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8일)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전국 시군구 300회 연속 강연 중 196번째 강연장인 서초구민회관을 찾았습니다. 매회 강연 때 마다 많은 인파가 몰려 들어 그 열기가 한층 고조되고 있지만, 언론에서는 이를 다루는 글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대신 현장의 감동을 생생하게 전해보려 합니다.^^

 

토요일 오후, 서초구민회관은 강연장 입구에서부터 발 디딜 틈 없이 길게 늘어선 행렬과 콩나물 시루처럼 무대 위까지 빼곡이 들어찬 2000여명의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법륜스님이 쏟아내는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해서 귀 기울이며 때론 큰 박수가 터지기도 때론 한바탕 큰 웃음이 터지기도 때론 감동에 젖어 눈물을 글썽이는 순간들이 3시간 동안이나 쉬지않고 계속되었습니다. 마치 여러 편의 인생 다큐에 몰입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두 딸이 너무 미워서 갖다버리고 싶다는 어느 어머니의 하소연이었습니다. 처음 질문을 들을 때는 이렇게 공개된 장소에서 자기 딸을 갖다버리고 싶다는 말을 하다니 뭐 저런 엄마가 있나 좀 황당했습니다. 하지만, 법륜스님이 질문자가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스스로 깨우쳐가게끔 하는 과정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법륜스님법륜스님에게 두 딸에 대해 질문하는 질문자. 7월7일(토)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196번째 강연. 서초구민회관.

 

- 질문자 : 두 딸이 자리를 못 잡고 있고. 아토피도 심하고, 비정규직이고, 아직 시집도 못 가고 있습니다. 신랑과 저는 나이도 들었고, 이제 아이들에게서 벗어나고 싶어요. 극단적으로 말씀드리면 지워버리고 싶은데 본드처럼 붙어있어요. 남들은 집착이라고 하는데... 애들이 사회적으로 너무 쳐져 있어요. 진짜로 어디 갖다 버리고 싶습니다. 강남 아파트 팔아서 다 줘버리고 지워버리고 싶어요. 신랑도 60이 넘었고, 저도 60이 다 되어가고. 남편과 제가 어떻게 하면 애들로부터 자유로워질까요?

 

- 법륜스님 : 애들 낳을 때는 그런 생각했어요?

 

- 질문자 : 명문대 갔을 때는 자랑스러웠죠. 지금은 쳐다보기도 싫어요. 그 때는 예뻐 가지고 제가 곧 그 애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시집이나 가고 지참금 줘가지고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데 그럴 재주가 없어요.

 

- 법륜스님 : 그렇게 하면 사위가 돈만 빼먹고 딸은 본인한테 다시 돌려주게 되지요. 엄마가 싫은 딸을 어떤 남자가 좋아하겠어요? 자기도 갖다 버리는데 어느 남자가 주워갈까요?

 

- 질문자 : 어떡하면 자유로워질까요?

 

- 법륜스님 : 자기 재산 있죠? 하나도 남김없이 전부다 봉사단체에 기부해버리고 몸뚱이 하나만 갖고 절에 공양주로 취직하세요. 그러면 딱 끊어질 겁니다. (청중들 웃음 하하하) 왜냐하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딸이 자기한테 의지를 안 하고 문제제기도 안 합니다. 자기도 마음을 써봤자 아무것도 해줄 게 없게 되죠. 

 

- 질문자 : 애들이 차라리 장애인이라면 애한테 “나는 너한테 사랑을 주려고 태어났다” 하겠지만. 이건 어중간 합니다. 정상인도 아니고 장애인도 아니고요. 

