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영등포구 하자센터 허브홀에서 열린 '청춘콘서트 2.0, 김여진의 액션토크'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게스트로 초청하여 ‘취업’을 주제로 청년들과 대담을 나눴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눈빛의 젊은이 400여명이 객석을 가득 메웠고, 최근 화제를 몰고 다니는 콘서트의 대명사답게 객석의 열기는 시작 전부터 뜨거웠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출연해서 그런지 평소보다 많은 기자들이 몰려 취재 경쟁을 벌였고, 무대 앞에는 카메라 셔터 불빛들이 계속 터졌습니다.
청년 취업률 7% 통계의 허구성
먼저 청년유니온 사무국장인 조금득씨가 취업난의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인지 간략히 발표해 주었습니다.
"통계청에서 매달 발표하는 고용동향에 보면은 한국의 청년 실업률이 7%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통계는 취업준비자들이나 구직단념자 이런 사람들은 포함되지 않은 것입니다. 실질적인 청년실업률은 16% 정도 될 겁니다. 우습죠. 최고의 스펙을 쌓았다고 하더라도 비정규직 일을 하면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청년들도 많이 만납니다. 취업난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질 낮은 일자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것보다 질을 높여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대책으로 제안하는 것은, 이력서를 쓸 때 불필요한 내용들을 대폭 없앤 표준 이력서 제도를 시행해보자는 것과 자신의 꿈을 찾아갈 수 있는 취업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생각해 봤습니다."
청년이 묻고 시장이 답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발언 차례가 되자 예상했던 대로 온갖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김여진 : 미래가 보장되지 않고 불안정한 가운데 우리 젊은이들이 대기업이나 공무원시험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것은 무엇인가요?
박원순 : 청년들에게 여러 이야기를 들었는데 누군가는 '취직은 도박'이라 했고 또 누군가는 이력서를 28번 내서 겨우 마음에 들지 않는 직장에 취업을 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20만명이 고시원에서 공무원시험 본다고도 들었는데 이제 젊은이들이 공무원과 대기업에 대한 짝사랑을 끊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많은 젊은이들이 ‘대기업’과 ‘공무원’을 향해 내달리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이제는 ‘대기업’과 ‘공무원’ 그만 가자고 강조했습니다. 오히려 제한된 좁은 문을 찾을 것이 아니라, 새로운 블로오션과 틈새를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이는 ‘세상을 바꾸는 1000개의 직업’ 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익히 강조해왔던 새로운 발상으로 일자리를 바라보라는 이야기였는데, 핵심는 바로 그것이라는 공감도 들었지만,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답답해하는 청년들에게는 조금 답답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청년질문 : 취업 대신 사회적기업 창업을 시도했다 실패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임기가 끝나면 사회적기업을 장려하는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온다" 며 앞으로 취업의 추세가 어떻게 변화해갈지 예측해 달라며 질문을 던졌습니다.
박원순 : 최근에 노동부 국장이 사회적기업 5만개와 일자리 100만개를 만들겠다고 했다는데, 무슨 군사작전인가, 그렇게 되는 게 아닙니다. 서울형 사회적기업 입주를 좀 더 긴 기간을 하거나 실패를 몇 번 한 사람이 신청할 자격을 준다든지... 앞으로 서울시 협력업체를 선정할 때도 비정규직 직원이 얼마나 적은지를 보겠습니다. 공사를 할 때 입찰하는 기업들에게 얼마나 비정규직문제를 해결하는지를 점수화해서 기준을 삼겠습니다. 또 청년 구직자들에게 임대주택 입주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청년명예부시장을 뽑아 앞으로도 2,30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무슨 군사작전인가” 라고 말하자 청중들은 폭소를 터뜨렸습니다. 사회적 기업은 개인들의 열정과 자발성에 기초해서 만들어지는 것인데, 노동부가 사회적 기업이 탄생하는 원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을 꼬집은 것이지요. 공사를 입찰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도 비정규직 비율이 얼마나 적은지를 살펴보겠다는 점도 참 신선했습니다. 서울시장으로 갖는 권한이 얼마나 큰지 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자신의 손이 닿는 곳곳에서 작은 변화들을 만들어 보겠다는 그 마음이 참 좋았습니다. 지금까지 그런 시장을 경험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김여진씨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청년들이 불안해하는 문제들에 대해 계속 질문을 던집니다.
