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전국연속 100회 강연이 98회에 다달았습니다. 이제 다음주면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네요. 수많은 대중들이 법륜스님에게 자신의 인생 고민에 대해 질문을 했고, 법륜스님은 성심성의껏 질문한 사람들의 고뇌에 대해 답해주었습니다. 법륜스님이 들려주는 대답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내 마음’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죠. ‘밖’으로 향해 있던 시선을 ‘안’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제는 바람난 남편에 대한 원망으로 살다가 그 미운 감정이 자식들에게까지 전이된 한 여성분의 질문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법륜스님의 답변도 감명깊었습니다. 배우자가 바람을 피워서 힘들고 아이들은 어떻게 키워야할지 고민인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질문자 :
남편이 다른 여자하고 바람을 피워 한동안 괴로워했습니다. 밉고 원망스러워서 ‘너 얼마나 잘되나 보자’ 이런 마음으로 살다가 또 어느 날은 ‘그래, 내가 복이 없어 널 만났지. 누구를 탓하랴’ 하고 마음으로 내려놓으려고 했지만 완전히 내려놓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도 아버지를 미워하게 되었고, 나이 들어서도 방황했습니다. 아이에게 미안하고 불쌍한 마음이 들다가도, 문제를 일으키면 남편 생각이 나서 아이조차 밉고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 법륜스님 : 바람난 남편에 대한 원망으로 살다가 사랑하는 자식에게까지 감정이 전이된 경우예요. 내가 너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 넌 나쁜 인간이다, 죽일 놈이다, 이렇게 남편을 미워하니까 화살이 자식에게까지 갔습니다.

그러니까 아이에게 문제가 생긴 것은 남편 때문이 아니라 나로 인해서 생겼다는 사실을 먼저 자각해야 합니다. 남편이 바람피운 게 잘했다는 얘기가 아니에요.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는 것은 하나의 사건일 뿐이에요. 이걸 부처님께서는 제1의 화살이라고 했어요. 하나의 사건이 생겼는데, 그 사건에 대응하는 자세가 어리석은 거예요. 그 때문에 아이가 자꾸 문제를 일으키게 된 겁니다. 아이가 지금 중심을 못 잡고 헤매는 원인이 된 거예요. 아이 스스로 제2, 제3의 화살까지 맞은 거예요.

그럼 이런 반론을 제기하겠죠.

“만약 남편이 바람을 안 피웠으면 내가 안 미워했을 거 아니에요?”

네, 맞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는 엄마 품에서 자라고 엄마를 모델로 해서 성장한다는 사실이에요. 아이가 지금 문제 행동을 일으키고 있다면 그 근본 원인은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아이가 어릴 때, 엄마가 아빠에 대해서 미워하는 마음을 내고,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갈등이 깊어서 남편을 미워했기 때문에 아이에게 자긍심이 부족하고 누군가를 미워하는 씨앗이 심어졌다고 할 수 있어요.

부모의 갈등이 심한 가정환경 속에서 지내다 아이가 사춘기나 대학 들어갈 나이에 바람 핀 소식을 알게 되면서 마음속에 있던 미움의 싹과 부딪히면서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깊어진 거예요.

사회적인 잣대로는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남편에게 돌리는 것이 옳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근본 원인을 치유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방법은 하나입니다. 내 마음속에 있는 남편에 대한 불신, 남편에 대한 미움이 먼저 없어져야 해요. 이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남편에게 참회 기도를 하라는 겁니다.

그런데 며칠 기도하다 보면 불편한 감정이 올라올 것입니다.

‘잘못은 남편이 했는데 왜 내가 참회해야 하나? 지금 무릎 꿇고 눈물을 흘리면서 잘못했다고 빌어도 용서해 줄까 말까인데 내가 왜 그 사람한테 참회를 해야 해?’

이런 마음이 올라와서 보통은 며칠 기도를 시작했다가 집어 치우게 되지요. 그러면서 마음속에 의문이 생깁니다.

‘스님도 이상하다. 스님도 남자라고 남자 편드네.’

이런 생각이 든단 말이에요. 그러나 상담할 때는 질문한 사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지 누구 편을 드는 게 아닙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남편에게 깊은 참회 기도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가 있어요. 그 외에는 엄마가 자식을 위해 할 일이 없습니다.

