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전부터 이혼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제 주위에 많은 친구들도 가족에 대해 조금만 깊이 얘기를 나누어보면 3명 중에 1명은 부모님이 이혼한 경우입니다. 뉴스에서만 이혼율이 높아졌다는 소식을 접했지, 막상 제 주위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혼하고 있는 줄은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저랑 아주 친한 친구가 자신의 친누나가 곧 이혼하게 될 것 같다고 상담을 해왔습니다. 두 부부가 마음이 서로 안맞아서 이혼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아이들이 가장 걱정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오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은 이혼한 부부와 자녀 양육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남편이 다른 여자와 이미 살림을 차렸고, 남편에 대한 원망심은 점점 커져가고, 상처받을 아이들 걱정에 힘들어하는 한 여성분의 질문이었습니다. 이혼문제가 사회문제가 되어가고 있는 요즘, 법륜스님의 지혜로운 답변을 통해, 이혼으로 괴로워하는 많은 부부들이 작은 도움을 받았으면 합니다. 스님 대답의 핵심은 질문자의 괴로움을 없애주고자 한다는 점임을 꼭 명심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질문]
남편이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린 지 2년여, 남편은 이혼을 원하고 있습니다. 남편에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시댁 일도 챙겼습니다. 돌아오지 않는 남편이 원망스럽습니다.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대답]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여러 가지 것들을 두루 갖추어 놓고 살고자 합니다. 이것이 보편적인 인간의 심리입니다. 선과 악의 문제를 따지기 이전에, 인간의 심리가 일반적으로 그러하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만족시켜 줄 것처럼 보이는 결혼 상대를 구하려고 하지만, 살아보면 현실은 기대했던 것과 달라 실망합니다.
결국 마음에 드는 사람과 살기 위해 이혼하고 다시 다른 사람과 결혼하든지, 또는 불만족스러운 부분만 채워 보려고 부인 모르게 따로 살림을 차리거나 바람을 피웁니다. 질문자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이 존재할 뿐이지만, 남편의 입장에서 본다면, 부인에게서 채워지지 않는 어떤 구석이 있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부부는 본래 남남이었습니다. 같이 있으면 행복한 느낌이 들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결혼합니다. 나는 상대를 좋아하지만 상대가 나를 싫어한다면 내가 아무리 사랑이라고 우길지라도 상대의 입장에서는 불행한 일이 되고,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서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행복해질 수 없다면 싫다는 사람을 억지로 잡을 이유는 없습니다.
또 배신을 당했다는 생각으로 괴로워할 일도 아닙니다. 사람의 마음은 한결같지 않습니다. 윤리나 도덕, 잘하고 잘못한 것을 따지기 이전에 인간 삶의 현실을 인정하자는 것입니다.
스님 말씀을 듣고, 마음이 참 가벼워졌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남편 때문에’ ‘누구 때문에’ 이렇게 한탄할 것이 아니라, 내가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고, 그것 때문에 괴로워 할 일은 아니다... 저는 이 말씀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스님의 말씀의 핵심은 이혼을 하든, 함께 살든, 어떻게 되든 간에 상대를 원망하며 괴로워하지 마라 인것 같습니다.
남편을 원망한다는 것은 내 인생의 행복을 남편에게 맡겨두고 끌려다니는 것이지요. 상대가 어떤 행동을 했건, 그것이 나에게 괴로움이 되어서는 안된다. 괴로워하지 않고, 오히려 나의 부족함을 참회하고 상대를 이해하게 되면, 모두가 함께 좋아지는 쪽으로 변화하게 된다는 이치이지요. 스님의 지혜로운 말씀, 오늘도 정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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