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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남편이 마마보이? 효자구나 라고 바라보세요”

요즘 사는 게 각박하고 힘들다고 하소연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 국민 멘토가 되어 그 괴로움을 치유해 주는 사람이 있다. 전국 방방 곡곡, 시골과 도시를 가리지 않고 괴로운 사람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사람이 있다. 즉문즉설을 통해 대화하는 그 자리에서 사람들의 괴로움을 해결해 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법륜 스님이다.
 
16일 서울 동작문화원에서는 열린 법륜 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을 찾았다. 법륜 스님은 이번 가을 전국을 순회하며 50회 연속 강연을 하는데 이번 강연은 그 3번째 강연이다. 동작문화원 1층과 2층에는 500여명의 청중들이 빈자리 없이 자리를 꽉 채웠고 몇몇 분들은 자리가 없어 복도와 계단에 앉아서 강연을 들었다. 법륜 스님이 무대 위에 올라 질문할 사람은 손 들라고 하니 아홉 분 정도가 손을 번쩍 들었다. 법륜 스님(이하 스님)은 차례대로 질문을 받고 즉석에서 대답을 들려주었다. 말 그대로 각본 없는 '즉문즉설'이었다.

 

 

▲ 질문자가 법륜 스님에게 질문하고 있다. 남들에게 공개하기 어려운 껄끄러운 질문도 스님 앞에선 모두 가볍게 질문을 던졌다. 그만큼 법륜 스님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반증이다.

 

첫 번째 질문자는 남자 친구 몰래 바람을 피운 이후로 남자 친구가 집착이 심해지고 협박까지 하는데 과보로 받아들이고 관계를 정리해야 할지, 남자 친구에게 연민의 마음을 갖고 계속 치료를 하면 치료가 가능할지 물었다. 스님은 "이런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남자친구를 끝까지 책임질 생각이 없다는 것" 이라며 "책임질 생각이 있으면 치료가 되느냐 안 되느냐는 따질 필요도 없어집니다."라며 일침했다. 또 "고치려고 하면 안 되고 그걸 감수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지금 질문자는 (남자 친구가) 고쳐지면 쓰고 안 고쳐지면 버릴려고 하기 때문에 그건 욕망이지 사랑이 아닙니다." 라며 질문자에게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지 일러 주었다.
 
두 번째 질문자는 부모님처럼 은혜를 입은 분이 있는데 취업 준비를 하다보니까 바빠져서 10년 째 그분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해 죄송하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스님은 "섭섭했겠다 이해하고 다시 한 번 연락을 해보세요. 남이 원하는 걸 내가 다 해줄 수도 없고 내가 원하는 걸 다 이룰 수도 없는 게 인생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으면 해주고 못하면 죄송합니다 이러면 됩니다. 바빠서 그랬어 이러면 안 된다는 겁니다." 라며 질문자에게 마음을 가볍게 가져보라고 얘기해 주었다.
 
세 번째 질문자는 "부모님이 남자 친구와의 결혼을 반대하고 있는데 스님 책을 보고나서 100일 동안 기도를 해보고 있어요. 지금 잘 하고 있는 건지?" 물었다. 스님은 "그 남자는 문제가 없어요. 질문자가 자기 욕심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겁니다. 부모님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이 남자 말고 대기하고 있는 남자들이 더 있어요? 그렇지 않다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나 같은 여자와 결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기도하세요." 라며 질문자가 자기 욕심을 돌아보게 하였다.
 
