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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콘서트

우리들이 청춘콘서트에 열광했던 이유

청춘콘서트가 100일 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습니다. 이 기간 동안 청춘콘서트와 함께 해 온 안철수 원장은 이른바 “안철수 신드롬” 이라는 태풍을 불러일으키며 수많은 이슈와 화제를 낳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카이스트 대학생 자살, 청춘콘서트의 시작

청춘콘서트의 시작은 지난 5월 22일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였습니다. 카이스트 대학생들의 잇단 자살 소식에 많은 국민들이 가슴 아파 하던 시기였지요. 바로 이때 좌절하는 청춘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줄 수 없을까 고민하는 기성세대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안철수, 박경철, 김여진, 김제동, 법륜스님입니다.

“지난 봄에 대전 카이스트 학생의 자살 소식이 사회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젊은이들에게 좀 더 꿈과 희망을 줄 수는 없을까. 혼자 외로이 고민하도록 만든 것에 대해 책임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콘서트를 한 번 열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법륜스님

가는 곳마다 전석 매진, 뜨거운 열기

일주일 뒤 부산에서 열린 청춘콘서트에서 김제동씨가 제안합니다.

“어떤 사람이 고속도로에서 톨게이트비(이하 톨비)를 내는데 뒷사람의 톨비까지 내주었다. 뒷사람은 앞사람이 내어주었다는 사실이 고마워 자신도 뒷사람의 톨비를 내어주었다. 이렇게 하루 종일 뒷사람의 톨비를 내어주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얼마나 좋은 일인가. 행복 바이러스는 계속 전파되는 것이다. 청춘콘서트가 그렇게 시작하자.”

이렇게 해서 서울 참석자들이 부산 청춘콘서트의 경비를 마련해주고, 부산 참석자들이 인천 청춘콘서트의 경비를 마련해주며 계속 릴레이로 이어진 것입니다.

서울 → 부산 → 대전 → 인천 → 안산 → 김해 → 안양 → 대구 → 포항 → 전주 → 대전 →
광주 → 춘천 → 청주 → 부산 → 창원 → 일산 → 성남 → 제주 → 원주 → 수원 → 진주 →
서대문 → 서울대 → 순천 → 구미 → 대구 ...... 전국 27개 지역 참가자 43,996명

정말 바쁘게 달려왔네요.... 헉헉;; 이렇게 많은 청춘콘서트가 짧은 기간 전국에서 열릴 수 있었던 건 바로 2730명의 자원봉사자들의 땀방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청춘콘서트가 뉴스에 많이 보도되었지만 안철수, 박경철만 기억하실 겁니다. 하지만 전국의 청춘콘서트 현장을 취재하러 다닌 저는 2730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숨은 노고가 기억 속에 가득합니다. 이들의 숨은 노력들도 꼭 헤아려 주셨으면 하네요.

청춘콘서트가 왜 우리 청춘들을 이렇게 열광하게 했을까요? 나름의 이유를 분석해 봤습니다.

우리 청춘들이 청춘콘서트에 열광했던 이유

1. 안철수와 박경철, 두 멘토

가장 큰 이유는 안철수와 박경철 두 멘토입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1위,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1위, 롤모델로 삼고 싶은 사람 1위인 “안철수”입니다. 청춘콘서트 현장을 다녀보고 많은 사람을 인터뷰 했을 때, 가장 많이 나온 신청 동기가 “안철수 박경철 선생님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까 궁금했다”입니다. 그리고 두 분은 이미 3년 전부터 전국 대학을 순회하며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있었죠. 이 내용들이 MBC스페셜에 보도되면서 높은 시청율을 기록하기도 했구요.

