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대학입시철마다 날씨가 추워졌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참 따뜻하네요. 하지만, 교문 앞에 엿을 붙여놓거나 촛불을 켜 놓고 기도하는 모습은 여전히 변함이 없을 듯 합니다. 언론과 포털에도 어김없이 큰 법당에서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는 어머님들의 간절한 기도 모습이 해드라인을 장식합니다. 수능의 긴장감이 대한민국을 또다시 엄습해 온 것 같네요. 오늘 아침 새벽 뉴스에 보도되는 수능 기도 모습을 보며 저 또한 대학입시를 고스란히 거쳐왔기에 고3이 갖는 심리적 압박감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한다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전국 100회 연속 강연이 진행 중인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장에서도 어떤 어머니가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우리아들이 공부를 잘 하게 되고, 남편이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기도를 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아마 우리들의 갖고 있는 보편적인 심리일 것입니다. 이것이 욕심인 줄은 알지만 누구하나 욕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곳곳에서 웃는 소리도 들렸지만 질문하신 분은 내내 진지했습니다.

법륜스님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우리 아이는 지금 이대로 잘 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바랄게 없습니다. 성적은 더 필요한 친구들에게 주십시오. 그리고 경제불황으로 더 어려운 분들이 많은데 우리 남편은 건강해서 감사합니다. 돈을 많이 벌게 할 일이 있으면 그 사람 좀 도와주세요’ 라고 기도해보세요. 100% 소원 성취할 수 있는 기도입니다. 만약에 어쩌다가 실수로 소원 성취 안 돼도 괜찮은 기도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웃었습니다. 쉽지만 쉽지 않은 대답입니다. 어찌보면 장난스럽기까지 한 답변이라고 할 수 있지만 되돌아보면 아이 때문에, 남편 때문에 불안해하고 더 욕심내면서 관계가 안 좋아질 수 있는 것을 경계하면서 오히려 마음을 편안히 가짐으로 아이에게 공부 잘 할 수 있는 토대와 배경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남편의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내가 걱정하고 염려한다고 될 것이 안 되고, 안 될 것이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는 말씀입니다.

 ▲ 법륜스님이 즉문즉설 법회에서 <수능을 앞둔 아이를 위한 기도문>으로 답을 해 준 내용을 옮겨 적어 보았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모두가 편한 마음으로 모든 일에 임할 때 성공할 확률이 높고, 만약에 성공하지 않더라도 불편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깊이 새겨볼 말씀입니다.

제 주변에도 수능시험 때문에 노심초사하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아마도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보다 더 가슴 졸이는 사람들이 부모님들입니다. 10년 전 수능 성적이 예상 보다 많이 낮게 나왔을 때 정작 내 자신에 대한 염려보다 걱정하실 부모님들이 먼저 떠 올랐던 기억이 납니다.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부모님들의 애절한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법륜스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세상의 이치를 꿰뚫어본다면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는 것입니다. 노력도 하지 않고 고득점을 바라는 것은 욕심이고, 욕심은 반드시 괴로움을 가져옵니다. 법륜스님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은 아이를 위해 ‘우리 아들 서울대학에 붙게 해주세요’ 하는 기도를 한다고 칩시다. 만약에 이 기도를 부처님이 들어줘야 한다면 부처님은 공부 못하는 우리 아들 부정입학 시켜주는 브로커 역할을 하는 존재가 됩니다. 불교는 인연법입니다. 콩 심은 데 콩이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납니다. 노력한 만큼 결실을 얻는 것입니다. 좋은 대학에 가고 싶으면 그만한 노력을 해야 갈 수 있지, ‘부처님 우리 아들 서울대학에 보내주세요’ 기도 한다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능에서 고득점을 얻으려고 할 때 부족한 성적은 기도로 메울 수 있다는 믿음이 우리들 마음  속에는 늘 남아있습니다. 기도는 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힘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되어 왔으니까요. 하지만, 법륜스님은 늘 기도에 대해서 늘 새롭게 제안해 왔습니다.