네 번째 질문자는 "어제 직장을 그만두고 오늘 백수가 되었다"며 "그 전 직장에서 내 능력을 너무 높게 보셔서 그분들이 기대하는 수준에 못 맞춰 주어 힘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어떡해야 하는지?" 물었다. 스님은 "기대가 높으면 그게 다 거품입니다. 거품인 줄 알고 그 거품이 꺼질 때 까지 그냥 하면 됩니다. 인생이 거품인 줄 알면 거품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있습니다." 라며 자신의 상태를 잘 알아야 함을 강조했다. 또 "과대평가 된 덕분에 전공을 살리면서 쉽게 직장을 구했죠. 그러나 과대평가 되는 게 안 좋은 줄도 알게 되었잖아요. 그러니 내일이라도 전공도 안 살리고 월급도 적게 주는 일반 직장에 먼저 발을 딱 걸치세요. 그래야 나중에 전공도 약간 살리면서 월급도 적게 주는 일을 금방 받아들이게 됩니다. 과대평가된 경험에 기초하고 있으면 새로운 직장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워지고 과거에 연연하게 되고 인생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내일이라도 당장 시작해보세요" 라며 가볍게 생각하도록 안내해 주었다.
 
다섯 번째 질문자는 "저는 유방암 환자입니다. 어머님이 신장 투석을 하고 있는데 저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아 죄스러움 때문에 힘듭니다. 결혼하고 나서 어머니에게 물질적으로 피해를 많이 끼쳤거든요. 어떻게 하면 죄스러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라고 물었다. 스님은 "돈을 못 갚았으면 자주 찾아가서 밥이라도 차려 드려야 하지요. 만약에 10억을 까먹었다면 앞으로 어머니가 10년 산다고 보고 1년에 1억, 한 달이면 천만원, 한주에 세 번 가면 한번 갈 때마다 80만원씩 갚는 것과 같습니다. 어머니를 한번 모시고 갈 때마다 80만원씩 빚 갚는다고 생각하세요. 어머니를 간호하는데 질문자의 쓸모가 있어지면 질문자의 명도 길어집니다. 쓸모가 있어지면 질문자의 병 치료에도 도움이 되고 빚도 갚는 일이 됩니다." 라며 질문자의 무거운 마음을 가볍게 해주었다. 스님의 답변을 듣고 질문자는 "귀에 쏙 들어옵니다" 라며 활짝 웃었다.  

 

 

▲ 강연을 마칠 시간이 다가와도 질문하려고 손을 든 사람은 점점 더 늘어만 갔다. 법륜 스님의 지혜를 얻어가려는 대중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여섯 번째 질문자는 시어머니와의 관계가 힘들다며 울먹이며 질문했다.
 
"남편이 있는데 마마보이입니다. 시어머니도 사주를 보면 국회의원 사주라고 나오는 분입니다. 누나들도 가까이 사는데 항상 저를 감시하는 느낌이 듭니다. 저도 정신적으로 많이 약한 사람인데, 시댁 식구들한테 이간질을 많이 당하다 보니까, 죽고 싶은 생각까지 듭니다. 애기가 두 명 있는데 네 살과 일곱 살입니다. 정신과에도 다니고 있는데 계속 시달리니까 힘들어요"
 
눈물을 보이는 질문자에게 스님은 "자기가 이간질을 당해서 힘든 생각이 들까요? 자기가 우울증이 있어서 힘든 생각이 드는 걸까요?" 라며 질문자가 우울증 환자라는 것을 먼저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답해주었다.
 
"자기가 그냥 여자라면 죽든지 살든지 상관 안하겠는데, 애기의 엄마이기 때문에 애기한테는 건강한 엄마가 필요하거든요. 자기는 지금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우선 빨리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발리 병원 치료를 잘 받으세요.


 시달림을 당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지금 (정신)병 상태에 있어요. 스님이 시어머니편 드는 게 아니에요. 자꾸 시어머니 얘기하지 말고 치료를 받아서 심리적 안정을 취해야 해요. 다른 사람은 문제 삼지 마세요. 자기 건강이 중요하지 시어머니가 뭐 어떻게 했다 이런 얘기는 하지 마세요. 자기한테는 그렇게 보이고 그렇게 들린다는 걸 이해는 해요. 그러나 그것이 자기에게 그렇게 보일 뿐이지 그 사람들은 다 그 사람들대로 그렇게 사는 겁니다.


