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불교에서는 부처님오신날 다음으로 가장 큰 행사라고 할 수 있는 “백중” 날입니다. 오늘 많은 불자들은 자신이 다니던 사찰에 가서 백중 기도를 하실 텐데요. ‘백중’, ‘백중’ 말들은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 과연 ‘백중’은 어떤 의미를 지닌 기도일까요? 절에 다시셨던 분들은 “영가 천도 기도하는 것” 아니냐 하시며 간단하게 대답해주실 분도 있을 듯 합니다. 각설하고, 스님께 직접 백중의 의미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답변을 해주신 법륜스님은 즉문즉설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계시며, 2002년 아시아의 노벨평화상이라고 불리우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현재는 즉시 묻고 즉시 답하는 방식을 통해 개개인의 인생문제를 해결해주는 즉문즉설을 통해 많은 분들과 호흡하고 계십니다.


[질문] 

 스님, 오늘은 음력 7월 15일 백중일입니다. 백중은 불교에서는 정말 큰 행사인데,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그 뜻이 널리 알려진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심지어 불자들 중에서도 백중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고 백중기도를 하는 것 같습니다. 백중은 어떤 의미가 있는 날이며, 어떤 마음으로 기도해야 합니까?

[답변]

백중의 의미

  음력 7월 15일은 백중(百衆)입니다. 백중은 백 명 이상의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는 날이라는 뜻입니다. 또 이날을 백종(百種)이라고도 하는데, 백 가지 종류의 음식을 잘 차려서 많은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는 날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이날을 돌아가신 조상 영가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날이라고 생각하는데, 원래 이날은 청정하게 수행하는 스님들께 갖가지 음식을 마련해서 공양을 올리는 날입니다. 그렇게 공양을 올리면 살아계신 부모와 돌아가신 조상 영가들에게 공덕이 있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백중은 우란분재라고도 하는데, ‘우란분’은 ‘거꾸로 매달린’의 뜻이고, ‘재’는 ‘베푼다.’는 뜻이지요. 즉 가난한 이에게 널리 베풀어서 거꾸로 매달려 고통 받는 이들을 구제한다는 뜻입니다.
  백중의 유래는 「우란분경」이라는 경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란분경」의 주인공은 부처님의 10대 제자 가운데 신통이 가장 뛰어난 목련존자입니다. 목련존자는 원래 인도에서 신분이 높은 출신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많은 재산을 상속받았습니다. 목련존자는 재산 가운데 3분의 1은 어머니를 드리고 또 3분의 1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가난한 사람을 위해 베풀고 나머지 3분의 1은 자신의 사업 밑천으로 쓰기로 했어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베풀면 그 공덕으로 돌아가신 부모가 좋은 세상에 가게 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베푸는 것이 당시 풍습이었습니다. 목련존자는 어머니 몫 3분의 1외에 아버님을 위한 자선기금도 어머니에게 맡겨 가난한 사람을 위해서 베풀어달라고 하고 무역을 하러 길을 떠났습니다.

목련존자 어머니의 욕심

  목련존자가 떠나고 홀로 남은 어머니는 남편이 어렵게 모은 재물을 자기가 보기에 게으르고 천한 사람들에게 주는 것이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걸식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공양을 주기는커녕 다 내쫓고, 오히려 그 돈을 투자해서 집 주위의 넓은 땅을 사서 가축을 키워 도살하는 도축업을 시작했습니다. 돼지 · 양 · 소 · 닭 등을 키워서 그 고기를 장에 내다 팔다보니 집 주위에는 살생의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짐승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마을에서는 이 부인에 대한 나쁜 소문들이 돌았지요.
  몇 년 후 목련존자가 사업에 크게 성공해서 고향으로 돌아와 보니 어머니에 대한 나쁜 소문이 무성했습니다.  어머니께 사실을 여쭈었더니 어머니는 펄쩍 뛰면서 “다 거짓말이다. 만약에 마을 사람들이 하는 말이 사실이라면 내가 일주일 안에 죽을 것이다.” 이렇게 맹세까지 했어요. 그리고 어머니는 아들을 뒤뜰로 데려가 빈 그릇을 보여 주며 “오늘도 스님들과 가난한 사람 수십 명이 여기서 공양을 먹고 갔다. 배고픈 사람들이 오면 잘 대접한다. 오늘 먹고 간 빈 그릇이 이렇게 쌓여 있지 않느냐.”라고 말했지요. 목련존자는 ‘아, 세상 소문은 믿을 게 못 된다. 우리 어머니는 정말 훌륭하시구나.’ 하며 어머니를 믿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자 목련존자는 어찔할 바를 몰랐습니다. 그 후 목련존자는 자신이 가진 재물을 가난한 백성들을 위해 쓰라며 왕에게 주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부지런히 정진을 해 신통이 제일 뛰어난 제자가 된 목련존자는 어느 날 자신의 신통으로 어머니가 어디 계신가 하고 둘러봤어요. 그런데 천상에 계신 줄로 생각했던 어머니가 지옥에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거예요. 칼로 목이 베이는 고통, 사지가 찢기는 고통, 뜨거운 물에 삶기는 고통, 불에 태워지는 고통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었어요.

