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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콘서트

대형마트 No, 동네슈퍼 SNS로 알려볼까?

청춘콘서트2.0 ‘김여진의 액션토크’ 다섯번째 시간이 어제(21일) 저녁7시 영등포 하자센터 허브홀에서 열렸습니다. 인디밴드 ‘요술당나귀’가 불러주는 신나는 노래 덕분에 청춘들의 뜨거운 함성 속에서 무대가 밝혀졌습니다. 음악과 노래로 뿜어내는 열정으로 한껏 흥이 달아오른 무대 위에 만삭의 몸을 이끌고 배우 김여진씨가 걸어나왔습니다.


△ 흥을 한 껏 오르게 한 인디밴드 '요술당나귀'의 공연.

약간의 분노가 있는 토크 ‘김여진의 액션토크’의 이번 토론 주제는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 물가” 였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제 브레인이라고 자부하는 삼성경제연구소의 곽수종 박사와 ‘나는 꼽사리다’로 큰 인기를 몰고 있는 선대인 소장이 전문가패널로 출연하여 서로 다른 색깔 있는 토론을 이끌어 주어 즐거움을 더해 주었습니다.


△ 왼쪽부터 김여진, 곽수종 박사, 선대인 소장.

먼저 곽수종 박사의 주장은 “기후 변화로 인해 전세계 곡물 가격이 상승했고, 이 때 정부의 순기능이 작동해야 물가 상승을 막을 수 있는데 제 기능을 못하는 것 아닌가?” 였고, 이에 반해 선대인 소장은 “현 정부는 747공약을 통해 정부가 칠 수 있는 사기는 다 친 것 같다. 지금 정부가 하는 역할을 보면 물가를 올릴 때는 양동이로 퍼부어서 올라가게 하고, 물가를 내릴 때는 국자로 퍼서 내리게 한다.” 고 비유하며 물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도록 하는 고환율, 저금리, 공공부채 이 세 가지 거시경제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해주었습니다. 즉 환율이 올라가고 금리를 낮추고 공공부채를 증가시키면 수출 경기는 굉장히 좋아지는데 물가는 계속 올라간다는 겁니다. 이는 결국 대기업의 배만 불러주게 하고 서민층의 삶은 더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곽수종 박사는 “정보가 공개가 되면 가격을 함부로 올리지 못한다.”며 정보공개를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위성을 통해 전세계 에너지 정보와 날씨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포워드 루킹(예측)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마음대로 가격을 책정하지 못한다” 며 이런 시스템이 한국의 경제구조에도 존재해야 됨을 피력했습니다. 정보 공개 시스템을 가지면 함부로 가격을 조정하지 못할 것이란 말에 많은 청중들이 공감을 표했습니다. 한국은 아직까지 비밀 행정과 밀실 행정이 많은 현실과 비교되었습니다. 특히 교육의 역할을 강조했는데, 최종 소비자인 우리가 먼저 제대로 알고 정부의 순기능을 감시하고 요구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정부의 '토건부양책'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선대인 소장. '탈토건 친생활'을 외쳤습니다.

곽수종 박사와 선대인 소장은 약간씩 다른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며 토론을 이어나갔는데, 마침내 선대인 소장이 흥분한 듯한 어조로 각종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전기료, 가스요금, 수도사용료 다 오르게 되어 있다. 현정부 들어와서 한전, 수자원공사, 도시가스공사 모두 부채가 다 2배 이상 늘어났다. 공공부채가 늘어나는 이유는 거시경제는 물가를 오르게 하고 공공요금은 못 오르도록 붙들어 놨기 때문이다. 억누른 만큼 나중에 더 오를 수 밖에 없다. 수도 요금이 왜 오르는가? 정부가 수도요금에 집행해야 할 8조원을 4대강 공사에 다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가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기득권의 토건 부양책 때문이다. 4대강 사업에 22조가 들어갔는데, 얼마 전 셀프탄핵 한 오세훈씨는 무상급식을 고작 700억 든다는 이유로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했다. 이것도 부족해서 향후 10년 간 190조원을 투자한다고 한다. OECD 국가 중에 토건에 대한 투자는 1등이지만 교육에 대한 투자는 71등이다. 우리는 건물부터 짓는다. 인력에 투자를 안 한다.”

“대형마트가 동네마다 들어오면서 피자집, 치킨집 다 전멸되었다. 패밀리마트가 퍼지면서 동네 슈퍼들은 다 망했다. 반면 대기업은 쉽게 장사를 하고 있다. 동네 자영업자들 한테까지 파고 들어가서 일반 서민들은 다 몰락하게 만들었다. 해외 유수 기업들은 법인세를 30%를 내는데, 삼성은 법인세 11% 밖에 안 낸다. 언제까지 삼성이 마음껏 사업하도록 떠받쳐 주어야 하는가?”

