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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법륜스님 눈물 보인 순간 “북한주민들의 아픔...”

법륜스님의 한반도 미래 100년에 대한 비전을 담은 책 ‘새로운 100년’ 북콘서트가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렸습니다. 법륜스님과 오연호 기자가 대담을 하고, 시골의사 박경철, 조국 교수가 게스트로 출연해서 더욱 풍성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강연이 열린 서울대 문화관 입구는 2시간 전부터 1900여명의 청년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우리는 1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아등바등 살고 있는데 100년을 바라보는 대담이라니... 대담 시작부터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습니다. 그동안 법륜스님의 가진 혜안을 익히 들어왔던지라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대담 내용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저에게 감명 깊었던 부분만 인용하여 여러분께 전해드릴께요. 오늘 이 글을 읽고 시대를 보는 눈을 배워 가신다면 며칠 굶으셔도 든든할 것 같습니다.^^

 

새로운 100년법륜스님 오연호 대담 '새로운 100년'을 듣기 위해 서울대 문화관을 가득 메운 2000명의 청년들.

박경철 조국법륜스님이 말하는 '새로운 100년'에 대해 경청하는 조국 교수, 박경철 원장.

 

- 오연호 : 스님께서는 통일을 말씀하시면서 역사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우리 한민족의 긴 역사를 봤을 때 통일은 1000년의 한을 푸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왜 그런가요?

 

- 법륜스님 : 첫째 가까이로는 과거 100년을 청산하는 것이 됩니다. 가장 가슴 아픈 일은 일제강점기 35년이죠. 해결된 게 하나도 없잖아요. 우리가 독립을 위해서 투쟁을 했는데 그 투쟁한 사람들 중에는 민족주의자도 있고 사회주의자도 있는데 공평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어요. 두 번째 큰 한은 남북이 전쟁을 치르면서 서로 증오시하는 감정이 내재되어 있는 겁니다. 이런 문제들이 통일이 이루어야 해결될 수 있어요.
 
또한 미래의 100년을 설계할 때 분단을 두고 설계할 때는 미중의 세력균형에서 강대국의 하위변수로 우리의 운명이 규정되고 그 이상 남북한 관계가 개선될 수 없게 돼요. 그러나 만약 우리가 통일을 한다면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공동체의 평화와 번영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된다는 거죠. 미래 100년의 설계는 통일로서 첫 발을 딛을 수 있고, 과거 100년의 아픈 상처도 통일로서 종결을 지을 수 있습니다.

 

환웅 천황이 신시를 건국하고 6000년이 가까워오는데 초기에는 자주적이었어요. 그것이 고구려 발해 멸망 이후 한반도 내로 축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명청 교체기, 청일교체기, 일미교체기에 늘 강대국의 하위변수로 고통을 겪어 왔던 것이죠. 만약에 통일이 된다면 고구려 발해 이후 1000년 만에 다시 제자리를 잡아가는 것이 아닌가 라고 봅니다. 이것은 1000년의 꿈이 실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꿈을 가지고 노력을 한다면 얼마나 뿌듯하겠느냐. 30년 전에 선배들이 민주화투쟁을 했거나 50년 전에는 우리 아버지 세대가 조국 근대화를 위해서 피땀을 흘렸거나 100년 전에 독립운동을 했던 할아버지 세대보다도 우리가 더 큰 역사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꿈이 우리들을 더 성숙시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오연호 : 2012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통일을 이루려면 남한 사회에 대한 통합의 리더십이 중요하다고도 하셨어요. 왜 2012년이 적기입니까?

 

- 법륜스님 : 우선 정세적으로 미국이 기울어지고 있고 중국이 급속도로 뜨는 해입니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미중 사이에 세력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이죠. 미국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좀 적어졌어요. 아직도 우리가 미국의 영향권 안에 있지만 우리가 뭘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미국이 예전처럼 자기 마음대로 할 수 는 없는 상황이죠. 북한은 반대로 예전에는 굉장히 자주적이었고 중국이 영향을 못 끼쳤는데 앞으로는 중국의 영향력을 많이 받을 상황에 놓여있죠. 여기서 10년 20년 지나가버리면 우리가 뭘 해보려고 해도 북한이 자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려운데, 지금은 우리는 자주성이 커졌고 북한도 아직 자주성이 남아있어요. 중국과 미국의 세력교체기에 틈바구니가 생겼습니다. 이 때 우리가 통일에 대한 분명한 입장만 가지고 있으면 우리가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봐요.