지옥중생을 구제하는 마음으로

  목련존자는 너무 가슴이 아파 부처님께 하소연을 했습니다. “아무리 어리석고 스스로 지은 죄업으로 지옥에 떨어졌다 하더라도 나에게는 한 분밖에 없는 귀중한 어머니입니다. 어떻게 하면 저 고통 속에서 어머니를 구제할 수가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아들이라고 해서 무조건 도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머니가 과거에 지은 인연 중에서 선행을 한 것이 있을 것이다. 그 선행한 인연의 줄을 가지고 어머니를 구하도록 해라.” 하시며 과거 어머니가 살았던 모든 삶을 보여주셨어요. 목련존자가 어머니의 지나간 삶을 죽 둘러보니 어머니가 훌륭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객관적으로 보니 심술이 참 많은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그 중에 딱 한 가지 선행이 있었어요. 어느 날 어머니가 화롯불로 빨래를 다리는데 천장에 있던 거미 하나가 놋전에 떨어지려고 하는 거예요. 어머니는 혹시 빨래에 묻을까봐 거미를 손으로 탁 튕겨서 멀리 버렸어요. 어머니는 그 거미를 살리려고 한 게 아니지만 거미 입장에서는 불에 타 죽으려다가 살아난 것이지요. 그래서 죽어가는 생명을 살려준 그 방생의 인연으로 어머니를 구제하기 위해 목련존자는 지옥에다 거미줄을 내려 보냈어요. 어머니가 가는 거미줄에 매달려서 혼자 지옥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는데 아래를 내려다보니 수많은 지옥중생들이 줄줄이 다리를 잡고 다 따라 올라오는 거예요. 목련존자 어머니는 밑에 매달린 사람들을 발로 차서 다 끊어버리고 혼자 매달리면서 “아휴 살았다. 이제 안심했다.” 하는데 그만 거미줄이 똑 끊어져버렸어요. 어머니를 지켜본 목련존자는 가슴이 너무 아팠어요. 어머니 자신이 지옥의 고통을 겪었으니 한 사람이라도 더 구제하려는 마음을 썼으면 그 거미줄이 동아줄이 되고, 지옥 중생을 다 구제하고도 남는 줄이 되는데 자기만 살려고 다른 이를 다시 고통에 빠뜨리니까 그 거미줄마저도 끊어진 것이었죠. 남을 고통에 빠뜨리면 자기마저도 구제가 안 된다는 게 인연과의 법칙입니다.
  목련존자가 다시 부처님께서 말씀을 드리니 “그러면 네가 큰 공덕을 지어서 어머니를 구제하도록 해라. 7월 15일이 되면 스님들의 하안거가 끝난다. 안거가 끝나는 날 갖가지 공양을 올려서 대접해라. 청정한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린 공덕은 이루 말할 수가 없으니 그 공덕의 힘으로 어머니를 구제할 수 있다.” 그래서 목련존자는 7월 15일 안거가 끝나는 날 스님들을 초청해서 여러 가지 음식을 차려서 공양을 올렸습니다. 그 공덕으로 어머니가 지옥에서 구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백중의 유래가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백중의 의미는 가난한 이에게 음식공양을 올려 큰 공덕을 지음으로써 업장이 두터운 영가들을 천도한다는 것입니다.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린 이유는 당시 스님들이 가장 배고픈 사람에 속했기 때문이에요. 또 마음이 깨끗한 자, 청정한 수행자에게 공양을 올린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에게 베풀고 어여삐 여겨

