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청춘콘서트

안철수 “위기의 청년들, 퍼스트 무버가 되라”

안철수-박경철의 청춘콘서트가 전국 25개 도시를 순회하면서 매회마다 표가 매진되는 사태를 빚으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열렬한 환호 뒤에서 묵묵히 청춘콘서트를 준비하기 위해 봉사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희망 서포터즈’ 라고 부르는데요. 오늘은 안철수 교수가 그동안 무대 뒤에서 고생하느라 강연을 듣지 못했던 희망서포터즈들을 대상으로 소박한 강연을 열어주었습니다.

서울 서초동 평화재단 2층 강당, 청춘콘서트만큼 몇 천명이 몰리는 화려한 무대는 아니었지만, 봉사자들이 모여서 그런지 더욱 진지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앞으로 2회에 걸쳐서 연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 요즘 가장 존경하는 멘토나 롤모델 1위로 뽑히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 설문조사 자체를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용어에 대한 각자 사람들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용어에 대한 정의를 제대로 한 다음에 설문조사를 해야 한다고 본다. 같은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누가 어떻게 물어보는가에 따라 설문조사 내용이 다르게 나온다. 설문조사는 왜곡하기 쉬운 수단이 되기도 한다. 요즘 나온 설문조사들은 대부분 용어정리를 생략하다보니 인지도 조사에만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설문조사가 잘못 나와서 그렇게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

- 한국 사회의 가장 큰 구조적인 문제를 든다면?

- 사회구조부분을 어디서부터 얘기해야할지 막막하지만 요약하자면 첫 번째는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한국사회의 문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이것은 일자리를 못 만드는 지금의 성장과도 관련이 있다. 그게 왜 그런지 설명 드리고 싶고, 두 번째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 때문에 여러 문제들이 있다. 세 번째는 과정은 신경 안 쓰고 결과 위주로만 생각하는 사고방식들이다. 이런 세 가지가 한국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이고 일자리가 자꾸 줄어드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는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문화가 어디서 나왔는가 말씀을 드리자면, 우리나라가 북한보다 못살았을 때 할 만한 게 없는 상황이었고, 미지에 도전하겠다고 투자해놓고 날려버리면 재기를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남들이 해놓은 것 중에서 조금이라도 가능성 있는 쪽에 올인 하고 전속력으로 나아가는 방식을 취했다. 이게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추격자 전략이다. 그러니 주위동료가 넘어져도 그냥 밟고 지나가는 거다.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해서 성공한 나라는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다. 실패를 용인하면 공멸하기 때문에 그냥 밟고 지나간다. 이러한 나라의 공통점은 실패한 사람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거다.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고 2만불에서 멈추고 더 발전하기 힘든 상황인데, 우리나라보다 더 심한 추격자 중국이 쫒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대로 가면 우린 내려갈 수밖에 없다.

- 그렇다면 대안은?

- 이젠 방향을 전환해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땅으로 움직이는 것 즉 개척자 전략으로 가야 한다. 개척자는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에서만 가능하다. 어떤 천재가 아이디어를 내면 성공할 확률이 10퍼센트 정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주면 두 번 세 번 해서 성공을 거둔다. 그런데 한국은 그게 안 된다. 한국문화에서는 천재가 아이디어를 내고 실패하면 그 천재는 짓밟혀 죽는다. 그걸 바라보는 다른 천재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안 꺼내고 남이 시키는 것만 한다. 한국의 딜레마는 추격자 문화를 버리고 실패를 용인하는 쪽으로 옮겨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대기업이 발전을 못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누가 내서 실패하면 퇴출당하지 않는가. 대기업만 안 되게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창업도 안 일어나게 한다. 어떤 젊은 청년이 도전을 하고 싶어서 창업을 했는데 실패를 한다. 이 사람이 도덕적이고 성실하게 했는데도 불구하고 실패했다면, 다시 기회를 주면 바보가 아닌 이상 다시 실패하지 않는다, 두 번 실패했다 하더라도 다시 기회를 주면 성공을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취직할 대 이력서를 내면 5개회사를 전전했고 모두 실패했다고 하면 거의 뽑힌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다시는 실패를 안 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도전정신이 강해도 누가 사업을 하려고 하겠는가. 한국 전체적으로 창업이 안 일어나면 나중에 암담하다. 그래서 패스트 팔로워에서 기인한 문화가 대기업도 안 일어나게 하고 창업도 막는 것이다.

- 이런 경제 위기를 우리 청년들은 어떻게 준비해서 대처하는 게 좋은지?

- 갈수록 변동이 심해지더라. 누구도 예측 불가능한 그래서 가장 규모가 큰 금융위기가 지금도 진행형인데 이게 어떤 형태로 바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또 범위는 더 작지만 기술 같은 경우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는 것 같은 몇 년 전만해도 생각하지도 못한 사건들이 터진다. 그래서 앞날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기댈 곳을 찾는다. 불안해지니까 전문가들의 전망을 찾고 그러다 마음에 안 들면 점쟁이한테 가고 그런 식이다. 전문가 전망은 기본적으로 아닌 것 같다. 앞날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전문가 전망은 틀릴 가능성이 높다. 결국은 혼란스러운 상황일수록 바깥쪽을 보는 게 아니라 내면으로 가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내가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고, 뭘 하면 의미를 느끼고, 뭘 하면 나름대로 열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고, 무엇이 실제로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인지 결론을 빨리 얻으면 얻을수록 만족하고 보람 있고 나름대로 행복하고 안정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상황으로 접어들 수 있는 것 같다. 첫째는 내가 의미를 느낄 수 있고, 둘째는 지속적으로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고, 셋째는 실제로 잘 해서 그 결과물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이 삼자가 합치되는 쪽을 찾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 같다. 그 해답을 빨리 찾는 게 가장 안전한 피난처이고 전망이 있는 쪽 같다.

▲  청춘콘서트를 위해 무대 뒤에서 봉사하느라 정작 안교수의 강연을 듣지 못한 학생들. 
    안철수 교수도 계속된 청춘콘서트 일정으로 입술이 부르트고 입원 직전까지 갔지만, 
    봉사자들을 위해 무려 2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할애해 주었다는~  감동감동! 

박수와 환호가 강당 안을 가득 메웁니다. 안정적인 직장을 찾아 끊임없이 헤메이고 불안한 청년들... 그들에게 꼭 적합한 말씀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문가들의 전망이라는 것도 불확실한 것이고, 급격하게 변동하는 이런 사회 속에서는 차라리 바깥쪽을 보는 게 아니라 내면을 보는 게 현명한 길이라는 말씀이 복잡했던 제 머릿 속을 시원하게 청소해 주었습니다. 아무리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패스트 팔로워 문화로 기인한 억압 기제가 작용하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이런 관행을 깨기 위해서는 당사자인 우리 청년들이 더 주체적으로 도전하는 펄스트 무버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안정적인 전망을 쫓기 보다는 나에게도 재미있고 사회에도 의미있는 일을 발견하고 과감히 도전하는 젊은이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비록 시작은 소수일지라도 이런 청년들의 도전하는 모습이 조금씩 세상 속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하면 사회구조적인 문제 해결에도 함께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불평만 하지 말고 나로부터 시작해야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청년들에게 퍼져있는 좌절 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해 도전 백신을 만들어서 나눠주고 있는 안철수 교수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아래의 손가락 버튼을 누르고 SNS로 퍼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