 

과거에는 북한이 주도했다면 지금은 역량 면에서 북한은 어렵습니다. 남한이 통일의 주도 세력으로 될 수 밖에 없지 않느냐. 남한 내 지도자가 평화통일을 이루겠다는 적극적인 안목이 있다면 저는 통일에 있어서 굉장한 호기라고 봅니다. 그러나, 남한 안에 이것을 둘러싼 갈등이 너무 산재해 있어요. 보수 세력은 북한에 대한 체제방어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어서 두려워하고, 진보세력은 북한을 부러워하는 성향이 있었는데, 지금의 변화된 북한은 두려워할 것도 없고 부러워할 것도 없습니다. 남한이 민족사 전체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면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 우선 남한 안의 의견 차이를 좁히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남한 내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도 갖가지 요구를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각계각층의 요구를 수용해서 합의점을 찾아나가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한데, 남북 간의 통일을 하기 위해서도 북한을 수용해낼 수 있는 그런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미중의 세력 이해관계도 어느 곳을 편드는 것이 아니라 두 이해관계를 조절해 내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새로운 한국을 이끌 지도자는 한국만 잘 이끌 것이 아니라 북한까지 포함한 민족전체를 바라보고 동아시아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합니다. 

 

법륜스님은 지금 남한에 살고 있지만 내적으로는 이미 북한과 함께 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스님 안에서는 통일이 이미 되어있는 것이죠. 이야기가 점점 무르익어 갈 즈음 드디어 특별게스트 두 분이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등장했습니다. 조국 교수와 박경철 원장입니다.

 

법륜스님 새로운 100년새로운 100년에 대해 법륜스님과 대담을 나누고 있는 박경철, 조국, 오연호.

 

- 오연호 : 조국 교수님은 ‘진보집권플랜’과 ‘새로운 100년’을 볼 때 어떤 책이 더 좋은 책인 것 같습니까?

 

- 조국 : ‘새로운 100년’이 더 좋은 책이죠. 포괄범위와 시야 자체가 크죠. 저의 컬러 자체가 강한 컬러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요. 진보집권플랜은 남쪽 사회를 한정해서 바라봤던 것이라면, 스님의 ‘새로운 100년’은 시간과 공간 차원의 범위가 포괄적이죠. 넓고 깊다는 측면에서 스님 책이 더 좋죠.

 

- 오연호 : 스님께서 2012년에는 통합의 리더십을 갖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말하셨어요. 스님, 그게 누구입니까? 스님, 누구를 찍어야 합니까? (뜨거운 환호와 박수 짝짝짝)

 

- 법륜스님 : 스님은 모든 중생을 다 어여삐 여겨야...(청중들 하하하 웃음) 예를 들어 저는 쥐가 쥐약을 먹으려 할 때 “너 쥐약 먹지 마라, 먹어라.” 하고 말하지 않습니다. “거기 쥐약 들었다.” 라고 얘기만 할 뿐이죠. 먹고 안 먹고는 제 이야기를 듣고 본인이 선택할 몫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앞으로 이러이러한 문제가 생길 것이니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러이러한 정책이 필요하다입니다. 그걸 듣고 여러분들이 선택해야 합니다. 자기가 쥐약을 먹고 싶으면 먹는 것이고, 먹고 싶지 않으면 안 먹는 것이죠. 저는 거기에 대해서는 주권자로서의 국민을 존중하는 입장입니다.

 

- 오연호 : 박경철 원장도 이 책을 읽었다고 하셨는데, 통일은 별로 인기가 없는 종목이 되었단 말이죠. 박경철 원장이 보기에 통일이 가장 시대적으로 필요한 과제라는데 동의를 하나요?

 

- 조국 :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역사 문제에 대해 제가 이 정도의 식견도 가지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부끄러웠습니다. 저도 이제 통일이라는 주제를 삼아야 하는 것이죠.

‘새로운 100년’ 책을 보면 “미안하다, 통일” 이라는 소주제가 나오는데, 박경철 원장의 이 이야기를 들으니 이 대목이 번뜩 생각났습니다. 제 마음 속에서도 어느 순간부턴가 흐물흐물 사라져가는 통일에 대한 의식들이 많이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통일이라는 단어 앞에서 미안한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강연 내내 다시한번 통일을 가슴 깊이 새겨보는 그러한 과정이었습니다.

