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새터민 60여분과 함께 임진각 망배단을 다녀왔습니다. 북한주민들은 90년대 중반 이후 다시 찾아온 최악의 식량 위기로 힘겨운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고, 남북관계는 천안함 연평도 사건 이후 계속 악화 일로를 달려왔습니다. 이 시기에 가장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바로 북에 가족을 두고 온 새터민들이 아닐까, 그리고 북한에서 굶주림의 고통에 처한 북한주민들이 아니겠는가... 한치의 고민도 없이 바로 이분들이 떠올랐습니다. 새터민들을 위해 무엇을 해드릴 수 있겠는가 많은 고민을 했고, 이 분들을 모시고 임진각 평화기행을 떠나기로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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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들이 식량난으로 돌아가신 북의 가족들을 위해 천도재를 지낼 수 있게 해드리면 좋겠다.... 

6.25가 다가오니 전쟁으로  돌아가신 남과 북의 희생자들을 위해서 천도재를 지내주자.... 

저 멀리 아프리카도 아니고 바로 옆 북한에서... 같은 민족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식량난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굶어서 돌아가셨느냐. 우리가 그 한을 풀어주자....

천안함, 연평도 사건으로 아까운 청춘들이 얼마나 희생되었느냐. 그들을 위해서도...

이렇게 많은 취지와 의미들을 담고, 새터민들을 모시고 임진각으로 향했답니다. 임진각 평화의 다리 앞에 현수막을 설치했습니다. 사실 오늘 새터민들을 이곳에 데려오기 전에, 지난 21일 동안 매일 이곳에 와서 우리들의 어리석음을 참회하며 1만배 기도를 했답니다. 때양볕 내리쬐는 것을 마다않고, 누가 알아주든 상관하지 않고, 오로지 분단의 비극을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들의 어리석음에 대해 참회하였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하늘 위로 오색 풍선도 날려 보았습니다. 각자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의 건강과 남북의 통일 등 풍선 하나에 소원 하나씩을 담았습니다.



반구정에 올라 북녘땅을 바라보았습니다. 바로 저기 보이는데, 가보지 못하는...



새터민들에게 북에 있는 가족들에게, 또는 식량난으로 돌아가신 가족들에게 편지 쓰는 시간을 드렸습니다. 눈물을 훔치시며 한 자 한 자 정성껏 써내려 가시더군요. 가슴 속에 맺힌 한을 어찌 종이 한장에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북에 있는 가족들이 건강하기만을... 남북의 통일이 앞당겨지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셨을 겁니다.



 

새터민들이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간 북녘 땅에 보내는 편지입니다. 가슴 절절한 사연들 모두 표현되지는 못했겠지만 새터민들의 절절한 그 마음은 충분히 느끼실 수 있습니다. 한 분 한 분 북녘땅을 바라보며 애절한 목소리로 읽어내려 가셨습니다. 저도 목이 메여 오더군요.

"자나 깨나 보고 싶은 나의 엄마, 형제들에게
보고 싶은 엄마 지금 하늘나라에서 끼니 걱정안하고 잘 지내고 계시죠?
오늘도 하루끼니 걱정하며 살고 있을 나의 형제들도 생활난으로 세상 가는 줄 모르고 모두 살아계시는지요. 살아생전 죽물이라도 배불리 먹고 싶다시던 엄마의 소원도 그 작은 소원도 들어주지 못했던 불효자식 막내딸은 지금 다시 볼 수 없는 엄마를 그리며 조선의 남쪽땅에서 전해질지도 모를 이 편지를 씁니다.
오빠 언니들도 지금 어떻게 끼니나 제대로 먹고 사는지 매일 매일 생각하던 동생은 모두 살아계시길 바라며 언제나 잊지 않으리라 맹세하며 통일의 그날 다시 볼 수 있기를 믿어 의심치 않으며 나의 간절한 기도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아들아 오늘 임진각에 와서 북쪽을 봐라 보느라니 너희들과 형제자매들의 생각이 더욱 간절해 지는 구나. 엄마가 한국에 와서 생활을 하고보니 어서 빨리 너희들을 여기로 데리고 오고 싶은 마음뿐이다. 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니 어쩔 수 없구나. 다만 남쪽이 서로 통일이 되어 하나 된 조국에서 그리운 길목 서로가 오가며 만나는 길이 어서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구나. 우리 서로 통일된 조국 광장에서 만날 때까지 건강하여라."


"그리운 아빠에게 전합니다.
아빠를 두고 타향으로 온 이 딸은 아빠에게 죄송함과 미안한 마음을 담아 효도 못한 이 마음 글로 적어 보냅니다. 아빠와 함께 오지 못한 이 땅에... 먼저 온 딸의 이 마음 그리운 아빠 얼굴 떠올리며 인사 올립니다. 이 딸은 항상 아빠의 평안을 바라며, 통일 되는 날 아빠의 염원대로 가장 기쁜 소식을 드리려고 모든 노력을 다 해 살아갈 겁니다."


