 통해 통일이 갖는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이런 상상들을 하니 북한을 다만 미워할 것이 아니라 좀더 큰 마음으로 바라보고 나아가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었습니다. 비록 가슴 아픈 민족 상잔의 비극이 벌어진 오늘이지만, 순국선열들의 희생을 미래 발전적으로 승화시키는 방법은 이렇게 새로운 희망과 미래를 다시 그려나가는 것일 거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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