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전국의 모든 시군구를 찾아다니며 우리나라 251개 자치구에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살아가는 오늘날의 대한민국 현실에서 개개인들의 마음 속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자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땀과 정성으로 이런 자리들이 마련되어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인생 고민에 대한 법륜스님의 답변은 때론 자상하고 따뜻하고, 때론 날카롭게 모순을 지적하며 대중들이 보다 행복한 삶에 이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어제 즉문즉설에서는 젊은 여성분의 질문이 또 한번 청중들을 빵 터지게 했습니다. 부모님이 선을 주선해 주었는데 상대가 키 작고 대머리여서 다시 만나기 싫은데 어떡하면 좋겠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양가 부모님들 사이는 30년 우정이 쌓여있어서 쉽게 거절을 못하겠다는 하소연이었습니다. 정말 고민이 되겠다 싶어서, 과연 스님의 답변이 어떻게 주어질까 무척 궁금했습니다. 과연 스님의 답변은? ^^

 

 

 

- 질문자 : 제가 얼마 전에 선을 봤거든요. 부모님께서 해주신 건데. 그 쪽 상대 부모하고 우리 부모하고 삼십 년을 알고 지낸 아주 친한 사이예요. 그쪽 상대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돈이 좀 많은 가 봐요. 그런데 저는 상대가 마음에 안 들어요. 부모님은 이제껏 고생하고 살았으니까 너라도 가서 편히 살아라. 그래서 시집을 가라고 하세요. 이것 때문에 엄마도 울고 저도 울면서 싸웠거든요. 이제는 부모님의 위신 때문에 막 거절할 수도 없어요. 


 그런데 마음은 안 들고 키도 작고 대머리예요, 외모적으로 마음에 안 들고 또 서울에 멀리 살아요. 저는 광주에 있고요. 빚을 내서라도 너는 시집을 좀 갔으면 좋겠다 엄마는 그러시거든요. 저는 마음에 안 드는데, 항상 이것 때문에 싸워요. 어떡하면 좋을까요?

 

- 법륜스님 : 지금 혼자 살아요? 엄마랑 같이 살아요?

 

- 질문자 : 같이 살아요.

 

- 법륜스님 : 자기가 집을 돕고 살아요? 자기가 엄마한테 도움을 받고 살아요?

 

- 질문자 : 제가 집값도 내고 있어요. 제가 벌 건 다 벌고, 학교도 제가 돈 벌어 다녔어요.

 

- 법륜스님 : 오늘이라도 집에서 나와서 살아도 아무 관계없이 자립해서 살 수 있어요? 나중에 결혼할 때 집에서 안 도와줘도 내가 혼자서 할 수 있어요?

 

- 질문자 : 네. 할 수 있습니다. 

 

- 법륜스님 : 그러면 뭐 자기 마음대로 해도 돼요.

 

- 질문자 : 저 때문에 30년 동안의 어르신들 사이가 멀어지지는 않겠죠?

 

- 법륜스님 : 멀어지면 어때요 뭐. 그만한 일에 멀어지면 친구도 아니지요. 그런 거는 일찍 멀어지는 게 나아요. 신경 안 써도 돼요. 스무 살이 넘으면 내 인생 내가 살 권리가 있어요. 그런데 부모한테 의지하면서 자기 인생의 권리를 주장하면 안 돼요. 그건 잘못 된 거예요. 그러나 자기가 부모로부터 독립을 한다면 충분히 자기 인생을 살 권리가 있어요. 몇 살이에요?

 

- 질문자 : 스물 여덞이요.

 

- 법륜스님 : 아이고, 그럼 뭐 그냥 아무하고 결혼해도 부모 승낙 안 받아도 돼요. 그런데 엄마가 추천할 때는 그래도 엄마는 인생을 살아봤잖아, 그죠? 엄마는 결혼해서 살아보니까 그래도 인물이 밥 먹여주지 않더라 이걸 아는 겁니다. 키가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라는 걸요. 애인은 인물이 좋으면 좀 좋지만, 남편이나 아내는 인물이 별로 중요안하더라. 아내 같으면 서로 마음 맞춰주고 이게 중요하더라. 이런 어머니의 오랜 경험을 가지고 얘기하는 거니까 그건 귀 담아 들을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또 오래된 엄마의 친구라면 그 상대의 엄마도 사람이 괜찮다는 얘기 아니예요?

 

- 질문자 : 네. 그런 것 같아요.
 
- 법륜스님 : 엄마가 괜찮으면 비교적 아들도 괜찮아요. (대중웃음 하하하) 제가 볼 때는 엄마가 그렇게까지 해주니까 조금 사귀어 보지요? 결혼은 전제하지 말고 사람을 다시 한 번 찬찬히 봐요. 대머리이니 뭐니 이런 인물 따지지 말고요. 키 작아도 괜찮습니다. 사람을 갖고 평가해야지 그렇게 껍데기 갖고 평가하면 나중에 껍데기 좋은 사람 구해서 엄청 고생하게 돼요. ‘아이고 엄마 말 들을 걸’ 이렇게 또 후회하게 돼요.

