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의 아주대학교 대강당 율곡관에서 법륜 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다. 법륜 스님은 2013년 하반기 전국에서 50회 연속 강연을 진행 중인데, 그 중 13번째 강연이었다. 전국 시군구를 찾아가며 주민들의 인생고민을 상담해주고 그 자리에서 명쾌한 해법을 제시해주는 즉문즉설은 정토회 소속의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땀과 정성으로 진행되고 있기에 강연은 모두 무료다. 즉문즉설 강연에서는 어떤 인생 고민들이 오갈까? 그 현장을 생생히 담아봤다. 

 
저녁 7시30분, 강연 주제인 '방황해도 괜찮아'라는 제목이 무대 앞 화면에 펼쳐지고 법륜 스님이 무대 위로 올라오자 청년들의 뜨거운 환호와 함성이 들렸다. 483석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641명이 참석하여 복도와 계단에도 청년들이 빈자리 없이 앉았다. 간혹 머리가 희끗한 늙은 청년들도 보였지만, 대부분 대학생 또는 20대 청년들이었다.

 

스님은 질문을 받기에 앞서 통찰력과 지혜가 무엇인지 먼저 소개해주며 대화의 장을 열었다.

 

"고생을 많이 하게 되면 통찰력이 생깁니다. 경험해 보지 않으면 그 사람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경험이 짧기 때문에 한 부분만 보게 되는데, 고생을 하게 되면 위만 보던 사람이 아래도 보고, 앞만 보던 사람이 뒤도 보고, 왼쪽만 보던 사람이 오른쪽도 보고, 이렇게 평소에 못 보던 여러 면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통찰력이 생기는 겁니다. 성경에 '고통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린다'는 말이 있지요. 어려움에 처해야 진리의 소리를 들을 수 있지 편안한 상태에서는 잘 안 들립니다. 고생이 곧 능력을 배양해주고 통찰력을 갖게 해줍니다. 통찰력이 지혜입니다. 지혜를 갖게 되면 한쪽 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저쪽면도 보게 되기 때문에 덜 괴로워지고 행복도가 높아집니다. 자, 이런 관점에서 어떤 고민이든 함께 나눠봅시다."

 


▲ 아주대 율곡관 대강당을 가득 메운 청년 대학생들. 법륜 스님의 대답에 크게 웃기도 하고 고개도 끄덕이며 집중하고 있다.

 

여는 이야기에 이어서 9명이 차례대로 질문했다. 그 중에서 한 여학생은 "어떤 사람들은 부족함이 있어도 그걸 상쇄시킬 만한 매력이나 자신감이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 건지 궁금합니다. 자신감과 자존감을 가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고 스님에게 물었다.

 


▲ 한 여학생이 "자존감이 없어 고민" 이라며 법륜 스님에게 질문하고 있다.

 

스님은 "어떤 사람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인가요?" 라고 되물었고, 질문자는 "실수를 해도 부끄럽지 않고 항상 행복한 사람이 자존감이 있는 사람입니다." 라고 답했다. 그러자 스님은 이렇게 답했다.

 

"그런 사람은 지구상에 얼마 안 될 겁니다. 자존감을 너무 높게 설정해 놓으니까 자존감이 없게 되는 겁니다. 무의식의 세계에서 '나는 이런 사람이야' 라고 생각하는 자기와 현실의 자기는 대부분 서로 다릅니다. 대부분 자기를 굉장히 좋고 아름답게 그려놓고 거기에 집착하고 있어요. 현실의 자기와 자기가 믿고 있는 자기가 서로 달라요. 이 사실을 대부분 잘 모르지요.

 

옆에 사람들이 '너 성격 급하네' 라고 말해도, 본인한테 물어보면 '내가 왜 성격이 급해?' 이럽니다. 그래서 자기가 생각하는 자기와 남이 자기를 바라볼 때의 자기가 서로 차이가 많아요. 남이 나를 보고 얘기해주는 것은 비교적 현실의 자기와 가깝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생각하는 자기는 현실의 자기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그려져 있습니다. 이 갭이 크면 클수록 정신분열 현상이 일어나거나 열등감이 생기거나 자존감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자기가 생각하는 자기가 현실의 자기모습을 보면 너무 너무 부족해 보입니다. 키도 작고 못생겼고 성격도 별로고 말도 더듬고 이렇게 자기가 자기에게 불만이에요. 자존감이 없어집니다. 매사에 자신이 없고 자기가 못마땅해 집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현실의 자기를 끌어올려서 자기가 생각하는 자기에 맞추려고 노력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러나 자아 의식이 워낙 높게 설정되어 있어서 아무리 노력을 해도 자아 의식만큼 못 올라갑니다. 결국 '나는 안 된다' 는 자괴감이 생깁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노력을 해서 끌어올려 자아의식에 맞추려는 방식은 천명의 한명도 성공하지 못합니다. 천명 중에 천명이 모두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자아 의식이 허망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현실의 자기를 받아들이는 겁니다. 키가 160이면 160이 나다, 아프면 아픈 게 나다, 팔 하나 없으면 없는 게 나다, 말 더듬는 게 나다, 느리면 느린 게 나다, 이렇게 현실의 자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내가 부처다' 라는 것을 자각하는 것과 동일한 겁니다. 기독교 신앙으로 말하면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내가 눈이 안보이면 안보이는 대로, 말을 더듬으면 더듬는 대로, 그대로 존중받아야 할 존재임을 자각하면 이것이 최고의 자존입니다.