 

조국, 박경철 게스트가 물러나고 본격적으로 2,000여명의 청년들과 함께하는 즉문즉설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법륜스님 새로운 100년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간절한 호소의 말을 전하고 있는 법륜스님.

 

- 청년 :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나서 통일을 위해 행동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지금 저희들이 이 강연장을 나간 후에 무슨 에너지를 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나가자마자 통일을 위해 어떤 일들을 해볼 수 있을지요?

 

청중석에서 나온 마지막 질문이었습니다. 법륜스님은 북한동포들의 굶주림에 대해 말하며 잠시 눈가에 눈물을 내비쳤습니다. 통일은 이 땅에 살아있는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일이여야 한다며 그 간절한 마음을 뜨거운 가슴으로 애틋하게 말해 주었습니다. 순간 청중석에서도 눈물을 훌쩍이며 잔잔한 감동이 일었습니다.

 

- 법륜스님 : 북한에 있는 2천만 동포가 먹을 게 없어서 굶어 죽어가고 있어요. 아이들의 영양 실태가 정말 심각해요. 여기에 정말 목이 메이고 가슴 아파 하느냐. 고통받는 사람을 외면하면 안됩니다. 통일을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 땅에 살아있는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서야 합니다. 가장 고통 받는 사람들이 누구냐? 바로 2천만 북한주민들입니다. 그들에게 통일은 당장 내일이라도 원하는 일이지, 30년 뒤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예요. 그들에겐 내 아들이 굶어죽는 일이 바로 지금의 문제라는 거예요. 이 아픔에 대해서 정말 가슴 절절히 느끼느냐.

 

(이 순간 법륜스님의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강연장이 숙연해졌습니다.)

 

남북 간의 회담을 하든 뭘 하든 어떻게 해서든 그들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해서 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권력 지도자들이 괴담에 안주하는 방식은 결국 기적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이 복잡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합니다. 그만큼 정성과 애정이 있어야 해요. 정말 어떻든 우선 사람은 살려야 하지 않느냐. 인도적 지원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 인간적으로 보더라도 이것은 비인간적이다. 이런 태도가 첫째 필요합니다.

 

두 번째, 다음 정부가 적어도 이러한 통일에 대한 비전을 갖도록 투표를 통해 선택을 잘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이런 기준이 없잖아요. 기준을 정확하게 잡아주어야 해요. 정책을 보거나 집단을 봤을 때 이 문제를 그래도 한발 더 나아가서 풀 수 있느냐를 보아야 하는데, ‘이 놈도 밉고 저 놈도 밉다’ 이런 자세는 안돼요. 투표날 내가 투표하는 것만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주권자로서 권리행사를 하도록 행동이 있어야 합니다. 극우와 극좌의 사람들은 얼마나 행동을 합니까. 그런데 이 중간에 있는 사람들은 뭘 합니까. 이래서 어떻게 역사가 바뀌느냐는 거예요. 뭔가 작은 행동, 편지를 쓰던지 트위터를 보내든지 행동을 해주어야 합니다. 다들 공짜로 먹을라고 그래요. 가만히 앉아서 통일이 되기를 원해요. 이런 심보로는 안 돼요.

 

첫째 정세를 정확하게 보는 눈이 필요하고, 둘째 작은 것이라도 행동해야 한다. 눈 밝은 사람들이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느냐. 그런 면에서 각 분야에서도 이런 얘기를 하고, 애인하고도 이런 얘기하고, 이렇게 해나간다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에요. 때는 왔다 이말이요. 이걸 우리가 잡을 것이냐, 놓칠 것이냐.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법륜스님이 다시 한번 청년들에게 호소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자꾸 누구를 위해서 환호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우리 스스로 역사의 주인공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다 영웅이 되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갑시다. 이런 자세로 함께 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법륜스님과 오연호 대표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뜨거운 박수가 오랫동안 계속되었습니다. 순간 강연장 전체가 암전이 되고 촛불을 20여명이 자원봉사자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함께 열창했습니다. 왜 이 시대에 우리가 통일을 이뤄내야 하는지 4분의 멘토들이 들려준 이야기가 잔잔하게 뇌리에 새겨지며, 어릴 적부터 익히 들어왔던 그 노래 가사가 제 가슴 속에서 다시 훈훈하게 살아났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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