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오랫동안 일하다보면 꼭 한명씩 미워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 사람과 일을 같이 하면, 늘 갈등이 생기지요. 일은 진행해야 하고, 감정은 쌓여가고, 막막하기만 합니다.

물론 그 사람과는 도저히 일을 같이 못하겠으니 부서를 옮겨달라고 할 수도 있고, 아예 등지고 안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안보고 싶을 때 안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세상 일이 어디 내 마음 대로 됩니까? 어금니 꾹 다물고 참으면서 견뎌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저도 요즘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이 너무 미워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같이 지내며 일을 해야 하는데, 꾹 참고 일하다보니 자꾸만 부딪히게 됩니다. 도저히 못참겠다 싶던 찰나에... 결국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법회를 찾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직장에 한없이 미운 사람이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법륜스님께 올린 질문입니다.


[질문]

"직장에 한없이 미운 사람이 있습니다.
  스님 말씀을 들으면서 나름대로 노력을 해 봤는데 미운 마음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대답]

‘미움’이라는 것은 자기 생각이 옳다하는 데서 생깁니다. 내 생각대로 되지 않으니까 상대를 미워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사람의 생각은 서로 다릅니다.

'미움'이라는 것은 자기 생각이 옳다하는 데서 생깁니다

‘저럴 수도 있겠다. 저 사람은 저렇게 하는구나.’ 이렇게 이해하면 마음속에 미움이 생기지 않습니다. 마음속에 미움이 생긴다는 것은 이미 내 생각에 사로잡혀서 상대의 입장이나 관점을 이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내 생각에 사로잡혀서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 어떻게 저런 말을,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나?’ 하고 생각하면 내 마음속에는 상대에 대한 미움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그런 미움이 생겼다는 것 자체는 이미 내가 내 생각에 사로잡혔다는 것입니다.

참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생각에 사로잡힌 상태에서 내 기분대로 미워하고, 원망하고, 욕하는 것은 범부 중생입니다. 그러면 상대도 욕하고, 미워하고, 원망을 하겠죠. 그래서 싸우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 분노를 터뜨리지 않고 참는 사람도 있습니다. 참으면 미움이 확대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결이 되느냐? 그건 아닙니다. 이미 미움이 일어난 것을 바깥으로 드러내느냐, 억누르느냐 하는 차이지요. 미움이 일어났다는 것은 수행이 아닙니다.

그러면 어디서부터 수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용서해 주는 것일까요? 이럴 때 세속에서 볼 때는 훌륭한 인격입니다. 참는 것은 훌륭한 인격이죠. 그러나 거기에 수행이라는 말을 붙이면 안돼요. 그러니까 질문하신 분은 수행을 하는 게 아니고 참다가 터뜨렸다가, 참다가 터뜨렸다가 세속적인 반응을 하는 거예요. 터뜨릴 때는 성질이 나쁘다는 비난을 받을 것이고, 참을 때는 사람이 착하다는 소리를 듣겠죠. 그러나 이것이 수행은 아닙니다. 이것은 자기 생각에 사로잡힌 상태, 즉 꿈속에 있는 것이에요.

그 사로잡힌 상태를 사로잡힌 줄 알고 놓아 버릴 때부터 ‘수행’이라 합니다. 그러니까 ‘용서하느냐’, ‘참느냐’ 하는 것을 수행의 과제로 삼으면 안돼요. 참는 것을 과제로 삼는 한은 수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세속의 길에 있는 것이에요.

참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

상대를 이해하는 것에서 수행이 시작된다는 말은 상대가 옳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 사람의 관점에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다는 것이죠. 내 것을 고집하지 말라는 이야기지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관점을 잡아서 공부해야 해탈의 의미를 이해하고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참다가 터졌다가, 참다가 터졌다가 하면서 한 생을 사는 거예요. 참는 공부보다 놓아 버리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놓아지지 않을 때 일시적으로 참는 공부를 하는 거지, 참는 게 공부의 목적이 되면 안 됩니다.

미워함이 없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미워함이 없는 것은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물론 잘 안 됩니다. 잘 안 되는 게 당연합니다. 그러니까 더욱 열심히 공부를 해 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까지 쉼 없이 하는 것이 정진입니다.

스님이 “미워한다는 것은 내 생각이 옳다는 것을 고집하는 것”이라고 하시는데 순간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정곡을 콕 찔린 느낌이었습니다. 상대의 생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내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었구나. 아차 싶었습니다. 한참 동안 혼자 법당에 앉아 제 마음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막상 또 그 미워하는 사람과 부딪히면 어떻게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줄기 희망을 찾은 것 같습니다. 이제 그 사람과 부딪혀도 괴롭지 않을 수 있는 출구가 생겼으니까요. 될 때까지 한번 해보죠 뭐~

여러분들도 직장에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스님 말씀처럼 한번 적용해 보세요. ^^

Posted by hope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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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더숲 2010.08.21 1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움이라는 것은 자기 생각이 옳다는 데서 생긴다...

    참 명언이네요.
    정곡을 찔린 듯한 기분.

    좋은글 감사합니다.

  2. 대빵 2010.08.21 16: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고

    살아나가야죠

    사람이 부처가 아닌 이상

    모든 그 미움과 번뇌를 다 떨어낼수는 없다고 봅니다

    가령 예를 들어 대다수가 인지하는

    상황과 이치를 자신은 모르고 있고 또 모르는 그 사실을

    정반대로 인지하는 사람, 또 그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사람은 옳다고 보기 힘듭니다

    결국 미워하고 참고 인내하고 풀어내고 이해하고

    인정하고 괴로워하고 슬퍼하며 기뻐하고 즐거워 하는게

    사람과 세속의 삶인가 봅니다

  3. 남준호 2012.01.05 08: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동료가 있는데.. 그 사람이랑은 말만 좀 섞다 보면 감정이 상하네요..

    나:컴퓨터 시험은 컴퓨터로 보기 때문에 싸더라
    상대:나도 아는데 왜 모르는 사람한테 말하는 것처럼 얘기하냐

    속맘:그럴땐 알아도 모르는 척하고 들어줘야 되는거 아닌가. 그걸 왜 따지듯이 얘기하지? 너한텐 무서워서 말을 못하겠다.

    컴활 시험을 공부중..
    상대:그건 초등학생이 많이 보는 시험인데, 대장님도 초등학생이 많이 봐서 도중에 나왔대드라
    나:초등학생들이 많이 보긴 하지
    상대:니도 시험장 가면 옆에 초등학생 많이 있을걸 그리고 그시험 이제 없어지지 않냐?
    속맘:아니 친구가 시험친다는데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격려는 못해줄 망정, 얘는 남이 뭐만 하면 꼭 비꼬듯이 말하드라

    상대가 이해가 안됩니다아 ㅠㅠ 맘이 불편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