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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법륜 스님 "평범한 시민이 나서야 통일 돼"

봄기운이 샘솟는 2014년 3월16일, <새로운 100년을 여는 통일의병 ‘출범식’>이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렸습니다. ‘새로운 100년을 여는 통일의병’(약칭, 통일의병)은 평화재단 교육원에서 진행한 평화리더십아카데미와 여성리더십아카데미 수료생들을 중심으로 시대정신과 통일을 염원하는 생활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만들어졌습니다. 오늘은 대외적으로 통일의병의 존재를 알리고 활동을 시작하는 첫 번째 행사입니다. 통일의병의 대표는 김홍신 작가님과 조성식 회장님(서울시 녹색산업협회)이 공동으로 맡아 주셨고, 김명혁 목사님(세계복음주의협의회 회장)과 스님께서는 고문을 맡으셨습니다. 



행사는 시작부터 400여명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통일의병 소개 영상에 이어서 웅장한 북소리가 행사장 전체를 가득 메우니 이제 막 웅비하려는 통일의병의 기상을 상징하는 것 같아 가슴이 뛰었습니다. 북 소리를 들으며 시작은 비록 미약하지만 남북한 주민들 모두에게 오늘의 이 첫 마음이 널리 전해지길 간절히 발원했습니다.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의 축사가 있은 후 법륜 스님이 연단에 올라 오늘 출범식을 기념하는 격려사를 해주었습니다. 다음은 법륜 스님의 통일의병 출범 격려사 전문입니다. 



“오늘 새로운 100년을 여는 통일의병 출범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또 환영합니다. 우리는 의병인데 어떤 의병인가? 분단된 조국을 통일하여 통일 조국을 이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의병입니다. 의병이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보면, 첫째 관군인가? 관군 아닙니다. 그러면 반군인가? 반군도 아닙니다. 관군이란 것은 국가의 녹을 먹고 직업적으로 나라를 지키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의병은 그런 국가의 녹을 먹고 직업적으로 지위를 가지고 국가를 보호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평범한 백성들입니다. 농사짓거나 장사하거나 선비이거나 이런 평범한 사람들이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즉 관군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할 때, 관군을 비난하고 관군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고, 그 관군을 격려하고 관군이 못하는 일을 보조하며 또 대신하며 이렇게 하는 게 의병입니다. 


그러니까 의병은 전문가들이 아닙니다. 의병은 아마추어들이고 의병은 자원봉사자들입니다. 농사짓던 사람이 낫이나 곡괭이를 들고, 사냥하던 사람이 활이나 총포를 들고, 장사하는 사람이 재정을 대고, 이런 식으로 일반 백성들이 일어나서 나라를 지키는 그런 운동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의병이라는 말 속에는 첫째, 자발성이 담겨 있습니다. 의무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어나서 한다. 그리고 양식은 자기가 가져오고 옷도 자기가 입고 무기도 자기가 구입해서 이렇게 자기 목숨을 내놓고 하는 헌신적으로 합니다. 또 어떤 사익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공공성을 가지고 합니다. 


그런데 참여하는 사람들 중에는 부자도 있고 가난한 사람도 있고 양반도 있고 상놈도 있고 이렇게 다양한데, 어떤 사람도 그 의병 속에 들어와서 자기의 과거 경력으로 자랑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이 평등한 마음으로 적을 향해 싸웠습니다. 그래서 여기는 백의종군을 해야 합니다. 


분단된지 내년이면 70년이 됩니다. 지구상에서 분단된 나라들 중에는 독일이 있었고 베트남이 있었고 예멘이 있었고 한국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지금까지 오면서 하나 하나 다 통일을 했습니다. 나라 사정마다 조금씩 다르게 통일을 했습니다. 이제 한국은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은 분단국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냉전이 해체되고 벌써 30년 가까이가 다 되어 가는데 우리는 아직도 이 분단을 극복한 통일 국가를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외교관들과 수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했지만 아직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도 통일에 대해 꿈꾸던 많은 사람들이 지쳐 나가 떨어졌습니다. 이제 살아남은 사람들은 대부분 분단 상태에서 태어나서 자라난 사람들입니다. 분단 생활이 익숙해져있는 상황입니다. 이제 관군만 가지고는 이 통일을 완성하기 어려운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정세는 분단 상태로는 더 이상 국가발전을 꾀하기도 어렵고, 우리의 자주권을 지키기도 어려운, 소위 대륙세력의 판이 바뀌어가는 이런 시기에 놓여있습니다. 


만약에 우리가 통일을 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길을 찾기 어려운 상태 하에서 평범한 시민들이 통일을 위한 의병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또 나서지 않으면 통일을 이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직장에 다니시는 분들이, 가정주부들이, 청년 학생들이 다 뜻을 모아서 통일을 이루는 의병이 되자, 이렇게 해서 통일의병이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정신이 우리에게만 머물지 말고 전 국민에게로 널리 퍼져나가고, 또 국가에서도 이것을 반군 취급도 하지 말고, 관군으로 다 끌어들이려고도 하지 말고, 항상 관군과 협력해서 통일을 이루는 데 적절하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그렇게 배려가 되어야 될 것 같습니다. 