"모든 괴로움은 나의 무지 때문에 일어납니다. 눈을 안으로 돌리십시오. 그러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눈을 안으로 돌이키는 노력’이 바로 기도입니다. 그래서 저는 질문하는 분들에게, 그리고 기도에 대해 푸념하는 분들에게 “단지 기도할 뿐, 성취되고 안 되고는 그분께 맡기십시오!”라고 말합니다.

기도할 때에는 ‘뭐 해주세요’ 하는 내 욕심을 붙이면 안 됩니다. 욕심을 내려놓고 맑은 정신 밝은 눈으로 기도하면 그 기도는 영험이 있습니다. 원의 성취가 더 쉽고 빠르게 이루어집니다. (중략) 기도를 거지가 푼돈 구걸하듯 하지 마세요. 큰 원을 세우고 그 원이 성취되는 기도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바람직한 기도입니다."  

- 법륜스님의 책 <기도> 본문 중에서

 
어찌보면 우리들에게 기도는 ‘욕심이 붙어있는’ 것이었는지 모릅니다. 그 대상이 부처님이든, 하느님이든 절대자에게 우리들이 부족한 것을 요구하는 게 그동안 우리들이 생각하는 ‘기도’였습니다. 그런데 ‘욕심’을 내려놓고 ‘다만 기도할 뿐’ 정진하라고 합니다. “개인이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행복하고,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행하는 생각으로 하는 기도는 반쪽짜리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의 기도는 마음을 비우는 것이기에 어떤 결과가 나오든 모두 성취되는 것”이라고 하면서 기도에 대해 안내합니다.

기도 열심히 한다고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이치에 맞게 공부를 열심히 해야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역할은 수험생 아이에게 편안한 마음을 제공해 주는 것일 겁니다. 시험은 아이가 보는 것이지 부모가 보는 것이 아니니까요.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너무 긴장하지 않고 잘해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옆에서 믿어주는 것이지요. “괜찮다.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으니까 잘 할거야. 노력한 만큼만 보고 오면 된다.” 이렇게 믿어주는 마음이 수험생 아이에게는 그 무엇보다 편안함을 안겨줄 것입니다. 그리고 법륜스님이 말한 100% 소원 성취가 되는 기도를 한 번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 글그림 : 에코동 (http://ecodong.tistory.com)

"우리 아이는 괜찮습니다. 옆집 아이 좋은 성적 얻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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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pe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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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nny 2011.11.08 11: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글을 읽으니 저도 옛생각이 나네요.생각보다 점수가 낮았을 때 제일 먼저 아버지가 실망하실까 봐 두려워했던 일이 떠오르네요.아버진 과음을 하시고 집에 와 쓰러져 주무셨고 형제들은 저를 타박했지요.결국 부모의 기대가-달리 말하면 애착과 욕심이 일을 더 그르치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그 무엇과도 상관없이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사이가 부모 자식 사이가 되길 바랍니다.그리고 스님이 말씀하신대로 다시 한번 나의 아이를 보면서 건강하게 학교가는 모습,자기 할 일 알아서 해내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2. 곰짱 2011.11.09 22: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한결 차분해집니다.
    욕심의 기도는 기도가 아닌것을 알고 있지만, 나 역시 욕심에 찬 기도만을 해왔다는 사실이 부끄럽습니다.
    우리 아이 ~내일 그저 너무 긴장해서 실수하지 않기를... 너무 지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12년 고생길을 내일로 끝낸다는 현실에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하네요.
    암튼 건강하게 여기까지 와준 딸에게, 최선을 다해 노력해준 딸에게 장하다고 말할겁니다.
    내일이면 우리아이 큰 짐을 벗어 내려놓을 수 있어서 기쁩니다. 맘껏 자고 맘껏 빈둥거려보도록 할 작정입니다. 결과는 운이 아닌 그분께 맡깁니다. (또 욕심이 들어있네요^^ 어쩔수없는 엄마라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