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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법륜스님께 묻다 “정서 불안한 우리 딸, 어쩌죠?”

요즘 아이들을 보면 주위가 산만하고 짜증이 많고 주위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들을 많이 봅니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을 들어보면 스님은 늘 “아이가 어릴 때 엄마의 마음이 편안해야 한다” 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아이를 낳고 나서 맞벌이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아이에게 소원해지고 부부가 서로 다툼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갈등의 정도가 심해지면 아이에게 정신적으로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지요. 어릴 때 각인된 상처는 평생을 따라다니게 됩니다.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전국 시군구 강연 현장에서도 이런 질문들이 많이 나옵니다.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이미 본인은 아이를 그렇게 불안하게 키운 상황입니다. 지금부터라도 더 좋아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죠. 아홉 살 난 딸을 가진 분의 질문이었는데 여러분들과 함께 나눕니다.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들에게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강연 현장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 질문자 : 아홉 살 난 딸이 있습니다. 바쁜 집안일과 직장일로 늘 지쳐있었던 탓에 아이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해주지 못하고 키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는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학교 가는 것도 싫어하고, 집에서는 짜증이 많고, 밖에 나가선 하고 싶은 말을 못합니다. 심지어 아빠를 적대시하기까지도 합니다. 엄마로서 미안하고 후회하는 마음이 듭니다. 내년부터 다시 직장에 나갈 계획인데 아이를 두고 나갈 일이 걱정입니다. 아이를 잘 키우려면 제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 법륜스님 : 우선 그동안 남편을 이해하지 못하고 불만스러워 했던 데 대해 참회하셔야겠습니다. 남편에게 불만을 가지면 내 마음이 불편하고, 엄마 마음이 불편하면 그것은 그대로 아이에게 나쁜 영향이 되어 전해지게 마련입니다.

 

 내 속으로 나은 어린 자식도 내 말을 듣지 않고 제 맘대로 행동하는데 다 큰 어른인 남편이 내 뜻대로 살아주지 않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나의 잘못된 기대가 스스로를 괴롭히고, 그 괴로움이 아이에게 나쁜 영향으로 전해지고, 아이의 문제가 다시 나에게 괴로움으로 돌아오는 악순환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남편은 나한테 하나도 미안한 마음이 없어 보이는데 왜 나만 참회를 해야 하느냐, 남녀차별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만약 자식이 없다면 부부 갈등이 있다고 해서 남편에게 참회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만 살겠다고 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어린 자식을 둔 엄마는 다른 이유를 댈 수가 없습니다. 아이에게는 엄마가 신이고 엄마의 영향력보다 절대적인 건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잘 선택하세요. 여자로서의 행복이 중요한지, 돈과 명예가 중요한지, 엄마로서 아이를 잘 키우는 일이 중요한지 말입니다. 내가 놀음을 한 것도 아니고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닌데 뭐가 잘못되었다는 거냐고 억울한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놀음에 매달리든 남자에 매달리든 직장에 매달리든 아이에게는 마찬가지입니다. 엄마가 아이 가까이에 없다는 의미에서는 하나도 다른 것이 없습니다. 정말 아이가 중요하면 아이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내가 괴로우면 내가 괴롭지 않은 인생을 사는 데에 우선을 둬야지, 다시 직장 갈 생각을 하는 건 앞뒤가 뒤바뀌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제와 후회하는 마음에 울고 괴로워하면 그것도 아이에게 악영향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엄마가 걱정하고 초조해 하면 아이 마음은 당연히 불안해집니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밝은 마음, 믿는 마음으로 아이를 대하세요.

 

 아이를 가르치고 잘못을 바로 잡아줄 때도 한 번에 제대로 안 된다고 짜증내거나 화를 내서는 안 됩니다. 다섯 번 해서 안 되면 열 번 얘기하고 열 번 해서 안 되거든 스무 번 바로잡아 주세요. 매를 들 땐 들더라도 내 성질에 못 이겨서가 아니라 아이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 눈물 흘리는 마음으로 매를 들어야 합니다. 여태는 버릇없이 굴어도 그냥 내버려둬 놓고서는 이제와 내 눈에 거슬린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짜증내고 성질내는 건 교육이 아니지요.

 

 남편에게는 참회 기도하고, 아이에게는 이해하는 마음을 내세요. 일찍 들어오면 일찍 와줘서 고맙고, 늦게 들어오면 늦게까지 피곤하겠구나 이해하고, 이런 마음을 내면 그게 아이 교육입니다.

 

 조급한 마음으로 서두르지 말고 아이 손잡고 산책도 하고, 같이 식사 준비도 하고 빨래도 하세요. 못 박을 일 있으면 못 통 들고 따라다니게 하고, 청소할 일 있으면 걸레 쥐고 따라다니게 하세요. 엄마와 아이 사이에 교감이 있어야 ‘우리 엄마는 나를 정말 믿고 사랑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엄마는 나를 보호해준다, 천하가 뭐라 해도 엄마는 내 편이다, 그런 믿음이 생겨야만 아이가 안정되고 자신 있는 사람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스님의 답변을 듣고 나니 마음에 잔잔한 감동이 일었습니다. 엄마의 마음이란 이런 것이었구나 느낄 수 있어 가슴이 따뜻해졌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스님이 말한 이런 마음으로 나를 보살펴 주신 것이구나 헤아려졌습니다.

 

그리고 가장 명쾌했던 부분은 “다 큰 어른인 남편이 내 뜻대로 살아주지 않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그런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나의 잘못된 기대가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 이라 말한 부분이었습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늘 내 기대감에 사로잡혀 상대를 원망하고 미워했다는 반성이 들었습니다. 직장 동료들에게 화내고 짜증을 내었던 원인도 다 내 기대감에 사로잡혀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었구나. 마음이 시원해졌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게 무엇인지 선택해야 한다는 말씀에 명확히 정리가 되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엄마는 아이를 어떤 마음으로 키워야 하는지도 분명히 알게 되어 참 좋았네요. 여러분들은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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