  백중을 오늘날에 비추어보면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음식을 주는 것이 가장 큰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괴로울 때를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내가 배고플 때 한 끼 밥이 귀하고, 병들었을 때 한 알의 약이 정말 귀합니다. 그러나 배부른 사람들은 배고픈 사람의 심정을 모르고, 건강한 사람은 아픈 사람의 마음을 몰라요. 배우지 못한 사람에게는 배움이 너무 귀하지만 배운 사람들은 그 심정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배부른 사람이 배고픈 사람을 먹이고, 건강한 사람이 병든 사람을 치료하고, 배운 사람이 배우지 못한 사람을 가르쳐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또 신체가 건강한 사람이 장애인들을 보살피고, 어른이 어린아이를 보호하고, 젊은이가 노인을 봉양하는 것이 순리이며 자연의 원리라고도 하셨지요.
  그런 것처럼 삶이 편안한 우리들이 고통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구제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배불리 먹고 있지만 북한이나 제3세계의 영양실조 상태에 있는 사람들의 배고픔을 생각하고, 우리는 건강하지만 북한이나 제3세계의 병들어서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배웠지만 제3세계의 배우지 못한 아이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첫 번째는 내가 가진 일부를 내 놓아서 베풀어야 합니다. 배고픈 자에게는 음식을, 병든 이에게는 약을, 아이들에게는 배움의 터를 베풀어야 해요. 이렇게 베푸는 것을 ‘재’라고 합니다. 베푸는 그 공덕으로 조상의 영가를 지옥으로부터 구제할 수 있습니다. 조상영가를 위해서 내가 절약한 것을 저 가난한 이들에게, 병든 이들에게, 고통 받는 이들에게 베푸는 것을 다른 말로 ‘보시’라고 합니다.
  두 번째는 어리석음을 깨우쳐줘야 합니다.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려면 부처님의 법을 널리 전해야 합니다. 내 가족, 내 친구, 내 이웃들에게 부처님의 법문을 듣도록 해 주는 것도 큰 공덕이 됩니다. 사람은 당장 자기 사는 데만 급급해서 지금의 작은 잘못이 미래의 큰 재앙으로 돌아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인생을 거꾸로 사는 거죠. 인생을 거꾸로 살지 않도록 깨우쳐주고 지나간 나의 잘못된 삶을 깊이 뉘우치고 참회해야 합니다. 이미 과거에 나도 모르게 내가 어리석었을 때 저질러버린 것들에 대해서는 내가 깊이 참회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는 부처님의 바른 법을 공부해서 청정하게 살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부지런히 기도해야 합니다. 지나간 삶을 뉘우치고 참회하는 기도를 하고, 또 조상영가들이 그 고통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지장보살을 부르고 부처님을 부르면서 간절히 기도해야 하지요.
   백중을 맞아 기도하는 동안에 부모님에 대한 은혜를 깊이 생각하고, 혹시 부모님께 섭섭한 감정이 있으면 다 뉘우쳐 참회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가난한 사람을 보살피고 베풀고 어여삐 여기는 마음을 내시기 바랍니다.

스님의 말씀을 듣고 백중의 깊은 뜻에 대해 정말 명쾌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배고픈 자에게는 음식을, 병든 이에게는 약을, 아이들에게는 배움의 터를 베품으로 인해, 그 공덕으로 조상의 영가를 지옥으로부터 구제하는 것이라는 말씀이 참 신선했습니다. 저는 그동안 조상의 영가를 위해 기도를 올려 결국 나에게 복이 오기만을 바라는 그런 기도를 해왔었습니다. 스님 말씀을 이제 잘 들었으니, 오늘은 절에서 백중 기도를 한 후, 하루 한 끼 조차 해결하기 힘든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해 작은 돈이나마 정성껏 기부해야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오늘 백중의 의미를 잘 새기셔서 의미있고 보람있는 백중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hope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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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코인 2010.08.24 09: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백중에 이런 깊은 뜻이...
    10년을 절에 다녔지만, 이런 의미를 모르고 백중 기도를 올렸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