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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연애 안했을 텐데 어떻게 사랑이야기를 명쾌하게?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이 성황리에 진행 중입니다. 전국 시군구를 찾아다니며 300회 연속으로 강연이 진행되고 있는데, 가는 곳마다 그 열기가 갈수록 고조되는 분위기입니다. 즉문즉설이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서 그리고 동영상을 통해서 널리 알려지다보니 법륜스님에 대해 시민들이 법륜스님에 대해 갖는 관심과 궁금함도 더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특히 홀로 수행자의 길을 걷는 스님이 사랑 고민에 대해 답하다 보니 가끔은 이런 의문을 품는 사람이 많습니다. 도대체 연애 한 번 해본 적이 없었을 텐데 어떻게 사랑에 대해서 저렇게 명쾌하게 답변해 줄 수 있을까... 그래서 간혹 이런 질문들이 불쑥 불쑥 올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한 청년이 물었습니다.

 

 

- 질문자 : 스님, 스님들이 보시는 불경이나 《금강경》 같은 경전에는 사랑 이야기도 없을 것 같고, 제 생각에 눈물 나는 연애 한 번 해보신 적이 없을 텐데 어떻게 사랑에 관해서 그렇게 명쾌하게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 법륜스님 : 사랑에 대해 환상을 품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양반들은 제가 사람이라는 점을 전혀 생각하지 않아요. 저 역시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일 뿐입니다. 다만 약간 다른 특징이 있다면 연구하기를 굉장히 좋아한다는 점이에요.

 

연구에는 사회문제도 있고, 우주 만물의 진리도 있고, 인간의 심리 상태나 인간관계도 있습니다. 어떤 사물을 바라보면서 ‘저건 왜 저럴까?’, ‘왜 저 문제가 이렇게 풀렸을까?’ 하고 끊임없이 의문을 품고 그 의문을 풀기 위해 연구를 많이 합니다. 이것 외에는 다른 사람과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수행하는 중에 종종 단식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식을 하면서도 저는 내 몸에 대해서 연구를 해봅니다. ‘배가 고프면 심리가 이렇게 움직이는구나.’ 하면서 스스로에게 의문을 품고 그 해결법을 찾아보기도 합니다. 강연 등으로 외부에 다닐 일이 많은데 그때 저를 초대한 측에서는 “스님, 한번 맛보세요.”라고 말하며 특별히 맛있는 별식을 마련해줍니다. 그때도 그 음식을 보면서 내 마음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펴보죠. 마음의 작용 원리는 욕망이든 무슨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그 작용을 살피면서 연구를 합니다.

 

저는 학교 교육으로는 고등학교 1학년이 끝입니다만, 아침에 신문 하나를 보더라도 전부 공부거리라고 생각하고 잡다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관심을 두고 생활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볼게요. 필리핀에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이라는 민다나오 섬의 반군 조직이 있습니다. 필리핀 남부의 민다나오 섬에 사는 이슬람교도들이 독립을 요구하는 단체입니다. 한번은 그 반군 조직의 정치부에 가서 임시정부의 수반 같은 사람과 만난 적이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민다나오 섬도 위험하다는 이유로 방문하지 않으려고 하죠.

 

제가 그 반군 조직의 수반과 만난 이유는 그 조직이 관할하는 지역 내에 학교를 짓는 사업을 하려고 하다 보니 치안 유지가 필요해서였습니다. 저에게 위험하다며 왜 그들을 만나려고 하는지 물으며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저는 내가 그들을 만나봐야 왜 반대를 하는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짧게라도 대화를 나눠봐야 승낙을 받든지 반대해도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고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그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며 배우지 않았다면 그들의 요구나 원하는 바를 지금까지도 짐작할 수 없었을 겁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여러분에게 자주 말하는데 그런 저 역시 수없이 실수를 반복했습니다. 실수나 실패야말로 좋은 공부거리입니다. 매번 승승장구 성공만 하면 실력이 절대 늘지 않습니다. 시험에서도 문제를 틀려봐야 정답을 찾기 위해 이런 식도 적용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다른 공식도 붙여보고 그 과정을 반복하면서 원리를 이해하게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실패를 해봐야 다음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고 그러면서 실력이 늘어납니다. 그런 차이만 있고 나머지는 똑같아요.