 

- 법륜스님 : 그러니까 선택을 해야 해요. 내가 낳아서 내가 키워놓고 나도 싫은 애를 누가 데려가겠어요? 애지중지 했던 나도 안 데려가는데 누가 데려가겠어요? 돈을 붙이면 돈을 보고 데려가기는 하겠죠. 그러니까 마음을 바꿔서 ‘세상이 아무리 너를 뭐라 해도 내가 다 보호해줄께.’ 이렇게 하세요. 내가 아껴야 딴 사람이 보고 좋아해서 가져 가려고 하지요. 엄마부터 ‘그거 순 몹쓸 놈이다’ 하면 누가 쓰나요? 지 엄마부터 싫다고 하니 애가 이 세상에서 쓸모가 없어지지요. 아이의 행복을 바래요?

 

- 질문자 : 예.

 

- 법륜스님 : 이 아이 누가 낳았어요?

 

- 질문자 : 제가요

 

- 법륜스님 : 이 아이 누가 키웠어요?

 

- 질문자 : 제가요.

 

- 법륜스님 : 그럼 누 닮았게?

 

- 질문자 : 저요. (눈물 글썽글썽이며)

 

- 법륜스님 : 종교가 뭐예요?

 

- 질문자 : 성당 다녀요.

 

- 법륜스님 : 그러니까 가슴을 3번치며 “내탓이오. 내탓이오. 내탓이오” 하면서 “내 자식만큼은 제가 보살피겠습니다.” 해야지요.

 

- 질문자 : 저는 그런 마음을 먹고 싶을 때가 있고 아닐 때도 있어요. 하지만, 남편은 절망감을 느낀다고 하거든요. 

 

- 법륜스님 : 남편탓 하지 마세요. “내탓이오 내탓이오 내탓이오.” 하라니까요. “여보 속 타죠? 내가 잘못 키워 그래요. 미안해요.” 이렇게 남편을 위로해주며 살아야 해요. 달리 길이 없어요. 그렇게 자기가 자기를 소중히 여겨야 됩니다. 남편의 분노도 자기가 보듬어주고, 애들은 포용해주고, 이렇게 마음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그래야 길이 열리지 안 그러면 절망적이예요. 그러다 안 되면 일가족 몰살사건이 나게 됩니다. 죽어야 끝이 나게 되거든요.
 
그리고 애들이 서른이 다 되었잖아요. 마음은 그렇게 하되 경제적인 지원은 안 해야 합니다. 엄마 노릇을 돈으로 하려고 하는데. 내 몸으로 내 목숨을 갖고 엄마 노릇을 하세요. 돈으로 적당히 때우려고 하는데, 그러면 애들이 자립심이 없어져요. 아이를 헌신적으로 보살피되 돈은 성당 줘버리든지 다른 데 줘버리고 '남은 생을 아이들을 위해서 살겠다' 이렇게 마음을 가지세요.

 

- 질문자 :  여태까지 그렇게 했는데요.

 

- 법륜스님 : 아니예요. 자기는 껍데기로만 했어요. 형식적으로만 했어요.

 

- 질문자 : 지금도 돈은 안 주는데, 정신적으로 놓아지지 않아요. 

 

- 법륜스님 : 얼마나 괴로우면 이런 얘기를 하겠어요. 얼마나 답답하면.... 절절히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랑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예요.

 

- 질문자 : 너무 애들이 개념이 없어요.

 

- 법륜스님 : 자기도 얘기 들어보니 개념이 없어요.(청중들 웃음 하하하) 그러니까 자기 닮아서 그런 거니까 300배 절을 하면서 ‘제가 지은 과보니 달게 받겠습니다.’ 해야지. 그게 내탓이오 하고 같은 말이예요.

 

- 질문자 : 잘 실천이 안 됩니다.

 

- 법륜스님 : 그러니까 300배 절을 하라는 거예요. 무의식 세계에서 밉다 하니 절을 하면서 무의식에 영향을 주는 겁니다. 그리고 일단 취직하라 뭘 하라 엄마가 간섭하거나 돌봐주지 마세요.

 

- 질문자 : 그럼 내쫓아요?