김여진 : 청년들이 모험을 했을 때 빚더미에 앉아버리는 등 실패의 위험이 너무 큽니다. 안 되면 인생이 끝장날 것 같은 두려움이 젊은이들을 힘들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박원순 : 로마인이야기를 읽으면 로마가 전쟁에 패한 장수를 처벌하지 않고 다음 전쟁에 내보낸다는 부분이 있어요. 한번 져본 사람은 훨씬 신중해지고 지혜로워지기 마련입니다. 아름다운가게를 운영할 때 4번 이상 떨어졌는데도 다시 시험을 보러오는 사람은 무조건 뽑으라는 내부원칙을 둔 적이 있었습니다. 실패에 굴하지 않고 열정을 가져야합니다. 검사도 하고 변호사도 하면서 돈도 벌고 권력도 가질 수 있었지만 사람들을 구속하고 그런 일이 싫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은 가난한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었고 지금 이렇게 성공했습니다. 세상에 기죽지 말고 여러분이 하고 싶은 대로 해봐도 절대 굶어 죽지는 않습니다. 여러분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서울시장으로서 여러분들이 굶어죽지 않도록 해주겠습니다.
여러 질문들이 있었지만 박원순 시장은 “실패에 굴하지 않고 열정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가장 많이 강조했습니다. 혹시 창업을 하고 싶지만 실패에 대한 리시크가 두려워 시작을 못하고 있다면, 적어도 굶지 않게는 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자신이 걸어온 길도 안정적인 길을 박차고 하고 싶은 길을 향했지만 끊임없이 연구하며 도전하니까 결국 성공할 수 있었음을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들려준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낙관론에 수긍할 수 없다며 반론을 제기하는 청년들도 있었습니다.
청년질문 : 시장님께서 말씀하신 새로운 길을 가야한다, 블루오션을 개척해야한다, 패배를 경험해야 된다, 사실 이런 얘긴 좀 뭔가 뜬 구름 잡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도서관에 있는 책 아무거나 집어도 항상 나오는 얘기라고 생각하거든요. 좀 더 구체적인 정책들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중소기업들을 키울 수 있는 그러한 정책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예상 외로 이 청년의 질문에 공감하는 청년들이 많았습니다. 박수도 나왔습니다. 장미 빛 희망 이야기 보다는 구체적인 정책을 듣고 싶다는 반증이었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조금 당황하는 듯 했지만, 그래도 그 길 밖에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원순 : 누가 그런 걸 줄 수 있을까요? 지방정부가 줄 수 있는 것은 늘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일자리 창출은 종합적인 오케스트라 입니다. 종합적 고려와 정책의 산물이 되어야 하지요. 거기에는 열정이라든지 꿈이라든지 이런 것도 함께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중소기업도 한 번 가볼만한 부분이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월급이 적고 4대보험 잘 안되는 경우도 있고 여러가지 어렵지만, 그런 곳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사회적 제도라든지 기금 펀드의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도 있지만 저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라고 생각해요. 그런 스토리들을 우리가 잘 공유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정부가 어마어마한 예산을 지원해도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은 도전정신입니다.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중소기업이 아직도 많이 열악하지만 그래도 꿈과 열정을 갖고 경험을 쌓아보라고 권했습니다. 사회제도적인 문제를 개선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텐데, 그 때까지 기다리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개인으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측면에서 공감이 갔습니다.
쳇바퀴 돌지 않으려면? 김여진의 조언... 셀프액션, 하자!
하지만 많은 청년들의 얼굴에 아직 답답함이 가시지 않아 보였습니다. 답변에 박수가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김여진씨가 다시 명쾌하게 정리를 해 줍니다.
김여진 : 여러분들이 뭘 하겠다는 한 발을 띄는 게 중요한 것이지 그 자리에 앉아서 계속 불만을 얘기하고 “어떻게 해주실 겁니까? 대책을 주십시오” 라고 말해봐야 저는 박원순 시장님이 할 수 있는 대답이 전부라고 생각해요. 박원순 시장님이 혼자의 힘으로 권력 가졌으니까 “니들 내말 들어” 이럴 순 없잖아요? 그래서 여러분의 액션이 중요해요. 박원순 시장님도 저도 해줄 수 있는 것은 여러분이 꿈을 꾼다면 그 꿈을 이루는 그 과정에서 굶어죽지 않게는 해주겠다. 그게 다에요. 여태까지는 그 정도도 약속해준 분도 안계셨거든요
여러분들이 뭔가 해야돼요. “어떡할까요” 그만 물어보고, “이걸 이루고 싶습니다” 라고 말을 하면서 그걸 위해 이런 노력을 했는데 “잘 안 됐습니다” 라고 물으셔야 대답을 해줄 수 있어요. 물론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요. 그 구조적인 문제는 절대로 하루아침에 해결이 안돼요. 제가 오늘 여러분들과 얘길 나누면서 이게 왜 쳇바퀴를 돌까 돌아보니 여러분이 원하는 건 사실은 밥을 떠서 입안에 넣어주는 것까지가 아닐까. 그 대답을 안 해주시니까 지금 답답해하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나라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많고 분명히 고쳐져야 하지만, “나빠요” 라고 말만 한다고 고쳐지지 않아요. 여러분이 고통 받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싸워야 되는 겁니다.