"꿈에도 꿈에도 그리운 언니오빠.
보고 싶습니다. 이 세상 살아계실지 안부조차 모르는 형편에서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살아계신다고 믿으면서 언니오빠도 그 구속에서 벗어나 이 동생처럼 한번 사람답게 이 땅에서 같이 살아 봤으면 같이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아무리 먹을 게 많고 입을게 풍부하여도 형제가 정말 그립습니다. 부모님의 임정도 보지 못하고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하지 못하고 정말 죄송하고 미안하지만, 남은 형제라도 같이 모여 살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을 것 같아요 부디 그날까지 부디부디 앓지 마시고 살아 주세요."


한 분 한 분 사연을 들어보면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마음이 참 숙연해 지더군요. 이 분들의 가슴 속 맺힌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서 망배단을 찾았습니다. 북녘에 계신, 그리고 굶주림으로 이미 돌아가신 가족들을 생각하며 천도재를 지내드렸습니다. 천도재라 함은 조상 영가들이 하늘나라로 편히 갈 수 있도록 정성을 기울이는 의식을 말합니다. 산 자와 죽은 자 모두를 자유롭고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하는 의식이지요.


남한에 내려와서 적응하느라... 먹고 살기 바빠서 아둥바둥 하느라... 제대로 된 제사 한번 지내봤겠습니까. 이런 시간이 마련된 것에 대해 너무나 고마워하시더군요.



새터민들이 각자 집에서 가져온 쌀을 포대에 붓는 의식을 가졌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아사 위기에 처해 있는 북녘 가족들의 식량난이 하루 빨리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아 보았습니다.  이 쌀들이 넘쳐나도록... 어서 어서 북녘으로 들어가는 날을 학수고대하며 말이죠. 이렇게 쌀을 부으니 마음만이라도 가벼워진다 하셨습니다.  




결국 분단의 아픔은 우리들의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굶주림을 외면하고, 전쟁으로 사람을 죽이고, 이런 분단의 아픔이 더이상 한반도에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머리 숙여 절했습니다.



한국정부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실시되고, 남북 교류의 물꼬가 트이고, 통일의 물줄기가 다시 흘러가기를 소원하며 타종도 했습니다.



철조망에 각자 소원을 적어서 리본도 달았습니다. 새터민들의 소원이 무엇이겠습니까. 북녘 가족들이 무사하기를 바라고, 통일을 염원하는 것이지요.  



돌아오는 길 버스 안에서 소감 나누기를 했습니다. 새터민들 중 상당수가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나셨나 봅니다. 남한에 정착해 살고 있지만, 북한 사람이라는 것을 의식하며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하고, 가족들 생각하면 눈물만 나고, 살아서 남한으로 넘어 온 것만큼은 너무나 감사할 일이지만, 이들이 헤쳐나갈 남한 사회가 그리 녹녹치 만은 않습니다. 이들이 어서 빨리 희망을 갖고 우뚝 일어설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 과정에서 분단도 해결되고 통일로 성큼 다가서는 날이 빨리 다가왔으면 하네요. 6월 초여름, 새터민들을 만나며 그동안 우물 안에서 내 안의 작은 문제들에 너무 연연하며 살았다는 반성이 들었습니다.

함께 새터민 평화기행을 다녀온 어느 봉사자 분의 소감을 옮겨 적으며 글을 갈무리 할까 합니다.

"아픔이 느껴집니다. 이 분들의 마음이 평안하기를 소원합니다.
이런 고통이 더 이상 생기지 않기를 발원합니다. 내 생각 내 문제에 급급하다보니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잊어버리고 살아갑니다. 내가 힘들다고 생각하면서 상대를 미워하고 원망하면서 어리석게 살아갑니다. 무지에서 벗어나 바로 알기를 소원합니다. 바로 알아 실천하겠습니다. 북녘에서 힘들게 살고 있는 분들, 고향을 떠나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 분들이 괴로움에서 벗어나 편안하기를 행복하기를 소원합니다.
내가 먼저 하겠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모든 분들이 원하는 통일이 빨리 되길 통일이 되고 가족이 만나고 같이 잘 사는 세상 되기를..." 
  

"감사합니다. 따사로운 날씨, 오늘 북녘에 계시는 동포들을 생각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모여 한 마음으로 마음을 모아 소망합니다. 힘내시라고 손잡아 드립니다. 오늘 이 인연으로 배고픈 분들에게 식량이 전달되고 아픈 분들에게 약이 전달되고 가슴에 맺힌 응어리 풀어지고 서로 이해하는 마음 되었으면 합니다...."

여러분들도 같은 마음이시죠?
6월, 북녘의 굶주리는 동포들과 남한 새터민들의 행복을 함께 기원해 주세요.
지금도 북녘 땅에는 굶주림으로 생사를 헤메이는 2천만 북한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들이 많이 있겠지만,
생존의 고통에 처한 이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 임진각 망배단에서 희망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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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pe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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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1.06.14 08: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극의 현장입니다.
    사연도 많고 시비도 많은 새터민....
    통일이 답이겠지요.

  2. 햇살김 2011.06.14 1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갑습니다. ^^ 어제 만났어죠
    연륜에 비해 숙연해집니다. 참으로 어려운 일을 하고 계시네요 .
    복 받으실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