 자기는 지금 세상을 다 자기 식대로 하려고 간섭하고 있어요. 시어머니도 자기 아들을 자기가 키웠으니까 간섭을 하는 거고, 딸들도 자기 동생이니까 간섭을 하는 거고, 남편은 자기 엄마이니까 엄마한테 잘해주는 겁니다. 그 사람들이 자기에게 간섭하는 게 아니고 자기가 다른 사람들 인생에 간섭하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기도하세요. 한번 따라해 보세요. "저는 잘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잘 살 겁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자기 암시를 주세요. 그리고 운동을 많이 하세요. 잠이 안 오는 상태까지 갔기 때문에 병원에 일주일에 한 번씩 가세요. 절도 108배씩 운동 삼아 하세요.


 자기도 자기 자식이 자기한테 잘해주면 좋지요? 남편 또한 어떤 여자의 자식이란 말이에요. 남편이 엄마한테 잘하는 걸 좋게 봐야 해요. 내 자식이 엄마 말 들을 때 귀여워 보이듯이 커도 마찬가지예요. '아이고 남편이 엄마 말 잘 들으니까 우리 남편은 효자구나, 우리 아들도 남편 닮아서 효자가 되겠구나' 이렇게 바라보세요.


 애 둘 낳은 엄마가 죽겠다는 생각을 하면 안 돼요. 엄마가 죽으면 애들이 어떻게 되겠어요? 애들 가슴에 평생 못 박으려고 그래요? 그건 못된 생각이에요. 자기 생각 밖에 할 줄 모르는 거예요. 엄마가 해야 할 생각이 아니에요. 죽더라도 애들이 스무살 넘으면 그 때 죽으세요. 엄마라는 건 애를 낳았으면 책임을 져야 해요.


 별거 아니에요. 약 먹고 운동하고 하면 나을 수 있어요. 시누이가 뭐라 그러면 고개를 흔들고 '아이고 환영이다' 이렇게 생각하세요. 내가 건강하게 잘 살아서 본때를 보여줘야지 지금처럼 울고 힘들어 하면 시누이들이 더 욕해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시누이들이 똑똑하구나 인정해주세요. 시누이들 이겨서 뭐 하려고 그래요? 애들이 나중에 컸을 때 할머니도 똑똑하고 고모들도 똑똑하고 하는 게 좋아요? 다 바보 같은 게 좋아요? 자기가 가족들에 대해 좋게 생각해야 아이들도 훌륭하게 큽니다." 
 
스님의 답변을 듣고 청중들 모두 우레와 같은 박수를 쳐 주었다. 질문자도 활짝 웃었다.

 

 

▲ 법륜 스님의 답변을 듣고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내는 청중들. 지금 이대로 행복해질 수 있는 법을 배웠다며 모두들 기뻐했다.

 

이후에도 세 명의 질문이 더 진행되었다. 강연을 마칠 시간이 다가 왔지만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질문할 기회를 잡으려는 청중들은 점점 더 늘어만 갔다. 앞으로 연말까지 50회 강연이 계속되니 오늘 질문할 기회를 못가진 사람들은 다음 강연장을 또 찾아갈 기세였다. 
 
온갖 가지 장애에 부딪혀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법륜 스님은 마지막 정리 말씀으로 이렇게 얘기해 주었다. 
 
"장애는 좋은 겁니다. 장애가 있어야 내가 역량이 커집니다. 장애물이 있어야 뛰어넘으려고 함으로써 내 힘이 커집니다. 장애가 없으면 내 역량은 늘 제자리에 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이렇게 저렇게 부딪히는 장애가 내 삶을 풍요롭게 한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장애가 곧 내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말씀이 앞서 해준 답변들과 오버랩 되면서 청중들에게 큰 감동과 희망을 안겨주는지 스님이 합장 반배를 하자 다시 한 번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 현장은 단순한 위로와 공감으로 얼버무리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지금 이래로 행복해지는 법을 일러주는 '힐링'의 현장이었다.