 

우리는 지금도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고 실패 속에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고 도전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까지는 연습이었고 오늘만 실전이에요. 내일이 되면 내일은 또 새로운 실전이고 오늘까지는 연습이 되겠죠. 저 역시 그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입니다. 무슨 특별한 비법이 숨어 있는 그런 인생이 아닙니다.

 

사랑 고민으로 돌아가면 나의 심리를 보면서 남을 이해하고, 남과 상담하면서 그 사람의 심리에 나를 견주어보는 것도 끊임없이 계속합니다. 사람의 심리는 비슷하게 일어나는 성질도 있지만 사람마다 각각 처한 환경이나 자라 온 배경에 따라 똑같은 사건에 대해서도 다른 심리가 일어나는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이 모두 내 맘과 같을 것이라고 미리 짐작해버리면 위험합니다. 반대로 사람의 마음은 모두 다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도 오산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공통점도 있고 각각 개별적인 차이점도 있어요. 그 공통점과 차이점 양쪽을 봐야만 인간관계가 이루어집니다.

 

어떤 일을 하다가 실패하면 새롭게 다시 도전해서 하면 되고, 성공하면 또 다른 일에 도전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결과 하나만 놓고 하나는 실패한 인생이고 하나는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두 가지 일을 하거나 한 가지 일을 두 번에 걸쳐 도전해서 성공하거나 똑같이 하나뿐인 인생 아닌가요? 한 가지를 열 번 반복해서 하는 것이나 다른 일을 열 가지 하는 것이나 어차피 같은 인생이에요. 인류 문명의 위대한 발견을 한 사람들을 찾아보면 실패를 열 번, 스무 번, 백 번 반복하다가 마침내 뭔가를 찾아낸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을 우리는 위대한 발견을 해냈다며 존경하지요. 한 가지 일에 성공한 예를 백 가지, 천 가지 늘어놓은 사람은 그 당시에는 굉장히 빛났겠지만 오랜 세월 뒤에는 창조적인 결과로 칭송받는 사례가 없습니다.

 

흔히 결과만 놓고 천재라거나 신비롭다며 판단하는 우를 범하기 쉬운데 그 일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었는지를 알게 되면 세상 그 어떤 결과도 신비한 건 없습니다. 모를 때는 기적이 있지만 그 과정들을 알게 되면 결코 기적은 없습니다. 그러니 쉽게 ‘신비하다,’, ‘기적이다.’라고 말하지 마세요, 그 말은 곧 내가 무지(無知)하다는 걸 반증하는 겁니다. 원시인이 마이크나 휴대전화를 보면 신기하게 여기겠죠. 하지만 지금 손에 들고 있는 휴대전화를 보면서 신비하고 기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 원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의 삶은 연속된 과정입니다. 하루하루의 삶이 모두 소중한 시간이죠. 성공이냐 실패냐 보다는 그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보고 배웠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젊은이들은 늘 도전하고 반성해야 해요. 반성하다가 다시 도전하고, 분석해서 새로 도전하고,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끊임없이 해봐야 합니다. 사업도 사람 사이의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소 무례한 질문일 수도 있겠다 싶은 질문이었지만 법륜스님은 이런 질문 역시도 명쾌하게 받아주며 큰 배움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특히 “저 역시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일 뿐입니다. 다만 약간 다른 특징이 있다면 연구하기를 굉장히 좋아한다는 점이에요.” 이 말씀이 저에겐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저는 평소 법륜스님 강연을 많이 들으러 다니지만, 스님은 뭔가 나와는 다른 특별한 천재라고 여겼거든요. 그런데 스님은 똑같은 사람일 뿐이라며, 다만 굉장한 실패와 연구를 반복하신다는 점이 다를 뿐이라고 했습니다. 되돌아보니 저는 항상 일이 좌절되었을 때 연구하는 것을 게을리 했던 것 같아요. 그냥 물결 따라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휩쓸리며 살았지 더 나아가기 위해서 연구하는 그런 태도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이 갖는 심리에 대해서 정말정말 깊이 연구하는 그 자세가 지금의 즉문즉설이라는 명쾌함을 가져온 것이구나. 세상에 노력없이 이뤄진 결과는 없다라는 것을 다시 실감하게 되네요. 아무튼 즉문즉설을 들으며 평소 법륜스님에게 궁금했던 점이 해결되어서 참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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