지금은 아이가 이미 성년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엄마가 기도한다고 크게 도움이 되는 건 아니에요. 아이가 어릴 때는 기도해서 내 마음을 바꿔 버리면 아이는 금방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녀가 성년이라면 부모의 영향이 자식에게 크게 미치지 못해요. 부모가 좋은 일을 해도 자식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부모가 나쁜 일을 해도 마찬가지예요. 왜냐하면 자식은 이미 자기의 판단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아들이 아직 결혼하기 전이라면, 그래도 자식이 스스로 하는 것 다음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건 역시 엄마예요.

그러면 남편과 자식이 싸우면 어떻게 할까요? 이런 상황에서는 싸우게 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엄마가 아빠를 미워하는 마음의 씨앗이 아이에게 심어졌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둘이 싸우는 것은 당연한 거예요. 자식이 엄마 대신 아빠와 싸우는 거예요. 엄마가 남편한테 애 먹이지 못한 것을 자식이 대신 애를 먹이는 거지요. 그러니까 이 문제는 지금 해결이 안 돼요. 내가 남편에게 깊은 참회를 하면 아이의 마음이 조금씩 바뀌어서 아빠에 대한 미움이 사라집니다.

남편이란 사람은 본래 훌륭한 사람도 나쁜 사람도 아니에요. 그냥 그 사람일 뿐이에요. 그런데 내가 훌륭하게 보면 훌륭한 사람이 되고, 내가 나쁘게 보면 나쁜 사람이 되는 거예요. 남편을 나쁘게 보면 아내인 나도 별 볼일 없는 여자가 되고, 아들도 별 볼일 없어집니다.

그래서 형편없는 사람의 자식이 되어 버린 아들의 종자 계량부터 해야 해요. 그 방법은 바로 ‘여보, 당신은 훌륭한 사람입니다. 제가 어리석어서 당신을 잘못 봤습니다.’ 이렇게 참회 기도를 하는 거예요. 이것이 자식을 위하는 최고의 길입니다.


스님의 답변에 공감을 한 많은 대중들이 큰 박수를 보냅니다. 사회적인 잣대로는 책임을 남편에게 돌리는 것이 옳을지 모르지만 심리적으로 근본 원인을 치유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말씀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엄마가 아빠를 미워하는 씨앗이 아이에게 심어졌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내 마음속에 있는 남편에 대한 불신, 남편에 대한 미움이 먼저 없어져야 한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누구에게도 들어보지 못한 해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말이 되나 싶었지만, 스님의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습니다.
 

△ 이번 달에 결혼하는 친구에게 선물하려고 강연이 끝나고 스님의 새책 "엄마수업" 을 구입하여 친필 사인도 받았습니다. 법륜스님 글 읽고 훌륭한 엄마 되라고 말이죠.^^

한편으론 제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아버지를 많이 미워했습니다. 그 영향으로 저도 어머니편을 많이 들었고, 심지어 아버지에 대핸 적개심으로 엄마를 대신해서 싸워주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를 낳아주고 길러준 아버지를 미워한다는 건 제 마음 속 자긍심을 송두리째 뽑아 가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건강하게 자라게 하려면, (지금 당장은 힘들 수 있겠지만) 두 부부 간의 미운 감정을 풀어내는 길 밖에 달리 방법이 없음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야하는지 방향을 정확히 알게 된 것만으로도 갈등들이 조금씩 해결되어 갈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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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희선 2011.12.03 0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전 남편이 바람 핀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밥도 입에 안 들어가고 너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 이 글을 읽고
    제 모든 괴로움이 해결된 기분입니다.

    글 올려주셔서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2. 이동규 2011.12.03 08: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반 상담과는 다른 깊이가 있는 답변이네요.
    감명 깊게 읽고 갑니다.

  3. Favicon of http://storyplus.tistory.com BlogIcon 세리수 2011.12.03 09: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회합니다()

  4. 정의 2011.12.03 1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리의 말씀입니다.

  5. Favicon of https://mamanim.tistory.com BlogIcon 경빈마마 2011.12.03 11: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끔 속이 터지긴 하지만 결국 내 안에서 문제를 찾아야 하는거군요.

    • Favicon of https://hopeplanner.tistory.com BlogIcon hopeplanner 2011.12.04 07: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행복은 항상 내 안에서 찾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밖을 향하는 순간 밖이 변해주지 않으면 나는 불행할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안을 향하는 순간 밖과 상관없이도 행복할 수 있는 길이 열리죠. 물론 밖을 개선시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구요. 그런데 내 마음이 괴롭지 않으면 밖도 더 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것 같아요.^^

  6. 미인 2011.12.03 1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이 바람피면 남편 보는 앞에서 애를 심하게 잡으면 남편도 느끼는게 있을 꺼예요. 남편 앞에서 애를 남편이라고 생각하고 분이 풀릴때까지 때리고 꼬집고 하면 기분이 풀리더라구요. 한번 해보세요.