 

- 법륜스님 : 아니요. 집에 같이 살더라도 밥을 안 해주세요. 착하다 칭찬해주면서 나도 몸이 아파서 밥을 못해주겠다 하면서요. 지혜가 조금 있어야지요. 엄마가 욕은 욕대로 하고 뒤에서는 돈 데어주고. 죽일 놈 욕하면서 돌아서면 시집갈 준비 다 해주고 있고 그러면 안돼요. 

 

아직 결혼 안 한 사람들 잘 봤죠? 그러니까 결혼은 안 하는게 좋다. (청중들 웃음 하하하) 그래서 스님의 주례사 첫 페이지에 “결혼은 안 하는게 좋다. 어쩔 수 없이 하려면 안 하는 것보다 좋아야 하니까 이렇게 해라. 애를 안 낳는게 좋지만 낳으려면 이렇게 해라.” 했던 것입니다. 애 안고 입시 설명회 돌아다니고 유학 갔다고 좋아하고 과잉 보호하면 과보가 이런 겁니다.

 

자아상실이란 환상의 자기, 즉 욕심으로 만든 자기 때문에 현실의 자기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현실의 자기를 인정하고 지금 이 자리를 먼저 찾아야 합니다. 딸도 마찬가지입니다. ‘딸이 이랬으면 좋겠다’는 이 생각을 버려라. 현실의 딸을 받아들여야 해요. 환상에 사로잡혀서 남을 미워하고 나를 미워하는 것입니다. 남을 미워해서 죽이는 것이 살인이고 자기를 미워하면 자살입니다. 자살과 살인은 동일한 것입니다.

 

자식이 없어져서 이 엄마가 편안할거냐? ‘아이고. 저런 인간 죽었으면 좋겠다.’ 하시는데, 그럼 정말 자식이 죽으면 편안해질까요? 아닙니다. 자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유일한 길은 자식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우리 딸 괜찮다. 우리 애는 어떻게든 극복할 거다. 엄마는 너 믿어. 잘할거야. 힘드나? 그래. 그래도 잘 할거야.’

 

이렇게 마음을 가지세요. 자기가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가 남편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성당에 다니신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도 ‘주여 뜻대로 하옵소서.’ 이게 신앙입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몇 명이 되나요? 말만 신앙이지 다 욕심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자꾸 흔들리는 것입니다. 정말 신앙이 있다면 왜 흔들리겠나요?
 
예수님은 십자가를 짊어 지셨는데, 요즘 사람들은 십자가를 앞세우기만 합니다. 예수님처럼 십자가를 짊어지려 하진 않고 앞세우기만 합니다. 여기에 신앙의 문제가 있는 겁니다. 부처님은 왕위를 버리고 부처가 됐잖아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왕이 되게 해주세요.’ 기도합니다. 부처님 그거 남 줄 바에 저 주세요. 이건 가요?
 
자기 성찰이 필요합니다. 자꾸 남 탓하지 말고 나를 좀 돌아보자. 내가 하고 있는 게 저 사람만 잘못인지 나는 잘못이 없는지 돌아보자. 우리의 사랑은 일종의 독재입니다. 애가 옥상에서 떨어져 죽겠다는데도 부모는 “엄마가 니 잘되라고 그러는 거지 내 잘되라고 그러나.” 이럽니다. 그건 폭력입니다. 자식한테 남편한테 폭력하지 마세요. 사랑이라는 이름을 남발하지 마세요. 나와 다른 상대방에 대한 이해, 이것이 진정한 사랑입니다.
 
