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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0회 강연

[법륜스님 세계100강 제31강] 몬트리올 "어머니와 이모 사이가 저 때문에 소원해져 고민"

안녕하세요. 전 세계 100여개 도시에서 만난 사람들이 묻는 인생에 관한 질문과 법륜 스님의 답변! 오늘도 시작해 봅니다.  


유럽 29회 강연에 이어서 이제 대륙을 옮겨 북미주 59회 강연 이야기를 새롭게 펼쳐보고자 합니다.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 중 31번째 강연이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렸습니다. 오전 6시30분에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바로 보스턴에서 몬트리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스님은 전세계에서 스님의 100회 강연 소식을 읽고 있는 티스토리 구독자들에게 유럽 29회 강연을 마치고 북미주 강연을 시작하는 인사말을 다음과 같이 남겨 주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로서 유럽 강연 29회를 모두 마쳤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강연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곳곳에 사시는 분들의

  삶의 애환을 많이 들었습니다. 

  고국을 떠나서 낯설은 외국에서 

  뿌리 내리고 사는 우리 교민들을 볼 때

  때로는 감동도 있었고 

  때로는 눈물겨움도 있었습니다. 


  특히 최근에 세월호 침몰 사고를 

  한국에서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우리 교민들이 너무 가슴아파하고 

  조국에 대해서 실망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해외에 있는 교포들에게 

  다시는 실망을 주지 않아야겠습니다.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좋은 나라를 우리가 만들어나갔으면 합니다. 


  우리는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서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공동체적인 삶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현 시기에는 유럽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 않겠나 느꼈습니다. 

  사회복지제도라든지 지방자치제도라든지

  질서와 안전을 중요시하는 면에서 

  유럽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또 나라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서로 협력해서 국경이 개방되는 유럽을 보면서

  우리는 같은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철조망이 가로놓인 분단의 현실이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유럽 강연을 무사히 끝내고 

  이제 미국으로 가게 됩니다. 

  미국에 가서 여러 도시들을 다니면서

  그곳에 살고 있는 교민들의 애환을 

  또 그들의 희망과 자랑스러움을 

  여러분께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93번 도로를 타고 몬트리얼로 올라가는 길에 White Mountain이 있었습니다. 뉴햄프셔주와 버몬트주는 산이 많다고 하였는데 과연 산세가 아름답고 단풍이 멋지게 물들어 있어서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듯 하였습니다. 단풍 구경도 하고 휴식도 취할 겸해서 세계 3대 단풍 명소 중의 하나인 화이트마운틴 산맥의 뷰포인트에서 잠시 단풍 구경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뷰포인트에서 보니 저멀리 보이는 단풍들이 아주 멋지고, 스님은 계곡으로 내려가셔서 물에 손을 담가보기도 했습니다. 




다시 길을 들어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미국 국경을 넘기 직전에 잠시 점심 요기를 할 곳을 찾아서 고속도로 옆에 있는 크리스탈 호수 공원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이곳에서 준비해 온 누룽지를 끓여서 간단히 점심 요기를 했습니다. 





크리스탈 호수 공원에 들어서니 드넓은 호수와 호수 비치가 있어서 자연환경이 정말 아름답게 보존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버너에 물을 끓여서 각기 숭늉과 사과 한조각으로 식사를 하고 다시 길을 들어 1시 40분에 캐나다 국경에서 입국 수속을 하고 국경을 넘어서 캐나다로 들어왔습니다.





오늘 강연이 열리는 곳은 몬트리얼 한인천주교회였습니다. 총 10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하였습니다. 2명이 더 질문하고자 하였으나 시간이 부족해 더 받지를 못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이모와 어머니가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아 그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 청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 질문자 : “저는 이곳 몬트리올에 14살 때 혼자 유학을 와 이모네 집에서 자라 지금 나이는 22살입니다. 처음 오게 된 계기는 몬트리올에 이모랑 이모부가 살고 계셔서입니다. 이모 댁에 같이 살다가 사이가 나빠져서 나와서 살게 되었습니다. 가끔씩 이모랑 이모부를 뵙기는 했는데, 작년에 오랜만에 가족들을 보러 한국에 가기 위해 돈을 다 준비했는데, 이모와 이모부가 굉장히 반대를 하셨어요. “그 돈을 학비에 보태지 뭐하러 한국에 가느냐” 그러셨어요. 지금 어머니랑 이모랑 관계가 굉장히 안 좋은데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법륜 스님 : “엄마랑 이모가 서로 관계가 안 좋은 것은 자기들끼리 문제이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옛날에 은혜 입은 것은 은혜 입은 것이고, 스무살이 넘은 성인이니까 질문자는 자기대로 자유롭게 살면 됩니다. 스무살까지 키워야 하는 것은 부모의 의무인데 엄마가 의무를 방기하고 이모한테 맡겼잖아요? 그러니 책임을 방기한 것에 대해 엄마가 이모한테 갚아야 합니다. 질문자의 책임은 아닙니다. 질문자는 상관할 필요가 없고 자기 나름대로 살면 됩니다. 이모가 보고 싶으면 방문하면 되고, 보기 싫으면 안가면 됩니다. 