2. 올바르고 도덕적인 성공, 청춘들의 롤모델

우리들이 언론에 보아 온 기성세대들은 낡고, 비리를 저지르고, 부도덕하고, 퇴보하는 이미지입니다. 하지만 안철수는 올바르고 성실하고 도덕적인 방법으로 성공한 깨끗한 이미지의 상징입니다. 자신의 성공은 사회로부터 온 것이기에 다시 사회로 돌려주어야 한다는 사회 환원의 가치관을 한결같이 실천해온 사람입니다. 대학시절 의료봉사활동, 7년 간의 무료 백신 배포,  벤처기업의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한 수많은 강연 등 그가 밟아 온 삶의 괘적이 이를 선명히 보여주죠. 기존의 기성세대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이런 도덕적인 성공이 우리들로 하여금 그를 존경하고 만나고 싶게 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 청춘콘서트가 끝날 때 젊은 세대들에게  "미안합니다, 힘내세요" 머리 숙였던 두 멘토.

3. 미안합니다, 젊은 세대들에게 전하는 진심어린 위로

박경철의 경우 청춘콘서트에서 항상 “기성세대로서 녹록치 못한 환경을 물려주어서 미안합니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 말을 할 때면 늘 그의 눈가가 촉촉해 지는 것을 봅니다. 허례허식이 아닌 진정성이 베어있는 이 표현이 우리 청춘들에겐 큰 위로가 됩니다. 그 어떤 정치인들과 연예인들이 진심으로 우리들에게 이런 표현을 해준 적 있었습니까?

4. 힘내세요, 경험담을 통해 토닥토닥 격려

미안하다는 위로로만으로는 많이 부족합니다. 여기에 두 멘토는 자신들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올바르고 성실한 자세로 성공할 수 있었노라고 당당히 이야기해 줍니다. 안철수 원장은 늘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사회가 아무리 어렵다고해도 개인은 불평불만에 그쳐서는 안 된다. 불평불만은 자신의 인생을 낭비하는 거다. 이 속에서도 개인은 행복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나가야 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쉼없는 노력 과정을 자세히 소개해 줍니다. 안연구소 초창기, 매달 직원들 월급 줄 걱정하느라 전전긍긍하던 이야기, 그 속에서 터득한 자기 나름의 마인드 컨트롤 방법, 머리가 복잡할 때는 무조건 걷는다는 이야기 등...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며 우리 청춘들은 저렇게 성공한 사람도 숱한 좌절과 절망이 있었다는 사실에 자신들의 좌절 또한 언젠가는 극복되리라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성실하고 올바른 실패는 언젠가는 빛을 발하게 된다는 희망을 갖게 된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지금 "어록"으로 탄생하여 인터넷을 떠돌고 있을 정도입니다.

△ 무대 뒤에서 청춘콘서트를 준비했던 자원봉사자 모임 "희망서포터즈". 

5. 나눔, 봉사의 열기가 모여 더 큰 감동

청춘콘서트는 참여하는 모든 이들은 봉사하는 마음으로 함께 모였습니다. 강연을 하는 두 멘토도 무료 재능 기부로 참여했고, 행사를 준비하는 희망서포터즈들도 자신의 재능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입니다. 행사를 준비하는 모두가 자비로 전국을 돌아다니고, 자비로 식사를 해결했지요. 우리들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돈 보다도 아마 시간입니다. 행사 2주전부터 부스를 만들고, 접수를 맡고, 무대를 준비하고 이 모든 것이 우리들의 소중한 시간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지요. 아마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서 월급까지 주어 가며 하라고 했으면 절대 이렇게 못했을 겁니다. 아르바이트로 참여하는 그 누가 새벽3시까지 부스를 만들고 무대 큐시트를 짜고 사진까지 정리할 생각을 하겠습니까? 아마 노동인권 탄압, 부당 노동행위라고 고소했을 겁니다. 모두가 자발적으로 봉사했기에 가능했던 것이지요.