김여진씨의 이야기에는 청년들의 큰 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왜 대담이 뜬구름 잡는 것 같았고 답답함이 남았는지 조금은 명쾌하게 해소되는 느낌이 들어던 것입니다. 일자리 창출은 거대한 사회구조적인 변화를 필요로 하는 일인데, 국가적 아젠다를 서울시장에게 요구한 것은 아닌가 되돌아봐졌습니다. 그리고 밥을 입안에 넣어달라는 식의 불평불만으로는 아무런 변화가 생길 수 없다는 지적도 수긍이 갔습니다. 조금은 희생이 따르더라도 청년들이 나서야 정치권에서도 이를 수용할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청년들을 향한 뼈아픈 지적이었지만, 대부분이 수긍을 했고, 김여진씨의 이런 지적이 아니었으면 더 답답해하면 집으로 돌아갔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50대 초반 정도 되어보이는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이 손을 번쩍 들고 이런 제안을 해주었습니다. 처음엔 또 무슨 고리타분한 연설을 늘어놓으려고 저러는가 눈살을 찌푸렸는데 모두에게 공감이 가는 말을 던져 주었습니다.
“한 20여년 동안 치열하게 살아보니까 너무 혼자 싸우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좀 합니다. 돈이 되겠다 싶으면 기업논리에 의해서 전부 다 뺏어갑니다. 예전에는 3D에 관계된 직종에는 대기업이 뛰어들지 않았었는데 최근에는 지자체 쓰레기 처리까지 대기업이 뛰어들어서 막노동 하는 분들의 임금 대부분을 그냥 갈취해 갑니다. 주변에 있는 재래시장은 기업형 마트로 다 넘어갔죠. 그런데 개인적인 싸움으로만 지금 싸우고 계세요. 뭐 할려고? 대기업에 들어가려고요. 그러면서 또 중소기업들을 죽이고 있단 말입니다. 여러분들이 갖고 있는 능력을 대기업 들어가는데에만 쏟지 말고, 공통분모가 있는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짝이 돼서 머리를 맞대면 진짜 신선한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함께 싸워야 합니다.”
큰 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끝나고 나서 많은 청년들이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들을 저 아저씨가 해주었다며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원순씨의 약속
김여진의 액션토크의 가장 큰 특징은 토론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액션을 만들어낸다는 것이죠. 박원순 시장은 마지막 끝마치는 발언에서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이렇게 매번 김여진씨가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시진 않을 것 같아서 그 대신 제가 일상적으로 들을 수 있는 통로를 하나 만들겠습니다. '청년명예 부시장' 한 명을 임명을 하면 그 사람으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죠. 그 사람을 어떻게 선정을 하냐 또 제가 선정하면 재미가 하나도 없겠죠. '청년의회'를 하나 만들어서 거기서 뽑으려고 합니다."
청년들의 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이 외에도 좋은 액션 제안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취업 문제 어떻게 해결할까. 청춘들이여, 이런 것을 함께 해봐요.^^
액션플랜
1) 취업에 대한 모든 이야기들 다 쏟아내어서 백서를 만들어 보자!
2) 청년들의 이야기를 일상적으로 들어주세요.
서울시에 청년의회를 만들고 '청년명예부시장'을 임명하자! (박원순 시장님 약속!)
3) '나는 행복하다. 실패한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중이다' 라고 스스로에게 토닥토닥.
4) 대기업, 공무원만 쳐다보지 말고, 삼삼오오 모여 창업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길을 찾자!
이번주 액션 플랜은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되었습니다. 저는 박원순 시장이 약속한 ‘청년의회’와 ‘청년명예부시장’, ‘청년취업백서’ 에 이 3가지에 많은 관심이 갔습니다. 취업백서도 만들어보면 참 재미있을 것 같은데, 여기에 더 추가하자면 ‘휴학백서’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휴학을 어떻게 알차게 보내서 취업에도 유용하게 활용하고 새로운 분야에 대한 창업에 대해 배워볼 수 있는 그런 사례들도 소개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춘콘서트2.0 김여진의 액션토크, 이번주에는 정책 집행자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해서 더욱 뜻깊었던 것 같습니다. 청년들의 목소리가 실제로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런 공간을 통해서 서울시장에게 이런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껏 어떤 정치인이 어떤 행정관료가 이런 자리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었던가요. 대부분 당선되고 나면 대화가 없지 않았습니까. 박원순 시장의 이야기가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는 비판도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자리가 더없이 소중하고 의미가 있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소통과 교감, 이것이 바로 통합의 리더십의 핵심이겠지요. 청춘들은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원하는 것입니다.^^
김여진의 청춘콘서트 '액션토크' 참가신청 안내
매주 수요일 저녁7:30 영등포 하자센터 허브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참가비 무료, 청춘의 '열정'만 가지고 오시면 됩니다.
참가신청하기 :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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