의병은 임진왜란 때 일본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 관군이 무너졌을 때 곳곳에서 의병이 일어났고, 불살생 계율을 생명처럼 여기는 스님들마저도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서 계율을 파하면서 그 과보를 각오하고 승병으로 참여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근세에 들어와서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에 1차 의병, 2차 의병이 일어나서 저항을 했습니다. 그 뜻을 계승해서 독립군이 되어서 만주와 세계 곳곳에서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투쟁을 했습니다. 그러한 결과로 오늘 우리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과거 선인들의 은혜에 감사할 뿐만 아니라 우리도 미래의 후손들이 우리들의 은혜에 감사할 줄 아는 그런 공덕을 쌓아야겠습니다. 그러려면 우리도 더 이상 분단이라는 무거운 짐을 후손들에게 물려줘서는 안 되겠습니다. 자랑스러운 통일한국을 우리의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되지 않겠느냐. 이렇게 할 때 우리가 통일의병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더 굳건히 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3.1절이 지나갔습니다. 3.1 기미 독립선언을 한 지가 95주년입니다. 앞으로 5년이 있으면 3.1 독립선언 100주년을 맞게 됩니다. 적어도 100주년까지는 사실 상의 통일을 우리가 이루어야 되지 않겠느냐. 이제는 통일로 갈 수밖에 없는 고개를 넘어서줘야 되지 않겠느냐. 


이럴 때 3.1 독립운동의 정신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 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하는 겁니다. 두 번째는 왕이 주인이 되는 제국이 아니라 국민이 주인이 되는 국가의 수립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제국 부흥 운동이 아니고 대한민국 수립 운동이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자주독립국가라 하더라도 그 국가 안에 소수의 지배 세력이 다수의 국민들을 억압하는 국가라면 국민들로서는 자랑스러운 내 나라가 아닙니다. 그런 데서 3.1 독립선언 속에는 첫째는 자주독립국가의 건설이 깃들어 있고, 두 번째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국가의 수립, 과거 국가의 복원이 아니고 새로운 국가의 수립이었습니다. 


이 정신을 우리가 계승한다면, 미래 100년을 꿈꾸는 통일한국의 꿈은 첫째, 분단된 나라가 통합이 되는 그런 통일 대한민국일 뿐만 아니라, 바로 이 땅에 사는 국민이 진정으로 주인이 되는 그런 새로운 나라의 건설이어야 합니다. 그러니 민주주의가 더 확산되어서 국민이 진정으로 이 사회의 주인이 될 수 있어야 되고, 1%의 사람이 99%를 지배하는 경제력 집중을 벗어나서 경제민주화를 달성하고 복지국가를 건설하는 그런 새로운 통일한국이어야 합니다. 통일한국에는 남북의 차별도 없어야 하고, 계급적 차별과 성적 차별도 없는 정말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그런 통일한국이어야 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통일한국을 꿈꾸는 것은 단순히 분단을 극복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는 희망과 비전, 꿈이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 


그런 의미에서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이 일어나서 통일국가의 건설을 추구해야 합니다. 만약 재벌이 앞장선다면 재벌이 통일국가의 주인이 될 것이고, 군인이 통일국가의 건설에 앞장선다면 새로운 통일국가의 주인은 군인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통일국가의 주인이 국민이 되려면 국민이 통일국가 건설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더 이상 소수의 사람들 손에 맡기고 쳐다만 볼 것이 아니라 이것이 나의 일이고 우리의 일이라는 자각 위에 우리가 활동한다면 우리의 이 운동은 단순한 부담이 아니라 하나의 희망으로 다가오지 않겠느냐. 


너무 무겁게 출발하지 마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우리의 과거 선조들이 나라의 독립을 되찾기 위해서 운동도 했고 민주화운동을 위해서도 운동했고, 조국 건설을 위해서도 운동했는데... 다 하고 나서도 아직 통일을 못했습니다. 그러니 과거 100년의 역사를 청산하는 것도 통일이고, 미래 100년의 희망을 만들어나가는 출발도 통일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는 우리 세대가 통일국가를 건설한다면 200년 역사 안에서는 가장 자랑스러운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는 데 대해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이 일을 해봤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서 여러분들 이런 좋은 일을 해주셔서 다시 한 번 큰 격려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법륜 스님의 격려사를 듣고 청중 모두가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특히 통일의병의 활동은 200년 역사 안에서 가장 자랑스런 활동이 될 것이라는 스님의 말씀에 참석한 통일의병 모두가 큰 용기와 기운을 얻었습니다. 



이어서 김홍신 대표님과 함께하는 통일의병 비전토크, 2014년 대국민 실천활동 제안, 국민께 드리는 글 낭독, 팝콘 하모니카의 축하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이어지며 행사 전체가 통일에 대한 열기로 가득 채워져 갔습니다. 특히 2014년 사업계획으로 ▲통일시민학교 ▲통일방안 국민경연대회 ▲통일 홍보활동 ▲통일 누비길(역사 탐방) 걷기 ▲인천 아시안게임 공동 응원단 구성 ▲생활 속 통일운동(한 끼 굶고 모금하기 등) 등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출범식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는 참석한 많은 시민들이 그 자리에서 통일의병 가입 신청서를 쓰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100년을 여는 통일의병에 함께 하실 분들은 아래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을 하시면 됩니다. 


[통일의병 가입하기] http://tongil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