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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스님께 묻다 "아이가 밖에 나가서 맞고 들어와요"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전국 시군구 300회 연속강연이 뜨거운 열기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제는 192번째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살인적인 스케쥴로 올해 연말까지 300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강연 현장에 가면 법륜스님은 정말 다양한 인생고민들에 대해 정성껏 답하고 많은 배움을 얻어갑니다. 어떤 답변은 참으로 감동스럽고 어떤 답변은 가슴 깊숙이 박혀있던 고민해결의 열쇠를 쥐어주기도 합니다. 오늘도 베스트 답변을 하나를 전해드립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봤음직한 공감대가 큰 질문이었습니다. 아이가 밖에 나가서 맞고 들어왔을 때 아이에게 어떻게 대해 주어야 하는지 고민될 때가 많습니다. 이 때 엄마는 어떻게 아이에게 말해주어야 하는지 법륜스님의 답변입니다.

 

 

- 질문자 : 아이가 이제 여덟 살인데 밖에 나가서 맞고 들어왔습니다. 부모로서 많이 속상하지만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려면 ‘너도 같이 때려라.’ 이렇게 해야 옳은 건지, ‘때리면 그냥 맞고 있어라.’ 이렇게 말해 줘야 맞는 건지 궁금합니다.”

 

- 법륜스님 : 보상을 해주더라도 아이가 한 대 때리고 오면 속이 시원합니까, 항의라도 할 수 있으니 차라리 맞고 오는 게 낫습니까?

 

- 질문자 : 그래도 때리고 오는 게 낫습니다.

 

- 법륜스님 : 아이들이 크면, 특히 남자 아이들은 자라면서 친구들과 싸우는 일이 종종 생깁니다. 자식이 맞고 오면 엄마들은 아이가 세상의 경쟁에서 지고 온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벌써부터 이렇게 맞고 다니면 이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살까?’ 이런 걱정이 앞서는 거예요.

 

그러나 여덟 살짜리 애가 한 대 맞고 왔을 때, 상대편이 때리면 얼마나 때리겠어요. 친구끼리 싸우다 주먹다짐을 했다 해도 얼마나 때리겠어요. 그리고 거기에 무슨 악의적인 의도가 있었겠어요.

 

- 질문자 : 그래도 매일 맞고 오니 엄마 입장에서는 같이 좀 때렸으면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친구가 때리면 너도 같이 때리라고 말했는데도 애가 여리다 보니까 그걸 잘 못하더라고요.

 

- 법륜스님 : 지금 엄마의 속마음은 아이가 여린 것이 못마땅한 겁니다. 그러나 아이가 때릴 수 있는 수준이면 때리고 옵니다. 엄마가 때리라고 한다고 때리고, 때리지 말라고 안 때리는 게 아니에요.


따라서 아이의 마음 상태를 인정해 주어야 해요. 애가 맞고 와서 울면 오히려 감싸 주면서 말해야 합니다.

 

“그래, 친구가 때렸구나, 아이고 쯧쯧. 그런데 어릴 때는 그렇게 싸우기도 하는 거니까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지 마라. 그 친구가 뭔가 기분 안 좋은 일이 있었나 보네. 집에서 엄마한테 야단을 맞았을지도 모르고. 그래서 그랬나 봐. 별일 아니야.”

 

이렇게 설득하는 게 좋습니다. 옛날부터 애 싸움이 어른 싸움 된다는 말이 있는데, 아이가 맞고 온 걸 보고 엄마가 분하니까 결국은 따지다가 어른 싸움이 되는 겁니다.

 

저도 초등학교 1학년 때 좀 싸워 봤습니다. 입학을 하니까 선배들이 동네마다 한 명씩 뽑아서 맞장 뜨기를 시켰어요. 심심하니까 그걸 놀이 삼아 했던 거죠. 또 학교에서 단체로 싸우기도 하고, 동기들끼리 서로 시비하다 싸우기도 했어요.

옛날에는 형제간에 여럿이 살다 보면 형과 동생이 싸우잖아요. 형제간에도 싸우는데 어떻게 학교에서 친구 간에 안 싸우겠어요. 싸워 가면서 조율하는 법을 배웁니다. 형은 동생한테 야단쳤다가 엄마한테 야단맞는 거 생각해서 조율을 하고, 동생은 형한테 까불다가 한 대 맞고 나서 조금씩 조율이 되어 가는 거예요.

