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법륜스님 즉문즉설

“결혼 3년차, 아이가 안 생겨요..” 스님의 답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100회 강연이 한창입니다. 어제는 46회째 강연을 마쳤습니다. 강연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고민을 법륜스님에게 질문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결혼 3년차인데 아직도 아이가 생기지 않아 불안해하고 있는 한 여성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제 주위에도 결혼했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아 힘들어하는 분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괴로움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늘 안쓰러움이 컸는데, 어제 법륜스님의 답변을 듣고 나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질문자도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고 저도 덩달아 기쁨이 올라왔습니다. 이 글이 애기를 낳지 못해 고민하는 많은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질문자 : 40대 초반, 결혼 3년차 신혼인데요. 저는 아이 엄마가 되고 싶고 아이를 갖고 싶은데, 아이가 안 생깁니다. 그리고 병원에 한번 도움을 받았는데도 잘 안 됩니다. 자식 복이 제 운명에는 없는 건가요? 제가 자식을 얻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요? 뭘 하면 부모가 될 수가 있는지 그걸 여쭤보고 싶습니다.
 
- 법륜스님 : 이 세상에는 어쩔 수 없이 애기가 생겨 낳았지만 부모가 키울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한 인간으로서 받아야할 도움을 받지 못하고 버려지다시피 하는 애기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러니까 먼저 그 아이들을 돌보는 일부터 해야 됩니다.

 

이미 낳아진 아이도 팽개치면서 내 아이를 따로 만들겠다 하는 이것은 이기심이거든요. 결혼해서 살다보니 어쩔 수 없이 아이가 생겨서 죽으나 사나 엄마 노릇 해야 되는 건 할 수 없지만 일부러 용 써서 애들을 만들 필요는 없다. 이미 낳아서 돌보지 못한 아이를 찾아서 그 아이를 정성껏 돌보는 게 필요합니다. 한 아이든 두 아이든 데려와서 키우던지 아니면 어떤 사람이 키우는걸 내가 적극적으로 후원을 하든지, 아니면 인도나 아프리카에 영양실조 걸려서 굶어죽는 아이들 10명의 엄마가 되고 100명의 엄마가 되어서 내가 그 아이들을 돌보는 것을 후원을 하면서 생활을 하는 게 지금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모든 정신적 육체적 조건에서 애기가 생기는 게 이 세상을 위해서 좋으면 애기가 생기는 쪽으로 몸의 균형이 날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애기 낳을 때는 좋아했는데 애기 때문에 후회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무자식이 상팔자란 말도 하잖아요. 또 이 세상에는 많은 범죄를 저지르고 세상을 혼란시킨 사람들, 또 괴롭다고 죽는 사람들도 얼마나 많습니까. 이 사람들도 다 엄마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엄마가 있겠죠. 그러니깐 애기가 무조건 생겨야 되는 게 아니라, 안 생기는 게 진리라면 안 생기는 게 좋고, 생기는 게 좋은 일이라면 생기는 게 좋은 것이니까 욕심으로 애기를 낳으려고 하면 안 됩니다.
 
애기라는 것은 낳아야 만이 애기 엄마가 되는 게 아니에요. 엄마라는 말은 ‘기른 자’라는 뜻이지 ‘낳은 자’라는 뜻이 아닙니다. 엄마가 되고 싶으면 직접 애기를 키우던지 그렇지 않으면 간접적으로 키우는 것을 응원하면 그게 바로 엄마가 되는 길이지요. 낳고 안 낳고는 하나도 중요한 일이 아니에요. 이 생각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 질문자 : 네. 감사합니다.
 
- 법륜스님 : 지금부터 엄마 노릇을 해야 되요. 애기를 낳고 안 낳고에 초점을 두지 말고 ‘오늘부터 내가 엄마가 되어야 되겠다’ 하세요. 우리 사회에는 미성년자들이 애기를 낳거나, 결혼하기 전에 애기를 낳거나, 그래서 돌보지 못한 애기들이 많이 있고, 외국으로 입양시키는 경우도 있지요. 누가 낳았든 내가 기르면 내 자식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아이들을 돌보는 마음을 내면 그것이 엄마가 되는 길이다. 애기를 낳으려는 데에 너무 집착해서 돈 들이고 헐떡거리지 말고 생각을 바꿔보세요.
 
- 질문자 : 양가 어른들께서 자식을 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으세요. 절에 가셔서 들으신 말씀이 “적어도 기도를 많이 해야 자식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말씀을 해주셨거든요. 그러면 그 기도라는 게...
 
- 법륜스님 : 그 기도라는 게 애기 엄마 노릇을 지금부터 하는 것입니다. 혼자 결정 못하고 남편과 합의도 되어야 되겠죠. 합의가 안 되면 그 아이들을 돌보는 후원을 해야지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내가 그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늘 돌보는 지원을 하면 그거야 말로 가장 큰 기도지요.
 
- 질문자 : 네. 잘 알겠습니다
 
- 법륜스님 : 뭐 해주십시오 하는 것이 기도가 아니라 그게 기도다.
 
- 질문자 : 어른들은 “절에 가라”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데, 기도를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공간으로 가는 게 맞는지요? 아니면 집에서 해도 되나요?
 
- 법륜스님 : 도를 깨쳐버리면 기도 도량이 아닌 데가 없습니다. 화장실도 기도 도량이에요. 더럽고 깨끗한 데가 없기 때문에. 그러나 영향을 받는 중생의 입장에서는 자기 방에서 기도하면 아무리 경건해지려해도 잘 안되고 절에 가면 조금 더 경견해지지요. 왜냐하면 경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래요. 영험 있는 도량이 따로 있는 건 아닌데 우리 마음이 그렇게 작용을 한다. 1년에 한 두 번은 시간 나는 대로 좋다는 기도 도량에도 가서 기도 좀 해보세요. 일상적으로는 가까운 절이나 교회에 가서 기도하면 되고요. 매일매일 일상생활은 방에서 또는 응접실에서 수행 도량을 마련해 놓고 기도하면 됩니다. 마음이 청정한 곳이 법당이지 그 모양이 법당이 아닙니다.  
 
- 질문자 : 고맙습니다
 
환하게 밝아진 질문자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즉문즉설의 명쾌함이 이런 것이구나 확 와닿았습니다. 애기를 꼭 낳아야만 엄마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발상의 전환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도 우리사회 곳곳에는 그리고 지구촌 곳곳에는 부모로부터 버려져서 도움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정말 많습니다. 엄마라는 개념은 낳은 자가 아니라 기른 자인데,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마음을 내면 지금 바로 엄마가 될 수 있다. 안절부절 하지 않고 그렇게 마음을 편안히 하면 몸과 마음이 균형을 이루게 되어 인연에 따라 낳기도 하고 안 낳기도 한다. 낳는 인연이 되면 감사히 키우면 되고 안 낳는 인연이 되면 버려진 아이들을 정성껏 키우면 된다... 이렇게 발상의 전환을 하면 마음이 참 편안해질 수 있구나, 이런 것이 삶의 지혜이고 깨달음이구나 싶었습니다.
 
이 글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면 아래 view 추천을 꼭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