    • 헐~ 2011.12.03 14:16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떻게 이런 댓글을...
      부끄럽지 않습니까?

    • ;;;; 2011.12.03 14:48  댓글주소  수정/삭제

      애가 무슨 장난감입니까?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한테도
      그런 짓은 하면 안 되는 겁니다
      당신 아이가 불쌍하군요

    • ?? 2011.12.04 1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정신으로 하는 얘긴가요?? 남편이 회사상사한테 까이고 와서 당신한테 욕하고 화풀이하면 되겠군요~ 바람핀녀가 이혼안할꺼냐고 닥달하면 아내한테 가서 빨리 이혼하자고 때리면 되겠구요~ 정말 세상에 미친여자 많네요. 나중에 애가 커서 친구한테 맞았다고 엄마 때리지 않길 바래요.

  7. 꼰데영감 2011.12.03 12: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님이 결혼도 안해보고 부부간에 이불밑에서 일어난 일(?)을 어떻게 안다고, 순전히 이론적인 소리만하고 계시네요. 우선 남편을 미워한다는 것은 당연지사겠지요, 허나 상대를 미워하기 전에 나에게는 문제가 없는지 곰곰히 정리해 봐야 합니다, 남편이 신혼때 부터 바람을 피운것은 아니겠지요, 부부간의 애정(?)이 자식들에게로 넘어가고 나서 외톨이(?)가 된 남편의 심정은 짚어보셨나요, 억지로 싫어하고 미워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우선 자존심 상하는 소리 같지만 잠자리의 분위기를 확 바꾸어 놓고 매일 무슨 방법을 쓰던지 남편의 몸에 정액이 남아돌지 못하도록 배출(?)을 시키세요, 그리고 요부(?)가 되십시요, 절대로 요부앞에서는 꼼짝 못합니다. 우선 애교를 떠세요, 그리고 밉지만은 음식도 좀 신경을 쓰시고요, 옷의 폐션도 확 바꾸세요, 아마도 그렇게 되면 남편의 행동이 달라 질 것입니다, 바람은 애정으로 잡아야 합니다, 이는 칠십평생을 살아 본 내 개인적인 경험입니다,꼭 성공하셨어 가정의 평화를 누리시고 행복하세요.

    • 참 남자들이나 할 소리다. 2011.12.03 14: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대로 여자가 바람피면 남자도 그렇게 할건가?

    • 참ㅋㅋㅋㅋ 2011.12.04 00:10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름 그대로 꼰대 영감탱이네ㅋㅋㅋㅋ

    • 사람 2011.12.04 08: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남편이든 아내든..서로 누가 먼저 바람을 피웠다고 따시기기전에,,두분다 서로 어느누군가가 이간질을 시켰을수도 있습니다,,자세히 생각해보시구요 정말 사랑하신다면,,저에게 돌을 던질수있으나 사랑하신다면,,늦었다고 생각할때가 빠른법입니다,,누구나 잘못은 합니다,,용서를 하느냐,,용서를 받기전에 나에 잘못에 생각을 떠올리시며,,다가 서세요,,천천히 걸음마하듯이,,다치고 쓰러져도,,정말 사랑한다면 말한마디 못하고 다가섭니다 ,...

  8. 사주카페 2011.12.03 14: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블로그글 재미있게 잘 읽어보고 463번째 오늘도 추천해드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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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Favicon of http://www.humor114.kr BlogIcon 유머114 2011.12.03 16: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 아픈 이야기네요~

  10. 적토마 2011.12.03 18: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처난곳에 소금& 고추가루 뿌리는상황

  11. 모모 2011.12.03 2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글 보면 참 답답합니다. 바람 핀 남편에게 용서를 빌 수 있는 사람이면 이미 사람라 부처죠. 저 스님이 같은 입장이라면 그러실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래도 (스님 말씀이) 예전보다는 나아졌네요. 남편이 잘해서가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라고 하시니.... 전에는 여자 쪽이 잘못했다고 야단치시더니...