 

자기는 이미 붓다이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말을 잘해야 한다는 상을 가지니까 말 더듬는 자기를 열등하게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키가 커야 한다고 정하니까 키 작은 자신이 못마땅해 지는 겁니다. 수련이라는 것도 자기를 끌어올리려는 작업이 아니라 이 잘못된 허상을 버리는 작업이 수련입니다. 허상인 줄 자각하고 이 헛된 것을 벗겨내는 과정이 수련입니다."

 

스님의 알아듣기 쉬운 설명과 비유 덕분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그 이치가 귀에 쏙쏙 들어왔다. 특히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최고의 자존감이라는 말은 그동안 스스로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힘들어 해왔던 많은 청년들에게 큰 위안과 힐링이 되어주었다. 무대에서 내려오는 스님을 향한 청년들의 박수갈채 소리에는 무거운 짐을 걷어낸 한층 가벼워진 기쁨의 환호가 함께 묻어 있었다.

 


▲  빵 터지며 웃고 있는 청중들. 법륜 스님의 답변은 언제나 발상의 전환이 들어 있고, 때론 큰 웃음을 터뜨리게까지 했다.

 

강연이 끝나자 로비에는 스님의 책 사인을 받고자 기나긴 줄이 꼬불꼬불 늘어져 있었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스님의 얼굴을 담아가 보려는 청년들도 우르르 몰려들었다. 최근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하고 있는 <인생 수업>의 저자답게 법륜 스님은 청년들에게도 인기가 대단했다.

 

강연을 마친 자원봉사자들은 뒷정리를 하면서도 얼굴에 웃음이 넘치고 다들 즐거운 표정이었다. 강연을 듣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중에 한 명인 김명선씨(23세. 아주대)는 "이렇게 크게 힐링이 된 강연은 처음이었다" 며 "이런 좋은 강의가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무료로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참 고맙다"며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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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pe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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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EDOL GLEE 2013.11.02 15: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풀리지 않는 문제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죠. 근데 어느 순간 제 생각이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더군요.(사실 주변에서 깨우쳐주지 않았다면 아직도 갇혀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틀린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물음. 그러나 제 자신을 의심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무엇부터 잘못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문제로 인한 고통이 정말 '이건 아니다' 싶을 정도로 컸기 때문에 제 생각을 버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주변의 얘기를 귀기울이고, 여지껏 이해되지 않고 믿지 않았던 것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말로는 쉬워보이지만, 제게는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일인 만큼 신세계를 구축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고통스럽지는 않더군요. 오히려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 즐겁게 여행하는 기분이었습니다.(그런 점에서 불확실은 불안을 낳고 우유부단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절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 들었습니다. 가장 믿을 수 있으니까요.(과학과 통계도 참고했습니다.)
    그렇게 수십번, 많으면 수백 수천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니 과연 그간의 경험에 비추었을 때 아하! 하고 깨닫게 되는 진리들을 찾게 됐습니다. 거창한 것도 아니고, 살찌는 이유, 이럴 때 내가 창피한 이유, 이럴 때 내가 긴장하고 어설퍼지는 이유, 내가 의욕을 잃는 이유, 사람들의 표현 등 사소한 것 하나하나도 그동안의 제 생각과 다를 때가 많았습니다.(사소하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여기고 차이를 발견하기 더 힘들었던 것이겠죠.)
    상식을 부정하고 진리를 찾는 과정은 참 기나긴 여정이지만, 갇혀 있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 알고 나니 오히려 보물찾기를 하는 것마냥 즐겁더군요. 아직도 저는 상식, 고정관념을 고쳐나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듣는 것도 좋지만 과학 연구나 통계를 참고하면 어느정도 신뢰도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여학생분 말씀을 듣고 문득 제 얘기를 쓰고싶어졌는데, 아무래도 전체적인 맥락을 쓰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해서 시간도 많은 주말에 댓글 하나 무진장 길게 남깁니다. 학생분께서도 자신에게서 보물을 찾아내시기 바랍니다~
    secondforzzz@gmail.com

  2. 자존감 2016.09.07 03: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존감은 부모가 만들어주는겁니다 기죽이고 야단치고.형제 차별하고키우면 아이는 소심해져요.저도 자존감 바닥에 내성적 눈치만보고살았어요.자라면서 칭찬받아본적없고 차별에 여자라고 둘째라고 무시 차별 맞기도하고 생각하면 눈물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