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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에게희망을

청년당 창당, 눈물 왈칵하게 한 알바생의 사연

대한민국 최초의 청년당 ‘청년희망플랜’ 창당을 위한 발기인대회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발기인대회, 창당... 이런 행사에는 발 한번 들여놓은 적이 없는 제가 이런 행사에 참가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해봤네요. 정당 창당에 관련된 행사는 법적 요건을 준수해야 하고 무척 딱딱하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이런 틀을 과감히 깨고 정말 재미있고 유쾌한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발기인대회라는 이름부터 남달랐습니다. 발기인대회를 ‘첫사람대회’ 라고 행사명을 달았습니다. 무대가 밝아지자 밴드 ‘온더스팟’이 부르는 신나는 노래에 맞춰 발기인들 모두가 환호하며 흥겨운 축제의 공간으로 순식간에 바뀌어버렸습니다. 젊은 청춘의 느낌이 물씬 났네요.

△ 대한민국 첫 청년당 '청년희망플랜' 발기인 대회에 참석한 청년들. 발족취지문을 낭독하고 있습니다.

△ '청플송' 이라는 로고송이 넘 재미있어서 행사장 전체가 들썩 들썩 했네요. 이렇게 유쾌한 정당 발기인대회는 처음 봤습니다.^^

사회를 맡은 친구는 ‘청년희망플랜’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김정현이라는 친구였습니다. 24살 밖에 되지 않은 대학생이 한 정당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크게 눈에 뛰었습니다.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강주희씨는 시간강사로 대학에서 일하며 많은 청년들을 만나며 청년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함께 참여하게 된 분입니다. 강주희 대표는 이렇게 많은 청년들이 창당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사회에서는 너희를 패기가 없고 무력하고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청년들은 자립하고 사회 주체가 되고 싶어합니다. 소박하고 작은 몸부림이지만 청년들은 무한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이런 청년들의 에너지를 모아 시작하면 못할게 없습니다.”

참석자 중에 가장 눈에 띈 사람은 우석훈 교수입니다. 88만원 세대라는 책을 쓴 우석훈 교수는 그 누구보다 청년 문제에 관심이 많은 분 중에 한 분이죠. 환한 웃음을 보이며 축사를 해주었습니다.

△ 청년당 창당 소식을 듣고 가장 반가워했고, 행사 중간에 눈물을 흘렸다는 우석훈 교수.

“오늘 이 자리에 와서 울었습니다. 이런 날이 올 줄 몰랐습니다. 작년 등록금 집회할 때 주변 친구들이 청년 대학생들이 데모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고들 했는데, 그것 때문에 손에 장을 지진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작은 몸짓이 세상을 바꾸는 게 많습니다. 지금 가장 강한 사람들이 여러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씀처럼 작은 움직임이 우리들 모두를 바꿀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석훈 교수의 축사였습니다. 참석한 청년들의 큰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이어서 청년문제 해결에 앞장서온 김영경 위원장도 축사를 해주었습니다.

△ 축사를 하러 온 청년유니온 김영경 위원장.

“청년당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너무나 설렜습니다. 청년들이 자기 정당을 가진다는 것은 꿈만 꿨던 일입니다. 현실이 된다고 했을 때, 제가 직접 못 해도 너무너무 설레여서 한달음에 달려오고 싶었습니다. 어려울 수 있지만 이런 선택을 내린 청년들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청년들의 문제는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청년당이라는 눈덩이를 굴리기 위해서는 여기 계신 분들이 연탄재가 되는 게 필요합니다. 함께해나갔으면 합니다.”

청년문제 해결에 앞장서 온 김영경 위원장의 축사로 더욱 뜻깊었습니다. 청년희망플랜을 소개하는 형식은 토크쇼였습니다. 현장에서 SNS로 해시태그 #청년희망플랜 을 통해 질문을 받고 공동대표가 현장에서 바로 답을 해주는 SNS를 활용한 방식으로 청년당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이뤄지는 형식이었습니다. 토크쇼에서 나온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히 전하도록 할께요.^^
 
그리고 제 마음을 가장 감동시킨 순간이 있었습니다. 청년희망플랜 창당에 발기인으로 참여한 어느 알바생의 편지입니다. 이름하여 첫사람의 편지... 저는 들으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 첫사람(발기인)으로 참여하게 된 소감을 말하고 있는 29살 홍민지님. 제 눈물을 왈칵 쏟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청년 정당이라고 말하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청년들이 이렇게 정치에 나서게 된 사연은 정말 절박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기성 세대분들 중에서 아직도 이들의 절박함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아래에 한 청년이 발기인대회에서 말한 소감을 읽어보십시오.  