    • 독자 2011.12.03 2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구구 어째 그리 이해력이 딸리시는지..
      댁같은 사람은 제2 제3의 화살을 계속 맞으시고 계속 괴롭다고 아우성이나 치실 분인 듯 합니다.
      그리고 제가 법륜스님 법문은 모두 듣고 읽고 했다고 자부하는데 여자가 잘못했다고 야단친적은 없습니다. 똑 같은 법문을 들어도 이리 이해하는게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네요..

    • Favicon of https://hopeplanner.tistory.com BlogIcon hopeplanner 2011.12.04 07: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자 쪽이 잘못했다고 말씀하신 적은 없는데;;^^
      자세히 읽어보시면
      남편을 이해하는 것이 나를 위해서도 좋고 자식을 위해서도 좋다 이런 의미인데 말이죠.^^
      남편이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갈등을 해결하고 내 마음이 편안해질 것인가의 문제죠.

  12. 자식의 입장에서 2011.12.03 2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웹서핑하다가 보게 된 글인데요..
    저는 이제 22살인데 글의 내용이 공감이 되어서 댓글 남겨봐요
    저 스님 말씀이 이해가 안된다는 분들도 계신거 같은데 자식의 입장에서 보면 왜 어머니가 그렇게 행동하셔야 하는지 조금은 알거같아요.

    저같은경우는 부모님이 어렸을 때 이혼하셨는데, 아빠가 바람피신건 아니고 사기를 당하신 경우인대, 그 과정에서 부부 사이에 불신과 안좋은 감정이 깊어졌구요.. 아빠는 엄마한테 항상 미안해하시고 안부도 물어보시고 하는데, 엄마는 아빠에 대해서 안좋은 소리만 하셧거든요 저한테.

    엄마 입장도 이해가 가는게, 그때 아빠가 사기당하셧을때 같이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사기꾼들 편을 들고, 자신한테는 계속 아무말도 안하고 일방적으로 행동하셨다고 해요.
    분명히 엄마 입장에서는 화날 일이죠. 그 과정에서 아빠가 심한말도 많이 하셧다고 하니..
    그런데 엄마가 아빠랑 이혼한 후부터 자꾸 저한테 아빠욕을 하는거에요.
    제가 뭘 잘못하면 니 아빠랑 똑같다, 또 제가 들을 수 있는 곳에서 친구나 이모들한테 아빠욕을 하고요.
    그때 저는 초등학생이었구요. 어느새 저도 모르게 아빠를 업신여기고 안좋게 보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전 엄마가 원망스러웠어요. 저를 낳아준 아빠를 미워하게 된 이유가 바로 엄마거든요.
    그런데 아빠를 나쁘게 생각하게 되고, 엄마는 아빠랑 괜히 결혼했다고 하니,
    그럼 나는 뭐지? 두분 사랑의 결과물인 나는 왠지 태어나선 안될 존재처럼 느껴지는 거죠..
    물론 부모님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걸 알지만서도요.
    전 그래서 학창시절 내내 부모님 두분 모두 원망하며 살았어요. 아마 위의 경우도 마찬가지일거에요.

    자식이 아버지만을 원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어머니도 원망할 가능성도 크거든여..
    엄마가 아빠를 욕하는 거 들을때요.. 분명히 아빠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상당히 기분 묘하거든요
    엄마 아빠 사랑의 결과물인 나는 뭔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단 말이에요.
    그래서 어머니께서 아버님에 대한 마음을 놓는 것이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자식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제 부모님에 대한 원망을 한 차례 조금씩 놓아가고 있지만, 아직 그 상처가 다 회복된 것도 아니고, 그 원망을 모두 놓아버린 것도 아니에요. 저는 그래서 나중에 제가 자식을 낳으면 내 남편이 큰잘못을 했다고 해도, 제 자식 앞에서는 '그래도 너희 아버지는 훌륭하신 분이다' 라고 말할 거라고 다짐했어요. 내입장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겠지 생각할지 몰라도 듣는 자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걸 아니까요.

    • 매화 2011.12.03 2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식의 입장에서 말해주니 참 이해가 잘 되네요.
      제 생각도 그래요.
      남편이 좀 부족하더라도, 엄마가 남편을 존중하고, 아이들한테도 아버지에 대해서 좋게 얘기하면 아이들의 마음이 편안해지죠. 그게 지혜로운 여자인것 같아요.
      쉬운일은 아니지만, 스님말씀이 이치에 맞고 지혜롭다고 생각해요.