이에 대해 김여진씨는 대기업이 피자, 치킨까지 파고 들어오는 현실에 공감을 하며, “대기업이 모조리 잠식해 버리는 현실 속에서 과연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할 수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곽 박사는 “세계 어느 경제든 독점 경제가 있다. 하지만, 개방 경제만 되면 가격이 낮춰지게 된다. 그런데 왜 개방을 안하는가. 국내 기업을 보호해야 하니까.” 라고 했고, 선대인 소장은 “경쟁하면 가격이 내려갈 수 있겠지만, 경쟁하는 방식의 문제라고 본다. 현대기아 단일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80%이다. 일본에서 도요타는 시장점유율이 40% 밖에 안 된다. 그러니 경쟁도 되고 품질 대비 적정 가격도 이뤄진다. 그런데 현대기아는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가 제대로 목소리조차 낼 수 없다.”며 불공평한 경쟁 방식을 지적했습니다.
 

덧붙여 선대인 소장이 “최저임금 4,320원 보면서 느끼는 것 없는가? 선진국에 가면 서비스가 들어가는 건 다 비싸다. 집값 땅값은 계속 올랐는데 우리나라에서 사람 값은 올랐는가?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착취를 하고 있다.”라고 말하자 큰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습니다. 

선대인 소장의 주장은 한결 같았습니다. 한 만디로 돈 쓰는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는 겁니다. “탈토건 친생활” 하자는 겁니다. 콘크리트 벗어나서 교육문화복지 쪽으로 돈을 쓰자는 겁니다. 그렇게 예산을 쓰면 나라 전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죠.


김여진의 액션토크의 가장 큰 특징이죠. 토크에 참여한 청중들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액션을 할 것인가 다양한 액션들을 내어놓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귀가 솔깃해 지는 참신한 제안들이 쏟아질 때 마다 청중들의 큰 호응이 함께 있었습니다.  


△ 다양한 액션 제안을 쏟아내는 청년들. '물가' 때문에 쌓인 감정이 많았나 봅니다.^^


“편의점은 다 큰 길에 있는데, 동네 슈퍼는 다 골목골목에 숨어있다. SNS로 우리 동네에 슈퍼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서 알리면 좋을 것 같다.” - 고등학생이라고 밝힌 남학생

“2주 전부터 삼성과 관련된 제품은 안 사고 있다. 삼성이 생활 곳곳에 들어와 있다. 이마트도 안 가고 홈플러스도 안 가고 있다. 좀 불편하더라도 이렇게 하는 게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을 돕는 길일 것 같다.” - 주부

“국회 예산 심의를 주시해야 한다. 예산 심의에 대해 꼼꼼히 관심을 가지고, 문제점들을 찾아내어 SNS에 적극 알리자”

“동네 재래시장에 대한 리뷰업을 해보면 좋겠다. 시장에 대한 리뷰를 써서 사람들과 나눌 수 있으면 서민들의 경제에 보탬이 될 것이다”


다양한 액션 제안을 듣고 있던 한 여학생은 더 적극적인 아이디어를 내어보기도 했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으로서 기업에 대응하는 건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불매 운동은 그 기업에 1%도 영향을 못 준다. 지자체 차원에서 물품 구입을 할 때 사회적 기업이나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해서 구입해주는 거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은 시의 복지 예산으로 쓰면 된다. 이런 사례가 알려지면 그 제품에 대한 소비도 더 높아질 것이다.”

청년들이 지자체 관계자가 아니니까 직접 구매는 못하겠지만, 직접 알아보고 지자체에 제안하는 일은 충분히 해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호주에서는 지역시장을 살리자는 운동을 패스티벌로 활성화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마다 우리나라 5일장 같은 것을 페스티벌처럼 운영한다. 젊은이들이 기획하고 재래시장 업주들과 조인 해서 페스티발을 만들어 보자.” - 호주에 온 청년  

마지막으로 선대인 소장도 액션 제안을 덧붙였습니다.

“대형마트가 재래시장을 침범하지 않도록 하려면 제도적인 규제가 필요하다. 규제를 하려면 정치를 바꾸어야 한다. 열심히 투표해야 한다. 투표를 넘어서서 여러분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20대 30대 비례대표제 같은 구조가 필요하다. 재벌기업들에게 굳이 나눔을 강요할 필요 없다. 다만 특혜를 더 이상 안 주었으면 좋겠고, 반칙을 하면 제대로 처벌을 했으면 좋겠다. 초등학교 때의 상식을 적용하도록 해야 한다.”

재벌 기업들에게 더 이상 특혜 주지 말고 반칙을 허용 말자는 말에 곳곳에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 무려 9가지나 쏟아진 다양한 액션 제안들. '치솟는 물가'를 해결하고자 하는 청춘들의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다양한 토론을 펼쳐보니 ‘물가’의 높낮이를 적정하게 조정하려면 개인이 할 수 있는 부분과 투표를 통해 제도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 함께 공존해 있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가 만연해 있어서 소수에게는 엄청난 부가 편중되지만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에게는 크나큰 고통을 가중하고 있는 현실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돌아가는 청년들에게 물어봤더니 “대형마트 때문에 몰락하는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해 ‘우리동네 슈퍼, 시장을 sns로 알려주기’는 당장 집에 가서 해보겠다”는 답변을 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작은 행동 하나가 모여서 내년 총선 대선으로 이어지면 큰 사회적 변화로도 이어질 수 있겠다는 희망을 듬뿍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사회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이런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영하의 기온에 바람은 찼지만 청춘들에게 받은 희망의 온기는 가슴 속에 가득 차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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