- 질문자 : 감사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질문자가 환하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습니다. 질문자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는 모습을 보며 2000여명의 청중들도 뜨거운 박수를 쏟아내었습니다. 순간 훈훈한 감동의 온기가 강연장을 휘이 감돌았습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나와 다른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이해라는 마지막 말씀이 큰 울림이 되어 제 가슴을 내리쳤습니다. 그동안 저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에게 얼마나 많은 폭력을 행사했던가 돌아봐졌습니다. 질문자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입시설명회도 따라다니고 명문대 입학시키고 유학도 보내며 아이에게 온갖 정성을 쏟았죠. 하지만 그건 아이에게 의지심만 키웠지 엄마의 인간적인 사랑을 느끼게 해주진 못한 겁니다. 돈으로 엄마노릇을 하려하지 말고, 내 몸으로 내 정성으로 아이를 보살피는 마음을 내되 경제적인 지원을 일체 다 끊어라... 말로 얼버무리는 적당한 위로가 아니라 문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명쾌한 답변에 뭉클한 감동이 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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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pe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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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풀잎향기 2012.07.08 1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감동적입니다.
    제3자인 저도 문답 속에서 저도 큰 깨우침을 얻네요.
    행복도 내가 만들고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임을 깨닫고 갑니다.
    일요일 아침, 좋을글 정말 감사합니다.
    마치 강연장에 제가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2. 김희수 2012.07.08 1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질문하신 분이 깨달아 가는 과정이 감동이네요.^^;;
    저도 말 안듣는 우리집 아이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아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매일 연재해 주시는 거죠?
    view 구독도 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3. 재준이엄마 2012.07.08 10: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꾸 남 탓하지 말고 나를 좀 돌아보자.
    참 와닿는 말씀입니다.
    스님이 천주교 신자에게도 정말 적절한 비유로 알아듣게끔 설명해 주시네요.
    감동적으로 읽었습니다.

  4. Favicon of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1306865990 BlogIcon 권민정 2012.07.09 09: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해와 폭력의 틈

  5. 최영미 2012.07.09 11: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유일한 길은 자식으로부터 긍정적인 마음을 내는 것이다^^^

    자식도 낳아 보시지 않은 분이 어찌 부모의 마음를 이리도 잘 헤아릴수 있나요??

  6. Favicon of http://skfmfqkrm.tistory.com BlogIcon 유머루스 2012.07.10 04: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나 못해주는 얘길 너무나 시원하게 말씀해주시니 보고듣는 사람도 속이 뚫리듯 시원하고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씀입니다
    좀더 많은 얘길듣고 싶내요

    • BlogIcon 해오름여 2016.11.21 08: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4년 전에 쓴 댓글이나 지금이나 같은 맘이였네욤^^사랑하는 아이들 사회인이 되어가는 모습을 놓치지않고 볼 수 있다는 게 전 복이라 생각됩니다 내가 낳았다고해서 내소유물이 아닙니다
      "세상 어디에도 내자식은 오직 하나입니다 자식은 미래의 보험도 아니고, 부모의 체면도 아닙니다" 스님의 말씀 너무 시원했었습니다
      세상의 오아시스 같으신 법륜스님 건강하게 오래도록 활동하시는 거 뵙고 싶은 팬입니다 건강하세요

  7. BlogIcon 몽몽이 2012.09.14 19: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그런 딸입니다. 부모님 말씀에 어긋나지 않은것이 바른 길이다 생각했습니다. 가끔 내가 원하는 것을 주장한 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넘사벽이었구요. 그런 말들이 탈선이라 생각하며, 금전적인 지원은 얼마든지 해주겠다 하셨습니다. 전 그게 늘 불만이었지만, 오빠의 그늘에 가려 그냥 시간만 보냈습니다. 다행이 오빤 원하던 "사"자 대열에 들어가 이젠 승승장구하지만, 제 모습을 보니 한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연락안하고 산지 5개월째네요.

  8. BlogIcon donsin7788 2014.05.30 1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법륜스님 존경스럽습니다.
    오래도록 건강하십시요.

  9. BlogIcon donsin7788 2014.05.30 11: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법륜스님 존경합니다
    오래도록 건강하십시요.

  10. 자등명 2017.08.06 14: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물이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