 

그런데 요즘 애들은 집에서 혼자 커서 남에 대한 배려가 없어요, 그러다 보니 갈등이 옛날 아이들보다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싸우는 게 정상이에요. 갈등을 일으켜 가면서 배려하는 것을 배우는 거예요. 이런 것들은 가르친다고 저절로 되는 게 아닙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싸워 가면서 사람 사귀는 법을 하나씩 익혀 갑니다. 따라서 아이들 싸움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그보다는 한 대 맞은 걸 갖고 부모가 흥분하고 야단쳐서 아이에게 마음의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싸우는 것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열 번 싸우든 백번 싸우든 아무 문제가 안 되는데 애가 싸운 것을 통해서 상처를 입게 되면, 이게 피해의식이 됩니다.

그래서 억압이 되면 나중에 보복하는 마음이 일어나요. 이때 애가 한 번 때리면 큰 사고가 생깁니다. 도저히 못 참겠다 해서 보복할 때는 상대가 다칠 정도로 큰 문제가 발생하는 거예요.
반대로 계속 참아서 피해의식이 생기면 스스로 위축되고 상대에 대해서 굉장히 공격적이 되고 심성도 비뚤어집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싸운 걸로 아이가 상처받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애들 싸움은 별로 중요한 게 아니야, 괜찮아. 넘어진 것하고 똑같으니까 툴툴 털고 일어나렴.”

 

이렇게 위로를 해줘야 해요. 이것은 맞은 게 잘했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맞고 오라는 얘기도 아니에요. 그렇다고 때리라는 얘기는 더더욱 아닙니다.

 

아이들 싸움에 부모가 벌써 “네가 때려라.” 이렇게 관여하면 안 된다는 뜻이에요. 어릴 때는 남의 장난감이 좋아서 가져갈 수도 있고 뺏을 수도 있고 또 뺏길 수도 있어요. 커서 보면 그리 중요한 게 아니에요.

어릴 때는 친구 사이에 다툴 수도 있는데, 부모가 개입하면 문제가 커집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네가 잘못했다’든지, ‘친구가 잘못했다’든지 부모가 판단을 하면 안 됩니다. “너 왜 맞고 다니니. 바보 같이 때리지도 못하고.” 이렇게 말한다든지, 아예 애 손잡고 가서 또 싸운다든지 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행동 때문에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로 아이를 문제아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혹시 아이가 맞고 왔다면 흥분하지 말고 아이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어주세요. 그런데 애가 맞고 울면서 들어오면 부모가 더 흥분해서 “누가 그랬어? 아이고 나쁜 놈의 자식.” 이렇게 말하면 때린 아이에게 보복을 해야 하는 원리가 됩니다. 한 대 때린 아이가 나쁜 애니까 보복을 해야 하잖아요. 엄마가 가서 대신 보복을 해주든지 자기가 나중에 보복을 해야 한다는 마음의 씨앗을 심어 주는 겁니다.

이럴 때는 아이가 기분 상한 것은 다독여 주면서 “네가 기분이 좀 안 좋았구나. 하지만 어릴 때는 그럴 수도 있으니까 마음 풀어”라고 말해 주거나, 애를 데리고 그 싸운 집에 가서 “너 우리 애하고 싸웠다며? 어째서 그랬니? 놀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데, 앞으로는 사이좋게 잘 놀아라.” 이렇게 화해를 시키는 겁니다.


“우리 애 잘 봐줘” 하고 부탁해도 안 되고, 가서 야단쳐도 안 되고, 그저 화해하고 같이 잘 놀도록 다독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많은 엄마들이 환하게 웃으며 크게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물 흐르듯이 이치에 맞게 설명해주는 법륜스님의 답변에 저 역시 잔잔한 감동이 일었습니다. 특히 엄마가 감정적으로 흥분해서 대응하면 아이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말씀이 저는 가장 와닿았습니다. 보통은 엄마가 흥분해서 너도 때리고 와라 하던가 엄마가 대신 복수를 하려고 하잖아요. 그런데 법륜스님은 아이들은 싸워가면서 사람 사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니, 아이의 마음에 보복의 씨앗을 심어주면 안되고, 화해하고 같이 잘 놀도록 다독여 주어야 한다고 일러줍니다. 특히 요즘처럼 과잉보호를 받고 자란 아이들에게는 더더욱 필요한 부모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법륜스님의 지혜가 제 삶에도 오롯이 스며드는 느낌이었네요.^^

 

여러분들은 어떠셨나요? 아이는 이렇게 키워야 건강하게 자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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