 

첫째, 어떤 것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되, 이건 엄마가 권유하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이미 선택된 인연을 조금 한 번 지켜 보겠다 이렇게 해서 한 번 찬찬히 봐요. 내가 정황을 가만히 들어보니까, 그 사람이 괜찮을 수도 있겠는데요. 한 번 살펴봐요. 그냥 무작정 거절하지 말고요. 그렇게 하면 엄마와의 관계를 위해서도 좋아요. 그러나 엄마 관계를 위해서 억지로 만나면 안 돼요. 그러면 내가 저항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을 제대로 볼 수가 없어요. 결혼 하고 안 하고는 내 마음이고 엄마하고 상관없다 이 원칙을 우선 딱 정해놓으세요.

 

둘째, 엄마의 인연으로 한 번 이 인간을 살펴보자. 가만히 보면 괜찮음을 발견할 수 있어요. 그냥 지나치기에는 조금 아깝습니다. (대중들 크게 박수 짝짝짝) 그런데 길가는 사람 만나는 것 보다는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일 확률이 오히려 높아요. 길 가는 사람 허우대만 보고 선택하면 쥐약 먹을 확률이 훨씬 높아요. 그러니까 이건 적어도 쥐약은 아닐 거예요.

 

그런데 자기가 선택 안 하고 엄마 강요 때문에 결혼하면 결혼이 불행해져요. 왜 그러냐? 살다보면 갈등이 생겨요, 안 생겨요? 생겨요. 갈등이 생기면 엄마 때문에 그랬다 하면서 자기 책임으로 안 돌리고 계속 엄마 탓을 하기 때문에 불행해질 수가 있어요. 그래서 엄마가 소개만 했을 뿐이지 자기 책임 하에 자기가 만나야 돼요. 그리고 소개를 엄마가 했다는 것은 중매쟁이 보다는 훨씬 신뢰를 높이 살 수 있으니까 그냥 팽게치지 말고 만나 봐요.

 

머리 빠졌다, 키 작다 그래서 만나기 싫다는 건 말도 안 되네요. 그럴수록 사람이 괜찮을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조금 살펴보세요. 내가 얘기를 조금 더 하면 오해를 살 것 같아서 입에서 말이 나오려고 나오려고 하다가 그냥 말아요. 한 마디만 더 하면 점쟁이 소리 듣기 때문에. 하하하.

 

청중 모두가 환하게 웃었습니다. 기준과 관점을 명확하게 짚어 주시니 명쾌하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질문한 친구는 다소 정리가 안 된 듯한 표정으로 어물쩡 자리에 앉았습니다. 스님이 말한 “다시 한번 찬찬히 만나보라”는 말에 흔쾌히 동의가 안 되었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사람을 갖고 평가해야지 외모를 갖고 평가하면 안 된다는 스님의 말씀이 20대 30대에겐 금방 이해되기 어려운 이야기일 겁니다. 저도 20대에는 이성을 볼 때 오직 인물과 몸매만 쳐다봤습니다. 하지만 10여년의 세월이 흐르고 이 사람 저 사람 경험하고 보니 ‘아, 사람은 인물이 전부가 아니구나.’ 이렇게 경험을 통해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키 작고 대머리라고 껍데기만 보고 사람을 만나면 큰 복을 발로 차버릴 과오를 범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배움이 있었습니다. 사람은 사람으로서 만나야 한다는 삶의 지혜가 가슴 속에 훈훈하게 스며드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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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pe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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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인 2012.09.04 06: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이 가네요
    제가 그런 사람이거든요

    키도 작고 대머리에
    전 부모님이 부자도 아니고
    저도 부자가 아니고
    빚도 있으며
    학벌도 좋지 않습니다
    뭐 죄 지은 것도 아닌데
    이제는 결혼 자체를 생각 않 하고 살고 있읍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신 사람자체를 보아라는 말씀에
    새삼스레 자신감이 나지만
    이 땅에 모든 사람들이 제가 가진 저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저와 결혼 할지는 모르겠네요
    학교 다닐 때 제 별명이 바른 생활 사나이이고 저와 관계하는 사람들이 절 좋게 평가하지만
    그 건 거기까지입니다
    오늘의 질문 자처럼 저도 누군가에게 소개된다면
    뭐 소개팅에 선한번 본적 없지만
    아마 거절 당할 겁니다

    결혼은 두번 째고
    소개팅마져도

  2. BlogIcon 카자마 2016.06.29 15: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팩트는 대머리던 아니던 키가 크던 작던. 겪어보지 않고선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