6. 광장, 청춘들의 목소리가 대변되는 놀이터

무엇보다 가장 큰 요인은 우리 청춘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게 해주었고, 우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청춘콘서트에서 만난 많은 친구들이 한결같이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두 멘토님들이 우리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면 큰 영향력이 생긴다. 두 멘토님들이 우리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었기에 우리는 더 열광했던 것 같다.”   - 대구 청춘콘서트 참가자 김성환

사회 양극화와 경제민주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 하던 일이 적성에 맞지 않을 때, 도전하려 하지만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 공정한 경쟁을 가로 막는 제약들... 우리들이 답답함을 느끼는 부분들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메시지가 청춘콘서트에는 거침없이 이야기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전국 2730명의 희망서포터즈들은 함께 MT를 가고 책을 같이 읽으며 함께 토론하고 서로 어울릴 수 있는 이 소통 공간에 즐거워했습니다. 청춘콘서트가 막을 내린 지 일주일이 되었지만 많은 청춘들이 지금도 서로 만나고 소통하고 있습니다.

"함께 모여 자신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이런 자리가 마련된 것 자체가 기적인 것 같다. 우리들에겐 서로의 생각을 공감할 수 있는 이런 공간이 필요한 거였구나 많이 느꼈습니다."  - 진주 희망서포터즈 참가자 홍수진 

이런 소통공간이 생겼다는 점이 다음 청춘콘서트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7. 안철수 신드롬, 청춘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

뜨거운 열기 속에서 무난히 진행되고 있었으나 갑작스런 변수가 나타났지요. 청춘콘서트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노출된 것은 "안철수 출마설" 때문입니다. 22회째를 맞은 지난 9월2일 서대문 청춘콘서트에서는 100여명의 기자들이 몰려 안철수 교수를 향한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는데요. 이 때문에 전국 뉴스에 '청춘콘서트' 가 크게 보도되면서, 그 때 이후 서울대, 순천, 구미, 대구에서 열린 청춘콘서트는 기자들이 대거 따라다니는 사태가 빚어지고 말았습니다. 불출마 기자회견을 한 이후에도 열기는 식지 않고 계속되었죠. 대권주자로 거론되면서 국민들의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폭발되고 말았습니다. 우리들도 각종 뉴스를 보며 안철수 원장에 대한 부푼 기대감으로 설레이는 일주일을 보내어야 했지요. 이제 청춘콘서트에서 출발한 불씨는 청춘들의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무대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언론의 이런 행태들을 보며 씁쓸했던 것은 "청춘들에게 희망을 주자"는 순수한 취지가 점점 정치적인 행보로 왜곡되어 알려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청춘콘서트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취재하러 다녔던 저는 청춘콘서트의 순수성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기에 정말 가슴 아팠습니다. 청춘콘서트의 진짜 배후세력은 우리 청춘들이거든요.

△ 마지막 대구 청춘콘서트에서 무대 위에 올려진 자막 "청춘콘서트 2.0을 기대해 주세요!"

청춘콘서트 2.0은 과연?

청춘콘서트가 큰 인기 속에서 1막을 내리고, 이제 2막이 어떻게 시작될 것인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대구에서 열린 마지막 청춘콘서트에서 “청춘콘서트 2.0을 기대해 주세요” 라는 자막이 영상에 비춰지자 객석에 있던 2천여명의 청춘들은 “와!” 하며 소름 돋는 커다란 함성을 질렀습니다. 엄청난 기대감의 표현이었습니다. 박경철 원장은 이런 청춘들의 함성에 대한 응답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청춘콘서트 2.0은 이제 여러분들이 청춘콘서트를 만들어 나가시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들에게 바통을 넘겨준 것입니다. 지금까지 청춘콘서트에는 많은 멘토들이 출연하였습니다. 법륜스님, 김여진, 김제동, 김어준, 김미화, 박웅현, 김종인, 윤여준, 최상용, 이범, 심상정, 조국 등... 이 분들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 속에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지만, 이제는 우리들 스스로 박차고 나가야 하는 시기입니다. 청춘콘서트를 통해 43,996명의 가슴 속에 희망과 도전의 씨앗이 심어졌습니다. 이 씨앗은 이제 물을 만나고 햇빛을 만나며 꽃 피우기 시작할 겁니다. 전국에서 많은 친구들이 퍼스트 액션을 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여옵니다. 벌써부터 가슴이 콩다콩닥 뛰네요. 청춘들이 만들어가는 청춘콘서트 2.0이 정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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