    • Favicon of https://hopeplanner.tistory.com BlogIcon hopeplanner 2011.12.04 0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긴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자식의 입장에서 직접 겪은 이야기라 더 감동이 있네요.
      부모님을 통해 이런 좋은 깨달음을 얻으셨으니
      앞으로 훌륭한 부모가 될 것 같으십니다.
      힘내세요.^^

    • 지나가다.. 2011.12.04 09:39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님과 같은 상황이었고..지금도 그 앙금이 남아있어요. 아버지를 끔찍히 싫어하시는 어머니..그런 어머니가 늘 옳고 아버지가 틀리다. 라는 생각..그리고 딸이기에 아버지를 닮았던 것인데 주변에서 '네 아버지를 닮았다,'란 말이 욕처럼 들렸고, 사람들이 모두 내가 아버지를 닮아 싫어하는 구나..라고 받아들이며 사람들을 피하게 되더군요. 지금도 사람들 대하는게 불편해요. 뿌리가 깊죠..아버지로 인해 고통받는 어머니를 보며 아버지를 닮은 제자신을 탓하고 죄책감을 느끼고..이런 제 스스로를 싫어하게끔 만든 것이 어머니란 생각에 어머니에 대한 분노도 함께 커졌어요. 제 자신은 이 세상에 필요없단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며 절 함부로 대했죠. 지금은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가끔 어머니의 분노..아버지의 여전한 행동..을 듣고 목격할 때마다 제 심장이 오그라들고 숨쉬기 조차 힘들어 헐떡이며 울고맙니다. 전 전생에 죄가 많아서인지 아마 이 생에서는 이 아픔을 어깨에 지고 살아야겠지만..이런 아픔을 아직 피할 수 있는 상황의 가정이라면..부모님이 행복해야..자식이 행복합니다. 스스로 먼저 행복져야 주변에 그 행복이 함께 퍼짐을 말씀하신게 아닌가 합니다.

  13. 지나가다 2011.12.03 2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능하면 부처겠지요. 더 답답해지네요. 뜬구름 잡기의 이론적인 말씀이신 것 같아요. 이론적인 말은 누구나 다 할 수 있지만 실천하는 건 어렵겠죠. 문의 자체가 가슴이 답답해지는 물음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아이...불행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 Favicon of https://hopeplanner.tistory.com BlogIcon hopeplanner 2011.12.04 07: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엇보다 질문한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중요하겠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었다면 뜬구름 잡는 얘기라고는 할 수 없겠죠.

  14. ali 2011.12.04 0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저는 안 그렇던데요
    저도 남편이 바람나서 이혼까지 했습니다만
    아들은 전혀 밉지 않던데..별개로 생각되고, 아니 별개라는 인식조차도 못했어요.
    자식은 그저 늘 사랑스럽죠..어찌 남편 밉다고 애까지 미워질 수가 있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15. 고추 2011.12.04 0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자,지를 가우ㅣ로 잘라부렴 그려게한면 남편는 두번다시 바람안핌

    그리고만약에 여자가 바람피우면창,년,촌에다 팔라부렴

  16. Favicon of https://greenetwork.tistory.com BlogIcon 안달레 2011.12.05 08: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이 많이 갑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찾다보면 가끔 이해못할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마늠의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기위햐서는 어렵더라도 정답인듯 합니다. 늘 감사합니다^^

  17. 본문수정 2011.12.06 1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들의 종자 계량부터 -> 종자 '개량부터'로 바꿔야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18. 영미 2011.12.13 1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재 나의 마음의 고통이 있다면, 그 마음의 고통을 먼저 남을 고쳐서 해결하려고 하기 이전에 나 자신에게 되돌려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이 편안해 질 수 있는가를 생각하라는 정말 지혜로운 말씀을 해 주고 계시는데도... 참! 세상에는 다양한 수준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다는 말이 실감나네요.

  19. 훌커 2012.01.17 17: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님 설법이야 언제나 옳지.

    비꼬는 답글을 쓴다고 진리가 왜곡되지는 않아.

  20. 코발트 2012.06.08 1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 남편에게 참회를 하라는게 한 편으로 이해는 가지만 마음의 평화보다 중요한 것이 옳고 그른 것을 분간하는 것 아닌가요? 스님 논리대로라면 일제시대 피해자들은 마음의 평화를 위해 일본군국주의자들한테 참회해야 하는 건지? 사회적이고 집단적인 문제는 예외라고 할지 몰라도 결국 개인이 모여 사회도 되고 국가도 되는 것 아닙니까? 난 차라리 마음은 지옥이라도 상식적이고 공정한 사회에서 사는 것을 택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