“저는 대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고 있는 29살 청년 홍민지입니다. 저는 답답하고 숨막히는 중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대학에 가면 모든 것이 좋을 줄로만 알았습니다. 어릴 때 독립운동을 하던 중고등학생에 대한 책이나 민주화 운동을 하는 대학생 언니 오빠들을 TV로 보면서 나도 크면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함께 행복한 사회를 위해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대학에 와보니 부담스러운 등록금, 경쟁적인 분위기, 취업위주의 교육 속에서 점점 불안해 하는 내 모습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또 용돈을 벌기위해 대학교에 다니면서 이마트에서 “안녕하십니까아~” 인사하고, 샤브샤브 식당에서 밥 볶아주고, 세븐일레븐에서 담배팔고, 슈퍼에서 파 다듬는 등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 NGO단체에서 자원활동을 하고 싶어서 안정된 일자리를 갖지 않고 고등학교 선생님들 교무보조, 초등학교에서 비정규직 수학 보조 교사 등을 하며 일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들과 주변사람들은 나를 한심하게 보았습니다. 그리고 나에게도 여전히 미래에 대한 불안이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나는 왜 이렇게 불안해야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 불안함이 정말 당연한 것일까 하는 의심도 생겼습니다.

저희 어머니 아버지는 참 좋은 사람입니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농사를 지으십니다. 저희 아버지는 농사에 대해서 열의가 많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릴 때 정부의 권유로 정부에서 지원받아 크게 비닐 하우스도 짓고 일본에 유학 가서 퇴비 만드는 농법에 대해 공부도 하셨습니다. 하지만 유기농법을 하기엔 너무 이른 시기였고 크게 실패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빚을 많이 지게 되었습니다. 그런 아버지에 대해 어머니는 늘 불만이 많으셨고 결국 우울증도 얻게 되셨습니다.

저는 억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정부가 권유한 일이었고,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시대 상황 상 실패한 일이었는데, 왜 모두 개인이 다 책임져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성실하고 정직하고 도덕적으로 사는데 힘들어지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러한 의문들은 청춘콘서트를 하면서 깊어지고 점점 또렷이 자리잡아갔습니다. 여러 청춘들의 아픔을 만나게 되었고,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의 문제임을 명확하게 알게되었습니다.

청춘들과 함께 모여 이야기 나누며 콘서트를 준비하고, 멘토님들의 진정성 어린 사과를 들으며 세상을 향한 분노를 넘어서서 우리가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 문제는 기성세대가 해결해 줄 수 없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내가 주체가 되어서 스스로 행복한 청춘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청춘콘서트 2.0을 통해 행동하고 액션을 하게 되었습니다. 깨어있는, 행동하는, 함께하는 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대구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뀔 수 있다는 마음으로 행동하고 액션 했지만 우리의 작은 목소리는 세상에 잘 울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청년희망플랜의 첫사람(발기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직접 정치에 뛰어드는 것이다. 청년들의 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이끌어내어 서로 토론하고 소통하여 정책을 만들어 그 정책을 직접 실현하는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역사적인 순간에 있음을 느낍니다. 그전에 시대적 과제를 수행해온 사람들의 노고 위에 내가 이렇게 살 수 있다는 것에 한없이 감사하며 나 또한 시대적 과제를 외면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에 대한 분노로써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으로써 시작한다는 것이 우리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시작합니다.”

함께한 청년들 200여명의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저도 이 이야기를 받아적으며 연신 눈물이 왈칵왈칵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열심히 쓰는 이유도 이런 청년들의 고통을 대변하기 위함이요, 청년 정당이 창당을 하게 중요한 목적도 청년들의 구구절절한 사연들입니다. 멘토와 정치인들의 입만 쳐다보고 있기에는 청년들이 처한 현실이 굉장히 절박합니다. 청년들의 이런 고통스런 목소리를 대변하고 이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해서 유쾌한 변화를 만들어가는 그런 상상을 해봅니다. 절박해진 청년들이 나서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열어갈 것입니다.

그리고 청년들의 문제만을 다루는 이익 집단도 절대 아닙니다. 발기인대회에서 발표한 정책들은 청년들이 오랜시간 밤을 새며 토론해서 만든 정책들이지만, 청년들의 자립에서 시작해서 사회 양극화 해소를 내세우며 99%를 위한 정책을 제시하며, 남북 분단을 극복하고 한반도 평화를 지향하는 대한민국 전반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이들의 운영방식은 미리 틀을 규정짓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더욱더 날개를 달아나갈 것입니다. 청춘콘서트에서 보여주었던 재능기부와 자원봉사 정신을 그대로 계승하여 한국사회에서 독특한 정치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갈 것이라 기대됩니다.

* 덧붙이는 글

헌정사상 첫 청년당 '청년희망플랜'을 도와주는 방법은 당원 가입을 하는 것입니다. 지금 홈페이지에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chungpl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