스무살 이전에는 미성년자이니까 결정권이 나한테 없었어요. 이모가 되었든 부모가 되었든 보호자에게 결정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쨌든 질문자가 스무살이 넘었으니까 결정권은 질문자에게 있습니다. 그러니 엄마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것은 참고사항으로 받아들이고 “네 알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하면 됩니다. “아니요” 하지 말고 “네 알겠습니다” 하고 난 후에 마음에 내키지 않으면 안하면 됩니다. 왜냐하면 나는 스무살이 넘은 자유인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다만 이것은 이해해야 합니다. 친척 아이나 형제 아이를 데려다가 키우면 반드시 친척이나 형제 간에 원수가 됩니다. 이모는 나쁜 사람이 아니고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언니의 아이를 받아서 키웠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아무리 언니가 좋아도 언니의 아이를 데려다가 키우는 것은 바보 같은 행동입니다. 원수가 되기 쉽습니다. 친구가 아무리 좋아도 친구 아이를 데려다 키우면 열에 아홉은 원수가 됩니다. 그런데 이모가 바보 같은 행동을 한 겁니다. 그래서 질문자와 관계도 안 좋고 어머니 형제 간에 관계도 안 좋아진 겁니다. 그러나 질문자의 책임은 아닙니다. 이모의 책임입니다. 왜냐하면 이모 본인이 멍청해서 바보같은 행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왜 친척 아이를 데려다 키우면 관계가 나빠질까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원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모를 조금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내년에 사촌 누나가 결혼을 해요. 제가 한국에 가려고 했는데 이모도 한국에 간다고 해요. 같이 가면 서로 보게 되는데 어떡하죠?” 


“서로 보면 어때요? 보면 인사를 해야지요. 여기에서도 이모를 만나고 싶으면 언제든지 만나러 가면 됩니다. 가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가기 싫으면 안 가도 된다 이런 뜻입니다. 한국에 가서 만나게 되면, 이모한테 그동안 밥 얻어먹고 공부 했으니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를 해야지요. 


이모가 왜 바보 같은 행동을 했느냐면, 남의 애를 데려다가 키우면 두 가지 어려움이 있어요. 내 아이가 아니더라도 아이는 다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는 성질이 있잖아요. 그것을 야단치게 되면 아이가 반발하게 되고 아이가 반발하게 되면 그것을 자기 엄마한테 얘기하게 됩니다. 그러면 엄마는 아이 얘기를 듣지 다른 사람 얘기를 안 듣기 때문에 섭섭해집니다. 말을 계속 안 들으면 또 이모는 엄마한테 전화해서 “아이가 문제 있다” 고 합니다. 그러면 엄마는 그게 또 듣기 싫어집니다. 그래서 가만히 놔두어도 나중에 원망을 듣게 됩니다. “나는 너 믿고 맡겨 놓았더니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도 않았다”고요. 이렇게 해서 이래도 문제고 저래도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이모 잘못이 아니라 이모가 바보 같은 행동을 해서 그런 겁니다. 


이모는 바보 같은 행동을 해서 손해만 봤고 질문자는 덕을 봤습니다. 그러니 이모를 멀리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래서 바보 이모를 고맙게 생각해야 합니다. 이모 본인은 손해가 좀 있는데, 질문자한테는 손해난 것이 없어요. 이모가 잔소리를 했다고 하는데, 이모가 아닌 엄마와 같이 있었더라도 잔소리를 더 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이모가 잔소리를 하는 것은 ‘너가 무엇인데’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엄마가 한 것보다 더 상처를 입습니다. 그러나 이치로 따지만 이모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아무런 잘못이 없어요. 


이모는 애를 먹어가면서 아이를 키우고 돌봐줬는데 말도 안 듣고 해서 이모 또한 지금 상처를 입은 것입니다. 그래서 저렇게 야단을 치고 난리인 것입니다. 그러니 항상 이모님께 “아이고, 이모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하거나, 뭐라고 하면 “죄송합니다” 이렇게 하세요. 그리고 앞으로는 스무살이 넘었으니까 자기가 알아서 살면 됩니다. 말은 안 들어도 됩니다. 그러나 과거에 질문자를 키워준 것에 대한 고마움은 알아야 합니다. 질문자 혼자서 큰 게 아닙니다. 그래서 항상 고마운 마음을 지니고 서로 만나면 인사해야 하고 짐이 있으면 들어줘야 합니다. 그러나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니까 구애받지 말고 자립적으로 주체적으로 살면 됩니다. 과거에 키워주었다는 것으로 무거운 짐을 질 필요는 없지만, 고마운 줄은 알고 살아야 합니다.” 





오늘은 300명 이상이 참석하였는데 몬트리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길대학교가 있고, 대학이 많은 교육 도시이기 때문에 유학생 등 유동인구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유동인구까지 다 포함해도 최대 6000명을 추정하는데 오늘 300명 이상이 모인 것은 엄청 나다고 다들 말했습니다. 스님은 "많이 참석해주시고 오늘 또 이렇게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며 마무리 인사를 이렇게 해주었습니다. 


“인생을 살면 이런저런 일이 많이 생깁니다. 남이 원한다고 내가 다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내가 원한다고 또 다 이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오늘 질문자가 2명이 남았습니다. 남은 2명의 질문자는 질문을 원하지만 제가 다 해줄 수가 없었습니다. 못해주면 “죄송합니다.” 이렇게 하면 됩니다. 인생이 뜻대로 다 되는 것이 아닌데, 뜻대로 다 할려고 하면 그것은 욕심입니다. 행복하게 살면 나를 위해서도 좋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일이 됩니다. 여기 지금 내가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은 전적으로 내 문제이지 세상 문제가 아닙니다. 누구나 지금보다는 더 행복해질 수가 있기 때문에 자기 인생을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다함께 해보겠습니다.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그 행복과 불행,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니네’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강연을 마치고 나오자 성당의 수사님이 스님의 큰 팬이 되었다고 하면서 스님과 깊은 허그를 나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